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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철학자 줄리언 바지니의
생각하는 법을 잃어버린 세대를 위한 역작
“제대로 주의를 기울여 집중하는 사유를 철학에서 되찾아라!”
무지와 편견, 거짓에 중독된 나를 자유롭게 할 12가지 생각 도구
한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오늘날, 단 몇 초면 온갖 자극적인 소식과 마주하게 된다. 질병과 전쟁에 불황까지 겹치며 불가항력적 사태가 지속되는 와중, 수많은 정보가 조작되거나 오류인 채로 SNS상에 쏟아진다. 현대 사회에서는 여러 위기 요인이 겹치며 불확실성이 증폭된다. 당면한 문제나 다가올 위험에 어떤 전문적 의견이나 전망도 의지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에 노출된 현대인이 불안과 좌절, 무기력감에 젖어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몰입과 성찰에서 멀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 위기의 급류에서 혼란한 우리의 삶을 깨울 방법이 필요하다. 영국에서만 10만 부 이상 판매된 『세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How World Thinks)』의 저자 줄리언 바지니는 현재를 ‘생각 상실의 시대’로 진단한다. 그는 제대로 주의를 기울인 사유만이 우리를 현대 사회의 혼돈과 불안으로부터 해방하리라고 말하며 철학에서 해법을 찾았다. 『해방하는 철학자』에서 저자는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정치나,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계발이나 성공을 도모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적용되는지까지도” 보여주고자 했다. 이를 위해 수천 년간 인생의 답을 찾으려 연마해 온 철학자들의 사상을 바탕으로 12가지 생각법을 집대성했다. 단순한 철학 지식의 전달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을 통해 파편적이고 휘발되는 정보에 더는 매몰되는 일 없이, 올바르면서도 균형 잡힌 판단을 위해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그렇게 ‘철학하는 습관’으로 나아가다 보면 이윽고 품격 있는 삶에 다다를 것이다.
저자 소개
줄리언 바지니
(Julian Baggini)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이자 비평가,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이브닝헤럴드》)인 줄리언 바지니는 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작가다. 런던대학교에서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7년 창간된 계간지 《철학자 매거진》의 공동 발행인이자 책임 편집자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옵저버》 등 여러 잡지의 철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영국 왕립철학협회의 학술원장을 역임했다.
낙태 문제에서 테러와의 전쟁, 실존주의까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기꺼이 논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실천적 철학자다. 영국 언론은 바지니를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사회의 수호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대중 철학자답게 홈페이지와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대중과 철학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스무 권 이상의 대중 철학서를 집필했다. 국내에는 『인생 사용자 사전』 『당신의 질문은 당신의 인생이 된다』(이상 공저) 『데이비드 흄』 『위기의 이성』 『진실사회』 『러셀 교수님, 인생의 의미가 도대체 뭔가요?』 등이 출간되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배우고자 하는 열망으로 넓어지는 더 좋은 사유의 세계
들어가며 철학하는 습관으로의 초대
1장 집중 | 좋은 생각이란 주의를 기울이는 데서 나온다
2장 질문 | 당연해 보이는 주장이어도 질문하고 의심하라
3장 연역 | 논증이 타당하고 건전한지 단계별로 점검하라
4장 귀납 | 주어진 사실을 따라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라
5장 언어 | 언어는 우리를 도울 수도 방해할 수도 있다
6장 확장 | 사유의 폭과 깊이의 균형을 맞추라
7장 심리 |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생각하라
8장 통찰 |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여러 각도에서 파악하라
9장 겸허 | 자아의 함정에 빠져 자기 생각에 갇히지 말라
10장 자율 | 혼자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라
11장 연계 | 지식과 정보를 올바르게 연결했는지 점검하라
12장 집념 | 포기하지 않는 성격은 좋은 생각의 원천이다
나오며 중용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배웅
철학 개념 사전
철학자 사전
주
책 속으로
철학은 다른 어떤 학문보다 올바르게 사고해야 할 필요 자체에 주력하는 유일한 학문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다른 모든 학문에는 의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도구가 있다. 과학자에게는 실험이, 경제학자에게는 자료가, 인류학자에게는 참여 관찰이, 역사학자에게는 문서가, 고고학자에게는 유물이 있다. 하지만 철학자를 위해서만 특별히 저장해 둔 특수 정보란 없다. 철학에는 의지할 도구가 없는 셈이다. 다만 철학자들은 어떤 안전망도 없이 생각하는 독특한 능력을 배운다. 전문 지식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더 나은 사유를 하는 방법을 원한다면 철학보다 더 나은 모델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_12쪽~13쪽, 〈들어가며 철학하는 습관으로의 초대〉
또 한 가지 이 책이 ‘명석한 사고’를 가르쳐주는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제대로 사유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철학자처럼 생각해 보라는 권유를 하면서 그 과제가 어렵다는 사실을 숨긴다면 그건 정직하지 못하다. 사유가 어렵지 않다는 식으로 사탕발림이 지나치면 결국 영양분 없는 싸구려 과자를 집어 먹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시간에 쫓기는 관심 경제 체제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싸구려 지식의 유혹을 받는다. 우리는 지름길, 시간 절약, 인지 가속기를 원한다. 이러한 사유는 지나치게 빨리 효용의 한계에 도달한다. 그 바람에 쓸모없다며 잘라내 버린 것들로 인해 오히려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싸구려 지식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통째로 잘라버려야 한다. 사유를 지금보다 더 쉽게 하려 들지 말고 제대로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_15~16쪽, 〈들어가며 철학하는 습관으로의 초대〉
질문을 던지는 행위를 본래 부정적으로 여기는 까닭은 아마 회의론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의문 제기’는 의심하고 문제를 설정하는 행위다. 의심과 문제 설정을 위한 질문은 철학 교육에서 장려된다. 하지만 나쁜 논증에 주의를 기울이는 데 온통 정신을 쏟다 보면 자신이 찾아낸 증거에 정신이 팔려 좋은 논증까지 놓칠 수 있다. 잘못된 것만 보다 보면 정작 올바른 것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법이다.
예를 들어, 나는 유기농 식품이 우수하다는 주장에 항상 의구심을 품었다. ‘유기농’의 실제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다 보면 개념의 결함과 한계가 훤히 드러난다. 유기농과 비유기농을 구분하는 기준은 자연에서 났는지가 아니다. ‘유기농’이라는 라벨의 사용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개발한 기준에 따른다. 어떤 농부가 유기농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이웃과 똑같은 방식으로 농사를 짓더라도 인증 비용을 내지 않으면 그 식품은 유기농이 아니다. 같은 이유로 일부 식품은 100퍼센트 유기농 재료로 만들었지만 법적으로 유기농이란 라벨을 붙일 수 없다.
_54~55쪽, 〈2장 질문 | 당연해 보이는 주장이어도 질문하고 의심하라〉
도덕적 동정심에 대한 합리적 정당화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흄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고 나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아직 그 누구도 도덕성에 관해 순전히 합리적인 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통을 인식하는 능력이야말로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도덕적 동정심이 아예 없다면 아무리 설득한다고 해서 그것을 느낄 수는 없지 않겠는가.
_198~199쪽, 〈6장 확장 | 사유의 폭과 깊이의 균형을 맞추라〉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이 육식은 환경을 파괴한다고 주장한다. 육류는 식물과 비교했을 때 같은 칼로리를 생산하기 위해 항상 더 많은 토지가 필요하므로 육식은 비효율적인 자원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자명한 사실처럼 보이며 중요한 단서다. 이 문제가 그렇게 자명하다면 지적인 사람이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자비의 원칙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질문해야 한다. 생각이 깊은 육식 옹호자들이 이 주장에 대응하는 논증을 갖추고 있지 않을까?
논증은 있다. 고기를 생산하는 동물을 기르는 많은 방목지는 사실 경작에 부적합하다. 동물은 인간이 먹을 수 없는 식품 폐기물을 먹이로 삼을 수 있다. 이 반론은 환경을 위해 우리 모두가 채식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좋은 논거가 될 수 있다. (동물 복지는 또 다른 문제다.) 그러나 육식 옹호자 역시 자비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을 겨냥한 최악의 논거에 대해서는 승리를 거두었을지 모르지만 최고의 논거에 맞붙어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적어도 일반적인 육류 산업은 사람도 먹는 식물을 생산할 수 있는 토지에서 사료를 길러 가축들에게 주고 있다. 그러므로 육류 산업 일반에 대한 옹호론은 분명 성립될 수 없다.
_256~257쪽, 〈8장 통찰 |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여러 각도에서 파악하라〉
그레일링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철학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만용입니다. 철학자라는 칭호는 당신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 때 다른 누군가로부터 듣게 되는 칭찬의 말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철학을 한 번도 공부해 본 적도 없고 가르쳐본 적도 없으며 대학 근처에는 발걸음조차 하지 않았던 사람들 중에 진정한 철학자가 많습니다.” 반대로 전문으로 철학을 가르치는 선생들 중에는 철학자가 전혀 아닌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 철학자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철학자가 되어가는 일이다. 그러려면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 절대로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 절대로 안주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말이 절망스럽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평화로운 안주가 무엇을 뜻하는지 누구나 안다. 안주는 죽음이다. 불안하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뜻이다.
_376~377쪽, 〈12장 집념 | 포기하지 않는 성격은 좋은 생각의 원천이다〉
직장을 때려치워야 하나, 아니면 그냥 다녀야 하나? 직장을 관두는 선택의 결과는 대개 불확실한 반면 직장을 그만두지 않을 경우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비교적 확실하다. 직장이 괜찮다면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직장이 정말 싫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만두었을 때의 불확실성이 커다란 재앙도 아닌데 왜 그만두지 못할까? 답은 간단하다. 불확실성 자체가 두렵기 때문이다. 철학은 불확실성에 과도한 불안을 느끼는 불확실 공포를 길들이는 데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철학은 답을 제시하더라도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다. 철학은 불확실성을 감내하고 사는 기술, 최종적인 답 없이 사는 기술,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사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위대한 교사다.
_381쪽, 〈12장 집념 | 포기하지 않는 성격은 좋은 생각의 원천이다〉
대답이 없을 수도 있는 질문을 던질 준비를 하는 것, 절대적인 확실성 없이 명확성을 더욱 추구하는 것, 올바른 대답을 얻기보다 실수를 고칠 준비를 하는 것을 포기로 여겨서는 안 된다. 장 폴 사르트르의 말에 따르면 “어떤 일에 착수하기 위해 반드시 희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삶은 어떤 보장도 주지 않기 때문에 보장이 없어도 행동에 나서야 한다. 시도를 해보기 위해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믿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패가 불가피하다는 것만 믿지 않으면 된다.
_395쪽, 〈12장 집념 | 포기하지 않는 성격은 좋은 생각의 원천이다〉
이 책의 모든 조언은 대부분 주의력의 실천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증거에 주의하기, 중요한 것에 주의하기, 추론 단계에 주의하기, 말하지 않은 가정에 주의하기, 사용하는 언어에 주의하기, 다른 전문가나 학문이 기여해야 하는 바에 주의하기, 정신의 속임수에 주의하기, 자신의 편견과 기질에 주의하기, 자신의 자아, 더 넓은 그림, 거대 이론의 유혹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상은 대단히 많다.
_401쪽, 〈나오며 중용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배웅〉
출판사 서평
*** 영국 왕립철학협회 학술원장 역임 ***
***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최신작***
“끝없이 흔들리는 삶으로 기꺼이 뛰어들어라!”
‘영국 대중이 가장 사랑하는 이 시대의 철학자’
줄리언 바지니가 건네는 철학하는 습관으로의 초대
우리는 각종 음모론, 기후 위기에 대한 찬반 논란, 백신 회의론, 가짜 치료법, 종교적 극단주의가 판을 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은 진정 이성을 잃은 것인가? 시대마다 등장하는 걱정이지만, 오늘날 그런 탄식은 더 크고 암울하게 들린다. 여기저기 떠도는 단편적이고 맥락 없는 지식과 정보로는 위기를 타개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역사 속에서 경험으로 배웠다. 저자 줄리언 바지니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바르게 생각하는 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내고자 지난 수천 년 동안 ‘사유의 전문가’였던 철학자들에게서 답을 찾았다.
영국 언론이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사회의 수호자”라고 평하는 바지니는 철학자로서 대중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보기 드문 실력의 소유자다. 현재까지 스무 권 이상의 대중철학서를 집필하며 철학과 대중을 이으려 노력한 그는 기후변화, 팬데믹, 정치 양극화, 전쟁, 인종차별, 낙태 등 현실에 맞닿은 사회 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실천적 철학자이자 비평가이기도 하다. 『해방하는 철학자』에서 저자는 세계의 진상을 더 명료하게 이해하고 후회나 부정적 결과를 줄이는 판단을 내리며 미래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힘은 바로 ‘철학’에 있다고 주장한다. 삶의 혼란함을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하라고, 철학을 토대로 한 지적 자유와 용기라는 무기를 들고 기꺼이 맞서라고 종용한다.
“싸구려 지식의 유혹을 끊어내고, 생각하는 근육을 단련하라!”
쉽고 빠른 효율만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지적 빈곤,
더 나은 생각은 ‘쉬운’ 길이 아니라 ‘제대로’ 가는 어려운 길에 있다!
이 책이 다른 ‘현명한 생각’에 관한 책들과 구분되는 점은, ‘제대로 생각하는 것’의 어려움을 감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어려움을 모른 척하면 독자를 ‘좋은 생각을 위한 습관’으로 초대하는 일은 진정성을 잃는다. 줄리언 바지니는 “사유가 어렵지 않다는 식으로 사탕발림이 지나치면 결국 영양분 없는 싸구려 과자를 집어 먹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라고 말한다. 요령과 지름길은 유혹적이다. 하지만 그 길에서 사고는 금세 한계에 부딪힌다.
훌륭한 사유의 열쇠를 요약하자면 바로 결론으로 건너뛰지 말라는 것이다. 두 손과 두 발로 차근차근 짚어가며 결론까지 나아가야 한다. 모든 걸음을 천천히 점검하면서 전진하다 보면 생각하는 근육이 길러진다. 온갖 약속이 신속하고 재빠르게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생각만큼은 천천히 힘들게, 쉽게 하지 말고 ‘제대로’ 해야 한다. 다만 이를 위해 꼭 공자나 칸트의 천재성을 완전히 이해하려 철학자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은 위대한 인물들을 단지 모방하려는 시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생각법을 익히면 되므로 너무 어렵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것만으로 최선의 자신에 도달할 수 있다’라는 현실적인 희망을 품어 보자는 저자의 말은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다.
“당신은 세상을 읽고 이해하는 지혜를 소유하고 있는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비트겐슈타인까지
수천 년 철학사가 날카롭게 벼려낸 12가지 생각 도구
유명 철학자 위주로 소개하는 데 그치는 보통의 철학서와 달리, 이 책은 근현대의 철학자들까지 넘나들며 그들의 핵심적 사유를 적재적소에 명료하게 풀어낸다. 또한 저자가 철학계간지 발행인으로 20년간 동시대 철학자 58인을 인터뷰한 내용까지 담아내었기에, 지금 우리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절실하지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가장 최근의 견해까지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저자는 특정 철학자나 철학 사조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공정한 관점을 유지한다. 좋은 사유의 기술과 태도를 보여주는 철학자를 인용한 뒤에, 그를 보완하거나 반박하는 다른 철학자의 입장을 가져와 논의의 폭과 깊이를 확장한다.
저자는 이렇듯 철학자의 사유 자체를 끈질기게 탐구한다. 철학이 세상을 읽고 이해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철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거나 교양을 뽐내기 위한 방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에 저자는 철학자의 12가지 사유 원칙을 정립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데 무기로 삼기를 권한다. 우선 제대로 생각하기 위한 첫 단추인 ‘집중’을 통해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를 갖추고 당연하게 여기던 주장일수록 ‘질문’을 던지며 의심해 보기를 요구한다. 이어 철학적 사고의 기본적인 도구인 ‘연역’과 ‘귀납’의 유용성을 사례로 풀어내고, 오해와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일상의 ‘언어’ 사용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를 권한다. 또한 제각기 다른 정보를 올바르게 ‘연계’하는 한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통찰’을 기르기를 바란다. 자의식에 갇히지 않도록 ‘겸허’하고 ‘자율’적이기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갖추기를 격려한다. 이 사유의 길을 나아간 끝에 “우리 시대의 혼란에 맞설 성찰(사라 베이크웰)”을 얻어 철학이 스며든 태도로 삶을 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