20일 감히 디디다...'무지개 요정이 사는 곳 '
아..그래...저렇게 곱게 울어대는 새소리에 안깨는게 비정상이야...라고 꾸시렁거리며..
환경변화에 둔감한 말랑 윤씨들은 꿈속에서 첨벙첨벙~
전날의 교통기관의 피곤함을 고스란히 가지고....
늘 그렇듯 낯선 잠자리에선 더 일찍 일어나는 못난 몸~흑~
이렇게 생겨먹은 나를 탓하며 세수도 안하고는 카메라 챙겨들고 룸을 나옵니다.
룸을 나서자 우리 바로 앞이 레스토랑 주방인지라..
그릇소리가 요란한 가운데...세수도 안한 민망한 얼굴을 들고 나왔는데..
만나는 직원마다 환하게 인사해 주십니다..
그나마 한국말로 안해주셔서 나라망신은 안시켰습니다..쿄쿄~
리조트 곳곳에..이름 모를 꽃들이 말을 걸듯 피어있고..
그 끝엔..아직 가시지 않은 어둠이 끝자락이 남아있는 바다....
<아쿠아의 꽃들..그리고 마나가하가 보이는 앞바다>
한참을 해변가에 앉아서 여유를 즐기고 있다가..
퍼~~뜩~~오늘 아침 픽업~~!!
아차차차차~~낭만은 여기다 냅둬버리고~
부랴부랴 룸으로 들어가서 남푠님을 먼저 깨우는데..그 소리에 우리 짱구가 기상..
그래그래..기특하다 딸아....시간은 7시가 훌쩍 넘어섰고..
우리는 8시 20분에 코디님을 만나기로 했으니...씻고 아침먹고 하려면 시간이 부족하궁....
부랴부랴 옷만 챙겨입고...코스타로 가서는...안타까운 조식을 챙겨먹습니다.
여유롭게 모닝뷔페 사진 찍을 새도 없고.....
폼나게 앉아서 먹을 시간은 더더욱 없궁..
이게 뭐냐고요~~하면서 빵에 여러가지 그냥 싸서 베어물고 있는데..
우리 짱구는 이것 조금 저것 조금...밥 아닌 빵들에 행복모드~~
넌 어째 그리 밥을 싫어하니 하며 정신없는 식사를 하고 있는 나에 비해..
남푠님은 밥에...김치에...커피 리필까지 해가며 드셔주시고..
우리 시댁 어른들...아드님을 어찌 이리 느긋하고 여유롭게 키워주셨는지..
뒨짜~~~~~~~~~~~~~~~~~~~~~~~~~~~~~~~감사할뿐~ㅜ.ㅜ
코디님과 미팅 5분전~우리 딸..떵~~마렵다고..
나야 모름지기 파인애플이로고~~
이리 삐쭉 저리 빼쭉 온 몸의 촉수가 올라오기고~
이 와중에 남푠님은 반색을 하며..역시 넌 내 딸이야~하시는 순간..
(여하튼 어디 한번 나가려면 뱃속도 말랑거리는 부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납니다...어머 코디님이 찾으러 온거 아냐 하는데..
헉~완전 덩치가 우리 룸 문만한 직원분이 양동이만한 글라스에
수북하게 얼음을 채워서 가져오셨드랬습니다.
들어오지도 않으시고~
"아이스~"하시며 손만 불쑥 내미시는뎅~
완전 귀엽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시며~~~^________________^
이 미소를 보고는...
뻗어서 굳어가는 촉수들이 낼름 민망함에 몸으로 쑤셔밀고
"떙큐~~~~"
한방 날려주십니다.
룸에 오기 직전에 아이스박스에 채울 얼음을 부탁했었는데...
정작 우리는 정신이 없어 까먹고 있었다는 것..
오늘의 완벽 준비를 위해 공수해간 아이스박스에
남푠님의 맥주와 나의 커피 그리고 짱구 쥬스~ 삼다수 2병 셋팅 완료~
(얼음을 어찌나 많이 주셨는지...반이아 남아버렸다지요~인심도 좋아~)
남푠님은 짐 들고 코디님 오셨는지 먼저 나가본다고 하고..
으~~~치사하게 먼저 줄행랑입니다...
우리 짱구는 "엄마 손 잡아줘~"하고...아침부터 열심히 끙끙해줬더니~
5분이나 지각....피에스타에서 먼저 픽업하신 빵양님 부부..
그리고 코디님의 두 자녀 분이 우리 세 식구를 기다리고 있궁..
하필, 임산부 빵양님과 아이들....
말그대로 노약자에 노자만 뺀..
이러면 훠~얼씬 더 미안하잖수~~ㅜ,ㅡ
인사를 나누고 차 좀 탔나 싶을 무렵...
우리는 사이판의 작은 항구에 도착해 마나가하행 배에 탑승합니다..
9시도 안된 시각에...작지도 않은 2층 배에는 제법 사람이 많고..우리가 올랐던 2층은 전원 한국사람..
'사이판에가서 마나가하를 보지 않으면 가나마나'라는 말을 실천하는 이 기상~
꺄오~~보입니다..마나가하~
(카메라로 최대 당겼더니..무지 가까워보이더군요)
사이판의 풍광을 감상하고 있을무렵..
배는 천천히 움직여....항구를 벗어납니다..
<마나가하로 가볼까나~~>
마나가하로 막 출발할 즈음...어~~흐릿하게 무지개가..
사람들이 술렁거리며 사진기들을 찾고.....
옆에 이름 모를 한분이..
무지개 없다고 하길래...
그 부인님과 저 동시에
"썬그라스를 벗으세요"
ㅎㅎ
조금씩 가까워질수록...마나가하에 닿아있는 무지개..
<우리 짱구..."엄마 저기는 무지개 요정이 사는거야~" 라며 동화를 쓰더군요>
배가 바다로 나가갈수록....바다색은 그 자체만으로 놀라움을 줍니다.
그렇게 점점 우리는 마나가하에 가까워지자...작은 섬..사이판 전체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투샷을 억지로 붙여보았습니다. 사이판 본섬~>
배가 부두에 닿자..내리고 싶어 안달인 짱구..우리 일행은 코디님의 안내에 따라 배에서 내립니다...
일본 분들은 모터 보트 타고들 많이 오시더군요..
내리자마자 동시에 우르르 아이들은 모두 부두 끝자락으로~
우리 짱구도 내 손을 끌어당기고..
왜 그러나 했더니..모여든 사람들 머리 틈으로 보이는 건..
투명한 바닷물과 그속의 고기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한참을 서성서성~~
"저거 학꽁치 아니야?" "먹을 수 있나?" "잡아도 되지 않아?" 들려오는 소리는 죄다 한국말~ㅋㅋ
<손님들께 마케팅 작렬중인 꼬기들~>
예예...그냥 아이스박스에 떠도 뭐라할것 같진 않은데요...
어찌 들어가실려고~
재네들 호객행위 하는거에요~
마나가하 마케팅부서 학부장, 돔대리라니까요~
혼자 이렇게 궁시렁거리면서
신난 우리 짱구의 손에 이끌려..
사이판 삼촌 뒤를 총총~따라갑니다.
선착장에서부터 이어진 나름의 돌길을 지나면..
수 백번은 사.진.으.로.만. 봤던 그 백사장이 있습니다.
코디님이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열정적인 코디님의 스노쿨링 강의를 잠시 감상하시죠~>
준비해오신 스노쿨링 장비를 풀고
마나가하에 대한 설명과 스노쿨링 교육을 해주시더군요.
교육이 끝나고 다들 준비에 바쁠찰나..
코디님 자녀분들이 우리 짱구한테 소라게를 잡아서 보여주었답니다.
급 흥분한 우리 짱구 손에..코디님에게 잡혀 올라간 소라게..
뽀얀 피부에..얇고 기다란 서양몸매..
한국의 소라게와는 태생이 다릅니다..
<소라게의 저 초롱한 눈망울을 보세요~>
코디님이 바다에 들어가보라고 권하지만...사실...저 짜디짠 바닷물에 빠지고 싶지 않아요..
라고 말하기도 좀 뭐하고...
우리 짱구 혼자 뒀다간 이 아이가 바다로 들어가버릴 것 같아
그냥 모래사장에서 멋진 풍경을 보는 걸로 만족..
근데...아쉬운 마음 같은거....돌아왔고 또 이렇게 사진을 보고 있지만..
정말..이 풍광만으로 만족스러운 기분이란...
역시..바다는 이런 빛깔이 제맛이지~하며~차가운 커피를 입속으로 털어주는 기분
캬븅~~~~~~
<말이 안될만큼의 시리도록 맑은 바다....>
혼자 풍경에 취해 있을때 낯선이가 다가와 "카메라 좀 줘봐!" 이럽니다..
에??
스노쿨링 장비 때문에 남푠님인줄 모르고..ㅡ_ㅡ;;
눈 쳐진 남푠님이 눈 찢어지니 완전 다른 사람이더이다.
ㅋㅋㅋ
바다속에 물반 고기반이라고...자기가 물고기들을 촬영하고 오시겠다고 큰소리~
"물고기가 당신보고 가만있냐? " "가만 있으면 안돼~무서워..진짜 많다니까!"
무슨 그런...
부산에서 자랄땐 그냥 손으로도 잡았다던 경상도 싸나이들의 증언들은 무엇인게요?
어찌됐건~ 우리 남푠님..물 속 고기를 찍어오겠다고 카메라 들고는 또 풍덩~~
부산 싸나이~나가신다~하시며 물속으로 쉬릭 사라져버리고는..
한참만에 나타나 또 눈 찢어진 낯선 남자의 향기를 풍기며
카메라 냅다 주십니다....한번 보라나..
근데 어쩔~~
햇살이 너무 강해..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 전혀 안보이는걸..
물고기 한놈이랑 씨름을 했다면서 완전 기진맥진..
누가 보면 상어한테 쫓긴줄 알게쏘~~
<사진을 찍고 있던 남푠님께 들이대던 녀석이 요놈인듯~너 사진찍기 좋아하는구나?? >
남푠님 열나 열심히 놀고와서는 힘들다고 하더니만 안경 좀 달라더군요....
갑자기 안경은 왜? 했더니..
나와 우리 짱구를 찬찬히 살피고 살피고...
"당신이랑 여은이 탔어~" "뭐?"
아니 진짜야? 나 양산까지 쓰고..
우리 짱구 자외선 차단 스윔에어인데...옹~그러고 보니 우리 짱구 모자도 안썼네..
오모~~~우리 짱구 뻘개가지고는...
나 혼자 커피 마시며 낭만떠느라 잔소리 안했더니..
우리 짱구 까막동이 됐네그랴...
썬크림 발라주며 호들갑 떨고 있는 가운데..
아띠~~뽀얀 피부는 딸 가진 엄마의 자존심인뎅~
무너지는 이 마음~
ㅠ.ㅠ
(용량이 넘쳐서...어이없는 부분에서 끊어지네요.진짜 뭐니~)
첫댓글 물고기 선명하게 잘 나왔네요...^^ 근데 마나가하섬에서 수영도 안 하시고 스노클링도 안 하시고 양산 쓰고 계셨나요?...^^ 피부도 중요하긴 하지만 맑은 바닷물에 몸 한 번 담구시지....^^
넵~썬글끼고 양산쓰고~사람들 노는거 구경했드랬죠~바닷물엔..발도 안 담궜어요~ㅋㅋㅋ
이야기가 길어서 한편 읽는데도 오래 걸렸네요...^^ 마나가하섬은 정말 언제 봐도 질리지가 않네요...
긴가요....? 다음에서 허락하는 한.....편수를 줄일려고 노력중이라서요...ㅡ_ㅡ;;
물고기 사진 진짜 제대론데요!!!! 무지개도 보셨구나...
울 신랑은 허벅지 뒷쪽 썬크림 바르는거 깜빡한 나머지 뒷쪽만 완전 구워졌다는... 그래서 요즘 챙피해서 목욕탕도 못간다는...ㅋㅋㅋ...
저 아이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지만...어찌나 들이댔는지 독사진이 많아요..ㅋㅋ
물속이 넘깨끗해서 스쿠버다이빙에 욕심이생기네요~
담번엔 스쿠버다이빙 사진을 볼 수 있겠군요~^^
진짜 재미있는데요..학부장 돔대리...^^
^^;;
신랑이 애들 치카 시킬때 들어와 읽어만 보고 댓글도 못았는데... 어쩜 물고기가 저리 선명하게 찍혔을까요.. 그리운 마나가하
쟤가...사진 찍어달라고 졸랐나봐요..ㅋㅋ
한국은 무지춥다...마나가하야 보고싶당....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볼때마다 그리운 마나가하...스따일 꾸겨질까 스노클링은 안했다만은 학부장과 돔대리도 담에가면 꼭 만나자구
가면 안부전해주세요~~^^;
사진도 완전 짱이고..어쩜 글을 이리 잘쓰시는지 벌써 사이판에 간 것으로 착각이 됩니다. ㅎㅎ
그냥 찍으면 나오는 배경이라 그럴거에요. 똑딱이로도 달력그림 나오는 환경이..사이판이라~^^:
무지개가 그림같은데여.... 물고기사진 대박입니다... 저도 수중카메라를 장만해야 쿨럭...부럽부럽,.... ㅡ,.ㅡ
수중카메라 아니에요...아쿠아 팩 옷 입은 디카일뿐~^^;;
아우~~ 잼나여 소라게 너무 귀여워요!!!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 못지 않아요~ㅋㅋ
스노쿨링 너무 잼나는데....함 도전해보시지~~~
아직까지는...^^;;
와우~ 파인애플님 한사진 하시네요.. 사진 멋있어요~ ^^
저도 다른 분들이 똑딱이로 찍어도력사진이라더니..저도 찍으면 저렇게 나오던데요..^^;;
정말 정말 오랜만에 지각 후기 읽는데 아침부터 읽으면서 기분 굿~...^^ 오늘같이 눈 내리고 추운 겨울 날씨에 화창한 사이판 날씨가 너무 사랑스럽고... 여행지에서 분주하게 아침을 맞이하는 패인애플님네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웃음이...^^ 그리고 사진이 너무 굿~ 굿~ 베리 굿~...^^
ㅋㅋ 한달 전 글인뎅...뒤늦게나마 읽어주셔서 영광~^^;;
열대어사진 생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