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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주바라기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화
▲ 강신욱 목사 |
“난 목사에요”
단호한 대답에 질문이 무색해졌다. 일주일 중에 6일을 의사의 모습으로 살고 하루를 목사로 살아가지만 자신은 언제나 목사라고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회방법이다. 교회법으로 목사는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미국내 KMC소속교회는 모두 '교리와장정'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 법은 바뀌어야 해요. 특히 미국에서는 일하지 않고 목회하기가 힘들어요. 90%가 50명 미만 목회를 하고 있지요. 4식구가 살아가려면 4천불정도 필요한데 500불 정도 받고 목회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300불 받는 이들도 있어요. 임대료내고 각 종 세금내려면 목회만으로는 생활이 안되요. 페인트 칠하고 사무실이나 아파트 청소같은걸 풀타임으로 하면 2천불 정도 받는데 이것도 일종의 이중직이자나요?”
현실론이다. 이중직을 금지하는 이유가 목회에만 전념하라는 의도이지만 목사라는 타이틀만 가지고 ‘딴 짓(?)’하는거 막자는 취지가 강하다. 목회는 안하면서 은급비 혜택을 받게 되는 경우를 막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그러나 목회자의 생활을 교단이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 법은 ‘해주는거 없이 살길만 막는’ 악법의 소지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아르바이트’하는 목사가 적지 않은데 목회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목사의 아르바이트를 문제삼은 일에 대해서 들은적이 없다. 강목사는 이부분에서 현실을 중요시 했고 목회를 위한 세상일의 가능성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천막을 짜던 바울같이 말이다.
그렇다면 왜 의사가 되었을까?
강신욱 목사는 UCLA 재학중 87년에 개척했던 교회를 정용치 목사에게 물려주고 그의 나이 40세가 되던 89년에 로마린다 의과대학에 들어가서 98년에 졸업했다. 그 사이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에서 5년간 M.div도 했다. 두 가지 공부를 동시에 한 것이다. 레지던트를 마치고 목회도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목사이자 의사가 되어 12년째 목회하고 있는 것이다.
목사가 병을 고친다.
“의사가 되고 보니 인간이 뭔지 알았어요, 먹어야 하고 잠자야 하는 연약한 존재인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의사가 다 고칠 순 없더라구요. 모든 병은 목사가 고치는 거에요.
질병의 70%가 정신으로부터 옵니다. 정신의 병은 영으로부터 온거구요. 영이 고쳐지면 정신이 건강해지고 정신이 건강해지면 육체가 건강해지는 법입니다. 말씀과 기도와 성령으로 사람을 고치는거드라구요”
그가 목사 되기를 거부했다가 다시 목사가 된 이유이다. 의사가 되고 보니 목사야 말로 인간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진정한 의사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의술을 목회와 접목시켰다.
“예수님도 육체적으로 먼저 접근하시며 영을 고치셨습니다. 의사로서 환자에게 다가가 육을 고치며 그의 영과 혼을 케어할 수 있는 목회방법이지요”
강신욱 목사는 이어 인간의 근원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것은 의학이라기 보다는 물리학에 가까운 설명이었다. 그는 사운드웨이브(sound wave, 파동)를 예로 들면서 하나님의 창조를 설명했다.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말씀’으로 하셨지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실 때 큰 나팔소리와 천사들의 ‘호령’ 가운데 오실 것(마 24:31; 살전 4:16)이라고 했자나요? 말씀이나 호령은 사운드 웨이브 즉 파동입니다. 파동으로 여리고 성이 무너지고 에스겔의 마른뼈도 살아났습니다”
에너지는 형상마다 또는 종류마다 진폭을 달리하여 잠시도 쉬지 않고 진동하는데 그것을 우리는 파동이라 말한다. 물질의 근본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단단한 그 무엇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동하는 에너지 즉 파동이란 사실이다. 강목사는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으며 스스로 물었던 부활의 비밀을 이 파동이론에서 찾은 듯 했다. 하나님의 역사를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것이다.
“내일이 부활절입니다. 하나님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셨지만 우리를 부활시키실 때는 유(有)에서 유(有)를 만들어 내실 것입니다. 뼈 한 조각에도 그 사람의 DNA가 있어서 존재의 지도를 알아낼 수 있는데 그것은 없어지지 않아요. 자연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게 되는데 아마 하나님께서는 사운드 웨이브, 즉 주께서 부르심으로 파동에 의해 우리를 살리실 것이라 믿습니다. wonderfully, fearfully!! 천지를 말씀으로 지으신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다시 살리실 것이라 믿어요”
강목사는 동정녀도 임신할 수 있다면서 난자에 파동을 주면 분열할 수 있음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등동물가운데 난자하나만 가지고 파동, 광선 등에 의해 임신이 되는 동물도 있다는 보충 증거를 내놓기도 했다. 어려운 얘기였다. 전문용어를 영어로 마구 풀어나갔기에 모두를 알아 들을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알아챌 수 있었다.
“인간이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죽는것도 너무 쉽게 죽어요. 사는게 기적이고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가 너무 크구나...
의사가 되고 보니 하나님의 은혜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전도하기 위해 진료한다
“여긴 전도하러 나와 있는거에요. 이번 주에도 3명의 학생들을 전도해서 교회에 나오기로 약속했습니다. ”
“먼저 예수 믿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대부분이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당신 참 배짱좋다. 어떻게 생명의 주요 창조주이신 예수를 안믿고 사냐’고 하지요. 예수 안 믿는 당신 참 멍텅구리다 라고 핀잔을 줘요.
그래도 화를 안내요. 그러면서 ‘여기 볼펜한자루가 있는데 만든사람 없이 저절로 이게 여기 있을 가능성이 몇%냐? 0%아니냐. 그런데 하물며 당신이 여기 있는게 저절로 된게 아니지 않느냐. 당신이 태어난게 기적이고 예수 믿는게 기적이고 천국가는게 기적이다.’ 하고 환자의 마음을 자극하면서 복음을 전하지요.”
그러면서 강목사는 기자앞에 조그만 전도지를 내민다. 마음이 열린 환자들에게 슬쩍 내밀어 읽어보게 한 후 결신하게 한다는 것이다. 몸이 아픈 상태에서 의사에게 절대 의존하는 환자로서는 의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크게 다가 올것이다. 병이 깊은 환자라면 내세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어서 이 상태에서 전해지는 복음은 꽤 효력이 있을 것 같다.
강 목사는 이런 방법으로 환자들을 전도했다. 그가 담임하고 있는 생수의강 교회 출석교인의 70%가 그렇게 전도되었다니 꽤 괜찮은 전도방법이다. 현재 대학부만 100여명 모인다고...
“유학생들 99%가 불신자랍니다”
예수 믿지 않는 유학생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알되된 강목사는 요즘 전도지를 만들어서 대학생선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 UCLA에 캠퍼스선교팀이 20개 정도 있는데 감리교 팀은 하나도 없다고 안타까워 하면서 매주 수요일은 오후 1시에 병원문을 닫고 대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학원선교에 대한 교단차원에서의 지원이나 의지가 없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강목사는 부목사3명, 협동목사 1명, 음악전도사 1명, 청년사역자 1명 등 6명의 사역자들과 함께 생수의강교회에서 담임자로 목회하고 있다. 생수의강교회는 병원에서 멀지않은 올림픽 블러바드에 위치해 있으나 교인이 늘어나면서 위치를 옮겨 8천스퀘어피트(약 220평) 크기 3백석 규모로 새롭게 건축중에 있다.
“내 나이 60이 되던 2년전에 은퇴시 까지의 10년동안 4천명 교회 만들자는 다짐했었는데 생각을 바꿨어요. 한 영혼이 중요하다. 한영혼에 집중하자 하는 다짐을 스스로에 합니다”
▲ 환자들을 전도하거나 학원선교에 쓰인다는 전도지. |
국제구호에도 활발한 활동
“목사님께서 지진피해가 났던 아이티에 다녀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구호활동에도 적극적이라는데 그 이야기좀 들려주세요”
“아이티에 갔었지요. 그 외에도 스리랑카 등 재난이 있는 곳에 단기의료선교 형식으로 다녀 오곤 합니다. 지금까지 18개국을 갔네요.”
2010년 1월 12일 일어난 아이티지진은 22만명의 사망자와 30만명의 부상자, 150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대 참사였다. 세계기구들과 아이티정부가 피해복구에 나섰다고 하지만 2011년 현재까지도 10%미만의 복구율을 보이는 등 그 참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진 이후에는 말라리아가 창궐하고 있다.
강 목사는 지진발생 2주후에 굿네이버스와 연계하여 한인 크리스챤 닥터들로 구성된 의료팀을 이끌고 아이티를 찾았다고 한다. 거기서 강목사는 그들의 비참함을 보고 너무나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시체를 안치우니 시체썪는 냄새가 코를 찔러요. 한쪽에선 그것들을 태우는데 그 냄새는 정말....그렇게 방치하다가 산쪽에 가져다 묻더라구요. 반 타다 남은 시체를 개가 뜯어 먹는거 보고...야...내가 이런걸 보다니...”
강목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난한 나라가 있어 행복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재물이 있어 행복하고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면허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즉각적인 순종의 삶
경비가 많이 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강목사는 또 이렇게 대답한다.
“하나님이 이런데 쓰라고 돈을 많이 벌게 해주시자나요. 나한테 맡겨서 손해볼 일 없다고 생각하시는거죠(웃음). 주위분들을 통해 채워 주시기도 하고요. 박상준 집사님은 깡통 주워 모은 돈을 가지고 있다가 천불씩 주시기도 하지요. 그런 마음을 다 담아 가지고 세계를 찾아 갑니다.”
자신은 의사생활로 돈을 많이 번다고 했다. 이왕이면 많이 받아서 주님을 위해 많이 쓸 것이라는 소신도 밝혔다. 자식들이 모두 성공해서 잘 살기에 더 이상 인간적인 욕심을 낼 일도 없다고 했다.
강목사는 이 대목에서 눈물을 흘렸다. 환란을 당한 사람들의 참상이 눈 앞에서 재현되었나 보다. 갑작스러운 것이라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불쌍한 이들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씨 좋은 아저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목사는 잠시 후 충혈된 눈을 훔치며 진정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매번 준비된 사람들을 만나게 하셔서 소아과, 외과, 등....닥터들과 다닙니다. 7-8년전부터 다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할거구요. 혼자 간 경우도 있고 한의사랑 간 경우도 있습니다. 돈들어 가는거 시간들어가는거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순종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살라고 목사만드셨고 의사만드셨는데요”
세미하게 울리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귀울이자는 믿음의 구호가 한국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우린 온 세상이 다 들릴 정도로 크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조차도 잘 듣지 못하지 않던가?
“네 이웃을 사랑하라. 오리를 가자하면 십리를 가 주어라. 속옷을 달라하면 겉옷까지 내주어라”고 주님이 얼마나 외치셨던가. 이 음성 못들었다고 말할 믿음의 형제가 있을까?
계산하지 않는 즉각적인 순종,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사랑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가득한 분이라고 여겨지고 나니 그 거울에 비쳐지는 내 모습은 한없이 초라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