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산[廣大山] 1014m 강원 정선
산줄기 : 백두금대지맥
들머리 : 동면 몰운대주차장
위 치 강원 정선군 동면 물운리
높 이 1014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광대산(약 1,020m)은 화암8경으로 유명한 정선군 동면 몰운리에 자리한 산이다. 화암8경은 동면 일대에 자리한 화암약수, 거북바위, 용마소, 화암동굴, 화표주, 소금강, 몰운대, 광대곡의 여덟 절경을 말한다. 그런데 화암약수의 군의산(922m), 화암동굴의 각희산(1,083m) 등은 국립지리원의 지도에 이름이 표기되어 있고, 심지어 아무런 절경이 없고 높이도 낮은 남전산(942m) 조차 이름이 있건만 '광대곡', '몰우대' 등의 절경을 간직하고 1,000m가 넘는 고도를 가진 산이 국립지리원의 지도에 이름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불가사의다. 더욱이 최근에 제작된 영진문화사의 5만 축척 지도에 광대산의 이름이 보이기는 하지만 훨씬 낮은 866m 봉에 표기하였기에 필자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정선군 동면을 직접 찾았다.
광대산의 들머리는 동면과 임계면의 경계를 이루는 비슬이재가 마땅하다. 그러나 필자는 일정이 빠듯하여 부득이 정선군 동면과 임계면, 삼척시 하장면의 경계가 되는 송이재마루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먼지가 풀풀 날리던 꼬부랑길이 어느새 2차선 포장길로 말끔히 단장된 격세지감의 그 송이재. 그러나 고갯마루 동쪽 솔숲 속에 아직도 그 옛날의 성황당이 새 모습으로 남아 있었고, 길가에는 당나무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으니. 성황당 앞에서 두손을 모아 조상들의 삶을 돌아본다.
노송 당나무 서쪽으로 밭길을 따라가면 고랭지 채전의 오른쪽 끝으로 산길이 열려 있다. 더러 곁가지와 덩굴을 헤쳐 오르면 오래지 않아 비슬이재에서 이어져 오는 능선 안부에 올라선다. 북쪽으로 990m봉의 아름다운 산세가 여기도 한번 올려보라고 손짓하건만 빠듯한 일정이라 정남쪽 능선을 이어간다. 서울을 떠날 때 '산길이 없으면 어찌할까' 걱정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뚜렷한 길이 이어진다.
이번 산행에는 전국 오지의 산을 찾아다니는 덕산산악회 회원들이 함께하였다. 어떤 사람은 산더덕을, 어떤 사람은 노루궁뎅이버섯을 찾아가며 산길을 이어간다. 송이재마루에서 산행시작 1시간이면 광대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수리는 측량을 위해 베어버린 거목들이 어지러이 누워있고 '임계. 458. 2005. 재설' 이라고 표시된 삼각점이 자리한다. 탁 트인 청자빛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북녘으로 각희산이, 시계방향으로 삼봉산, 대덕산, 함백산, 백운산, 두위봉, 민둥산, 군의산, 행산 등이 손을 흔든다.
영진문화사에서 발간한 지도에서 표기된1013.9m 지점에 가보았으나 가시덤불만 무성하다. 광대산 정수리의 위치는 직접 확인이 되었건만 높이는 아직도 의문의 여지가 남는다. 국립지리원의 5만 축척 등고선지도에는 1020m의 등고선이 있으니 1020~1039m 사이가 분명하나, 영진문화사의 지도에는 1013.9m로, 성지문화사의 10만 축척 최신판 도로지도에는 1019m로 표기되어 있다. 불원장래에 발행될 국립지리원의 새로운 지도가 분명한 높이를 밝힐 때까지 1020m로 잠정 표시함이 어떨까.
광대곡 입구를 향한 하산은 서쪽 능선을 이어야 한다. 베어 눕힌 나무 사이를 조심스레 내려가면 제법 두렷한 산길이 이어진다. 지도상의 969m봉에는 아름드리 참나무고목이 주인인 냥 자리하고 그 아래에 용비늘 붉은 갑옷을 입은 소나무 노장이 위엄을 갖추고 산꾼들을 맞이한다. 인적이 보이지 않는 청산길은 신령스런 산기운이 가득하다. 단풍이 물들면 더욱 황홀한 산경이 펼쳐지리라.
이곳 969m봉과 892m봉의 중간에서 남쪽으로 꺾어내려야 한다. 낙엽길을 내려오면 영진문화사 지도에 광대산으로 표기된 866m봉에 다다른다. 그러나 그곳에는 조그만 구덩이만 파여있는 초라한 곳이었다. 다시 서남쪽으로 이어가면 희미한 길이 둘로 나뉜다. 왼쪽은 광대곡 광대사 입구 통나무집식당으로 내리게 되고, 오른쪽은 421번 도로 '한치휴양림' 팻말이 있는 지점으로 내려선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길을 따라 내리면 200m 지점이 몰운대 입구, 700m 지점이 광대곡 입구가 된다.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몰운대에 들려야 한다. 아름 노송이 빽빽이 들어선 바위지대를 지나 당도한 벼랑 끝에는 적멸에 든 소나무가 죽어 천년의 모습으로 맞이하니. 부근의 각희산 오백년 노송도 최근에 적멸의 길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몹시 아팠다.
다시 되돌아와서 421번 도로를 따라 내리다 길가에서 몰운대를 굽어보고, 이윽고 광대곡으로 들어선다. 개울가에 선 아담한 법당의 광대사를 지나면 계곡길이 시작된다. 광대곡은 깎아지른 석벽 사이로 맑디맑은 옥류가 구절양장으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그러나 몇 년 동안의 태풍으로 산길이 많이 훼손되었다. 반시간도 못되어 산길이 끊어져 아쉬움을 달래며 되돌아선다. 등산로 입구에 선 광대곡의 안내문을 읽어본다.
하늘과 구름과 땅이 맞붙는 신비의 계곡, 태고적부터 인적을 거부한 돌과 물과 산의 신화가 한데 얽힌 천연의 선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신비의 동천 광대곡은 우람한 대자연의 비경이며 명산인고로 부정한 속세 사람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의 험준한 계곡을 따라 흐르는 오색의 물결과 아름다운 석벽은 신의 도술과 요정의 마법인 듯 영천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와 바가지소, 골뱅이소 등 각양각색의 12용소를 만들어내니 이 어찌 신ㅁ선의 경지라 아니할 수 있겠는지요!
이제 막 단풍이 익어가는 계곡길을 천천히 내려간다. 속세에 찌든 늙은 산꾼 시인의 출입을 금한 대자연의 깊은 뜻을 곰곰이 헤아리며.
*산행길잡이
송이재-(20분)-능선안부-(40분)-정상-(30분)-969봉-(30분)-866봉-(50분)-광대곡
광대산 들머리는 삼척시 하장면과 정선군 임계면 동면의 경계를 이룬 송이재. 말끔히 포장된 고갯마루에는 송이치 성황당이 자리한다. 건너편에 자리한 노송 옆으로 밭길이 이어지고 고랭지채전 오른쪽 끝에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뚜렷한 길을 따라가면 비슬이재에서 이어오는 능선 안부에 올라서고(20분), 남쪽으로 삼각점이 자리한 정수리에 도달한다(40분).
하산은 서쪽을 따라 내린다. 울창한 참나무숲길을 따라가면 969 m봉에 이르고(30분), 다시 서쪽 능선에서 892m봉에 이르기 전 중간지점의 삼거리에서 정남쪽으로 꺾어지는 내림능선을 따라야 한다. 영진문화사의 5만 축척 지도에 표기된 광대산(866m)까지는 30분이 걸린다. 다시 서남쪽으로 이은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광대사 입구의 광대곡식당으로 내린다(50분). 삼거리에서 확실한 서쪽길은 421번 도로변의 '한치휴양림' 팻말이 있는 지점의 무덤으로 내리게 되며 이곳에서 광대곡 입구까지는 남쪽으로 700m 거리다.
송이재~정수리~과앧곡 입구를 잇는 산행은 3시간30분이 걸리고, 몰운대 왕복과 광대사를 비롯한 계곡 구경은 산행과 별도로 1시간 이상 걸린다.
*교통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11회 운행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정선터미널에서 1일 6회 운행하는 풍천행 군내버스로 몰운정류장에 내린다. 들머리인 송이재까지는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하거나 혹은 안내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잘 데와 먹을 데
광대곡 입구에 식당과 민박을 겸한 광대곡쉼터(033-562-2265)가 있으며, 날머리인 광대사 입구에도 새로 지은 광대곡통나무집(563-7909)이 있다.
글쓴이: 김은남 1943년 포항에서 태어났다. 은행지점장을 지냈으며 92년 계간 <시세계>로 등단했다.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시조집 <산음가 1,2,3>, <시조시인산행기>, <일천산의 시탑>을 펴냈다. 이메일 주소는 simsanmunhak@yahoo.co.kr 참고:월간<사람과산> 2005년 11월호 [사네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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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