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과 9월의 시작이 맞물린 30일부터의 ‘광주 빅뱅’ 3연전에 야구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2프로야구가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숨막히는 1,2위 쟁탈전을 벌여온 기아와 삼성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양팀은 순위경쟁외에도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킨 인연을 만들고 있어 관심거리를 낳고 있다.
기아와 삼성은 28일까지 1.5게임 차이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주말 3연전이 순위싸움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아는 홈에서 열리는 삼성전에서 그간의 팀간 성적 열세(5승8패)를 만회해 선두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삼성은 최근의 투타에 걸친 상승세를 기반으로 내친김에 순위를 뒤엎겠다며 기분좋은 반란을 꿈꾸고 있다.
양팀간 대결은 한국 프로야구의 양대산맥인 이종범과 이승엽의 맞대결에 초점이 맞춰진다. 둘은 맞수지만 최근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최근 광주 한화전에서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2경기 연속 결장했던 이종범이 오기투혼을 내세워 제 컨디션을 찾을지가 변수다. 삼성은 이승엽이 8월말부터 뽐내고 있는 불방망이에 굳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대학후배 김상훈(기아)의 대표발탁을 위해 소변샘플에 약물을 투입했다는 말을 해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삼성 진갑용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자신이 직접 약물을 복용했다고 공식 인터뷰에서 다시 말을 번복했지만 진의 여부가 여전히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데다 그가 배려해 줬다는 김상훈과의 어색한 만남이 이뤄진다.
23명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명단에 나란히 오른 김에 둘간의 포수 지존 대결이 누구의 승리로 돌아갈지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몸에 맞은 공으로 악연을 만들어 온 임창용(삼성)과 루디 펨버튼(기아)의 만남도 눈을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 20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삼성 임창용의 빈볼에 맞아 마운드까지 뛰쳐나가 결국 퇴장명령까지 받았던 펨버튼은 지금 임창용을 벼르고 있다. 삼성으로서는 임창용을 위한 경호원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는 삼성과 기아의 주말 3연전.벌써부터 빛고을 광주가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