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고 지는 왜목마을은 해수욕장, 갯벌체험, 낚시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해 아이들과 자주 찾는 곳이예요. 특히 부산이나 제주도에서 즐길 수 있는 요트체험을 해마다 당진시민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3 요트아카데미도 개설하자마자 하루도 안돼 마감이 됐다고 하네요. 설레이는 마음으로 요트체험을 위해 왜목마을에 있는 요트 세계일주 홍보전시관을 찾았습니다.
승선신고서에 생년월일 이름을 작성하고 해설사에게 김승진 선장이 국내 최초로 성공한 단독, 무기항, 무원조 요트세계일주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단독,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일주란 혼자서 요트를 조종하며, 항구나 육지에 기항하지 않고, 항해도중 어떠한 물리적 지원도 받지 않는 방식이라고 하네요. 항해조건은 적도를 2회 이상 통과해야 하며 모든 경도를 한쪽방향으로 통과하여 출발한 항구로 돌아와야 한다고 합니다.
세계일주를 성공시킨 아라파니호는 바다의 순우리말 '아라'와 달팽이의 순우리말 '파니'의 합성어 라고 하네요.
요트세계일주 홍보전시관은 1. 희망항해의 시작[소통], 2. 209일간의 항해, 3. 희망의 닻을 올리다[희망]이라는 주제로 전시되어 있네요.
'폭풍이 지나갈 때마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
'누구나 자기만의 항해를 한다'
'지독한 추위와 높은 파도, 잿빛하늘, 차디찬 안개,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는 거대한 유빙...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이 모두가 그리워지겠지'
전시관에 김승진 선장의 항해 에피소드를 읽다보니 긴박하고 험난했던 위급사항과 항해중의 일상, 요트세계일주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요트 승선을 위해 포구로 향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요트로 이동했어요. 조그만 파도에도 흔들리는 선체에 긴장하기도 했지만, 안전요원의 도움으로 승선 완료했습니다.
선장님의 지시에 따라 요트에 자리를 잡고 한여름 바다속으로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요트에서 바라보는 맑은 하늘과 광활한 바다 모습에 연신 감탄사가 쏟아져 나오네요. 갑판에 누워 구름의 흐름도 관찰해 봅니다. 요트에서 바라보는 장고항과 작은 섬의 모습도 이채롭네요.
선장님이 요트는 바람에 의해 방향이 잡힌다며 돛을 펴서 방향조절을 해야 한다고 설명해 줍니다. 항해를 하며 돛을 접었다 펼치자 요트의 방향이 바뀌네요. 바람의 힘으로 요트가 움직일 수 있도록 장치된 도구들을 보며 김승진 선장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40분간의 항해를 하며 갑판에 앉아 하늘멍, 바다멍도 하고, 지나가는 갈매기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도 건네 봅니다.
왜목마을로 돌아가는길에 소나기를 만났어요. 소나기를 피할 공간이 여의치 않아 몸은 흠뻑 젖었지만 바다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다보니 이향지 시인의 '소금의 행로' 라는 시가 떠오르네요.
바다로 곧장 떨어지는 빗방울은
소금이 되지 못한다
고기의 내장을 들락거리지 않는 물은
거름이 되지 못한다
어제도 나는 산을 노래했다
산은 나를 노래하지 않았다
먼 것이 먼 것을 가리는 날
혓바닥에 얹히는 소금
누구나 깊고 험난한 인생이란 바다에서 예상치 못한 소나기를 만납니다. 하지만 시인의 싯구처럼 바다로 곧장 떨어진 물방울이 소금이 되지 않고, 무엇인가의 내장을 거치지 않은 물은 거름이 될 수 없겠지요. 맨몸으로 아라파니호를 타고 단독으로 무기항, 무원조 요트세계일주라는 김승진 선장처럼 온 몸으로 부딪쳐 만나고 체득한 것들이 결국 삶이고 인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에게는 교육의 현장으로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며 힐링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한 왜목마을 요트체험교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