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돌아다니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남산, 항상 우리 곁에 있었지만
관심 밖으로 멀리 떨어져나간 남산을 한번 올라가보겠다고, 작정을 한지가 오래 되었는데 세 번째 시도
만에 이루어졌다. 그 것도 정해진 토요일은 봄비가 억수같이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에 겁을 먹고 일요일로
미룬 후에 겨우 이루어진 방문이었다.
오후에는 개일 것이라는 예보에 큰 기대를 걸었는데, 서울은 풀리지 않는 안개 속에 모습을
드러내주기를 꺼린다. 파란 하늘
아래 웅장한 서울의 위용을 한번 담아 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 방문이 되었다
약속시간에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모여, 명동에서 여기까지 오르는 것도
숨이 차다고 투정도 하고, 얼마 만에 타보는 케이블카인지 하며 조금은 상기된 마음으로 하늘에 매달려
남산 정상으로 이동을 했다. 예전에는
이 케이블 카를 운영하는 회사 이름을 “ 한국삭도공업” 인가
하는 조금 생소한 이름이었다는 것도 기억이 난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설립자의 동상이 승강장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보인다.
십분도 안되어 남산 위로 이동하니 안개 속에 보이는 것은 사랑의 자물쇠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난간들, 저렇게 많은 쇳덩어리들이 남산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엉뚱한 걱정이 들기도 한다.
다음에 눈에 들어 오는 것이 안개 속에 나무 그늘에 감추어진 듯 보이는 봉수대.
정상에 오르니, 팔각정과 남산타워,
전혀 이질적인 두 건물의 주위에 흩어져 있는 안정감 없는 잡다한 시설물들. 한마디로 난잡해
보인다.
안개 속의 서울 장안이나 남쪽의 한강 너머 강남이나 사진을 찍어 보기에는 아쉬움만 남기는데, 외국 관광객이 별로 없다는 것이 그래도 다행이랄까?
한 시간 반쯤 시간을 보내다, 뒷풀이를 어디로 하느냐로 한동안 왁자지껄.
결론은 남대문 시장 막내 횟집, 남산 정상에서 남대문 시장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오랜만에 막내횟집 여사장의 푸짐한 인심을 즐기며 두툼한
광어회, 고등어찜. 감자 조림에 서비스로 비빔밥과 매운탕까지. 남대문 시장의 본질을 맛 본 것 같다. 고급스러운 음식은 아니지만 가성비만 따지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최승구 회장이 귀한 백주를 가지고 나와
술값이 많이 절약 되기도 했다. 어지간히
먹고 나오며, 남대문시장의 별미를 한번 더 맛 보자고 노문덕 회장이
내는 남대문 명물 호떡 한 개씩 먹어보고, 옛날 스타일의 다방에서 김용규 회장이 내는 커피 한잔으로
마지막 입가심하고 헤어졌다.
모인 사람 : 김용규, 곽태균, 최승구, 전영돈, 정형철,
김병욱, 노문덕, 임승길, 박찬홍
전번잔액 케이블카 료금 막내횟집 식사비 이번 모금 잔액
399,000원 - 36,000 원 - 158,000 원 +
180,000 원 = 385.000 원
다음 5월 23일은 경의선을
타고 문산역에 모여 이율곡의 발자취를 찾아 보는 임진강변 화석정을 찾아 볼 생각이다. 임진강 참게가
들어간 메기매운탕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