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얼룩
신화원(신기식)
반쯤 열린 새벽
길가에는 더 이상 오갈 곳 없는 꽃잎들이
숨을 멈추듯 말라붙었다
달궈진 보도블록 위로
여름이 한 번에 쏟아진다
도로의 깨진 경계석 가장자리에
잎사귀들은 온몸을 안으로 접는다
기름 냄새와 아스팔트의 뜨거움이
틈을 비집고 번진다
그때,
바람이 차바퀴를 꾸짖듯 스쳐 지나가고
언저리에 베인 반사광이 눈동자에 박인다
나는 어느 가지에서 미끄러졌는지 모른다
이미 이름표는 어디론가 버려지고
나는 지나가는 발걸음에 납작하게 눌린다
도시의 말 속에서 나의 문장이 지워져도
아스팔트에 번진 얇은 얼룩은 내 유적처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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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시 (아~하)
아스팔트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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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얼룩은 잠시 남았다가 사라지지요.
지구에 왔던 생명체들이 대부분 그러겠지요.
간혹 화석이 되어 조금 오래 남아 있는 것도 있지요.
소중한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고운 시간 되세요🍀
아스팔트에 번진 얼룩이 곧 지워진 내 문장일 수도 있지요.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고운 시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