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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자작 소설(현재 집필중)에서 발췌한 일부분입니다.
장면의 배경은 1946년 대구 시월 폭동 사건이 일어난 대구에서
공업고등 학생(준호)이 잘 아는 신문기자(강문식 기자)와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강문식 기자가 자기 상급자인 편집국장댁에서 국장을 만나기로 했는데 아직
국장이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집 국장의 조카인 준호 학생과
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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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저녁 식사는 하시고 갈 거 아닙니꺼?”
“식사는 방금했네.”
“저어, 그라마……,”
“뭐, 나한테 무슨?”
“아이, 괜찮심더.”
준호는 무슨 말을 할 듯하다가 뒷머리를 긁으며 웃었다.
“아니다. 뭐 할 말이 있는 갑는데 해봐라.”
“아닙니더. 나중에 조용하실 때 뵙고…….”
“내가 니하고 조용하게 따로 만날 일이 뭐 언제 있겠다꼬. 알아볼 일 있이마 지금해 봐라.”
“그라마 시간 조금만 내 주실…… 수 있겠십니꺼?”
“뭐 오래 걸릴 일이가?”
“그런 건 아니지만 뭐 좀 여쭤 보고 싶은 게 있어서예.”
“어차피 나도 국장님 만나 뵙고 가기로 약속이 돼 있으이까네 오실 때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기 훨씬 낫지, 뭐.”
“다른 기 아이고예. 지가 댕기는 학교가 땜쟁이 학교 아입니꺼?”
“무슨 그런 자기 비하의 표현을 쓰는가, 학생이. 자긍심이 있어야제.”
“하하, 사실인데예, 뭐. 우리는 학교에서 배우는 기 밤낮 대패질하고 톱질하는 거밖에 없거든예. 더구나 졸업반이 되이까네 온통 실습밖에 없심더. 그러니까 명색이 중학생이락하지만 머리에 든 기 없심더. 우리 학교 친구들끼리 있을 적에는 아무 거리낌이 없는데예, 우짜다가 다른 중학생들하고 어울리게 되면…… 정말 창피해집니더. 그라고 이런 말씸 디리가지고 될랑가 모리겠심더마는 우리 학교에도 학맹(學盟)이 조직돼 갖고 아아들을 끌어들이고 있거등예. 그런데 난 좀 뜨아합니더. 그렇지만 뭐 아는 기 있어야 들어가고 말고 하지예. 내키지도 않는데 안하겠다 칼라캐도 변명할 말이 궁색해갖고예. 그라이까 열등감이 생기고 내가 생각해도 내 자신이 부끄럽고 화가 난다 아입니꺼. 독서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신문은 제대로 보는 편인데도 시국에 대한 생각이 너무 짦고 세상 돌아가는 일을 지대로 판단을 못하고 있다 말입니더.”
“그래서 그 고민을 우째 해결하면 좋겠노 그말인가, 시방?”
“예, 뭐 그런 것도 있고예.”
“그래 독서하면 무슨 책 같은 거 보는데?”
“하이고 그카이까네 고마 부끄럽네예. ……바닥이 드러날 판이라……사실 제대로 보는 거 없심더. 그저 잡지나 부지런히 읽지예. <신천지> 같은 거.”
“<신천지> 같은 거? 허허허. 좋지 그 잡지도. 하기사 자네 같은 학생이 좌익 잡지를 안 본다는 기 기특하다야. 하하하.”
“좌익 잡지락하이 하는 말인데예, 즈아들 주장하는 핵심이 평등한 세상을 맨든닥하는 거 아입니꺼? 그런데 그기 와 문제가 되는 긴지 모르겠네예.”
“평등한 세상 만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노? 어차피 군정이 끝나면 우리 자주 국가 정부를 세우게 될 긴데 그때는 임금이 없는 공화국이 될 기고 자유와 평등이 주장되는 민주 국가를 이루게 되는 거 아이겠어? 지금 좌익이다, 우익이다 편이 갈려서 세력을 다투지만도 어느 쪽이 되든지 자유와 평등이 주장이 되는 세상이 되는 거는 뻔한 거 아이가?”
“정말 아무 문제 없겠십니꺼? 기자님도 그렇게 될 기라꼬 믿는 깁니꺼? 정말로 군정이 끝나고 우리 세상이 되면 우리 모두가 평등하게 살게 된다고 믿습니꺼?”
“글쎄, 니가 바라고 믿는 평등한 세상이락하는 거하고 내가 생각하는 세상하고 같은 지 그것부터 따져봐야 되겠제?”
“평등한 세상에 무슨 종류가 있습니꺼?”
“있제. 와 없겠노? 이거 깊이 따질락 하모 국장님 오시기 전에 이바구가 안 끝날 테이께 그냥 현실적으로, 세상에 평등 문제는 지 혼자 다 떠맡은 거 맨치로 떠들고 나서는 공산당들이 말하는 평등을 한 분 생각해 보자 말이다. ……자, 봐라. 그들은 평등을 오로지 물질적인 것과 계급적인 문제만을 두고 따진다 말이다. 지식이네, 윤리네, 철학이네, 종교네 하는 정신적인 것은 싹 무시했부는 기라. 높고 낮은 사람이 없는 평등한 세상, 그거는 공산당만 말하는 기 아이거등? 그기사[그거야] 민주주의를 주장한다면 그거는 기본인 기라. 양반도 상놈도 없는 세상, 사람 우에 사람이 없는 세상 그런 세상 만드는 거는 좌익이고 우익이고 없다 말이다. 절대왕권 시대나 제국시대나 봉건시대가 아닌 이상. 그러니까 그건 논할 기 없제. ……그런데 공산당이 주장하는 평등은 모든 평등 조건이 경제적인 데서 온다고 주장하는 데 문제가 있다 이거지. ……금방도 말했지만 정신적인 것은 물질에서 나오기 때문에 물질 문제가 해결되면 그것은 제절로 해결된다는 거짓말로 대중을 속이는데 문제가 심각한 기지. 신앙은 인간을 마취시키는 마약과 같다고 해서 소비에트를 비롯해서 이차대전 이후 사회주의 정권을 세운 곳에서는 하나같이 종교 탄압을 실시하고 있고, 지금 이북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는가? 절을 닫아서 중들을 몰아내고, 교회를 문 닫고 신부랑 목사들을 박해하니까 모두 이남으로 도망오고 있는 처지 아이가 말이다. 그것은 정신적인 것, 지식적인 것은 어떻게 나눌 수도 분배할 수도 없다 말이지. 많이 공부하고 열심히 공덕을 쌓은 사람 홀로 독차지하는 것을 빼앗을 수도 어쩔 수도 없으니까 그 자체를 없애겠다는 거 아니겠나? 그러니까 그 사회에서 가장 미워하는 것이 인텔리켄챠 계급이라는 거다. 비판하고 대들고 저항하는 지식인이라는 말썽쟁이가 가장 미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거지.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을 바보 만들겠다는 거 아니겠는가? 먹을 거만 공평하게 갈라주면 정의가 실현된 것이라고 믿게 하려는 억지, 그것이 공산주의이고 사회주의니까 말이다.”
강은 주전자의 물을 그릇에 따라 한 모금 벌컥 들이켰다.
“하하, 내가 두서없이 열부터 냈네. 이야기를 쉽게 끌어가자. 실례를 들어보께. 지금 북쪽에서는 농지 개혁으로 난리법석을 떨고 있잖아. 어차피 농지 개혁은 해야 할 판인기라. 농업 문제의 심각한 모순은 도저히 그냥 덮어놓을 수 없는 수준에 와 있기 때문이지. 그런데 ……지금 이북에서는 혁명한답시고 도저히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기라. 순리(順理)락하는 거는 아예 무시해버린 거거든. ……그래 좋지. 모든 개혁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해야지 어설프게 수선하고 뜯어 고치고 개량하고자 해서 제대로 되는 기 아닐 수도 있겠지. 아예 모든 것을 없애버리고 과거의 모든 제도와 문화와 관습과 기득권을 싸그리 뭉개버린 상태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 대로 멋지게 그려보겠다는 야심은 그럴듯하고 근사하지만 말이다. ……거기에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무리수가 따르게 되고 부작용도 심각하다는 것을 모르고 단선적으로 밀어붙이는데 ……. 준호야, 한 분 생각해봐라. 자, 함경도 산골에서는 강냉이하고 감자만 생산하고, 황해도 평야에서는 나락만 생산한다고 치자. 그런데 그 생산물을 모두 모아서 양쪽에 공평하게 나누어야 평등해진다고 해서 함경도에서 거둔 강냉이 감자의 절반을 황해도로 보내고, 황해도에서 생산한 나락 절반을 함경도로 보내 갈라준다면 평등해지는 기 되겄나?”
“에이, 기자님 농담도 그런 단순명쾌해 보이기만 하는 바보 같은 제도가 어데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말입니꺼?”
“야아가 머라카노? 지금 공산당이 할라카는 제도가 바로 그런 기다 말이다. 모든 토지는 국유다. 모든 생산 시설은 국유닥하는 기 바로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 기라 말이다. 국가가 모든 생산물을 관리 분배한닥하는 기 공산당 방식인 기라. 다 같이 일하고, 꼭 같이 갈라묵자. 그렇게 해야 진실로 부자도 가난뱅이도 없는 세상. 그럼으로써 경제적인 소유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계급 자체가 붕괴되고 만다는 발상이다 그 말이다. 그런 이상향을 꿈꾸는 기 공산당이고 공산주의자라 말이지. 함경도와 황해도만을 단순 예로 들었지만, 모든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 모든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을 모든 인민이 골고루 가지게 하겠다는 것이 공산당의 이상이다 그 말이다. 적어도 그렇게 되는 것을 모토로 삼는 거지. 어떻게 들으면 정말 꿈같은 이상향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 그런데 거기에 숨은 어두운 현실을 안다면 숨이 막힐 거다. 자 봐라. 전체 인민이 농토에서, 바다에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일 수는 없는 거다. 그 생산물을 분배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고, 글 가르치는 사람, 병 고치는 사람, 재판하는 사람, 도둑놈 잡아 족치는 사람, 그리고 나아가서 나라를 지키는 군인도 있어야 하는 법이거든. 적어도 제대로 된 나라라면.”
“그야 그렇겠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생산하는 기 없으니 우짜겠노 그 말입니꺼?”
“히야, 내 속에 들어갔붓네, 니?”
“히히, 기자님도 참. 그거야 생산자가 생산한 것을 국가가 모두 관리한다모 그 생산자를 위한 간접 노동자라캐야 되나 하여간 그런 인민들도 마땅히 생산품을 분배받아야 겠지예.”
“바로 그기다. 직접 생산자가 생산한 생산품 열 개가 있닥하자. 직접 생산자는 다섯이고, 간접 생산자도 다섯이다. 이럴 때 우째 갈라야 마땅하게 되겠노? 모든 열 명의 인민이 다 하나씩 노놔 가져야 평등한 거 아닐까? 열 개를 생산한 다섯 생산자도 하나씩, 의사도 하나, 교사도 하나, 병사도 하나, 분배 담당자도 하나, 법관도 하나!”
“그래서 노동가치설 같은 이론이 있는 거 아입니꺼?”
“허? 니 학교에서 아무것도 못배왔닥해놓고 뭐 그런 것도 아는갑네?”
“아입니더. 그저 귀동냥으로 들은 기지예. 우짜마 잡지에서 본 것도 같네예. 그러이까네 그 내용은 모립니더. 그냥 제목이 생각나서 혹시 그런 거 아닐까 하고 말해 본 기지예.”
“원래는 상품의 교환 가치라는 것이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든 노동의 시간이나 질로 따져야 한다는 것인데 말이다. 그건 다른 말로 하면 어떤 노동이 가치 있는 노동이고, 어떤 노동이 덜 가치 있는 노동인가 따진다는 것과 같은 거라. 나락 한 섬 생산하는 데 든 노동 가치와 감자 한 자루 생산하는 데 든 노동 가치를 비교하는 것은 어쩌면 간단할 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병 고치는 노동하고, 가르치는 노동하고, 나락 생산하는 노동하고 어떤 노동이 더 가치 있겠는가 비교해야 하는 문제에 이르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거든? 기본적으로는 노동 시간으로 따지지만, 의사가 같은 시간에 비슷한 병을 고치는데 사용하는 약의 종류에 따라 치료되는 효과가 달라지게 마련이야. 그럴 때 어떤 약을 쓰는가에 따라서도 그 가치는 달라질 수 있겠지? 노동 가치로만 따진다면 같은 나락을 생산해도 여럿이 한 마지기 생산한 거하고, 서양처럼 트랙터를 이용해서 혼자 생산한 것을 놓고 노동 시간으로만 따지면 같은 나락이라도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겠어?”
“그런 복잡한 문제는 또 그런 것만 연구하는 전문가가 있으면 극복될 수 있는 문제 아이겠심니꺼?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고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당위성이 훼손될 수는 없지예. 근본이 옳다면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는 응당 극복되도록 노력하면서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바로 나라를 다스리고 인민을 위한 사업 아니겠심니꺼?”
“야아, 준호! 그쯤되면 내가 뭐 설명하고 자시고 할 거 없네. 그래 그 말이 백번 옳고도 옳아. 세상에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지 않은 제도나 이론이나 정책이란 것은 없는 법이니까. 그런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근본의 문제야. 노동가치를 따지겠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분배의 차등을 합리화하겠다는 이론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데 근본 문제가 있단 말이다.”
“분배의 차등? 아니지요. 마땅히 가치 있는 노동을 한 자가 많이 받고 그렇지 않은 노동자는 적게 받는 게 사실은 공평한 거 아닙니꺼?”
“하하하, 여기서 바로 모순이락하는 기 발생하는 기다! 바로 그 공평하다고 하는 것과 평등하다고 하는 것이 일치 되지 못한다는 현실적 모순이 발생한다 말이지. 그런데 그 노동가치의 판정을 누가 하겠는가?”
“글쎄, 정치가에게 맡겨야 하나? 연구하는 학자에게 맡겨야 하나?”
“아니다. 공산당의 이론에 의하면 노동자가 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거등.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기다.”
“그 말 들어봤심더 마는 잘 이해가 안 되긴 했심더.”
“그렇제. 우선 독재라는 말에서 저항감이 올 기다. 그런데 그들의 이론은 그것을 합리화하고 있다 말이다.”“노동자가 노동의 가치를 따진다는 것은 합리적인데요?”
강은 준호의 그 말에 그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더니 빙긋 웃으며
“……그렇겠지. 그런데 봐라. 함경도 산골에서 강냉이를 생산하던 농업 노동자와 황해도에서 나락을 생산하던 노동자와 의사와 군인이 둘러앉아서 의논을 시작했어. 나락은 누구나 좋아하지만 강냉이는 나락보다 확실히 덜 좋아해. 그러나 척박한 산밭을 일구며 그것을 생산하는 노동력은 자연환경이 좋은 들판에서 나락을 생산하는 것보다 더 높은 가치를 받으면 받았지 결단코 노동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이유가 없는 거라. 그렇다면 노동가치를 주장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겠어? 그래도 민주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의논하고 협의해서 결정된다면 승복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현재 이북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모순을 안고 있단 말이다!”
“이북에 무슨 정권이 들어섰능기요? 소련 군정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말입니꺼?”
(7)
“아, 이 사람아, 무슨 인민위원횐가 하는 기 생기 갖고 김일성이 그 위원장인가 이사장인가 대장 노릇하면서 이북 전체를 통치하고 안 있나. 소련 군정의 지휘를 받아가면서 농지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기라. 그 뿐이가. 중요 산업시설과 공장은 이미 모두 국유화 안 했붓나? 그게 군정이 할 일이가? 우리 민족이 자주적으로 정권이 이루어지면 그때 어떤 형태의 정부가 될지도 모르는데 무조건 공산주의 정권이 기정 사실인 것처럼 국유화하고 그라마 되는 기가 말이다. 누구한테 물어봤나? 즈거 맘대로 아이가? 그러이까 그것이 장차 북쪽의 정권 실체가 된다는 기야 훤한 사실이제. 지금 이북에는 김일성이 주도하는 공산당 아니면 존재할 자리가 없다고 봐야제. 뭐 조만식 선생도 지난 정월달 이후로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는 소식이거든. 그러니까 진짜 이름은 김성주고 우리가 일제 시대에 영웅으로 기리던 그 김일성이 아닌 가짜 김일성이라는 게 이미 들통 난 그 젊은 소련군 출신 친구가 소련 군정의 앞잡이가 되어서 실권을 장악하지 않았나 말이지.
이제 두고 봐라. 이 친구를 중심으로 하는 소련군과 중국 팔로군 출신 군바리 정권이 이북을 좌지우지 할 기니까. 이제 남북 협상을 해도 그 친구들 상대로 해야 한단 말이지. 그런 친구들이 프롤레타리아 독재 원칙을 무시하고 노동자의 ‘노’짜도 모르거나 촌수로 치면 사돈의 팔촌도 안 되는 것들이 정권을 깔고 앉아서 프롤레타리아 출신인 양 노동인민의 대표자인 양하고 제멋대로 할 기라 말이지. 그러니까 이남의 남로당에서는 이북 노동당의 하는 행태를 내심 몹시 못마땅해 하는 거라. 이제 남쪽이 남노당 뜻대로 공산화하게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남북 노동당이 당권 경쟁에 돌입하게 될 거란 말이지. 그때 정당성이 인정되는 남노당측이 이니시어티브를 잡게 될 것이고 그런 문제가 없어질 거라고 믿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게 그렇게 호락호락 잘 될까 말이다. 그야말로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지 혼자 먼저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지. ……그러나저러나 말이다. 군정이 끝나고 김일성 일당이 정권을 잡게 된다고 해서 진정한 자주 독립국가가 된다고 생각하마 천하 오산이데이. 말로만 그라고 겉으로만 군정이 끝나고 자주 정권이 들어선 것 같이 보이겠지만도 공산 정권이락하는 거는 애당초부터 소련 위성국가인기라. 지금 동구라파의 나라들 봐라. 하나같이 꼭두각시 국가 아이가 말이다. 스탈린 정권의 철권 지휘대로 놀아나는 정권 말이다. 유고의 티토가 지금 스탈린한테 대드는 기세지만 그것도 결국 꺾이고 말 끼다. ……애당초 모든 정당을 인정하는 것이 미국식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하면서 노동당도 인정했던 미 군정도 지금쯤 후회막급일 거라. 그치들이 올 한 해 동안 해댄 꼴을 보고는 신물이 날대로 났을 거란 말이지. ……최근 십일 폭동이 있기 까지 그네들이 해댄 것이 어떤 짓이었는지. 그러니까 미 군정인들 어찌 팔짱끼고 남의 굿 보듯 하겠는가 말이다. 이쪽에서 탄압을 받고는 그들이 가령 월북하게 된다면 어찌 되겠는가?
그들은 죽어라고 서울을 사수하고 통일되는 때를 기다려야 북쪽 노동당을 상대로 이니시어티브를 잡게 되는데 미 군정에 쫓겨서 평양으로 기어들어야 하는 형편이 되면 그들은 거기서 어떤 대접을 받는 존재가 될까? 보나마나 뻔할 뻔자다 이거야.”
“…… 정말 그라고 보이 우째됐든동 통일이 돼야 하는 긴데. 미국군과 소련군이 그런 타협은 못하나?”
“군정끼리 타협? 미안하지만 그건 기대할 수 없을 걸세. 해도 우리 힘으로 해내어야지 그들을 믿는다는 것은 강 건너간 일이거등. 이차 대전이 끝나면서 미-소 양대 세력은 바로 등 돌리는 사이가 돼 버린 거라. 영국 처칠 수상이 이미 그건 전쟁이 끝나기 전에 예견했잖아.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너무 순진했던 거지. 그때 소련을 아예 제외해버리고 믿지 말았어야 하는 기라. 두고 봐라. 이북은 항가리나 폴란드 맨치로 소련 위성국이 돼버리고 말테니까.”
“우리 남쪽은 미국의 식민지가 되는 거 아니고예?”
“야아, 사위스런 소리 하지 마라.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을 테니까.”
“에이, 기자님, 우리 편한 대로 생각하시는 거 같네예.”
“그러나저러나 우째 이야기 하다 보이, 씨알없이 이리저리 헤매다가 엉뚱한 데로 발전했네. 평등 이야기가 더 있어야 하는 긴데.”
“더 하시이소. 저는 듣는 기 너무 재미있심더. 그렇지예, 작은어무이?”
문득순은 옥자를 재우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윤호는 엎드려서 그림책을 들여다보면서 통신지를 묶어 만든 공책에 글자쓰기를 익히고 있었다.
“그러나저러나 이 양반이 늦네예. 아까 전화로는 금방 온다 캤다면서예?”
“그랬심다. 보자……, 벌써 일곱 시가 넘었는데, 정말 우예 되셨노?”
“기자님한테 더 배우라는 깁니더. 하하하. 오늘 저 정말 좋은 공부합니더.”
“내가 니 가정교사가? 니 나한테 사례할 끼가?”
“아이고, 지가 잘 배와서 잘 돼마 사례만 하겠십니꺼? 큰 은공을 해야지예.”
“히야, 말만 들어도 배부르다야.”
“그래 하고 싶으신 말씀 해버리시이소. 작은아부지 오시기 전에.”
“기본적으로 공산주의자들이 생각하는 평등은 잘못된 기라. 인간의 경쟁심과 능력을 배제하였을 뿐 아니라 무형의 재화, 곧 사상과 철학과 종교에 대한 가치를 폄하하려고 했다는 데서 모순 덩어리가 생기는 기제. 자 봐라.”
그리고도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황현준이 돌아왔다.
그 사이 강은 쉬지 않고 한 사람의 청중을 상대로 열강을 했었다.
“공장에서 라디오를 생산했어. 일 년 만에 십만 대를 생산했다하자. 전체 인민은 삼천만이고, 그것을 가호로 따져도 삼백만 가정이 될 기다. 그렇다면 그걸 어떻게 분배하지? 모자라. 결국 해결 방법은 무조건 많이 생산해야 되는 기라. 많이만 생산하면 그런 문제는 쉽게 해결 될 수 있어. 그러나 많이 생산하는 거 맘대로 되는 거 아니지. ……강냉이를 생산하는 함경도 박 서방은 식구가 열이다. 늙은 부모와 자식 너댓과 아직 미혼인 동생들까지 거느린 가장이다. 그리고 황해도 이 서방은 식구가 다섯이다. 일할 수 없는 병신 아들 하나가 있다. 그래서 박 서방은 일하는 노동력이 내외하고 동생 하나하고 큰 딸과 큰 아들로서 다섯이지만 나머지 다섯은 일할 수 없다. 황해도 이 서방은 병신 아들과 미성년 딸을 제외한 세 사람의 노동력이 있다. 이럴 때 강냉이와 나락을 어떻게 분배할까 고민해야 될 기다. 그럴 때 노동력이 없는 자는 미안하지만 차별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을 거다. 노인과 어린이는 적게 받거나 해당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거는 사실 큰 문제도 아닐지 모른다. 그런 일도 정말 전체 인민이 먹고 먹고 먹어도 남을 만큼 생산할 수만 있다면 아무 걱정 없을 기다. 저장할 것이 걱정될 만큼 생산이 되면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산한다는 게 쉽지 않을 거 아닌가? ……생각해봐라. 그나마 자기 농토일 때는 그나마도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더 생산해야지, 비록 현물세를 많이 내게 되겠지만 그래도 적게 생산하는 것보다 많이 생산하는 것이 나에게 떨어지는 게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어느 날 땅이 국유화되거나 생산품의 백 퍼센트가 국유화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게 되겠지. 노력해서 열 섬 생산해도 게으르게 해서 다섯 섬 생산해도 몽땅 다 가지고 가서 분배는 꼭 같이 해주니까 부지런히 열심히 하려고 하겠어? 그러니까 어떤 문제가 생기게 되겠는가? 생산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온갖 무리한 난리가 일어날 것이다. 다스리는 자는 마구 다그칠지도 모른다. 오로지 생산이다. 생산. 생산만이 살길이요, 도덕이요, 가치요. 제일이다. 그렇게 되는 날이 눈앞에 훤하지 않나? ……정작 큰 문제는 이런 거다. ……함경도는 척박하고 생활환경이 나쁘단 말이지, 황해도나 평안도는 그 반대거든. 그렇다면 그 사는 장소 자체가 이미 불평등이라. 그걸 무시하면 안 되제. 그렇다고 산을 확 깎아 문질러뿌고 강물을 맘대로 틀어서 물길을 골고루 낼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 그렇다면 우예야 되노? 일정 기간을 정해서 사는 곳을 바꽈 사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지 않나? 진정한 공산 사회가 될락하면 그래야 당연한 거 아이겠나? 그런데 그런 고려는 안 한닥할 지도 모르지, 그렇게 된다면 도대체 뭐가 평등이냐 말이지. 생산품만 꼭 같이 분배하면 평등이 된다 그런 논리라면 웃기는 노릇이제. 그라고, 지가 살고 싶은데 가서 맘대로 살 수 없어야 공산사회가 되는 기라. 제멋대로 살고 싶은 데 가서 살아락하마 누가 척박한 땅에서 맨 날 강냉이나 심어묵고 살겠노? 서울 좋은 대학에서 의사 공부 해갖고 의사가 되고, 재주가 있으면 법학을 해서 변호사도 되고 판사도 되고 싶은 기 인지상정 아이겠나? 그런데 함경도 땅에서 태어난 죄로 평생 산밭만 파고 살아락하마 그거야말로 불평등이제. 그래서 지배자나 정권을 맡은 자는 인간의 배치권도 갖는 기라. ……김 아무개 니는 평양에서 의사해라. 이 아무개 니는 황해도에서 변호사 해라. 박 아무개 니는 백두산 밑에서 감자나 심어락하고 정해주는 기라. ……실지로 소비에트에서 십여 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 연해주의 해삼위에 살던 우리 선배 조선족이 스탈린의 소수민족 국토 재배치 정책에 따라 수만리 머나먼 서쪽 코사크족들이 산다는 불모의 땅으로 내쫓기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때 쫓겨 간 우리 민족은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른다는 말이 있어. 기가 차지. ……지금 이북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절대로 없거든. ……두고 봐라. 나는 예언자는 아니지만 이미 맑스의 자본론이나 레닌의 선언이나 소비에트의 정책을 보아서 짐작하는 것이고, 또 이 땅의 사회주의자들, 남노당 인간들이 침을 튀기면서 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 답이 뻔하게 보인다 그 말이다. ……그들이 자랑삼아 떠드는 게 뭔지 아나? 전 인민 일터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직장을 못 구하면 먹고 살지 못하는 사회다. 실직자가 되는 그 순간 거지가 된다. 그렇지만 사회국가는 그런 일이란 있을 수 없다는 거다. 놀고 먹는 일이 있을 수 없다는 거지. 늙고 병들거나 오체가 탈난 병신이라거나 하지 않다면 누구나 일할 수 있고 그 권리와 의무를 신성하게 이룰 수 있다는 것이야. ……실제로 그 사회의 제도라면 불가능하지 않지. 기업이라는 것도 없고, 월급이라는 것도 없으니 인건비라는 게 없는 거지. 전 인민은 무조건 무슨 일터에든지 배치하는 거라. 그러니까 직장에 따라서는 열 명이면 충분한 곳인데도 스무 명 설흔 명이 배치될 수도 있는 거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만 공산 사회에서는 그게 가능하지. 그러니까 어떻게 생각하면 참 이상적인 사회일 것 같지만 그런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이겠는가 상상해 보라. 모두들 일찌감치 끄적끄적 하다가 농땡이 치겠지. 그래도 일을 다 마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놀고 있으면 눈치가 보이니까 모두 뭔가 일하는 척하면서 농땡이 치겠지. 그래도 쫓겨날 일도 없고, 배급이 안 나오는 것도 아니야. 불만을 늘어놓거나 투덜대거나 저항만 하지 않으면 무사태평으로 살 수 있을 거다. 자. 그런 사회가 정말 생산성이 오를 수 있는 사회일까? 두고 봐라. 굶주리고, 물자는 귀하고 해서 온갖 난리가 다 일어날 테니까. 상품은 경쟁이 없으니 날로 저급해지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의욕은 없으니까 개량되고 개선된 새로운 상품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겠지. 그런 사회가 발전할 수 있겠어? 정체를 거듭하게 될 것이다. ……그뿐이냐? 이러한 사회를 유지하려면 오직 독재 체제 뿐이니까 그 독재 체제 유지를 위한 계급이 생기고 그 계급에 의한 횡포 또한 웃기지 않을 것이다. 지금 스탈린 정권 하에 있는 소비에트가 바로 그러하지 아니하냐? 그런 걸 감추겠답시고 철의 장막을 치지 않았는가? 그랬다고 그 짓거리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겠어? ……오로지 평등의 논리로 가장 비열한 비평등의 정책이 이루어지게 될 테니까 두고 보라고. ……지금 농토를 갈라주고는 현물세라는 걸 걷고 있거든. 마치 땅을 노동당이 공짜로 갈라 준 거 맨치로 생색은 냈지만, 그전 지주가 거두던 반반(半半) 제도나 육사제(六四制)보다는 낫다는 핑계로 이팔(二八)이나 삼칠제(三七制)로 현물세를 걷는다는 거라. 두고 봐라. 만일 저들이 원하는 대로 공산 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그 주었던 농지 그대로 다 거두어 들일 것이다. ……국유화라는 거지. 아니면 자식에게 물려주는 제도 자체를 봉쇄해서 현재의 대에서 이용하고 그 주인이 죽으면 자동적으로 국가에 귀속되게 해버릴 거라 말이지. 그렇게 되면 한때 좋아 어쩔 줄 모르던 이북의 농민들은 아연하게 되겠지. 웃기는 사기놀음이 따로 없다 그 말이야. 그것을 해낼려면 독재여야 하는데 그 독재야말로 참으로 기가 차게 무서운 독재일 것이야.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히지. 그런 세상을 낙원이요, 이상향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런 낙원에 갈까봐 잠도 못잘 것이다. 꿈에 보일까봐 말이다. ……세상 이치란 말이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순리에 따라야 하는 법이거든. 하루 아침에 헷가닥 해치우는 일이란 절대로 제대로 될 리가 없는 거라. 두고 봐라. 절대로 공산주의는 성공할 수 없단 말이다. ……왜냐? 힘써 일하나 게으름 피우나 배급량은 일정할 테니까. 생각해봐라.”
강은 어느새 침을 튀기면서 팔을 휘두르면서 열을 냈다.
“강 기자님은 결국 비관론자이시네예. 평등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이상일 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거 아닙니꺼?”
“천만의 말씀이데이. 지금 내가 하는 말은 공산주의자들이 하겠다는 평등 정책이 그렇다는 말이지 평등한 사회를 말하는 기 아이다 그 말이다. 평등은 공산주의식 사고로 이루어지는 기 아이다 그 말이다. 그들은 그걸 진보적인 사상이라고 말하지만 결단코 진보가 아이다 그 말이다. 진보라 카는 거는 보다 나아지는 방향으로 갈 때 진보인 것이지 파괴가 진보는 아이거등. 그들은 깨부사뿌고 새로 일으키는 혁명을 좋아하는데 그래 필요하마 혁명도 해야제. 그러나 혁명은 어디까지난 목적이 아니고 수단이거등? 그런데 글마들은 모든 것을 혁명에 건다 말이지. 혁명을 위한 혁명을 하는 기라. 그러니까 그 머시고 때려부수고, 쳐죽이고, 없애고 뭉개고 그라고 그 우에다가 거칠게시리 평등이라는 글짜를 쓴다는 격이라. 다 때려 뿌사뿌이까네 평등한 기지. 그기 우째 진보가 되겠노 말이다. 진보가 생명이라면 피똥 싸고 나자빠질 기다.”
“그럼 강 기자님이 말씀하시는 평등한 사회라는 거는 어떤 깁니꺼?”
“좀 추상적이 되겠는데 으음 ……쉽고 간단하게 매조지 될 수 있는 설명은 내 말 뽄새로나 재주로는 어렵고 더구나 이 자리에 금방 할 수 있는 기 아이까네 한 가지만 말하께. 생산 된 물건을 꼭 같이 가르는 기 아니고, 기회의 균등이다 그 말이다. 사람은 경쟁적인 존재 아이가. …… 사람은 아예 태어날 때 인격이나 권리나 그런 건 평등하게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능력이나 재주는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고 체형이 다르고 체격도 다르듯이 다르게 타고 난다 그 말이다. 달리기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달리기 경주라는 운동이 있는 기라. 모두 꼭 같은 속도로 걷고 달린다면 경주라 카는 기 와 생기것노? 경주 자체가 필요 없는 기제? 경주가 있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경쟁적이라는 데 있는 기라. 공산당 식으로 일등도 없고 꼴등도 없다고 한다면 운동 경기라 카는 것도 무의미 한 기제. ……그런데 말이다. 그 경쟁은 공평한 룰에 따라야 한다는 기라. 출발선이 동일하고, 제한하는 규칙이 누구에게나 일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기지. 그런 걸 두고 기회의 균등이라고도 하는데 그게 평등 조건에 아마 제일 기초적이면서 우선되어야 할 거 아이겠나 싶다. ……출발과 규칙이 평등하면 그 다음에는 자기 기량껏 힘차게 달려서 1등도 하고 꼴등도 하는 게 있어야 되는 게 자연스런 세상 이치다 그 말이다. 그렇게 해서 1등 상과 꼴등 상에는 차별이 있어야 한다 그 말이다. 그 차별이야말로 공평의 원리라고 생각한다. 공평하다는 것은 평등하다는 뜻 아이겠나. ……1등이나 꼴등이나 상이 꼭 같다면 뭣 때문에 경쟁을 하며 경기는 미쳤다고 하는 기가 그 말이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나? ……머리 좋은 사람은 그 머리로 최대한 발휘해서 잘 살고, 나 같이 티미한[둔한] 작자는 그저 그 만큼만 먹고 사는 수밖에 도리가 없지 뭐. 그렇게 생각 안 하나? 그래야 사회 전체가 발전하는 기라. 그야말로 진보하는 기제. 그런데 머리 좋은 사람이 머리 나쁜 사람보다 더 나은 지혜를 발휘해서 더 효과적으로 많은 생산을 했는데 그걸 빼앗아서 나 같이 골 때리는 인간에게 꼭 같이 나눠 준다카마 내사 좋지만 그건 절대 공평한 세상이 아닌 기라.”
“무슨 말인지 알 거 같기도 합니더.”
대문간에서 요령줄 당기는 소리가 났다.
“아, 아부지 오싰데이.”
윤호가 소리 치면서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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