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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주사랑 주찬양 원문보기 글쓴이: 리디아
6년 전
나의 친정 어머니는 위암 판정을 받았다.
식목일 이었던 그 날.
모처럼 어머니를 찾아 뵈었는데
식사는 아주 조금 밖에 못하시고
활명수를 여러번 음료수처럼 잡수시는 것이다.
오래전 부터 이렇게 소화가 안되셨다는데
그동안 바쁘다고 잠깐씩 뵙고 가던
우리들은 전혀 알지를 못했다.
무조건 길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내시경 진찰 날짜가 잡혔다.
어머니는 위 내시경 진찰 때는 잘 참으시더니
장 내시경 때는 너무 고통스러워 하셨다.
검사 결과가 위암이라고 말해주는
의사 앞에서 나는
눈앞이 까마득해지는 현기증을 느꼈다.
이 사실을 알려드려야 하나 숨겨야 하나?
언제까지나 어머니는 그 곳에 계실 줄 알았다.
내가 힘들고 지쳐서 찾아가면
나를 안아주기 위해 가슴을 뎁히고 계시고
쳐다보기만 해도 든든히 서 있는 산처럼
나를 위해 움직이지 않고 항상 그 곳에 계실 줄로 알았다.
그런 어머니가 위암이라니...
나의 외할아버지의 믿음을
태어날 때부터 받은 어머니는
일평생 신실한 믿음을 지키며 사셨다.
방 한 칸에 온 식구가 다같이 살던
나의 어린 시절에
잠자다 잠을 깨면
따뜻한 아래목엔 우리들을 뉘이고
어머니는 차가운 위목에 무릎 꿇고 앉아
매일밤 두런 두런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어머니는
여러 식구가 끼니도 이어가기 어려운 그 때에
부모없는 아이도 돌보고
담요에 둘둘 말아놓은
폐병 말기 청년을 극진히 간호하여
다시 살려 놓으시기도 했다.
토요일이면 한복을 인두로 곱게 다리고 손질하여
주일을 준비하셨다.
내가 초등 학교 때 방학을 하면
새벽마다 나를 깨워 새벽 기도를 데리고 가셨다.
잠이 아쉬운 나는 항상 투정을 했다.
"엄마! 내 위로 언니가 셋이나 있는 데
왜 가장 어린 나를 새벽에 깨우는 거예요?
"너는 앞으로 매일 새벽 기도를 해야 하기 때문이야."
"난 싫어요! 목사는 너무 가난해서 싫어요.
우리 교회 사모님도 부엌에서 남몰래 우시는 것
우리들 너무 많이 봤어요.'
그 새벽길은 푹푹 눈이 쌓여
장화를 신은 내 발에
왜 그렇게 눈이 많이 들어오는지...
잠이 덜 깬 나를 깨워
어머니가 데리고 다니던 새벽 기도를
나는 그 날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어머니는 저녁마다 가정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가르쳐 주셨다.
"고난을 두려워 말아라.
아무 어려움 없이 자란 나무는
하늘을 향해 쭉쭉 자랐지만 대들보로는 쓸 수 없단다.
모진 비바람을 견디느라
몸에 굽이굽이 매듭이 맺힌 나무가 대들보로 쓰인단다."
성경을 가르쳐 주시던 틈틈이
들려주시던 이야기이다.
막내로 자라서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내가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가던 날.
어머니는
"너는 시집 가는 것이 아니고
선교하기 가장 어려운 곳에
주님이 너를 선교사로 파송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시댁 식구 누구에게든지
"나는 당신에게 지는 것으로 이깁니다."
이것을 마음에서 스스로 기쁘게 행동으로
실천 할 수 있을 때까지
마음속에서 수없이 되뇌이라고 하셨다.
예수를 전혀 믿지않는 가정으로
시집간 나를 위하여
10년 동안 방에서 주무시지 않고
옥상 시멘트 바닥에서 밤마다 기도해 주신 나의 어머니.
자식들을 위해 생명까지 내놓으시는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어찌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이젠 늙고 병든 어머니
작고 연약해 지신 어머니에게
암이라는 사형 선고를 어떻게 알려 줄 수 있단 말인가?
언니 내외와 우리는 차마 말을 못하고 있는데
어머니는 우리들의 빨개진 눈시울만 보고 벌써 알아 차리셨다.
"암인가 보구나!
하나님이 나의 수고를 그치게 하시고
나를 편안히 해주고 싶으셔서 부르시니 감사하지뭐냐.
천국 가면 그리운 네 할아버지, 할머니, 2년 전에 돌아 가신 아버지...
내 앞에 보내고 그리워한 내 아들, 딸도 다 만나니 얼마나 좋으냐!'
어머니는 감기보다 더 쉽게 암 선고를 받아들이셨다.
병원에서도 수술은 용이치 않다고 했다.
그런데 약을 잡수시면 도저히 연로한 몸이 견디지 못하셨다.
음식도 못드시고 고통스러워 하셨다.
그런데 암 선고를 받은 지 한 달 쯤 되었을 때
병색이 완연했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어머니는 어느날 새벽 기도에 가셔서
"주님! 이제라도 나를 부르시면 즐거히 주님께 가겠나이다.
모태로 부터 주님을 믿게 하시고
다른 길로 가지 않게 일평생 믿음을 지키게 해 주셨나이다.
나의 자녀로 주의 종을 삼으셨고
손주들도 거룩한 사역의 대를 이었으니
저는 더 이상 여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 동안에
부모가 고통하면 그 모습을 보는 자식들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하오니 그저 고통만 없게 해 주십시오."
그 기도를 드리는데 갑자기 뜨거운 인두로
가슴을 지지는 것 같았다고 하신다.
어머니는 일년에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는데
해마다 6년 전의 암 크기와 똑같은 모양이 나타난다.
더 커지지도 않고
더 작아지지도 않는 크기!
의사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누가 암 둘레를 불로 지져 놓았나?
그 의사 선생님은 6년째 희귀한 이상 사태를 의아해 하고 있다.
물론 어머니는 음식을 마음대로 잡숫지 못한다.
움직이는 것도 무척 힘들어 하신다.
그렇지만 안타까와 하는 우리들 앞에서
항상 밝게 웃으신다.
"내가 암에 걸린 것을 감사 또 감사한단다.
내 일생에 주님과 사람 앞에 잘못한 일 없는가
곰곰히 뒤돌아 볼 수 있게 되었고
이 땅에 남은 시간이 짧음을 알고
시간 시간 아껴서 가장 귀한 일에 쓸 줄 알게 하시고
만나는 사람마다 마지막 만남인 줄 알고
진실하게 사랑하게 하시고
이 땅에서 아무 것도 취할 수 없음을 알아
욕심내지 않게 하시고
암의 고통이 있어
질병의 고통이 없는 천국을 사모하게 하시니
암에 걸렸다고 다 나쁜 것만은 아니란다."
언제라도 주님의 부르심을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적
한복을 곱게 다려 놓고 주일을 기다리던
그 모습 그대로이다.
먼 후일
나의 자식들 기억 속에
나는 어떤 어머니로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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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조그만 소포가 와서 보니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
유정옥...글모음
이란 책이었답니다.
저 이책 요몇일 읽으면서
참 많이 묵상하며.. 도전 받습니다.
이런 분들이 잇기에 살만한 세상이구나~~
이런 그리스도의 삶의 실천이 있기에...
이땅의 많은 영혼들이 쉼을 얻고 행복해질수 있고
구원에 이르는구나~~~
정말 감동적인 책입니다
꼭 우리 카페님들도 함께 읽어 봤으면 싶네요..
책값이 없으면....... 살짝 야기 하세요..^^*
제가 선물 할수도 있으니께요...
샬롬
첫댓글 정말 좋은 책이네요 암속에서도 ,,눈물속에서도,,,
전도사님,,인사가 늦었네요. 어제 바쁜일이 있어서 저의 글만 올려놓고 얼른 빠져나왔는데 ..2006년 새해에 장로님과 함께 영육간에 더욱 강건하시며 늘 한결같으신 마음으로 베푸시는 주님의 사랑으로 인해 더욱 많은 영혼들이 주님앞으로 돌아오길 소망하며 주님사랑 전합니다 /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