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일이다 한 열흘 정도만 들리지 않아도,소식 뜸한 벗처럼 그립고 생각난다. 통영은 그런 곳이다. 겨울이 지나가는 동안 통영에 들리지 못했다 천지에 봄기운 퍼져나가는 지난 주말 그리움 내려놓으러 통영을 향해 달렸다.
활어시장과 중앙시장을 구경하고 간만에 충무김밥이 먹고싶어 문화마당 맞은편에 있는 한일김밥집으로 가는데 못보던 알림판이 서있다.
지난해 강구안 푸른골목가꾸기 현수막도 보았고 문화마당에서 열리는 행사도 보았지만 예사로 지나쳤는데..
골목안으로 들어가보다.
통영이 낳은 음악가 윤이상, 베를린에서 그는 고향이 그리웠을 지 모른다.
나도 무척 좋아하는 백석시인. 평북정주가 고향인 그는 사랑하는 첫사랑의 여인을 찾아 충무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실연의 아픔을 시로 남겼다. 그녀의 이름은 '난이'였다
석냥간! 대장간이 바로 곁이다.
쇠를 다루는 화로의 불은 까져있지만 대장간주인은 무언가 작업에 열심이다.
카메라를 들고 서성거리는데 호미를 들고 온 손님이 찾아왔다.
김춘수시인의 대표작 '꽃'이 음식점곁에 붙어있다.
이중섭화가의 그림을 가게간판으로 쓸 수 있는 통영사람들!!
하룻밤 편안히 쉴 수 있다는 뜻인지..여관건물에 붙어있는 멋진 간판.
생긴 지 얼마되지 않은 듯...깔끔하고 산뜻한 게스트하우스건물.
블루베이에 묵어본 블로그들이 올린 글에 의하면 주인장은 친절하고 내부시설은 깔끔하며 1인당 숙박료는 2만원이다. 짧은 골목을 나서면 문화마당, 중앙시장, 활어시장, 동피랑마을, 남망산공원이 바로 곁이다.
시골고향의 푸근한 인정이 토종 우리말로 표현된 그의 시앞에 서서 나도 한참동안 옛날 생각에 잠겼다. 법정스님께 전재산 천억을 기부하여 길상사를 세운 백석의 연인, 고 김영한(자야)은 '천억보다 백석의 시 한 줄이 더 낫다'고 했으니 그들의 사랑도 사랑이려니와 백석은 진정 멋진 시인임에 틀림없나보다.
골목끝에 지난해 프랑스조각가들이 만든 이중섭물고기 조각상이 서있다. 바로 앞은 문화마당. 바로 곁에는 한일김밥집.
지난해 있었던 김춘수시인의 추모제현수막이 아직도 걸려있다.
이미지의 시인 김춘수... 박경리, 유치환, 김상옥, 윤이상, 이중섭, 전혁림..... 뛰어난 문인,음악가, 화가들이 통영의 신비한 아름다움에 녹아들었다.
골목구경을 끝낸뒤 한일김밥집에서 충무깁밥을 먹고 강구안 바다를 만나다. 봄은 어구를 손보는 어부들의 손길에도 묻어있다.
문화마당 터줏대감인 커피아줌마가 타주는 커피 한잔을 들고 바닷가에 앉아 봄이 내려앉은 바다와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다.
남망산공원도 보이고....
물을 가르며 힘차게 출항하는 배. 갈매기의 날개짓. 그리고 내마음에도 이미 봄은 한가득이다.
동피랑이 멀리 보인다.
통영! 그리운 곳..
오랫만에 먹어보는 충무김밥이 여전히 맛나다. |
출처: 하늬바람 원문보기 글쓴이: 수선화
첫댓글 애들데리고가보고싶었는데,잘정리해주셔서
많은도움이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