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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우리나라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8명, 프랑스는 이보다 두 배 이상인 1.8명입니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도 높은 편인데요.
혼인율이 낮아지고 결혼 연령도 점점 늦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높은 출산율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고 지원해주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파리에서 조명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0대 커플인 마티유 씨와 셀린 씨는 1년 반 전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습니다.
동거를 시작한지 반년 정도 지났을 때 커플에게 소중한 생명이 찾아왔고 지난해 1월 건강한 딸을 출산했습니다.
[마티유 고데/비혼 커플]
"잠을 잘 안 자서 참 힘들지만 동시에 진짜로 너무나 큰 행복이에요. 이런 행복이 다른 모든 것들을 넘어섭니다."
부모로서 함께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결혼할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대신 결혼하지 않아도 부모와 아이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 '팍스'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셀린 페레아르/비혼 커플]
"커플의 결혼 여부에 따라 지원을 달리하지 않습니다. '결혼'을 했든 '팍스'(혼인에 준하는 법적 보호제도)를 했든, 혹은 둘 다 아니더라도 정부의 도움은 항상 받을 수 있습니다."
마티유 씨의 부모도 결혼하지 않고 마티유 씨 남매를 출산했다고 합니다.
자녀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데 결혼이 전제 조건이 아니라는 겁니다.
[셀린 페레아르/비혼 커플]
"친구들 모두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가졌습니다. (아이를 가진) 비슷한 연령대의 3~40대 친구들 중에 결혼한 사람은 없어요."
두 엄마를 둔 아이들도 있습니다.
파리 근교에 사는 여성 실비 씨는 여성 배우자와 함께 4살 난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빠가 조카를 키우는 모습을 보며 자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했습니다.
[실비 리/성 소수자 부부]
"(오빠가) 아기를 보살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저 또한 그런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그녀가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건 포용적인 사회 분위기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실비 리/성 소수자 부부]
"(아이가) 생일에 여러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는데 그때 온 부모들도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아이 엄마가 둘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런 포용력이 있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
프랑스에서는 63%가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출산합니다.
싱글 여성이나 레즈비언 부부도 인공수정을 통해 합법적으로 자녀를 낳을 수 있습니다.
합계 출산율이 0.78명까지 떨어진 상황,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사회적으로 인정해주는게 또다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