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의 찬양(1-18)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지금도 일하십니다. 그 사역을 깨닫는 순간 사람들은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하나님이십니다. 가장 극진한 높임과 영광을 받기에 합당하신 분이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홍해를 마른 땅과 같이 건널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역사함을 깨닫고 그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립니다.
1이 때에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이 이 노래로 여호와께 노래하니 일렀으되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2여호와는 나의 힘이요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시로다 그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찬송할 것이요 내 아버지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높이리로다 3여호와는 용사시니 여호와는 그의 이름이시로다 4그가 바로의 병거와 그의 군대를 바다에 던지시니 최고의 지휘관들이 홍해에 잠겼고 5깊은 물이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돌처럼 깊음 속에 가라앉았도다 6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광을 나타내시니이다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원수를 부수시니이다 7주께서 주의 큰 위엄으로 주를 거스르는 자를 엎으시니이다 주께서 진노를 발하시니 그 진노가 그들을 지푸라기 같이 사르니이다 8주의 콧김에 물이 쌓이되 파도가 언덕 같이 일어서고 큰 물이 바다 가운데 엉기니이다 9원수가 말하기를 내가 뒤쫓아 따라잡아 탈취물을 나누리라, 내가 그들로 말미암아 내 욕망을 채우리라, 내가 내 칼을 빼리니 내 손이 그들을 멸하리라 하였으나 10주께서 바람을 일으키시매 바다가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거센 물에 납 같이 잠겼나이다 11여호와여 신 중에 주와 같은 자가 누구니이까 주와 같이 거룩함으로 영광스러우며 찬송할 만한 위엄이 있으며 기이한 일을 행하는 자가 누구니이까 12주께서 오른손을 드신즉 땅이 그들을 삼켰나이다 13주의 인자하심으로 주께서 구속하신 백성을 인도하시되 주의 힘으로 그들을 주의 거룩한 처소에 들어가게 하시나이다 14여러 나라가 듣고 떨며 블레셋 주민이 두려움에 잡히며 15에돔 두령들이 놀라고 모압 영웅이 떨림에 잡히며 가나안 주민이 다 낙담하나이다 16놀람과 두려움이 그들에게 임하매 주의 팔이 크므로 그들이 돌 같이 침묵하였사오니 여호와여 주의 백성이 통과하기까지 곧 주께서 사신 백성이 통과하기까지였나이다 17주께서 백성을 인도하사 그들을 주의 기업의 산에 심으시리이다 여호와여 이는 주의 처소를 삼으시려고 예비하신 것이라 주여 이것이 주의 손으로 세우신 성소로소이다 18여호와께서 영원무궁 하도록 다스리시도다 하였더라(1-18)
본문에서는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서 애굽 군대를 홍해에 빠뜨리고 구원하신 것을 찬양하는 노래입니다. 이 찬양은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능력, 그리고 앞으로의 승리와 영원한 통치를 선포합니다.
(1) 애굽 군대를 치신 여호와를 찬양하라(1-10)
본문은 통상적으로 ‘바다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불립니다. 이 노래는 홍해의 기적을 통해 극적으로 구출된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을 향한 찬양의 노래입니다. 이 시에서 다양한 고어체와 고대 단어들의 잔재들이 발견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시의 원류를 모세 시대 출애굽을 경험한 백성의 것으로 돌리고 그것이 그 후 구약 정경이 완성될 때 정교한 발전 과정을 통해 다듬어졌다고 말합니다 해서 그것을 오류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이 시의 기원이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이 시가 담고 있는 교훈과 신학적 의의입니다.
이 노래와 비슷하게 구약에서 종종 위대한 승리나 구원 사건 직후에 찬양의 시가 이어집니다. 가나안 왕 야빈을 격파한 직후 드보라의 노래(삿 5장), 그리고 불임의 절망 속에서 극적으로 아들을 낳은 한나의 노래(삼상 2:1-10)가 그것입니다. 신약에서도 구원과 승리를 가져올 메시아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의 노래(눅 1:46-55)와 요한 탄생 직후 스가랴의 찬양(눅 1:67-79)이 이 바다의 노래에 비견될 수 있습니다. 이 시들은 공통적으로 위대한 구원을 주신 여호와를 향한 찬가입니다. 상상컨대 이스라엘 백성은 미리암과 여성 합창단이 이끄는 찬양 집회를 한바탕 가졌을 것입니다. 그들이 부른 여러 찬미의 노래들이 현재의 ‘바다의 노래’로 요약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홍해를 가르고 애굽 모든 말과 마병을 바다에 수장시킨 여호와의 위대한 능력을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힘이요 노래요 구원이십니다(2). 2절의 ‘노래’를 뜻하는 단어 ‘지므라’는 1절의 ‘노래’(쉬르)와 다릅니다. 노래나 시에 대한 일반적인 단어는 ‘쉬르’인데, 여기서는 드물게 ‘지므라’가 사용됩니다(출 15:2; 사 12:2; 암 5:23; 시 81:2; 98:5). 2절에서 일반적인 단어 ‘쉬르’가 아닌 ‘지므라’를 사용한 것은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특별한 노래되심을 뜻할 것입니다. 용사되신 여호와는 파라오의 군대를 ‘깊은 물’로 불리는 바다에 던지셨습니다(참조 창 1:2). 바다를 ‘테홈’으로 부른 것은 애굽 군대가 사람이 빠져나올 수 없는 바다 깊숙이 수장되었음을 뜻합니다. 이어지는 5절에서 그들이 “돌처럼” 가라앉았다는 표현은 탈출 불가능성을 강화하며(5), 나중에 10절에서는 돌보다 훨씬 무거운 “납같이” 잠겼다는 표현으로 그 의미를 극대화합니다. 이로써 여호와는 놀라운 권능으로 원수를 쳐부수시어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6). 하나님께서는 그분을 거역하는 자들을, 특히 열 차례나 그분의 명령에 불복했던 바로와 애굽을 뒤엎으셨고 그들을 지푸라기처럼 불사르셨습니다(7). 그분이 불러온 강한 동풍이 8절에서 그분의 “콧김”으로 표현되는데, 10절에서는 다시 “바람”으로 표현됩니다. 여호와의 콧김은 구약에서 보통 여호와의 분노를 가리킵니다. 이것은 여호와의 분노의 바람이 바다를 가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애굽에 대한 심판의 도구가 됨을 암시합니다. 추정컨대 성령의 능력에 의해 강한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와 바닷물을 밀어내 파도가 일면서 물이 언덕처럼 양쪽에 쌓였을 것입니다(8).
애굽 군대는 승리를 기정사실로 여겨 전리품을 나눌 욕망에 사로 잡힌채 맹렬히 추격해왔습니다(9). 그들은 이스라엘을 칼로 쳐 단숨에 멸망시키려 했으나 오히려 하나님의 강한 동풍으로 전멸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그들은 깊은 바다에 ‘돌처럼’, 나아가 더욱 무거운 ‘납처럼’ 가라앉아 아무도 빠져나올 수 없었습니다(10).
(2) 열국을 놀라게 하신 여호와를 찬양하라(11-18)
백성들의 노래는 놀라운 권능으로 열국을 놀라게 하신 여호와를 향한 찬미로 이어집니다. 이 찬미는 모든 신들과 여호와를 비교하며, 주님과 같이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분은 없고 그분만이 바다를 가르신 기이한 일을 행하신 분임을 선포합니다(11). 여호와께서 오른손을 드시자 땅이 그들을 삼켰습니다(12). 여기서 여호와의 들어 올린 오른손은 분명 모세가 바다를 향해 들어 올린 지팡이를 쥔 손을 연상시킵니다. 그런데 왜 여기서는 땅이 애굽 군대를 삼켰다고 하십니까? 여기서 땅(에레쯔)은 육지가 아닌 죽은 자들이 내려가는 ‘스’, 즉 지하세계의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구약 여러 곳에서 동일한 사례들이 확인됩니다. 따라서 이 표현은 수장된 애굽 군대가 스올의 세계로 떨어졌음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구원하신 뒤 그들을 “주의 거룩한 처소”로 인도하실 것입니다(13). 이 처소가 시내산인지, 아니면 시온 산(즉 가나안 땅)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17절에 비추어 볼 때, 후자의 가능성이 힘을 얻는 듯 보입니다. 왜냐하면 언뜻 볼 때 17절에서 "주의 기업의 산과 주의 처소인 “성소”와 같은, 시온 산과 예루살렘 성전을 암시하는 여러 표현들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여호와를 예배하기 위한 창소로의 여행을 요구한 사실을 고려하면, 17절과 별도로 이 처소는 모세가 불붙은 떨기나무에서 신현을 체험했던 ‘하나님의 산’, 곧 시내산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그들은 1년 동안 그 산 아래에 체류하면서 여호와를 예배하며 율법을 전달받고 말씀 훈련을 받을 것입니다.
홍해의 기적에 대한 소문이 온 땅에 퍼져 열국을 두려움에 떨게 만듭니다. 장차 이스라엘의 대적이 될 나라들이 차례로 나열됩니다. 블레셋, 에돔, 모압 그리고 가나안 족속입니다(14-15). 그들은 놀람과 두려움으로 낙담할 것입니다. 장차 대적들은 두려움으로 돌처럼 굳은 채 이스라엘 백성이 지나가도록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실제로 훗날 모압과 에돔은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국경을 통과하도록 허락하며 이때 이스라엘은 식량과 물 값을 비롯한 정당한 통행료를 지불합니다(신 2:1-8, 28-29). 앞서 말한 대로, 17절은 훗날 거룩한 약속의 땅, 예루살렘과 시온 산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을 인도하시어 “주의 기업의 산”에 심으실 것이며 거기서 영원히 다스리실 것입니다(18). 우선 “기업”은 유산으로 넘겨받는 땅을 가리키므로 시내산과는 거리가 멉니다. 또한 “주의 처소”는 “주의 손으로 세우신 성소”를 의미하고 있는데 분명 이것은 예루살렘 성전으로 이해됩니다. 따라서 이것은 어쩌면 훗날 모세오경을 최종적으로 정경화한 어떤 정경 편찬자가 당대 독자의 신앙심을 고취하기 위해 추가했을 수 있습니다. 혹은 창세기 마지막의 야곱의 예언과 신명기 마지막에서 모세의 유언이 시적으로 선포되듯이, 이 시의 진술 또한 장차 거룩한 성전이 들어설 약속의 땅을 점유할 이스라엘의 미래에 대한 예언일 수 있습니다.
모세의 누이 미리암의 찬양(19-21)
하나님의 구원은 한 개인의 찬양으로 제한될 수 없습니다. 공동체가 함께 노래할 때, 감동은 배가 되고 관계는 굳건해집니다. 이스라엘은 공동체로 홍해를 건너게 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이 찬양에 화답하여 미리암이 찬양을 드립니다. 찬양은 한 여인으로 끝나지 않고 모든 이스라엘 여인들도 동참합니다.
19바로의 말과 병거와 마병이 함께 바다에 들어가매 여호와께서 바닷물을 그들 위에 되돌려 흐르게 하셨으나 이스라엘 자손은 바다 가운데서 마른 땅으로 지나간지라 20아론의 누이 선지자 미리암이 손에 소고를 잡으매 모든 여인도 그를 따라 나오며 소고를 잡고 춤추니 21미리암이 그들에게 화답하여 이르되 너희는 여호와를 찬송하라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하였더라(19-21)
‘바다의 노래’는 18절로 마무리되고 여기서 모세와 아론의 누이 미리암이 주도한 여인들의 축하 공연 장면이 추가됩니다. 모세가 80세이면, 미리암은 아마 90여세가 되었을 것입니다. 미리암과 여인들이 소고치며 춤을 추며 찬양했습니다. 애굽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승리를 노래한 모세에 답하여 기쁜 찬송을 불렀습니다. 이 단락은 앞선 바다의 노래가 합창된 이유를 재차 간략히 요약하고(19), 찬양의 축제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 구체적 정황(20-21)을 묘사합니다.
애굽의 모든 군대가 수장되었으나 이스라엘 백성은 바다 가운데의 마른 땅을 통과해서 바다를 건넜습니다. 이것이 ‘바다의 노래’가 합창된 축제의 이유입니다. 여기서 흥미롭게 선지자로 불리는 미리암이 작은 북을 두드리며 춤을 추며 그녀를 따랐습니다. 미리암이 짧고 힘찬 노래로 이에 화답하는데, 추정컨대 그녀는 위의 ‘바다의 노래’ 전체를 불렀을 것입니다. 또한 이어서 여인들 모두, 나아가 백성 모두가 그 노래를 우렁차게 합창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우리는 ‘바다의 노래’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베푸신 구원과 그분의 능력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감사하며 찬양하게 됩니다. 이 찬양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감사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포함한 우리의 신앙 고백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신 그 놀라운 길을 기억하고, 그분의 영광과 능력을 찬양하며, 미래에 대한 소망을 품고 나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