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를 우승한 최정 9단. 숙적 위즈잉 7단과 벌인 결승전을 1패 후 2승으로 역전승했다.
제4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3번기
최종 3국 불계승, 1패 후 2연승으로 역전 우승
최정 9단이 오청원배로 2년 만에 세계대회를 품었다. 오청원배는 우승상금 50만엔(약 9300만원)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여자바둑대회 중에서 최대 규모이다.
1국은 위즈잉의 231수 불계승(5시간 1분), 2국은 최정의 175수 불계승(4시간 57분). 쌍방 흑으로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한국기원과 중국 푸저우의 대회장에서 온라인으로 벌인 제4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3번기의 최종국은 다시 돌을 가려 최정 9단의 백으로 시작했다.
▲ 4명의 중국 기사를 꺾고 우승했다. "초반에는 편하게 시작한 것 같은데 중반에 아쉬운 수들이 나오면서 어려워졌다. 그 후 좌변에서 위즈잉 선수가 너무 쉽게 해주는 바람에 중앙 흑대마가 몰리고 우변에서 수를 내서는 승기를 잡은 것 같다"는 최정 9단의 국후 감상.
출발은 최정 9단이 편했고 위즈잉 7단은 중반에 역전했다. 한동안 최정 9단에게 기분 나쁘게 흘러가던 형세는 위즈잉 7단이 크게 흔들리면서 엎치락뒤치락했다.
후반의 수읽기와 집중력에서 최정 9단이 앞섰다. 마지막에는 결정타(142수)가 떨어졌다. 우승을 결정짓는 한수라 할 만했다. 4시간 58분, 244수 만의 불계승으로 종국됐다.
▲ 최정 9단은 99수째에서, 위즈잉 7단은 102수째에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후에는 쌍방 마지막 초읽기. 두 기사 간의 승부는 그동안 흑번 승리가 백번 승리보다 두 배 정도 많았다.
1패 후의 2연승. 한ㆍ중 여자바둑계를 대표하는 최강자 간의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 결승전이었다. 96개월 연속 한국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16개월 연속 중국여자랭킹 1위 위즈잉 7단을 2-1로 꺾은 우승이다.
국제무대에서도 최정 9단은 궁륭산병성배 세계여자바둑대회를 3연패 중이고, 위즈잉 7단은 센코컵 월드바둑여류최강전을 3연패 중이다. 상대전적은 19승19패가 됐다. 맞수이고 숙명의 라이벌인 두 기사다.
▲ 중국 여자 최강 위즈잉 7단은 3명의 중ㆍ일 기사들을 꺾은 후 한국의 최정 9단에게 막혔다.
우승을 확정한 최정 9단은 "너무 기쁘고, 이번 우승은 더 의미가 있게 느껴진다.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서 이길 수 있었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약간은 울먹이듯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말했다.
이어 ""최근에 결과를 떠나 내용적으로 리듬을 잃기도 하고 흔들리기도 했는데 옆에서 도와주셔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우승할 수 있어서 의미가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국기원 정동환 경영사업총괄 본부장이 우승한 최정 9단에게 시상했다.
최정 9단의 세계대회 우승은 2회 오청원배 이후 2년 만이다. 2010년 입단한 후 프로 통산 우승 횟수는 21회로 늘었다. 국내대회가 14차례, 국제대회가 7차례다.
중국바둑협회와 푸저우시인민정부가 주최하는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는 김채영 6단, 최정 9단, 저우홍위 6단, 최정 9단 순으로 우승하고 있다. 한국 3명, 중국 1명이다.
▲ 서울 한국기원 4층 대회장의 최정 9단.
▲ 중국 푸저우 오청원바둑회관 대회장의 위즈잉 7단.
▲ 96개월 연속 한국여자랭킹 1위 최정 9단(한국랭킹 18위).
▲ 16개월 연속 중국여자랭킹 1위 위즈잉 7단(중국랭킹 59위).
▲ 최정 9단이 3연패 중인 궁륭산병성배는 작년과 올해 열리지 않았다.
▲ 위즈잉 7단은 지난 3월에 열렸던 센코컵을 3연패했다.
▲ 올해 전적 67승27패(한국여자리그 19전 19승).
▲ 올해 전적 26승9패( 중국여자리그 13승1패).
▲ 오청원배가 네 번 열린 동안 세 차례 결승에 올랐고 두 번째 우승을 이뤘다.
▲ 위즈잉 7단은 전기 결승에서도 1승 후 2패로 우승을 놓친 바 있다.
▲ 올해 대국수 100국을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 다음주에는 국수산맥 세계프로최강전에 출전한다.
▲ 숙적을 꺾고 명실공히 세계여자둑계의 최고봉에 올랐다.
▲ "오청원배를 다시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은데 다 말하지 못해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응원해 주신 팬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