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끼고 있어 뭔가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리라 맘먹었었는데(사실 아마로서의 자기만족이 목적이었지) 울딸 39.5~40도의 고열로 엄마를 밤새 벌세우는 바람에 아무 준비없이 전신에 침과 찜질로 피로만 풀고 터전으로 간다. 학교 후문에서 터전 넘어 가는 길은 언제나 맘을 행복하고 느긋하게 하는 마법의 길이다. 아직은 살살한 가운데 내리쬐는 소심한 햇볕이 고맙다. 터전을 오르는 계단에서 귀기우려 들어도 마냥 조용하다.역시 예전 같지않아~ㅋㅋ 안녕하세요?, 애들아 안녕? 애기똥풀과 도토리들에게 인사한다. 네! 안녕하세요. 야~ 언실이 엄마다!(윽~ 무식한것들, 변함없는니들인사법이군....) 애기똥풀에게서 부탁받은 준비물을 내려 눟으며 넌스레로 자기 공치사를 해보지만 샘은 당신 말만하신다. 물건의 용도와 사용을 아이들에게 설하시자 두런두런 아이들 모여들어 누구것이 어떠니 비교하자 당한놈 불뚝 성질내며 말싸움이다. 울딸 자기 작품평을 엄마에게 요구한다. 이땐 무조건 자~알 했다고 해줘야지!! 정연인 여행 뒤끝으로 컨디션 먹어도(??) 컨디션 회복기미 없자 소파에 꼼짝말고 누워있으라는 애기똥풀 엄명에 옆으로 쓰러져있긴 하지만 신경은 온통 아마와 아이들의 움직임에 쏠려있다.몇번이나 소파에서 슬그머니 기어내려와 놀이에 끼다가 샘의 부탁조의꾸중과 눈총에 다시 소파로, 오늘은 정연이가 잴루 불쌍허다... 녀석, 엄마 오신다는 전언을 받고 그렇게 몇번 뒤척이다 스르르 잠이 들었네, 순한 어린이 여우다.자~아 그럼 본격적으로 놀아볼까!!. 샘의 말씀에 순응하며 바느질하는 아이들이 한쪽 테이블에 올망쫄망 매달려 색실로 천을 파고있다.색실이 고아 샘에게 물어본다.이 실들 어디서 사셨나요? 어디어디에서 ~~~다이소에도 팔구요~~~ . 들어도 잘 모르겠다.동대문이나 가봐야겠네. 애들아 이거 할래? 자~ 두다리를 옆사람 다리에 끼워서~. 알아요 이것도 모를까봐!(윽~ 니들 잘났다). 노래 불러야죠 불러봐요. 노래 생각안나네,너무 오래되서.그럼 내가(1학년 박꽃에 나린 눈,나린이) 할게요. 그때 담비 야~ 내가 할거야. 아~왜~.무시하고 담비노래시작.놀이 진행 잘되고 ,그런데 아마다리를 구타하는 담비 (애가 나한테 감정있나?)담비야, 왜그랴? 아프잖아,아파 하지마.담비 무시하고 계속진행.왁자지껄 이 와중에도 1학년남생들은 지들끼리 머리에 머리맞대고 이상한 그림 그려서 알수 없는 놀이에 빠져있고 한서와 경탁이는 페어인가봐 온종일붙어있네.언실 엄마곁에 오지도않고그림만그린다.하루종이사용회수를 넘겨 애기똥풀에게 주위듣는다.그렇지 샘통이다.집에서도 낭비습관때문에 욕먹는데, 제발 고쳐지길.선우 예원이는 오징어놀이.병두껑으로 잘도 노네.우리는 하던놀이 끝내고. 책읽어줄까? 예(함성).읽어내려가자 흩어져 놀던 아이들이 주섬주섬 모여들어 열심히 듣는다,특히 1학년들.그렇게 내리 3권읽자 샘게서 정리하라하신다.주모둠시간이라신다.주모둠, 한시도 몸을 가만두지 못하는 남생들과 요주인물 언실 나령 담비 한서 경탁. 자세정리시키랴 회의 진행원칙과방법등을 주지 시키랴 샘 에너지 소모가 엄청날듯하다.태클거는 한서,엎어가는 경탁, 좋은 의견 내지만 진행흐름깨는 담비, 꽤 예리하고도 반짝하는 의견 내는 나령, 참한 생각 내놓는 선우 예원, 몸을 뒤틀었다 벌렁 누웠다 지겨운 1학년남생들(의견과생각들을 제시는 하지만 머리만 움직일뿐 몸은 말을 안듣는다), 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나름의 생각을 하는듯해 보이는 유하,별,예솔. 결국 수욜 나들이 장소 결정내리지 못하고 시간관계상 끝을 내고 간식시간이다. 절편과 배를 준비하셧다.냉동고에서 꽁꽁 언 떡을 녹여 찐다. 떡이 안떨어져 아~ 힘들다.아마는 배가 고파 쓰러질것같다.당떨어졌다.꽁꽁얼어 있는 저 떡도 먹을수 있을것같다. 쪄지자마자 한쪽 낼름 입으로 가져간다.맛나다!! 오늘 도토리들 모습중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착한모습이다. 간식시간, 먹을때만 인간의 아이들이다. 선우,나령은 더 먹는단다.그래 많이 먹고 튼튼하자. 먹고나자 식판도 잘 딱고 정리도하고 예쁘다.(곡간에서 인심나는군ㅋㅋㅋ) 한서가 학원 시간이 됐는지 터전을 먼저 나선다.샘 애들아 한서간다 인사하자 안녕~ 따라서 예솔아빠 예솔 픽업하신다. 그리고 좀더 자유시간을 갖고 정리 후 2,3 학년 학원으로 출발한다. 가는 내내 예원 산악인처럼 산을 탄다.예원아, 길로가자 산타지말고. 아니에요. 난 이렇게 갈거에요. 학교 후문께해서 산이 끊어지자 이번에 실내화 주머니를 던지며 간다. 예원아, 구멍나잖아 하지말자. 그런데 구멍이 이미 났어요,이것봐요,이구멍은요쫑알쫑알... 예원이가 이렇게 말잘하고 재미있는 아이인지 몰랐다(새로운 발견). 나령 갑자기 나더러 나열하란다,좋아하는 과일을. 받아적는다,그런데 맞춤법 다 틀린다,흐흐 귀엽다.모여서 입을 맞대고 심각하게 뭔가를 설명하는 언실과 듣는 아이들. 어~ 알고보니 언실의 놀이 추진에 아이들 말려들었다.그래서 나령이가 과일이름을 ... 애쓴다,글씨도 편편히 못쓰는것들이ㅋㅋ. 케익칼이 위험해 뺏었더니삐쳐서 인사없이 택견가버리는 담비(니만할땐나도그랬다야~), 나머지 아이들 발레에 넣어주고 아마는 언실이와 병원으로.
아마의 별칭을 정해보라는 애기똥풀 말씀에 "아줌아요" "언실이엄아요" 더 이상 아무말도 없었다. 얘들아 난 원래 언실이아줌마야 그것말고 다른거로불러줘봐. 이건 어떨까 "바다"나 "백합"
그리고 좋으면 말로해줘 꼬집고 때리지말고.왜 그러는지 이해는 한단다. 말하고 싶은게 많은거겠지.............
아마일지끝

첫댓글 우~~와 아마일지를 한무더기의 수다로 풀어내시누만...잘 하셨어요. 짝!짝!짝! 별명은 '수다'나'종알종알'이 어떠셔요~^^.
와우, 참 잘 쓰셨네요. 좀 행갈이 좀 하시지... 모니터 째려보며 읽었답니다 ㅋㅋㅋ 애기똥풀 아마일지와 느낌이 다른 길고 촘촘한 글이네요. 재미있네요.
헉... 이 문자들의 압박은.. ㅋㅋ (못일께떠염....)
읽었는디.... 눈아파요... ㅠㅠ
그리고 재미있어요... ^_________^
수고도 많으셨고요.
베테랑 중견조합원이어요. ㅋ
많이 웃어네요. 아마일지 재밌어요. 그러고보니 며칠전 피아노 선생님과 나령이 대화가 생각ㄴ네요. 피아노치다말고 "선생님, 꿈이 뭐예요?"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예요?" "아니~" 제가 끼어들어서 한마디했죠..선생님 오케스트라 협연하시는 사진을 보며 "선생님도 피아니스트야~" 나령 활짝 웃으며 소란떨며 "선생님은 꿈을 이뤘네요!! 와!!!!" 어찌나 귀여운지.ㅋㅋㅋ
평소 재미있는 언니 수다 듣는 것 같아 즐겁다...근데 경탁엄마 댓글에 넘어감... 나도 모니터 째려보며 읽은 뒤였거든^^
그런 말이 생각나네... 어떤 사람이 판결문 다 읽고 나서 죽었다는... 그 이유는 쉼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이 글은 쉼표는 있지만 끝과 시작을 안 놓치려면 눈 깨나 아팠다는.. ㅋㅋㅋㅋ.... 그래도 아마 일지 너무 재밌다.... ㅋㅋㅋㅋㅋ 이 모드로 계속 나가면 좋겠다... ㅋㅋㅋㅋㅋ
와 파노라마다 근사해요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좋은 엄마들 사이에서 큰다고 생각하니 너무 행복해요
뒤늦게 지도 참 잼나게 읽었어요. 비록 사무실에서 새벽에 읽고 있지만,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크게 웃었네. 애들은 어쩌고 있냐고? 이왕 배린몸 오늘은 애들먼저 자라했으니 늦은김에 할거다하고 보니 새벽이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