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호 목사
갈대는 연약한 인간의 면모와 관련하여 종종 사용되기에 프랑스의 수학자이며 철학자인 블레즈 파스칼(B. pascal)은 ‘팡세</! SPAN>’라는 그의 저서에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상실한 인간들이. 방향감각을 잃은 상태에서 이룬 것은, 병들게 되어있습니다.
노동이 없는 부의 축적, 원칙이 무시되는 정치, 인격이 사라진 교육, 양심부재의 쾌락, 도덕성이 결여된 경제, 근본을 모르는 채 오만으로 치닫는 과학. 그리고 사행심에서 비롯된 도박열풍, 세대를 무차별로 넘나드는 탈선 그리고 절도, 강도, 살인과 엽기적인 모방범죄들,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다양한 범죄기록은 날로 증가추세에 있고, 그 심각성 또한 날로 상상력을 초월하며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병든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도 어느덧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상한 세상, 상한 사회, 상한 사람들에게 진정한 회복이 절실해진 이 시대를
향한 주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으시길 축원합니다.
1. 왜 ‘상한 갈대’가 되었을까요?
치료 받기 위해서는 병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사야서를 통해,
택함 받은 자들이 고난은,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리고 불순종한 문제가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도 부자유와 속박 속에서 포로처럼 살고 있다면, 그 원인을 돌아봐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말씀의 잣대로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에 얼마큼 자랐는지 재어보고, 말씀의 저울에 우리 헌신과 열심의 무게를 달아봄으로, 신앙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무엘상 2장 3절의 “심히 교만한 말을 다시 하지 말 것이며 오만한 말을 너희 입에서 내지 말지어다 여호와는 지식의 하나님이시라 행동을 달아보시느니라.”는 말씀처럼, 나의 현재 고난이, 하나님의 공의에 미달된 나의 과거에서 비롯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이 밖에도, 갈대와 같이 연약한 우리를, 상하게 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① 바람이 불면 갈대는 부러지고 상합니다.
우리 민족의 역사는 ‘바람 맞은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압제 하에서의 36년처럼 외침(外侵)에 의한 거센 바람, 6,25동란을 통해 삼천리반도 금수강산의 허리를 가르면서 불어왔던 가슴 아픈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바람, 그 이후에도 대한민국 안에서만도 지역 간, 계층 간, 빈부 간에 쉴 새 없이 불어대던 분열의 바람들, 그뿐 아니라 서구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세기로 불어 닥치는 타락한 문명의 바람들 속에서 이 민족은 그동안 상하고 병들어 왔습니다.
② 홍수가 나면 갈대는 쓰러지고 상합니다.
갈대라는 식물은, 홍수처럼, 넘쳐나는 풍성한 환경에서도 약합니다. 감당할 수위(水位)를 넘어 둑이 터지듯 범람한 타락된 풍조는, 이 시대에 경건해야 할 자들을 쓰러지게 하며, 남아도는 시간의 홍수로 인해 가정주부는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드나들고, 남아도는 돈의 홍수로 인해 우리가 사는 지역에는 서점의 숫자보다 오락실의 숫자가 증가하고, 남아도는 정력의 홍수로 가정의 제사장으로 거룩히 서야 할 가장들은 육체적 타락을 일삼아, 하나님의 정하신 지상낙원의 기초인 가정은, 윤리와 도덕의 붕괴로 이어지며 상하고 병들어 왔습니다.
③ 타인에 의해서나, 힘이 연약하면, 꺾이고 상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중에 받은 상처로 인해,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현재에는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약한 사람은 쉽게 상하고 상처받습니다. 약한 사람은 오염된 세상에 역류하여 도전하지 못하고 힘없이 휩쓸려 떠내려가게 됩니다.
시편 34장 18절에서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중심에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51편 17절에서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치 아니하시리이다.”하신 말씀처럼, 자신이 상한 갈대임을 고백할 수 있다면 감사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그러한 자에게 가까이 하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구하시는 제사가 상한 심령이기 때문이며, 상하고 통회하는 상한 갈대 같은 우리의 마음을 멸시치 않으신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2. ‘상한 갈대’는 어떻게 될까요?
① 상한 갈대는 바로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잠언 16장 2절에서는 “사람의 행위가 자기 보기에는 모두 깨끗하여도 여호와는 심령을 감찰하시느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한 갈대는 자기생각에는 곧은 것 같아도 하나님의 자로 재어보면 부러지고 꺾어져 이미 굽어있는 것입니다. 상한 갈대는 ! 저 혼자 힘으로 설 수 없기에 일으켜 세워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② 상한 갈대는 쓸모가 없습니다.
레위기 22장 22절의 말씀처럼,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물 중 ‘상한 것’은 드릴 수 없습니다. 본문에서 말하는‘상한 갈대’는 반쯤 부러진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상한 갈대’는 곧 썩게 되고 그렇게 무용지물이 되면 건조시켜 불쏘시개의 용도 외에는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사명자들도 몸과 마음과 영혼, 물질문제나 혹은 인간관계적 상황이 상하고 병들어 있다면 주께서 쓰시겠다고 하실 때, 쓰임 받고 싶어도 쓰임 받지 못합니다.
상함에서 회복되어야 사명을 감당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③ 결국 죽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게 되면 그 결국을 향해 치닫게 되어있습니다.
생물은 상한 체로 오래두면 죽습니다. 상한 갈대도 오래 두면 죽습니다. 그리고 죽은 갈대는 물만 더럽히게 됩니다. 신앙도 상한 갈대처럼 회복되지 않은 채로 오래 둠으로,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계 3:1)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3.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는 주님
사람들은 좋은 갈대를 구하려고 상한 갈대를 마구 베어버립니다. 그러나 메시야이신 야훼의 종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삶의 어느 영역이 상했던 간에, 예외 없이 약함과 상함조차 긍휼히 여기시며 고쳐주시는 분이 주님이십니다. 상한 갈대조차 꺾지 않으신다는 것은, 야훼의 종이, 절망적이고 비관적인 상황에 처한 인간들을, 세상의 왕들처럼 무자비하게 심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상한 갈대와 같이 버림받고 아무런 소망을 기대할 수 없었던 죄인들, 세리들, 창녀들을 찾아가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시 관원들, 종교지도자들처럼 그들을 멸시하거나 학대하지 않으시고 포용하셨으며, 치료와 회복의 역사, 생명의 역사를 행하심으로, 본문의 예언을 모두 이루어주셨던 것입니다.
① 주님은 상한 갈대도 아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징벌 받아 마땅한 성읍 니느웨를 멸하시기로 작정하셨으나, 그들이 회개하자 용서하시고 멸망시키기로 한 결정을 거두셨습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니느웨를 아끼셨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좌우를 분변치 못하는 십이만여 명의 사람과 많은 육! 축조차 아끼시는 하나님(욘 4:11)이시기 때문입니다.
② 우리는 갈대보다 중한 주님의 소유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셨으므로 우리는 그분의 소유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핏 값이라는 대가를 지불하심으로 소유된 우리를 책임지셨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바다를 먹물삼아 은혜에 대한 감사를 기록한다 해도 늘 부족하고 모자랄 뿐인 것입니다.
③ 품어 주시고, 싸매 주시고, 사랑해주십니다.
이사야 46장 4절에서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안을 것이요 품을 것이요 구하여 내리라”라고 하신 말씀처럼, 품어주십니다.
에스겔 34장 16절에는 “그 잃어버린 자를 내가 찾으며 쫓긴 자를 내가 돌아오게 하며 상한 자를 내가 싸매어 주며 병든 자를 내가 강하게 하려니와 살진 자와 강한 자는 내가 멸하고 공의대로 그것들을 먹이리라”고 하신 것처럼 싸매주시고 사랑해주십니다.
우리는 모두 상한 갈대입니다. 의원되신 주님이,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상하고 병들어 쓸모없는 상한 갈대와 같은 우리 인생들을 다듬고 고치셔서 마침내 하나님 나라 의의 병기(롬 6:13)로 세우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쓸모없는 상한 갈대였던 우리의 과거를 고치시고, 오늘에 있게 하신 은혜를 늘 기억하면서 감사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상하고 병든 우리의 현재를 고치시고, 회복시키기에 능하신 주님의 은혜를 신뢰함으로 감사하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주의 이름으로 맡기신 직분과 사명 감당, 크고 작은 성령님의 감동하심에 순종하여,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자에게, 예비 된 풍성한 축복 누리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사랑이, 상한 갈대인 우리에게 머무는 한, 절망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주님의 역전승을 신뢰하는 한 실패한 인생에도, 희망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사야 시대의 이스라엘처럼, 진정한 회복이 있기까지, 낙심하여 포기하고 뒤로 물러가는 어리석은 자 한 사람도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상함과, 꺾어짐과, 실패함이, 주님의 사랑과, 주님의 능력을 만나는 기회가 되어 지시길 간절히 축원합니다.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며,
죽음 이기시고 부활하신 참소망의 주님만 굳게 의지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