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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9년 범어사 전경. 왼쪽 아래 일주문 옆 옛 여관 건물이 보인다. 도서출판 무량수 제공 |
부산 불교 100년사를 집대성한 책이 출간됐다. 제목은 '부산불교 100년의 발자취-물처럼 살거래이'(도서출판 무량수 발행·편집위원장 현익채). 통도사가 낳은 경봉 대선사의 말씀을 제목으로 빌렸다. 1913년, 범어사에 '선찰대본산' 현판이 걸린 때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부산 불교계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일을 엮었다. 불교의 도시라고 불리는 부산이지만, 지난 100년의 역사를 정리한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불교 100년사'는 지난해 5월, 정금강행 보살의 일대기를 정리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정 보살은 1971년 '관음선행회' 창립 이후 지난해 8월31일 96세의 나이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군, 교도소 등지에서 봉사활동에 평생을 바친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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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부산협성뷔페에서 '부산불교 100년의 발자취-물처럼 살거래이' 출판기념회가 많은 불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이에 정 보살의 아들인 부산대 박익민 교수(재료공학과)가 어머니를 회고하는 일도 값지지만, 이 기회에 부산 불교의 역사를 톺아볼 수 있는 책을 내자는 의견을 내놓아 방향을 틀었다.
금정중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현익채 씨가 편집위원장으로, 동명대 노봉호(정금강행 보살 외손녀 사위) 교수가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조계종 원로의원인 정관 스님이 법주로 동참해 의미를 더 했다.
출간 계획은 세웠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사찰과 불교 관련 단체에 남아 있는 자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 현 편집위원장은 "사찰 70여 곳, 불교 단체 40여 곳에 협조공문을 보냈으나 겨우 10곳 정도에서만 자료를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결국,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현 위원장은 부산대와 동아대 박물관, 국가기록원 등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모았다. 우연히 발견한 자료가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부산시립박물관에서 나오는 엽서에 있던 사진도 유용한 자료로 활용했다. 고 이윤근 선생이 제공한 사진 자료나 범어사 주지를 지낸 성월 스님의 다락방에서 발견된 유품도 도움이 됐다. 특히 일제 강점기 자료는 편집위원들의 노력이 숨어있는 부분이다. 자료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도 치열했다. 일례로, 부산불교 중고등불교학생회 야유회 날짜가 1966년 6월 4일인지 5일인지 알아보는 데만도 2개월이 걸렸다.
책은 총 5개 꼭지로 꾸몄다. 먼저 근현대 부산 불교사 100년을 사진으로 살펴본다. 두 번째 꼭지인 '부산불교 100년의 발자취'에서는 동국대 김광식 교수, 미륵사 회주 백운 스님 등의 기고를 통해 부산 불교 역사를 살펴본다. 세 번째 꼭지에서는 고승들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경봉 스님, 고암 스님, 동산 스님, 성철 스님 등 열한 분 고승의 말씀을 정리했으며, 다음으로는 부산 불교에 기여한 아홉 분에 관한 내용을 실었다. 마지막 꼭지는 '부산불교 100년의 뒤안길에서'라는 주제로 스님과 재가불자 25명의 대담을 정리했다.
책 끝에는 근현대 부산 불교 100년 연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종교 관련 책이지만 어려운 내용이 없고, 다양한 사진을 사용했다. 박 교수는 "일부러 알기 쉽게, 화보 중심으로 편찬했다"며 "불자가 아니더라도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자비 실천 사례를 다양하게 넣었다"고 말했다.
현 편집위원장은 "많은 자료를 찾았지만, 아직 부족한 느낌이 든다"며 "다음에 기회가 오면 더 자료를 보강해 다시 책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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