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장미, 네덜란드는 튤립, 스위스는 에델바이스.나라별로 국가를 상징하는 나라꽃, 국화(國花)가 있다. 우리나라의 국화라고 하면 대부분 무궁화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하지만 공식적으로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국화가 아니다. 많은 나라의 국화는 왕실의 상징 혹은 귀족 가문을 대표하는 꽃들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무궁화는 우리 민족과 오랜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나라꽃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서기 897년 신라 시대 때, 효공왕이 당나라 광종에게 보낸 나라 문서에는 우리나라를 무궁화의 나라라는 뜻의 근화향(槿花鄕)이라고 표현했다. 조선 시대에는 조선왕조의 상징인 이화(오얏꽃)에 잠시 밀려났지만 이후 일제강점기에 다시 그 명성을 되찾게 된다. 무궁화는 국권을 강탈당했을때 자연스럽게 선조들에 의해 나라꽃으로 자리매김한 경우다
현재 국가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태극기와 애국가 모두 독립운동과 함께했듯, '무한히 피어나는 꽃'이자 '생명력이 강한 꽃'으로 무궁화도 자연스레 나라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념식 영문 초청장의 배경은 물론, 광복 이후 화폐에도 무궁화가 들어갔다. 공무원의 임명장, 국회의원의 배지 그리고 사법부의 법복에도 무궁화가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다.
또한 우리 국민의 생활 용품 곳곳에서도 무궁화의 상징적 위치를 유추해볼 수 있니다. 캐러멜과 사이다 그리고 소주까지. 무궁화는 당시 고가의 상품이거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제품들에 붙이는 상징적인 이름이었다. 1960년 2월 21일 초특급 열차 발대식 당시 운행했던 열차도 무궁화호였으며, 이 열차는 2년간 운행 후 '재건호'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이후 1980년대 최고 등급 바로 아래인 우등열차에 무궁화호라는 이름을 다시 붙여주었고, 현재까지 운행 중이다.
당연하게 무궁화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꽃으로 쓰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공식 국화는 아니다. 국회에서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공식 지정하고자 하는 노력은 늘 있었지만, 매번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법안이 폐기되었다. 외래종이라는 이유, 너무 많은 품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 국화는 관습법에 따르기 때문에 법제화가 필요 없다는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거절당했다.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무궁화의 날이 8월 8일인 이유는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 기호)가 되고, 이 모습이 무한히 피는 무궁화와 유사하다고 하여 8월 8일로 제정했다고 한다. 무궁화의 날 제정에 크게 기여했던 김영만 교수는 현재 신구대학 미디어콘텐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무궁화를 문화 콘텐츠에 녹여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