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의 저항과 해방
書堂乃早知 (서당내조지) 房中皆尊物 (방중개존물) 生來諸未十 (생래제미십) 先生來不謁 (선생래불알) 서당은 「내조지」며 방안엔 「개존물」이라 생도는 「제미십」이오 훈장은 「내 불알」이라 김삿갓이 한 훈장의 아니꼬운 행실에 화가 나서 서당을 묘사하는것을 빙자하여 화풀이를 한 소위 분변학적(糞便學的) 익살이다. 그럼 같은 수법의 김삿갓의 기지 넘치는 말장난을 하나 더 들어보기로 하자. 年年臘月十五夜 (연년납월십오야) 고전·시가 속의 해학
君家祭祀乃早知 (군가제사내조지) 祭條登物用刀疾 (제존등물용도질) 獻官執事皆告謁 (헌관집사개고알) 이것을 뜻풀이 하면 「해마다 돌아오는 섣달 보름날 밤은 / 그대 집의 제사인줄 이내 알았노라 / 제사에 올린 음식은 칼솜씨가 빨라서 / 헌관과 집사는 모두 있는 정성을 다 하였도다」는 점잖은 시가 된다. 그러나 뜻과 음으로 섞어 읽게 되면 이렇게 된다. 해마다 섣달이면 「십오야」에 네집의 제사에는 「내조지」라 제사에 올린 음식에는 「용도질」을 치노니 헌관과 집사는 모두 「개 고알(공알)」 같도다. 과연 상대에게 화끈한 모욕을 주는 시이다. 그럼 하나만 더 어 보자. 天長去無執 (천장거무집) 花老蝶不來 (화무첩불래) 菊樹寒沙發 (국수한사발) 枝影半從地 (지영반종지) 江亭貧士過 (강정빈사과) 大醉伏松下 (대취복송하) 月移山影改 (월이산영개) 通市求利來 (통시구리래) 「하늘은 길고 길어서 가도 잡을 수 없고 / 꽃은 늙어 나비도 찾 지 않도다 / 국화포기는 찬 모래밭에서 피는데 / 꽃가지는 땅에 닿을 듯이 늘어졌도다 / 강가의 정자에 가난한 선비가 지나다가 / 곤히 취해서 소나무 밑에 엎드러지도다 / 달이 기울니 산그림자도 바뀌었는데 / 장꾼들은 돈을 벌러 오더라」라는 이 몇 가지 주제가 잘 짜여진 김삿갓의 이 시도 소리내어 읽으면 그 음(音)이 한글로 전혀 다른 욕설이 된다. 「천장」에는 「거무집」이 끼고 「화로」에선 「것불내」가 나는구나 「국수」는 「한 사발」이고 「지령」은 「반종지」라 「강정」 「빈사과」와 「대추」 「복숭아」가 있도다. 「워얼리」 「사냥개」야 「통시」 「구릿내」 맡고 오느냐! 김삿갓(金笠)은 1807년 권세가문인 장동(壯洞)김씨집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홍경래란이 터졌을 때, 그의 조부 김익순(金益淳)은 평안도 선천(宣川)의 방어사(防禦使)로 있었는데 폭도들이 선천에 이르렀건만 대취하여 잠에 빠져 있었다. 이리하여 김삿갓의 조부 김익순은 삭탈관직을 당하고 후에 직무태만으로 처형되어 그의 일가는 멸문(滅門)되었다. 이에 김삿갓은 비천하게 된 가문에 모멸을 느낀 나머지 집을 떠나 팔도강산을 떠돌며 시로써 세상을 풍자하며 울분을 달랬다고 한다. 방귀 오줌 똥의 생리현상은 김삿갓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고금 고전·시가 속의 해학
의 재담·음담에 있어서 웃음의 묘약이 되어 왔다. 우리 민요 가운데에도 그런 배설물이 소재가 되어 있는 게 많다. 똥요(謠) 강통을 누느라니까 김(金)가가 있다가서는 김을 무럭무럭 내니 박(朴)가가 있다가서는 박에다 담았구나 장(張)가가 있다가서는 장대에 뫼여 드니까 유(柳)가가 있다가서는 누구 먹겠니 하드니 나(羅)가가 있다가서는 내가 먹겠다 하니…… 양반요(謠) 이리치고 저리치고 한강 그물 고기 잡아 먹어치고 양반은 상놈치고 상놈은 기집치고 기집은 개 불러다 똥치고 개는 꼬리치고 서당아이요(謠) 하늘천 따라지 가마솥에 누른밥 딱딱 긁어서 선생님은 개밥그릇에 한 통 나는 한 그릇 선생님은 똥가래 나는 은수저 에이 이놈 잘못 읽는다 총각호래비요(謠) 설혼 셋에 장가가니 앞집에는 못갈 장개 뒷집에는 못갈 장개 앞집에는 궁합 보고 뒷집에는 책력 보고 한 모랭이 돌아가니 까막까치 울고 있고 또 한 모랭이 돌아가니 패랭이 센 놈 오느구나 두 손으로 주는 편지 왼손으로 받아치니 고전·시가 속의 해학 253 [254쪽] 신부 죽은 부고더라 아버님은 돌아가소 저는 댕기 오겠입니더 그 길로 바삐 가니 한 모랭이 돌아서니 곡소리가 진동하고 대문 곁에 들어서니 오늘 오는 새 자형아 큰 방으로 들어가소 또 한 대문 들어서니 오늘 오는 새 자형아 큰 방으로 들어가소 샛별같은 저 요강은 발치다가 밀쳐 놓고 자는 듯이 누웠구나 둘이 비자 지은 비개 혼자 비고 자는 듯이 누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