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긍석, 나들이 24-8, 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저번에 산 가고 싶다고 하셨죠?"
"그렇지."
"제 스마트폰 보실래요? 보니까 군산에는 나들이 갈만한 산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산에 가려면 서천까지는 가야 할 것 같아요.
서천에 산이 조금 있는데, 나들이 가기에 가장 좋아 보이는 희리산이 있더라고요."
"서천이 먼가?"
"그렇진 않아요. 바로 군산 위에요."
"그럼 좋아. 계곡도 있어?"
"네, 있기는 한데, 경사가 있어서 발을 담그거나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최근에 비가 별로 안 와서 물도 별로 없을 것 같아요."
"난 괜찮아."
점긍석 씨와 희리산에 다녀오기로 했다.
정말 오랜만에 점긍석 씨가 먼저 직원에게 나들이 장소를 제안했기에,
당사자가 제안한 나들이 가능하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충분히 묻고 의논했다.
서천 희리산으로 향했다.
저번 주와 마찬가지로 날이 상당히 더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늘이 많아 그리 덥지는 않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계곡이 보이는 곳은 점긍석 씨의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직접 두 눈으로 계곡을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생각보다 물이 많았던 덕에 먼 거리에서도 물 흐르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아, 좋다."
"여기는 좀 덜 덥죠? 저는 바다나 강처럼 탁 트인 곳보다는 이런 계곡 있는 숲이 좋더라고요."
"나는 둘 다 좋아."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네요."
"좋다. 이제 많이 봤으니까 차 마시러 가자."
점긍석 씨와 휴양림 코스를 한 바퀴 돌고 근처 카페에 들렀다.
"산도 제법 괜찮은 것 같아요. 햇살 좋은 날은 바다나 강도 좋지만, 이렇게 더운 날은 이런 숲이 좋죠."
"맞아."
"점긍석 씨가 좋은 제안 해 주셔서 저도 좋은 나들이 했네요.
이번처럼 언제든지 나들이 하고 싶을 때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알았어."
점긍석 씨와 숲 나들이 마쳤다.
단순한 나들이로 거들지 않고 당사자의 희망, 계획, 필요에 따라 계획한 나들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앞으로도 점긍석 씨와 과업을 구실로 나들이에 관해 묻고 의논하면 좋겠다.
점긍석 씨의 세상이 조금씩 더 넓어져 가기를 바란다.
2024년 8월 14일 수요일, 구자민
당사자의 희망 계획 필요에 따라 살아야 자기 삶을 산다고 할 수 있지요.
점긍석 씨의 희망 계획 필요가 늘어나니 반갑고 고맙습니다.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