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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시국기도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월요시국기도회가 5일 인천 주안1동 성당에서 봉헌됐다.
사제단은 3월 20일 전주 미사를 시작으로, 매주 월요일 전국 각 교구를 돌며 시국기도회를 이어 가고 있다. 이날 인천교구 미사는 8번째다.
이날 미사에는 성당에 들어가지 못해 밖에 서 있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수천 명이 모였다. 사제 70여 명이 함께 미사를 집전했다.
강론에서 장동훈 신부(인천교구)는 “34년 전 이곳 주안1동 성당 또한 식별의 자리였다. 6월 항쟁을 견인한 5.3 민주항쟁의 자리”라며, “당시 시민 5만 명이 들고 일어났고, 교회도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했다. 세워야 할 나라를 먼저 외친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미사를 준비하면서 “(대통령을) 정말 저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해야만 하는 것일까? 무능만으로 선거에 의해 뽑힌 사람을 내려오라고 하는 게 맞는가?”라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는 정당이나 진영을 구분해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모두 피해자이자 공범이다. 우리 모두 이 시대에 책임이 있다. 따라서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이유를 묻는 일은 단순히 논리적 대응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내일을 묻기 위해서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함께 책임지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장 신부는 “지금 우리가 여기 모인 까닭은 ‘어떻게’가 아닌 ‘어떤’을 먼저 묻기 위해서”이고, “정권교체 따위가 목표일 순 없다”라며, “어떻게 물러나게 할지가 아니라 세워야 할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먼저 묻고 답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5일 인천 주안1동 성당에서 월요시국기도회가 열렸다. ⓒ배선영 기자
이어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인건설지부 김태완 지부장은 지난 5월 1일 노동절 분신으로 사망한 양회동 씨를 애도하는 연대 발언을 했다. 그는 “양회동 열사 노동자는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건설 노동자도 우리 사회의 주인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양회동 열사의 부활이고 열사를 가장 높은 곳으로 보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그러나 양회동 열사가 돌아가셨어도 여전히 윤석열 정권은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멈출 생각이 없다. 그 후에도 공갈 협박으로 건설 노동자가 구속됐고,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 정권에 뭔가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탄압을 반드시 넘어설 것이라며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안상미 위원장도 연대 발언을 이어 갔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전세사기 특별법이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지금 특별법은 알맹이 없는 허울뿐이다. 제도적인 잘못으로 인한 사회적 재난이라는 것이 빠졌다”며, “반드시 보완돼야 하고, 은행권도 책임을 부담하고, 정부도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갓등중창단 사제들의 공연 등 2시간가량 이어진 시국기도회는 성명서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월요시국기도회에서 사람들이 '자주독립 민주회복' 등이 쓰인 손팻말을 흔들고 있다. ⓒ배선영 기자
사제단은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따르기에만 골몰하는 몰빵 외교”, 일본 방사능 오염수 등 문제를 제기하며, “한사코 미국과 일본의 꼭두각시처럼 굴신, 굴종하며 굴욕을 안기는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촛불대항쟁 이후 감지된 사회적 변화에 기득권 세력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으로 만들어 낸 것이 윤석열 정부”라고 비판했다. 사제단은 “실망하고 비관하며 관망하는 태도로는 위기를 돌파할 수도, 복음의 원수를 몰아낼 수도 없다”며 “깨어 기도하며 사방을 살피자”고 요청했다.
다음 월요시국기도회는 6월12일 저녁 7시에 원주 봉산동 성당에서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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