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 제416회 설악산 – 12선녀탕 산행
한 주 시작 월요일이 어제 같은데 벌써 주말입니다. 가을에는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 빨리 가는 양 싶습니다.
청명한 날씨였는데 가볍게 비가 온뒤 날씨가 쌀쌀해 진 것 같습니다.
눈을 들어 동산을 보면 조금씩 예쁘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쯤 우리나라의 제일 명산인 설악산에는
곱게 물들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2박 3일로 백두산 친구들이 설악산을 탐방하는 날입니다. 작년에는 좀 늦어 아름답지만
단풍이 칙칙하게 보여 이번 주가 적기인 것 같아 서둘러 숙소를 정하고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이런 저런 일도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지 못하고 4명이 강석정 님의 승용차로 천호역 1번 출구에 모여
9시에 룰루랄라 88올림픽도로를 한강 따라 지나고 속초가는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이번이 백두산 친구들과 설악산을 오르는 것은 세 번 째입니다.
두 번은 내설악의 풍경을 봄과 가을에 보았기에 이번에는 외설악 풍경을 감상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12선녀탕과 복숭아탕 등을 다녀오는 여정이랍니다.
11시 20분에 남교리에 도착했습니다. 평일인데도 무슨 행사를 치르는 것 같이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등산객이 많았습니다.
남교리 탐방지원센터에서 용대리 길을 제켜두고 응봉폭포를 향합니다. 벌써 내려오는 등산객들도 보입니다.
가평 휴게소에서 커피와 간식을 들었지만 먼 여정이라 평평한 곳에서 간식을 먹었습니다.
십여 명이 함께 먹고 즐기던 간식 시간인데 단출하기에 좀 이상하게도 느껴집니다.
12선녀탕 계곡은 12개의 물 웅덩이와 12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그 개수는 계절이나
계곡의 수량,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답니다. 물웅덩이는 지형에서 폭호(瀑湖)라고 하며 폭포에서 떨어진
물과 함께 모래, 자갈 등이 폭포 아래에 있는 기반을 침식하여 만들어진답니다.
물들기 시작한 설악산입니다. 초입부터 아름다운 풍경에 입이 딱 벌어집니다.
괴암절벽이며 물들어 내려오는 금빛 세상을 연이어 사진에 담습니다.
흰 살을 들어내고 흐르는 계곡물이 청아한 소릴 내며 며 숨바꼭질을 합니다.
어쩌면 이리도 하얀 살결을 지닌 계곡인지요, 터키에 여행 갔을 때 비행기에서 보였던
온통 뽀얀 산, 겨울에도 따뜻한 온천수가 흐르는 도랑물이 떠오릅니다.
보이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친구들은 달리기 선수처럼 속보로 오르지만 친구들의 뒷꽁무니만
사진에 담으며 부지런히 두리번거리며 산을 올랐습니다. 곳곳에 단단한 다리들이 놓여 있습니다.
어떤 긴 다리는 출렁다리 같기도 합니다.
초입에서 2.8km 떨어진 응봉폭포를 지나 3.0km 거리에 있는 12선녀탕 입구에 이릅니다.
친구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나는 혼자 조심스레 나무 난간을 넘어 맑은 물에 세수를 하며
많은 미끈한 거목 속에 죽어있는 나무를 지켜봅니다. 늘 산에 오를 때마다 큰 나무들이 생명을 다 하고
쓰러진 모습을 봅니다.
어떤 나무는 쓰러져 긴 다리같이 누워 있어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타진>처럼 건너가 보고 싶기도 합니다.
이처럼 여생을 마친 나무를 보며 우리 인생의 여정도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죽은 이 나무도 말년에 치매라는 것을 겪었을까? 죽을 때 고통은 없었을까?’
이처럼 아름다운 산에서 한 치도 움직이지 않은 나무지만 생명이 있었기에
우리가 모르는 고통을 겪었을 것 같았으며 나도 이생을 떠날 때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함지박 출렁교를 지나 용담폭포를 찾았습니다. 난간 공사 중이라 경사진 비좁은 길을 안간의 힘을 다해 올라
오묘한 복숭아탕 위의 바위에 걸터앉아 우렁차게 곡선을 그리며 내려오는 물줄기를 봅니다.
자세히 지켜보니 물줄기도 한 가지 모양이 아니라 여러 모양이 볼수록 신기했습니다.
친구들과 합세하여 내려옵니다.
어느 분의 詩가 생각납니다. ‘올라갈 때 쉬고, 내려갈 때 쉬고, 중간에서 쉬고 ~’
거북이 등산을 하는 나에게 꼭 맞는 시입니다.
내려는 길은 좀 순탄했으며 올라갈 때 보지 못한 풍경들도 감상하여 내려왔습니다.
등산 기념으로 시원한 막걸리에 해물전과 감자전을 먹으니 꿀맛입니다.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대포항을 찾아 싱싱한 자연산 모듬회를 맛나게 먹고 아침에 끓여먹을
해물탕거리를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첫댓글 단풍이 들기 시작한 알맞은 시기에 설악산에 가서 멋진 설악과 단풍구경 실컨 하고
설악산 등산까지 하며 호사를 다 누리고 오셨네요.
맛난 먹거리 회, 게찌게, 해물전, 감자전 다 드시고,
숙소에서는 가져오신 맛있는 갖가지 밑반찬이 넘 많아서 갖지은 밥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하겠는데 거기에 게찌게까지,
상차림을 보니 지금이 점심식사 시간인데 군침이 흐릅니다.
글도 참 맛깔나게 잘 쓰셔서 술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