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던 경기였던 것같습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수장인 김호곤 감독이 24일(한국시간) 새벽 카타르 도하 알 에테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3회 카타르 도요타컵 23세 이하 친선대회 모로코와의 결승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이 같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는 이날 경기에서 노골적으로 모로코의 편을 들어준 주최국 카타르의 자심 알-하일 주심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알-하일 주심은 걸핏하면 한국 선수의 반칙을 선언해 흐름을 끊어놨고 옐로카드도 남발,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어 놓은 반면 모로코 선수들의 지능적인 거친 플레이에 대해서는 관대했던 것.
심지어 김두현(수원)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에 놓인 틈을 타 2-1로 역전시킨 모로코 선수들이 한국 선수와 충돌만하면 그라운드에 쓰러져 뻔한 '시간 벌기' 작전을펴는 데도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았다.
특히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긴 상황에서 골키퍼 샤리프 오마르가 볼을 잡은 뒤달려든 조재진의 발에 마치 채인 것 처럼 데굴데굴 굴렀을 때에도 시물레이션 액션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관중 상당수가 이 장면이 경기장 전광판 재생 화면을 통해 나오자 배꼽을 쥐고폭소를 터뜨릴 정도였다.
최태욱(안양)은 경기 뒤 "비공식 대회라고 해도 너무 편파적이었다. 동네축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판정"이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이 판정 또는 상대의 거친 반칙성 플레이어 너무 과민 반응한 것 역시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이날 김두현이 어이없는 옐로카드 누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경기의주도권을 내준 것은 물론 나머지 선수들도 쉽게 흥분, 정석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기때문이다.
앞서 파라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김진규(전남)가 불필요한 반칙으로퇴장 명령을 받아 김 감독에게 야단을 맞기도 했다.
따라서 오는 3월 시작되는 아테네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경고 관리 능력과 함께 인내심을 키우는 정신교육이 공수조직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훈련과 병행해 진행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수적 열세에 몰렸을 경우와 함께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 심판의부정확하고 불공정한 판정이 나올 상황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약'으로 받아들일 뜻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