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광주구장의 기아 벤치에서 선수 품평회가 열렸다. 프로팀이 뜻밖에 고교생 투수를 등장시켜 그의 미래를 점쳐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
무대는 한화전을 앞두고 실시한 기아 타자들의 시뮬레이션 배팅. 마운드의 주인공은 현재 광주일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투수 고우석(18)이었다.
기아에 2003년 신인 1차 우선지명을 받아 선수등록이 가능한 내년부터 프로무대에 나서는 선수지만 이상윤 투수코치의 강력한 추천에 따라 마운드에 미리 섰다. 최근 끝난 봉황대기 종료와 함께 기아의 팀 훈련에 참여하고 있을 뿐 아직 동료 선수들과의 대면식도 못한 신출내기였다.
길들여지지 않은 유니폼을 입어 어색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고우석의 비공식 프로 데뷔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시험 삼아 내보낸 자리였지만 관심만은 드높았다. 김성한 감독은 덕아웃에서 일일이 고우석의 투구를 지켜봤다. 타석에 섰던 장성호와 정성훈을 불러 구질이 어떤지 직접 캐물으며 벌써부터 내일을 내다보고 있었다.
삼성에 쫓겨 갈 길이 바쁜 기아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데 당장의 상황이 문제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