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가톨릭 미술상 수상자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가 주최하는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에 건축가 유희준 비오 선생, 본상 회화 부문에 김만용 프란치스코 선생, 추천작품상 공예 부문에 손숙희 라우렌시아 선생이 각각 선정됐다.
문화예술위원회(구 문화위원회)는 한국 가톨릭 종교미술의 발전과 토착화를 후원하고자 지난 1995년 가톨릭 미술상을 제정, 현역 미술가들의 근래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부문별로 시상하고 있다. 특별상은 종교미술에 크게 이바지한 작가들의 업적을 기려 시상하며, 추천작품상은 전국 교구 가톨릭 미술가회의 추천을 받은 작품 가운데서 부문에 관계없이 시상한다. 시상식은 미술가의 수호자, 복자 프라 안젤리코 축일인 2월 18일 즈음에 거행된다.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은 2018년 2월 7일(수) 오후 3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미사와 함께 거행된다. 미사 주례는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장봉훈 주교가 맡는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서울대교구청 신관 지하 갤러리 1898에서 수상작 전시회가 열린다.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심사위원
장봉훈 주교, 이영춘 신부 권녕숙(회화, 제6회 수상자) 김형주(회화, 제7회 수상자) 오창록(회화, 광주가톨릭미술가회 회장,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부회장) 박수철(공예, 제18회 수상자, 전 부산가톨릭미술가회 회장) 임정열(공예, 수원가톨릭미술가회 회장) 김창수(건축, 제12회 수상자, UDA건축 소장) 강희덕(조각, 제11회 수상자, 전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회장) 김종필(조각, 제20회 수상자) 안병철(조각,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회장)
특별상: 유희준 비오 / 성라자로마을성당 등 설계
▲1934년 출생 ▲1958년 한양대 건축과 졸업 ▲1963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건축과 대학원 졸업 ▲1963-65년 미국 찰스럭맨 건설설계회사 근무 ▲1965-1999년 한양대 건축과 교수 ▲1965-77 서울대 미술대학 인테리어 디자인 강의 ▲1978년 제28회 국전 대통령상 수상 ▲1980-81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건축과 연구교수 ▲1982-86 한양대 환경대학원 원장 ▲1986-88 한국건축가협회 회장 ▲1992 한국예술문화단체연합회 예술문화대상 ▲1995 대한민국 옥관 문화훈장 ▲1999-현재 한양대 건축과 명예교수
교회 건축: ▲1975년 성라자로마을 성당 ▲1979년 서울대교구 반포성당 ▲1983년 서울대교구 서교동성당 ▲1984년 성라자로마을 피정의집 ▲1986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외 다수
▲성라자로마을 성당 전경, 1975년 준공, 경기도 의왕시 원골로 66
심사소견: 유희준 비오 선생님은 한양대학교에서 강의하시고 건축가로도 활동하시며 미술 분야에서도 많은 재능을 보여주신 열정적이고 다재다능한 분이시라 생각됩니다. 우선 건축가로서 성라자로마을성당, 반포성당, 서교동성당 등으로 대표되는 성당들, 노틀담수녀원, 가르멜수도원 등의 수도원들을 설계하셨으며, 연희동성당, 신당동성당 등 많은 성당들의 개보수에도 정성을 기울이셨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1970, 80년대 척박한 환경에서도 (서구의 전통적 교회건축을 외형적으로 답습하는 쉬운 길이 아닌) 자신만의 독자적 창작을 추구하시어 한국 교회에 현대적 종교건축의 방향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 설계하신 교회건축물은 외형, 공간구성, 좌석배치 등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신자들의 적극적 능동적 전례 참여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오늘날의 교회건축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하겠습니다.
대표작이라 생각되는 성라자로마을 성당은 지형에 순응하여 녹아드는 듯하면서도 형태와 공간과 제대를 둘러싸는 부채꼴 좌석배치 등에서 과감한 현대적 경향을 보여주며, 마음을 위로 이끄는 강한 상승감을 느끼게 하여 종교적 상징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하여 선생님은 1979년 제28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셨습니다.
교수로서 선생님께서는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셨을 뿐만 아니라, 고 김수근 선생님께서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하는 건축가”라고 이야기하신 것처럼 건축이론 연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일생 동안 연구하신 내용을 모아 여러 권의 저서로 발표하셨습니다. 1999년 한양대학교에서 퇴임하신 후에는 한강변 오피스텔에서 회화작업에 심취하셨으며, 개인전을 여시고 국제 공모전에도 출품하시어 수상하는 미술가의 열정도 보여주셨습니다.
올해로 제21회를 맞는 가톨릭 미술상이 우리나라 교회건축에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신 유희준 선생님의 작업들을 돌아보고, 비록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에라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특별상에 모실 수 있게 되어 큰 기쁨입니다. 선생님은 지금도 당신이 설계하신 구의동성당에 다니시면서, 마음의 평화 속에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지낸다고 하십니다. 선생님께서 오래도록 건강하시고 변함없이 열정적으로 활동하시기를 기대합니다. (후배 건축가 김창수 라파엘)
본상 회화 부문: 김만용 프란치스코 / 네 십자가를 지고...
▲1956년 경북 안동 출생 ▲1984년 영남대 사범대학 회화과 졸업 ▲1989년 영남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전공 졸업 ▲1984-86년 한알중 교사 ▲1986-2003년 선영여중 교사 ▲2003-2010 영주고 교사 ▲2010-2013년 선영여고 교감 ▲2013-2017 선영여고 교장
전시: ▲한∙일 현대미술 교류전(일본 시마네현) ▲한∙중 현대미술 교류전(중국 하남성/박주시) ▲한국화 중앙에서의 만남 전(서울시립미술관) ▲경주 EXPO 경북현대미술 초대전(경주 문화예술회관) ▲영∙호남 소통과 상생 교류전(목포문화예술회관) ▲한국 가톨릭미술협회전(2017년 광주대교구청) ▲안동 가톨릭미술가회 창립전(안동문화예술회관) 외 다수
▲‘네 십자가를 지고...’, 2017년, 80×40cm, 한지 펄프에 아크릴, 먹 등
심사소견: 이번 가톨릭 미술상 회화 부문 본상에 선정된 그림은 김만용 프란치스코 님의 ‘네 십자가를 지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에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그림에서 사람들은 짓누르는 십자가를 지고 앞서가시는 예수님을 따라가느라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여러 사람이 한 줄로 서 있는 듯이 보이기도 하고, 한 사람이 오랜 시간 인생의 풍파를 이겨내며 따르고 있는 것으로도 보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일이 결코 녹록지 않음은 지고 있는 십자가의 힘겨운 무게로도 느낄 수 있지만, 그림 표면을 이루는 울퉁불퉁한 한지 펄프 위에 힘찬 선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의 드로잉 선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껏 작가로 또한 교육자로 살아오신 김만용 프란치스코 님의 작업실에는 동양화의 새로운 표현영역을 탐구하고자 애써 온 여러 작품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습니다. 화선지와 먹이 이루어내는 전통적 방법뿐 아니라 기와 표면에 그림을 그린다든지, 화폭 표면에 종이 펄프로 굴곡을 만든 후 작업을 한다든지 콜라주를 이용한 복합적 이미지를 만든다든지 하여, 보통 생각하는 동양화 기법 이외에 재료의 확장에도 많은 연구가 있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림의 주제는 상당한 작품이 자연의 순환과 인생의 순환에 관한 것들이었으며 사람들의 화합을 바라는 대작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순례지에서 여행하며 그린 아름다운 스케치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이제 한바탕 인생의 바쁜 나날들을 지내시고, 다니시던 학교를 정년퇴임하시고, 새로운 시간을 맞으시는 선생님께서, 그간 단련해 온 자신만의 조형 방법을 사용하여 신앙 고백으로 여겨지는 이 그림을 그려내심을 보며, 앞으로 신자로서 또한 화가로서 더욱 큰 기량과 활동을 보여주시리라 기대해 봅니다. (김형주 이멜다)
추천작품상 공예 부문: 손숙희 라우렌시아 / 성모상
▲1962년 출생 ▲1985년 대구가톨릭대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95년 대구가톨릭대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2011년 명지대 산업대학원 도자기기술학과(유약 전공) 졸업 ▲리도 손숙희 도유화연구소 대표 ▲개인전 13회, 단체전 60여 회, 국내외 아트페어 7회 참여 ▲제7회 국토해양환경 국제미술대전 환경부장관상, 대한민국 문예진흥대상, 현대조형미술대전 특선 등 수상 ▲수원교구 가톨릭미술가회, 한국도자협회, 여류도예가협회 회원
성미술 소장지: ▲서울대교구 물이깊은샘 영성센터 ▲수원교구 안나의집 소성당 ▲대전교구 솔뫼성지, 대전가톨릭대 ▲대구대교구 월막피정의집 ▲감삼, 도안동, 유천, 가실, 도동, 죽도, 흥해, 만촌3동, 장량, 산청 등 다수 성당 ※작가 프로필 사진 제공=가톨릭신문사
▲성모상, 2016년, 지름 60cm 높이 100cm, 조형토, 무유와 색유약, 전통장작가마 1250-1300℃ 소성 심사소견: 도조(陶造)는 성형에서부터 소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들이 크기가 클수록 까다롭고 힘든 작업이다. 1m 높이의 형태를 문제되지 않게 잘 만들었다 해도 고온을 견뎌 마음에 드는 유약을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인체 도조는 유약이 조형물과 어울리지 않으면 조형미는 숨어 버리고, 더러는 흉해 보이기도 한다.
손숙희 작가의 주 작품은 이런 점에서 성공작으로 보인다. 사실적인 온화한 얼굴 모습에 투박하고 각진 손이 의외인 느낌도 들었지만 성모님과 이땅의 어머니들의 사랑과 희생을 강인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몸 길이가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토속적인 정감을 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열정적으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무엇이든 무르익으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 지속적인 창작이 부디 신앙의 빛 안에서 이루어져 하느님 보시기에 더욱 좋은 작가로 성숙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임정열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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