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WHAT YOU RISK
왜 사람마다 리스크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가. 신념, 가치, 목적에 따라 위험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리나 크라쿠프 스키’는 저서 <미들맨의 시대>에서 중개인(미들맨)의 역할에 대해 “리스크를 가장 잘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 리스크를 담당할 때, 당사자 모두 이익을 얻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이다”라 주장한다. 또 펀드 업계는 다음을 강조한다. “보통 리스크를 이야기할 때는 돈을 상환받지 못할 리스크만 언급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 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리스크 모두 살펴봐야 합니다. 이슬람 율법은 불공정한 이자율과 투기 거래를 금지한다. 누군가가 큰 리스크를 무릅쓰고 성공하면 우리는 그들을 축하한다. 하지만 그 리스크가 엄청나게 잘못된 결과를 불러온다면 우리는 편견을 가지고 추정하면서 그들을 비난할지도 모른다.
감정과 이성, 수용할 수 있는 리스크. 필자는 100명 중 1명이 걸리는 자가면역질환인 셀리악병을 앓고 있다. 셀리악병은 밀, 보리, 호밀과 같은 곡물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글루텐’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글루텐이 포함된 식품을 먹으면 부작용으로 내장이 망가지며 편두통, 피로 등의 증상을 겪는다. 몸에 밴 생활 습관을 바꾸고 새로운 습관을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질환과 유사하다. 그러니 식당에 요리를 주문할 때, 웨이터와 요리사들이 간장, 블루치즈 등과 같은 곳에도 글루텐이 없는 것을 써야 할 만큼 잘 알아야 한다. 이를 계기로 필자는 개인적인 리스크와 타인이 인식하는 리스크의 차이를 알게 되었단다.
주요 사망 원인별 발생 확률은 심장질환은 6분의 1, 암은 7분의 1, 자살은 86분의 1, 자동차 사고는 106분의 1, 낙상은 111분의 1, 총기 범죄는 298분의 1, 보행자 사고는 541분의 1, 익사는 1,121분의 1, 화재 사고는 1,399분의 1, 번개는 180,746분의 1이다.
위기에 반응하는 뇌와 호르몬. 리스크는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번지점프를 하거나, 주택담보대출에 서명하거나, 대형 거래를 마무리하거나, 질문을 던지거나, 무대에 오르는 것처럼 신체적인 경험을 포함한다. 우리 몸이 리스크에 대한 뇌 반응이 얼마나 많이 조절하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스트레스, 전율, 불안, 걱정과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난징’대 연구팀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리스크 추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도박, 건강, 안전, 오락, 사교, 투자, 윤리적 결정 등과 관련된 리스크를 더 편안하게 받아들였다.
태국, 인도, 멕시코 지역 국가는 매운 음식으로 유명하다. 이유는 날씨가 무덥기 때문이다. 냉장고가 보급되기 전에는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향신료 또는 매운맛으로 가려주고 음식이 부족할 때는 음식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향신료는 음식으로 인한 병에 걸릴 리스크를 증가시키기도 하고, 감소시키기도 한다. 추위는 칸나비노이드와 오피오이드를 추가로 방출하고 리스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활성화한다. 시끄러운 음악을 들으면 위험하게 운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부드럽고 잔잔한 음악을 들거나 음악을 전혀 듣지 않으면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향기도 리스크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흡연도 비흡연자보다 위험한 작업을 선택하지만 적은 임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할 기술 중 하나인 ‘디지털 노마드’로 묘사한 사람은 미국에 48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공유 업무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기술 발달로 인력이 불필요하게 되거나, 일자리가 해외로 수출되어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옮기는 사이 틈을 메우기 위해, 긱 경제로 내몰리는 사람들의 경우는 다른 이야기다. 즉 운전사, 가사도우미, 간병인, 심부름꾼, 택배 노동자 등은 법과 규제가 진행되는 세계에서 일을 해나간다. ‘줄리엣 쇼어’의 <긱 이후; 강탈당한 공유경제를 다시 찾는 방법>에서 기술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자와 소비자 보호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하는 새로운 기술 때문에 긱 워커들이 그 틈새로 떨어져 버렸다고 주장한다. 집세나,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할부금을 낼 필요가 없는 사람은 돈벌이도 신통치 않은 임시직 일을 거절할 수 있다.
2019년 글로벌 개발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의 분석가들은 ”선진국에서는 노동 시장이 더 유동적으로 변화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비공식 경제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선진국의 단기 근로자나 임시직 근로자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비공식 경제의 근로자들이 직면한 문제와 동일하다. 미국인의 평균 근속연수는 4년을 웃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기업도 이제 고용 방식을 조정해야 할 때다. 근로자들이 회사가 프리랜서를 고용할 때 구인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이 현재 하는 일을 다른 회사의 직책 및 문화와 비교해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리스크와 건강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악의 결과는 죽음이다. 내가 만약 파산해서 집을 잃고, 맨바닥에서 잠을 자야 한들 어떠냐. 죽음에 비하면 다 아무것도 아니다. 경영진이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작용한 가장 큰 원인은 72%가 성격이었다. 교통 법규 위반, 가정폭력, 법률 위반 건수가 많은 CEO가 재무 보고서에 허위 기재를 하고, 낭비 성향의 최고재무책임자를 임명하며, 해로운 기업 문화를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가 오랫동안 이사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 일종의 위험 신호다. 특히 CEO의 급여가 회사의 시가총액이나 동종 업계에 비해 현저하게 많다면 더더욱 위험하다.
공동체가 안정을 찾고 창의력을 회복하고 관심을 기울여 줬다. 일이 끝나기 전에 소셜미디어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경고해주기도 했다. 그러면 책임감을 느낀다. 그리고 자기가 재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데스 카페’는 아주 흥미로운 그룹으로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임이다. 죽음이란 언제, 어떻게'가 문제이지 만약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모두 죽임을 피할 수 없다. 펜데믹이 가져온 장점은 각자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함을 깨닫게 한 점이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집에 머물기, 외출 시 공공의 건강 보호하기,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쓰기 손과 얼굴 씻기 등 할 일이 많다.
씨족, 부족, 도시국가는 리스크를 한데 모아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났다. 집단 안에서 구성원은 위험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본질적인 자신감을 얻었고 공동체는 국가로 발전했다. 오랫동안 시민권이 한 국가에만 해당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런 사고방식은 소용이 없다. 리스크에 휩싸인 세계를 위해 우리는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글로벌 리스크를 줄이려면, 자신을 스스로 공동체, 국가, 지구의 구성원이라는 신분을 가진 시민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은 갤러리가 작품을 판매할 때마다 수수료를 50%씩 가져간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게다가 갤러리는 작품을 위탁 판매하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그 리스크를 짊어지게 됩니다.” 갤러리는 작가의 창의성을 가로막는 발언도 한단다. 이봐요 작가님! 팔리지 않는 작품보다는 잘 팔릴 작품을 만드세요. 그러자 작가인 ‘다카오카’는 스튜디오를 통해 소비자에게 자기 작품을 직접 판매하고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게 됐다. 이 스튜디오를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처럼 최소 경비로 민첩하고 파격적으로 운영했다. 중간상들이 없어지자 비싼 재료와 연구개발에 자원을 더 투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성공과 실패라는 두 가지 가능성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문제다. 다시 말해, 당신이 가치관과 목적의식으로 무장한다면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 당신이 감수하는 리스크에 따라 당신이 누구인지가 결정된다. 당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은 당신이 리스크로부터 움츠리는가 아니면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는가에 딸려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3.06.18.
YOU ARE WHAT YOU RISK
Michele Wucker 지음
미래의 창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