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 6막49장(4부)
"정"이의 고교 졸업 기념으로 우리 가족은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그런데 여행목적지는 "후"의 자취방인 전남 광주인 원룸이였다.
그곳에서 새우잠을 잔 우리 가족은 전남 곡성근처의 콘도를 빌려 하룻밤을 자기로 하였다.
모두 학업에 열중하였고 소정의 결과를 얻은 자식들을 위안하고 활력을 주기위해 가족여행을 오게 되였다.
그후 우리는 곡성의 섬진강 기차마을과 낙안의 민속마을을 관광하였다.
고요한 여인의 치맛자락같은 섬진강의 강줄기는 바지를 걷어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였고, 조그마한 기차역 종점에는 추억거리가 가득한 시골 전경이 펼쳐지니 세상의 시계가 모두 정지하듯 고요하기만 하였다.
실로 몇년전 태국 여행 이후 처음으로 가져본 가족여행.
이제는 처녀,총각이 되여 성인이 된 자식들을 데리고 여행을 하니 어릴적 뒷좌석에 실고 부곡하와이로, 거제도로, 울진 덕구온천으로,설악산으로,단양의 고수동굴로 다닌 것과는 비교가 않될 만큼 즐거웠다.
그들은 성인이 되였다.
투표권을 행사하는 하나의 독립체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무난히 자란 자식들이 대견스러웠고 IMF의 고난을 같이 이겨낸 우리 가족이 자랑스러웠다.
오늘따라
"후"와"정"과 아내와 거느린
섬진강이 하도 그리워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의
"달이 떳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를 인용해 본다.
달이 떳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