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부문에서 금메달을 두고 다퉜던 러시아의 알리나 자기토바와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 선수가 3년여만에 인스타그램 인기 순위를 놓고 다툰다는 소식이다.
평창올림픽 금메달로 '깜짝 스타'로 등장했던 자기토바와 올림픽 전까지 '피겨 여왕' 자리를 지켰던 메드베데바의 재대결(?)은 현지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모양이다. 두 선수가 가는 길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인 듯하다.
체형이 커지면서 동작이 둔해진(?) 자기토바는 지난 2019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기로 했다면서 '갈라쇼'에서나 가끔 얼굴을 내밀었다. 반면 메드바데바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금'을 향해 코치를 바꾸고, 또 바꾸는 등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자기토바, 인스타그램서 가장 인기있는 피겨스케이터로/얀덱스 캡처
자기토바 인스타그램/캡처
자기토바의 갈라쇼 모습/인스타그램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기토바가 최근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에서 '가장 인기있는 피겨 스케이터'가 되었다고 자랑했다. 85만5천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메드베데바(85만3천명)를 넘어섰다는 것. 러시아 현역 피겨 선수 중 최고 인기 스타가 메드베데바 선수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자기토바가 자랑할 만하다.
다만, 전현직 피겨 스케이터 중 인스타 팔로워 순위 1위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타티아나 나브카(120만)다.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제 2의 아사다 마오'로 불리는 혼다 마린(20)이 87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자기토바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세계선수권대회(2019년)도 제패했으나 이제는 운동 자체를 쉬고 있는 상태. 그녀가 새해들어 대회용 스케이트화를 다시 신을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으나, '희망'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현지에서는 더 유력하다.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인스타 캡처
메드베데바는 오는 3월 22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막하는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국제빙상연맹(ISU)은 지난 28일 스웨덴의 신종 코로나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세계선수권대회를 취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21년 유럽선수권대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를 취소한 ISU가 세계선수권대회마저 무산시킬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스웨덴은 코로나 확산세를 잡기 위해 노르웨이와의 국경마저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 측은 스웨덴으로의 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태다. 세계선수권대회가 예정대로 열리려면 스웨덴의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가라앉아야 한다.
메드베데바는 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러시아 대표단(4명)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
러시아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안나 셰르바코프만 국가 대표로 확정된 상태. 2020년 유럽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셰르바코바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내달에 열리는 국내 대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알료나 코스트로나야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코로나 감염 등으로 러시아선수권대회 등 주요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나 셰르바코바/사진출처:vK
현지 팬들은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가 다시 빙판 위에서 승부를 펼치기를 고대하고 있으나, 코스토르나야와 알렉산드라 트루소바 등 소위 '피겨 3인방'과의 선발 경쟁에서 이겨낼지 의문이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코스토르나야와 트루소바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로 예년과 다른 선발 기준이 메드베데바에게 세계 선수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일찌감치 러시아 대표로 확정된 안나 셰르바코바에게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0년 세계선수권대회(캐나다 몬트리올)가 신종 코로나로 취소된 만큼, 그녀가 스톡홀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