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21·가명) 씨는 오늘도 병실의 문을 조심스레 열어봅니다. 거기에는 병마와 싸우다가 지쳐 잠든 아버지가 누워 있습니다. 미선 씨는 말없이 아버지를 바라봅니다.
박지훈(52·가명) 씨는 자녀 3명을 둔 가장입니다. 형제들과 뜻을 모아
인쇄업을 하다가 IMF 외환위기 때 그만 사업에 실패했습니다. 그 후
직장암을 얻게 돼 2년 동안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지훈 씨의 병은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아내와 다툼이 잦아졌고 결국 2002년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녀들은 지훈 씨가 맡았습니다.
사업실패·이혼 잇단 시련에 '휘청'
휴학 후 취업 나선 장녀 안쓰러워이혼 후 삶은 더 어려웠습니다. 정부로부터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받으며 애들을 키웠는데 집마저 건물주가 부도를 내면서 전세금의 반 정도를 날렸습니다.
지훈 씨는 직장암에다
당뇨와
고혈압 치료까지 받아야 했지만 생활비와 자녀 학비가 먼저였죠. 몸을 생각하지 않고 택시
운전을 하는 바람에 병세는 더 나빠졌습니다.
병원을 오가는 처지였지만 자녀들에게 본인의 병이 짐이 될까 내색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자녀들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다행히 큰딸 미선 씨가 엄마를 대신합니다. 동생을 돌보면서 항상 밝고 꿋꿋한 모습을 잃지 않지요. 본인이 힘들어하면 아버지가 마음 편히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압니다.
졸업을 앞둔 미선 씨는 대학을 휴학했습니다. 지금은 복지
도우미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미선 씨에게 동생들은 좀체 투정을 하지 않습니다. 미선 씨는 동생들을 생각하면 늘 고맙고, 미안합니다.
또래 친구들처럼 좋은 옷도 사 입고 맛난 것도 먹고 싶을 텐데 동생들은 벌써 철이 들어버린 모양입니다. 미선 씨는 동생들을 보면서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미선 씨는 낮에는 일 하고 저녁에는 아버지 간병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오늘도 아버지의
건강이 호전되어 가족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날을 꿈꾸며 하루를 버팁니다.
지훈 씨에게 가장 큰 걱정은 본인의 병원 치료비 때문에 자녀들이 학업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몇 년 전 큰딸이 대학 진학을 포기한다고 했을 때 딸을 나무랐습니다. 속으로는 자책하면서 말이죠.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와 집안 일과 자신의 간병을 하는 딸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세상에 모든 것들은 이겨낼 수 있다! 해낼 수 있다! 두려움은 없다!" 지훈 씨는 젊을 때 항상 이렇게 자기최면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그래도 애써 희망을 떠올립니다. 온 가족이 다시 함께 웃음꽃을 피우는 날을 기대하지요. 세 아이들이
성장해 아버지의 그늘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멋진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훈 씨가 마음 편히 치료를 받고 가족들이 하루 빨리 행복하게 살 수 있게 여러분의 온정을 나눠주세요. 지훈 씨 가족에게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걸 증명해 주시면 어떨까요.
△박소영 부산 서구청 생활지원과 사례관리팀 051-240-4328.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441-9423~4.
△지난 9일자 인호 씨 이야기 65명의 후원자 273만 5천800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30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6월 25일자 수경 씨 이야기
어머니를 간호하는 대학생 수경 씨 사연에 많은 분들이 관심과 정성을 보여주셨습니다. 성금 319만 원이 전달되어 어머니 병원비에 일부 보탰습니다. 그리고 남은 병원비는
대출을 받아 갚았습니다. 친척분이 보증을 서준 덕분입니다. 수경 씨는
공부를 마치고 사회에 진출해서 그 돈을 갚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회복될
기미가 없어
요양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수경 씨는 이번 2학기에 다시 복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에 너무나도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경 씨의 앞날에 좋은 일이 가득하길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