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마다 전통적인 팀컬러가 있다. 삼성은 화끈한 공격야구, LG는 젊은 선수들이 펼치는 신바람 야구, 두산은 발야구. 그리고 SK는 외계인 야구. 지난주 삼성과 LG는 오랜만에 그들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삼성의 홈런포는 뻥뻥 터졌고, LG의 젊은 선수들은 훨훨 날았다. 반면 두산과 SK는 전혀 그들답지 못했다. 특히 선수단이 집단으로 라식수술이라도 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인 SK의 부진은 쇼킹했다. 언제나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는 팀이 승리하는 법. 삼성은 삼성답게, LG는 LG다운 야구를 해라. 그러면 이길 것이다. 이게 지난 주 프로야구가 주는 교훈이다. 27일 SK전에서 삼성 최형우가 7회말 2사 1, 2루의 찬스에서 역전3점홈런을 터트리고 홈인한 뒤 채태인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은 지난 주 최형우와 채태인의 대활약으로 2위까지 올라섰다. (사진=연합) 삼성 라이온즈 (5승 1패) 지난 한주 삼성 타자들이 얻어낸 볼넷은 무려 34개(출루율 .404). 특유의 ‘눈야구’가 절정에 달한 모습이다. 그와 함께 홈런도 9개로 불을 뿜었다. 새로운 삼성의 4번타자 최형우는 3홈런 6볼넷 10타점의 ‘고질라’급 활약. 여기에 채태인(3홈런 8타점)-박석민(3타점)을 더하면 왕년의 이승엽-양준혁-김한수 트리오를 연상케 하는 중심타선 탄생이다(물론 외모만 보면 최형우는 김기태에, 박석민은 스미스에 가깝지만). 그와 함께 신명철(7볼넷)-박한이(5볼넷)도 눈야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박진만의 빈자리엔 김상수(3도루)가 들어가면서 내야진이 급격히 안정을 찾는 모습. 한편 삼성 마운드는 지난주 8개 구단 중 유일한 3점대(3.06)를 기록했다. 6경기 동안 피홈런은 단 1개 뿐. 특히 장원삼은 2차례 등판해 12.1이닝 12삼진 무실점 역투로 혼자 2승, 서서히 돈값을 하는 모습이다. 오승환의 빈자리는 권혁-정현욱-안지만이 돌아가며 1세이브씩 하는 것으로 때우고 있다. 지난주 7회 이후 삼성 투수진의 성적은 17이닝 1실점(ERA 0.53). 돌부처의 부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LG 트윈스 (4승 2패) 지난주 .298의 팀타율로 두산(.324)에 이은 2위. 시즌 초반의 집단 타격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젊은 선수들의 특징인 엉망진창 볼넷:삼진 비율(시즌 1:2)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28볼넷/34삼진). ‘2루수’ 권용관은 .375에 9타점으로 제 8의 전성기. 오지환(2홈런 7타점)과 작뱅(1홈런 7타점)도 여전하다. 이대형(.393 4도루 4볼넷)은 이제 ‘최고 1번타자’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파란 매직으로 쓴 ‘1번’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1번타자가 됐다. 타선과 달리 마운드의 부진은 아쉬운 부분. 주간 팀방어율이 6.32로 두산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로 나빴다. 특히 투구 중 스트라이크 비율이 최하위(59.5%)일 정도로 지나치게 볼이 많은 점이 눈에 띈다. 좀 더 공격적인 승부가 필요해 보인다. 새 외국인 투수 더마트레는 데뷔전 3.1이닝 10실점. 그러고 보니 외국인 투수를 조기교체한 팀 중에 아직까지 재미 본 팀이 없다. 이러다 왈론드(두산)가 알고보니 좋은 외국인 투수였다는 반전이? KIA 타이거즈 (3승 3패) 부상 선수가 들끓는 타선과 믿었던 불펜의 풍비박산. 그럼에도 5할 승률을 맞출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선발 마운드의 힘이다. 양현종과 서재응이 눈부신 역투를 펼쳤고, 윤석민도 빠른 시간 내로 제정신을 차렸다. 다만 새 외국인 투수 콜론은 아직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 KIA의 외국인 투수는 바꿀 때마다 오히려 수준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이닝이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적게 실점하는 투수와, 그냥 이닝만 많이 먹는 투수. 작년의 로페즈가 전자였다면, 올해는 후자다. 게다가 오래 만난 여친처럼 점점 짜증만 늘어가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최고 외국인 투수’라는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지 않길 바란다. 한화 이글스 (3승 3패) 김태완(1홈런 8타점)-최진행(2홈런 5타점) 듀오가 여전한 가운데, 정희상(출루율 .476)이 새롭게 가세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전체적으로 타선보다는 마운드가 힘을 낸 한 주였다. 6경기 52이닝 동안 피홈런은 단 1개뿐. 선발진에선 유원상이, 불펜에선 신인 안승민(5.2이닝 무실점)이 각각 제몫을 해냈다. 특히 안승민은 올해 팀내 입단 신인 중 자신이 가장 먼저 1군에서 활약하는데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안승민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주는데, 한화는 원래 노인을 우대하는 팀이다. 25일 두산전 2회말 1사 1.2루에서 롯데 홍성흔이 3점 홈런을 때리고 홈에서 가르시아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홍성흔은 이 경기를 포함해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사진=연합) 롯데 자이언츠 (3승 3패) 주간 팀홈런 13개. 장거리포가 뻥뻥 터졌지만 아쉽게도 영양가는 별로 없었다(솔로홈런만 9개). 업그레이드된 홍성흔의 활약이 눈에 띈다. 주간 6홈런 13타점에 .833에 달한 놀라운 득점권 타율. 작년 홍성흔이 그냥 커피였다면, 올해의 홍성흔은 TOP다. 김주찬도 3홈런-3도루로 오랜만에 툴 플레이어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주 출루율(.417)과 볼넷/삼진 비율(3:4)은 전혀 그답지 않은 기록. 이대형의 변신에 자극이라도 받은 것일까. 반면 롯데 마운드는 여전히 답이 없다(방어율 6.06). 볼넷을 적게 내주는(17개) 공격적인 피칭은 좋지만 지금처럼 많은 홈런(10개)을 허용해서는 거스름돈이 남지 않는다. 특히 인플레이 타구가 많은 롯데 투수들의 성향상 수비진의 분발은 필수다. 넥센 히어로즈 (2승 4패)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의 최대 과제는 이택근 공백을 메울 중견수 겸 톱타자 발굴과 브룸바를 대신할 4번타자를 찾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둘 다 대성공이다. 새 중견수 겸 톱타자로는 장기영(.319/.373/.442)이, 새 4번타자로는 예비역 유한준(.300/.355/.456)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도 장기영(.348)은 도루 3개를, 유한준은 찬스 때마다 5타점(득점권타율 .714)을 뽑아내며 자신들의 임무를 다했다. 다만 팀 전체적으로 장타가 거의 없었던 것(홈런 2개)은 아쉬운 부분. 황재균의 컨디션 회복이 절실하다. 투수들은 여전히 볼넷 허용이 너무 많다(25개). 그 좋은 구위들을 가지고 뭘 그리 겁내는지 모를 일이다. 안심하라. 스트라이크를 던져도, 타구가 외야에 설치된 타이어까지 날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두산 베어스 (2승 4패) 주간 팀타율이 유일한 3할대(.324)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10개의 병살타는 중요할 때마다 얼음물을 끼얹었고, 홈런포가 잠잠(3개)한 가운데 장기인 발야구까지 실종(도루 2개/도실 3개)된 모습인 것을. 그나마 다행인 건 재간둥이 정수빈이 부상에서 회복해 팀에 복귀했다는 것. 다음 주부턴 육상부 재건과 타선의 분위기 반전을 꾀해볼 수 있게 됐다. 팀이 공동 2위로 내려앉은 주범은 역시 마운드다. 주간 팀방어율(7.96)은 웬만한 걸작 영화 평점을 능가하고, 특히 경기 초반인 1~3회는 지옥에 가까웠다(ERA 13.50). 피홈런이 무려 15개. 그나마 김선우가 컨디션을 회복하고 임태훈이 점차 선발 보직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위안이다. 이현승의 2군행도 현재로선 위안거리다. 왜냐. 안 봐도 되니까. SK 와이번스 (2승 4패) SK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준 한 주였다. 주초 삼성전 3연패의 충격으로 시작해 그간 ‘밥’으로 여기던 롯데에게도 1패를 당했다. 자신들이 외계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임을 증명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주간 팀타율과 출루율이 모두 최하위. 특히 볼넷(17개)과 삼진(48삼진)의 극명한 콘트라스트는 충격이다. 나주환은 삼진만 무려 10차례 당하는 대굴욕(1볼넷). 한밤중에 특타하는 소리가 벌써부터 인천 방향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영점 잡는데 애를 먹은 건 투수진도 마찬가지. 넥센보다 많은 볼넷(30개)을 허용했다는 점은 충격이다. 특히 시즌초 스파르타쿠스급 혹사에 시달린 정우람의 하락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그래도 SK가 되는 집안인 건, 이럴 때 딱 맞춰 전병두가 돌아왔다는 것. 조범현 감독에게 소화제가 필요한 시기가 돌아왔다. 기록제공 - 스탯티즈(www.statiz.co.kr) http://yagoora.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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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파란 매직으로 쓴 '1번' 센스 죽이네요..ㅋㅋ
신바람야구에 투수력만 받쳐준다면?~~~~~~~~~우승!!!^^
진짜 투수력만 되면 우승권 백프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