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물쇠로 채우거나 닫아걸거나 새지 않도록 막거나 단추를 끼울 때는 물론 물속에 가라앉게 할 때 잠근다고 한다. '잠기다'는 '잠그다'의 당하는 말이다.
'담그다', '담기다'와 함께 기억해 두면 가려 쓰기 쉽다. '담그다'를 '담가, 담그니, 담그는, 담근, 담글, 담갔다'로 쓰듯 '잠그다'도 '잠가, 잠그니, 잠그는, 잠근, 잠글, 잠갔다'로 쓰고, '담거'나 '담궈'로 쓰지 않듯 '잠거'나 '잠궈'로 쓰지 않는다.
또한 '담기다'가 당하는 말이니 '담겨지다'라고 쓰지 않듯 '잠기다' 대신 '잠겨지다'로 쓰지 않는다. '잠긴 문'이지 '잠겨진 문'이 아니고 '문이 잠겨서 들어갈 수 없다'이지 '문이 잠겨져서 들어갈 수 없다'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담기다'를 '담겨, 담기니, 담기는, 담긴, 담길, 담겼다'로 쓰듯 '잠기다'도 '잠겨, 잠기니, 잠기는, 잠긴, 잠길, 잠겼다'로 쓴다.
문을 잠그고 단추를 잠그고 욕탕에 몸을 잠근다. 그런가하면 '잠그다'에는 '앞날을 보고 어떤 일에 재물을 들이다'라는 뜻도 있다. '부동산에 큰돈을 잠가 두었다'와 같이 쓸 수 있겠다.
단, '잠기다'가 '수심에 잠기다' 시름에 잠기다'와 같이 쓰일 때에는 '어떤 한 가지 일이나 생각에 열중하다, 어떤 기분에 놓이다'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지 '잠그다'의 당하는 말로 쓰인 게 아니니 주의하자.
참고자료 《동사의 맛》 김정선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