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진이 불을 껐다. 아마여류 대 아마시니어의 중간스코어는 6 대 6 다시 타이. 신기하게 다시 균형을 잡는다. |
이유진과 박영진은 아군이면서 적이다.
아마추어 바둑리그인 내셔널바둑리그에서 두 사람은 같은 팀(대구덕영)이지만 제7기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아마대항전에서는 아마여류팀과 아마시니어팀 소속으로 나뉘었다.
평소 박영진은 이유진을 만나면 같은 팀 동료이자 바둑계의 대선배로서 “즐겁게 사는 게 좋은 거야~”라면서 승부에 너무 지치지 않도록 따뜻한 한마디를 해주곤 한다.
공교롭게도 이유진은 지지옥션배에서 박영진의 4연승 저지 임무를 띠고 나왔다. 오는 7월 여류입단대회를 준비하는 이유진은 유력한 입단 후보로 꼽힐 정도로 강자다. 아마여류팀은 이유진에 기대가 컸다.
이유진은 박영진과 한 번도 바둑을 두어 본 적이 없었다. 이번 대회에 박영진이 연승을 거두면서 아마여류팀에 빨간불이 켜지자 이유진은 박영진의 기보를 연구했다. 그러곤 결론을 내렸다. ‘잘 무너지지 않는 바둑이구나.’
4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2국에서 이유진은 서두르지 않고 노련한 반면 운영을 보이면서 282수 끝에 흑으로 10집반승을 거뒀다. 여유 있는 집 차이였다.
큰 집차이가 난 데는 박영진의 좌변 수읽기 실수 탓이 컸다. 중반까지는 서로 팽팽했는데, 좌변 박영진의 진영에서 패가 났다. 이유진이 즐거운 패. 이유진은 패의 대가로 우중앙 제공권을 차지했다. 중앙은 워낙 컸다. 이유진은 한 번 우세를 잡자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판을 ‘닦았다’.
이로써 다시 중간 스코어는 6 대 6이 됐다. 아마시니어팀 3명(김희중, 박성균, 조민수)과 아마여류팀 3명(이유진, 김여원, 김수영)의 대결로 좁혀졌다.
이어지는 제13국에는 아마시니어팀에서, 프로기사를 은퇴하고 아마추어로 복귀한 김희중이 나선다. 김희중은 내셔널바둑리그에서 시니어부문 승률 1위를 달리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인다.
제7기 여류 대 시니어 아마연승대항전은 각 팀 선수를 작년 8명에서 9명으로 늘렸고, 시니어 나이 자격 기준을 45세 이상에서 40세 이상으로 낮췄다. 그간 아마추어 여류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점을 고려했다. 이번 아마시니어팀은 조민수, 김정우, 장시영 등 전국대회에서 이름을 드날리는 선수들로, 아마여류팀은 랭킹 상위자들과 송예슬, 김여원, 이선아 등 전국체전 지역 대표 출신으로 팀을 꾸렸다.
제한시간은 10분 40초 초읽기 3회. 우승 상금이 1000만원이며 준우승 상금이 300만원이다.
출전 선수 명단 (중간스코어 아마여류 6-6 아마시니어) [시니어팀] : 조민수, 박성균, 김희중 / 장시영(1승), 김정우(1승), 김세현(1승), 최호철, 박강수, 박영진(3승) [여류팀] : 김수영, 김여원, 이유진(1승), / 강다정, 전유진(1승), 이선아(1승), 송혜령(3승), 김현아, 송예슬
▲ “오늘도 열심히 두겠습니다.” 대국 전 각오를 밝히던 박영진.
▲ 박영진의 연승행진은 ‘3’에서 멈추었다.
▲ 이유진은 매우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 아마시니어팀 김희중과의 대결이 기대된다.
▲ 이유진의 착수.
▲ 박영진의 착수.
▲ 심각한 표정의 박영진.
▲ 표정의 변화가 없는 이유진.
▲ 아마여류 대 아마시니어 중간스코어는 다시 타이를 이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