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오계(世俗五戒)
[세상 세/속될 속/다섯 오/경계할 계]
[뜻]
신라 진평왕때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지켜야 할 것으로 제시한
다섯 가지 계율.
[내용]
사군이충(事君以忠), 사친이효(事親以孝), 교우이신(交友以信),
임전무퇴(臨戰無退), 살생유택(殺生有擇).
불가의 오계에 대하여 세속적인 유가의 덕목에 비추어서 만든 것
으로 당시 청년의 지도이념이 되어 화랑도의 정신과 함께 실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 사군이충(事君以忠)과 사친이효(事親以孝)는 유교적 미덕인 충과 효를
강조하고 있는 항목이다.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정통 유교의
입장과는 반대로 충이 효보다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라인들이 지니고 있던 강한 공동체 의식을 찾을 수 있다.
⦁ 교우이신(交友以信) 역시 단순한 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
까지도 함께 할 것을 약속하는 유교의 그것보다 훨씬 강한 성격이었다.
⦁ 살생유택(殺生有擇)은 불교의 영향이 깊이 드러나는 대목이지만 불교에서
흔히 말하는 불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냉혹한 현실 속에
서도 최대한 인간다움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 임전무퇴(臨戰無退)는 전쟁이 많았던 6~7세기 삼국통일전쟁 시기에 매우
중요시되었던 사상으로, 원광법사에게 세속오계를 전수받은 귀산과 추항은
이 계율에 따라 훗날 벌어진 백제와의 아막성 전투에서 물러서지 않고
싸우다가 전사하였다. 이에 사기가 고무된 신라군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
승리하였다. 관창의 선배격 인물들. 삼국사기 열전에는 이렇게 7세기 신라
의 인물 중 불리한 전투에서 분투해 전사한 후 아군에게 용기를 주는 식의
이야기를 지닌 인물들이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를 지키지 못하고
도망쳐서 살아남은 김원술, 김흥원 등은 임전무퇴를 지키지 못한 것이
평생 치욕으로 남게 된다.
세속오계는 신과 인간이 합일할 수 있는 차원에서 이룩된 순수성을 바탕으로
강력한 공동체의식과 철저한 의리정신, 숭고한 희생정신, 그리고 선량한
인간의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
첫댓글 국가와 조직을 유지하고 적국을 이기기 위한 하나의 정책인데, 살생유택이 들어 있어서 참 멋진 규범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