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고등학교 때 식목일 날, 담임선생님께서 우리 반 60명을 데리고 학교 근처 나지막한
산에 올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겨우 뿌리를 내린 소나무 한 그루씩을 배정하며 말씀하셨습니다.
"이 나무는 자신들의 것이다. 지금은 보기에 언제 죽을 지 모를 작은 묘목에 불과하지만,
여름 비바람과 겨울 눈 보라를 이겨내고 언젠가는 여러분 키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개중에 모신 폭우나 가뭄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말라죽는 묘목도 나오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그늘 밑에 쉴 정도로 큰 나무도 있을 것이다.
너희들 인생도 이와 같아서 잘 돌보고 가꾸며 어려움을 이겨내면 큰일을 하는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우연히 그 근처를 들르면서 옛 기억이 떠올라 제 이름이 적힌 나무를 찾아 올라갔습니다.
몇 그루 살아남은 나무는 어느새 뿌리가 튼튼해지고 잎이 무성해져 우리 키보다 한참이나 컸습니다.
내 이름을 적은 패찰은 없어졌지만, 애써 이 나무 중의 하나가 내가 심은 나무라고 자위하며
스스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날까지 무사히 자라준 사실에 감사하고 저 자신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젊어서 심은 나무는 이렇게 우리 마음에 풍요와 감사를 가져다 줍니다.
신입생 시절, 신입사원 시절, 신혼 시절에 나이가 한 살 이라도 젊었을 때 하지 않으면
나이를 먹고 나서 '꼭 해둘걸!'하며 후회하는 일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모든 것은 젊었을때 구해야 한다.
젊었을 때 열심히 구한 사람은 늙어서 풍성하다. -괴테-
-젊은 시절 꼭 해야할 77가지 中에서-
여름캠프는 보기힘든 인기있는 선수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캠프에는 용병 선수와, 신인 선수들을 볼 수 있어어서, 뜻 깊었네요.
특히, 문성민 같은 선수는 너무 인기가 많아, 오빠부대에 둘러쌓여 있기에, 사인 조차도 받기 힘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여름캠프때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사인도 받아두었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우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나와는 너무나 비교가 되는 문성민 선수라서 그런걸까요?
큰 키에 핸썸한 얼굴, 완벽한 문성민 선수를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음 배구까페를 통해 알게된, 일본인 친구가 V리그를 보기 위해,
몇년 전에, 제가 살고 있는 경북 구미에 찾아왔습니다.
구미시외터미널에서 처음으로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며, 박정희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배구 경기를 관람 후, 커피솦에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특히, 많은 스포츠 팬들에게 인기 있었던, 1990년대, 한일전에 대해 많은 대화가 있었습니다.
그 일본인 친구는 당시, 박희상 선수는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며,
일본에서도 상당한 인기가 있었으며, 많은 팬들이
박희상 선수를 보기위해, 호텔에서 몇 시간째 기다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계시는 박희상 해설위원님은
선수시절, 공격과 수비, 블로킹, 핸썸한 외모, 어느 하나 나무랄 것 없는
'배구도사'라 불리며,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있는 선수였죠.
한일전때, 일본인 선수였던, 나까가이찌 선수 또한, 아주 대단한 선수였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박희상 선수가 나와 같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저는 많은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화 중 일본인 친구는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렇게 배구를 잘 했던, 박희상 선수는 선수생활이 너무 짦았던 이유가 뭔가요?"
저도 선수 생활이 짧았던 이유를 전혀 몰랐기에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제 기억으로도 2~3년 정도 활약하다가 갑자기 보이지 않았었죠.
이 일본인 친구와의 대화가 있은지, 몇년이 지난 후에,
현대스카이워커스 코치님으로 오셨을 때, 저는 무척 기뻤답니다.
과거의 문성민 선수를 본 듯 했죠.
전, 2013년, 2014년 여름캠프때, 박희상 코치님께 꼭 묻고 싶었습니다.
"왜? 왜? 그렇게 잘했던 선수생활이 짧았던 이유가 뭔가요?
도대체 뭔가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제, 일본인 친구가 궁금해 합니다."
지금, 박희상 해설위워님께, 질문을 해 보며,
'젊은 시절, 과연 내가 한 것이 무엇이 있나?'
하는 죄책감도 밀려옵니다.
이번 여름캠프때, 문성민 선수를 보며 우울한 기분이 든 원인도,
젊은 시절, 아무것도 해 둔 것이 없는 제 자신에 대한 원망일 것입니다.
여러분, 제가 이런말 할 자격도 없지만,
나이를 먹고 나서 '꼭 해둘걸!'하며 후회하는 일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여름캠프에서도 많은 웃음을 주었던 박희상 코치님은 정말 완벽한 선수였네요.
이젠, 문성민 선수의 길고 긴, 선수생활을 기대해봅니다.
첫댓글 잘 봤어요~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