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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닉넴 : ·왕뿐이· (은수수 , 띠링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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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이 찬물에 빠진 날 ☜ 001.
"이년아, 넌 어제 배운 것도 기억 못해서 어떻게 할려고 그러냐?
자, 다시 읽어봐.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비읍, 시옷....."
"오매오매, 저.. 바비언니야. 시방 내 오줌보가 거시기 해브리게 생겼브렀네.
미안해브린디 내 거시기 좀 거시기 해브리고 오면 안딜까?"
"그러게 누가 아까 그렇게 콜라 쳐 마셔대래?!
빨리 갔다오기나 해. 어제꺼 기억 하나도 못하고선..........
갔다와서 기역부터 다시 할테니깐, 빨리 갔다와!!!"
"아, 알써, 알써. 하이간 바비언니야 성질 하난 알아줘야 한다니깐 -
염병할. 진짜 이러다간 오줌보 폭발해브리겄네.
내 거시기 하고 오면 거... 어제 먹었던.. 그 뭐다냐... 콜.. 콜라인가?
콜라 맞쟤잉? 하이간, 그거 한 병만 더 준비해줘잉!!!
싸게 거시기 해브리고 올테니께!!"
"언넝 쳐 가기나 해, 이년아!!!!"
무슨 집에서 내쫓 듯 봉순을 내쫓는 바비언니.
지금 봉순과 바비언니가 있는 곳은 파라다이스 단란주점 여자 대기실 안.
어제 처음 이곳에 들어온 봉순과 친해진 바비언니는, 전라도에서 갓 올라온 봉순이
한글을 모른다는 걸 알고는 어제부터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불과 24시간 전에 배웠던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등등....
자음 24개를 금새 까먹어버린 봉순.
뭐, 한 시간마다 자음 한 개씩 까먹은 셈이다.
그리하여 바비언니에게 다시 한글을 배우던 도중,
처음 먹어보는 콜라의 알딸딸~한 맛에 반하여 계속 콜라만 마셔대던 봉순은
급기야 방광의 팽창으로 인해 화장실로 급하게 향하고야 만다.
도중에 바비언니와의 말다툼으로 인해 살짝 나올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잘 견뎌내주는 우리의 이봉순. 화이팅이다!!
"오매, 시방 싸버릴 것 같구만 나나언니야는 와 자꾸 붙잡아 놓는대.
하이간, 성깔 한 번 거시기한 건 알아줘야 한다니깐 - "
투덜대며 대기실에서 급하게 뛰어나오는 봉순.
....한 눈에 봐도 상당히 급한 듯 보인다.
"악!!!!!!"
"아!!!!!!!!!!!"
화장실로 급하게 뛰어가던 봉순과 갈매기파 보스 김정수를 체포하기 위해
파라다이스 단란주점 안으로 총을 손에 쥐고 바삐 들어온 강력계 형사 주혁.
서로 갈 길로 달려가다 그만 정면으로 충돌을 하고 만다.
*약도를 대충 그려보자면
│ ↑ │
│ 오 │
│ 호 │
│ 실 │
│ │
─────── ─────────
봉순이가는길→ →화장실
─────── ─────────
│ ↑ │
│ 주 │
│ 혁 │
│ 이 │
│ 가 !
│ 는 │
│ 길 │
이러한 형태가 나오는데 -
주혁이 체포하려던 갈매기파 보스 김정수는 단란주점 5호실에 있었고,
봉순이 가려던 화장실은 대기실에서 나오면 바로 직선길이였다.
그러나, 단란주점 방 안으로 들어가는 복도와 화장실로 가는 복도는
교차로 식으로 4거리를 이루고 있었고,
우연찮게도 같이 뛰어오던 두사람은 정면으로 충돌을 하고 만 것이다.
교통사고로 따지자면, 대형사고가 아닐 수 없다.
김정수를 체포하기 위해 오른손에 총을 들고 달려가던 주혁.
봉순과 부딪히는 바람에 오른손에 들려있던 총이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너무 세게 부딪힌지라 좀처럼 일어날 수 없었던 주혁에 반해,
너무나도 화장실이 급했던 봉순은 아랫배를 부여잡곤 화장실로 곧장 향하던 도중,
무언가가 발에 밟혀 앞으로 자빠지고 만다.
순간적으로 잽싸게 일어나 자신의 발에 밟힌 것을 확인한 봉순.
전라도에서 서울로 올라온지 이틀밖에 안된 아직 시골촌년으로서는
자신의 밟에 밟힌 검은색으로 요상하게 생긴 물체가
주혁이 자신과 부딪히며 떨어진 총이란 걸 전혀 알수 없는 봉순이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욕을 해대며
자신도 모르게 총을 가지고는 화장실로 뛰어가버린다.
"아이구 시원하다~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그냥 싸브릴 뻔 했네.
으으~ 아주 그냥 싸게싸게 쭉쭉 거시기하게 나와버리네."
화장실로 들어가 좌변기에 앉아 시원하게 볼일을 본 봉순.
아마 세상의 모든 근심을 털어놓고 날아가고 싶은 기분이였을 것이다.
콜라를 너무나도 많이 먹었는지라, 도저히 멈춰지질 않는 일보기.
남녀공용인 화장실이라 그런지 남자 몇 명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제서야 볼 일이 모두 시원하게 끝났는지
좌변기에서 일어나 물을 내리고 아까 달려오며 걸려 넘어졌던 검은색 물체,
주혁의 총을 이리저리 살피며 장난감 가지고 놀 듯
흔들어보기도 하고 레버에 손을 넣어보기도 한다.
봉순의 손에 총이 들려있는 것을 본 화장실에 들어왔던 아까 그 남자 몇 명.
소스라치게 놀라며 모두 볼일을 보다말고 벽으로 바짝 붙는다.
최대한 봉순의 눈빛을 피하기라고 하려는 듯 고개를 푹 숙인채 분위기는 엄숙.
"시방 근디 이건 어디다 쓰는 물건인겨?
장난감인가.... 가운데 돌아가는 것도 있는 걸 보니 장난감 같기도 하고...
웜매!!! 깜짝이야."
자신도 모르게 권총을 레버를 당겨버린 봉순.
화장실 안에서 원치않던 권총의 첫발이 발사되었다.
다행히도 경찰들의 권총은 첫탄이 공포탄이라 그리 위험하진 않았다.
자신이 쏜 총에 깜짝 놀란 봉순은 심호흡을 하며 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탕 - ' 하며 또다른 총소리가 들려왔다.
화장실 문이 열리자 마자 함께 들려온 총소리,
그리고 화장실 문 앞엔 봉순이 가지고 있던 권총을
찾는 듯 싶었던 주혁이 배에 총을 맞아 쓰러져 있었고,
주혁의 앞에서 총을 겨눈 채 얼어버린 한 남자가 치를 떨며 서 있었다.
주혁이 체포하기 위해 찾고 있었던 갈매기파 보스, 바로 김정수이다.
갑자기 화장실 앞에 서 있던 봉순에게로 총을 돌리는 김정수.
또 깜짝 놀라버린 봉순은 손에 들고있던 권총을 한 번 더 쏘아버린다.
그것도 김정수의 오른쪽 허벅지로.
봉순의 총을 맞은 김정수도 주혁의 옆에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버렸고,
연타로 이어지던 총소리에 놀라 화장실로 달려온 파라다이스 단란주점 사장.
한 남자는 배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있고,
또다른 한 남자는 허벅지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으며
많이 낯이 익어 보이는 이상한 옷차림의 한 여자가 권총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본 사장은 핸드폰을 꺼내어 119와 경찰서에 연락을 한다.
"....아가씨, 그 총 잠깐만...."
봉순의 손에 들려있던 총을 발견한 주혁은 봉순의 손에서
낚아채 듯 가져와 김정수의 왼쪽 허벅지를 향해 한 번 더 총을 겨눈다.
또다시 총소리에 놀란 봉순은 그대로 귀를 막으며 풀썩 주저앉아 버렸고,
주혁의 행동을 본 사장도 놀라 기겁을 하며 주저앉아 버린다.
...
119 대원들과 경찰차에서 내린 형사들이 모두 화장실 앞으로 달려왔고,
주혁과 갈매기파 보스 김정수를 구급차에 싣고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그 주변에 주저앉아있던 봉순과 단란주점 사장을 일으켜 세우는 한 남자.
주혁과 절친한 대학 동기인 같은 강력계 형사, 김준호.
"...지금 사건이 어떻게 된건지 두 분은 목격을 하셨을테니,
같이 서까지 가셔서 사건 조사에 참여해 주셨으면 합니다."
##
얼떨결에 준호와 같이 서까지 오게 된 봉순과 단란주점 사장.
노트북이 놓여있고, 정신없는 경찰서를 빠져나와 강력 4반이라 써있는
한 방으로 들어가는 준호, 봉순, 그리고 단란주점 사장까지.
"경찰서 안이 좀 시끄러워서 방을 좀 따로 쓰겠습니다.
아까 파라다이스 단란주점 화장실 앞에서
배에 총을 맞고 쓰러져 있던 사람은 저희 강력계 형사인 차주혁 형사라고 하구요,
그 앞에서 허벅지에 총을 맞았던 사람은 저희가 지금 유일하게 쫓고있는
갈매기파라는 조직 보스인 김정수라고 합니다.
차형사가 김정수를 쫓기 위해 그 단란주점 안으로 혼자 진입한 것이였고,
저희가 갔을 당시에는 두 사람 모두 총격이 있었던 것으로 추종 됩니다.
두 분은 목격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할테니, 직접 보신 모든 것들을 진술하여 주십시오."
저리도 긴 말을 실수 한 번 하지 않고 매끄럽게 잘 말하는 것으로 봐선,
아무래도 형사일을 많이 해본 배테랑 형사인 것이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먼저 입을 여는 봉순. 자신이 보고 겪은 모든 상황을 진술한다.
"내는 기집야들 대기실에서 바비언니야라는 친한 언니와 함께 있다가
콜... 하이간, 톡 쏘는 알딸딸~ 한 게 거시기하게 맛나서 좀 거시기하게 먹어부렸쟤.
근디 갑자기 싸~ 한 게 화장실이 겁나게 급해버린겨.
그래서 싸게 갔다 올려고 뛰어가다가 어떤 남자랑 딱 부딪혀 버린거여.
내는 오줌보가 폭발하게 생겨브려서 미안하단 말도 못하고 그냥 화장실로 냅다 달려가 버린겨.
근디, 달려가다가 뭘 밟고서 자빠져버렸는디,
잉, 지금 그 쪽이 왼쪽 개배에 차고있는 거, 그거를 밟고 자빠져버린겨.
고놈이 시방 월매나 거시기 해브리던지, 그냥 갖고 화장실로 가버렸지 뭐여."
뭐가 그리 좋다고 신나게 기억해내며 주혁과 부딪힌 걸 자세히도 얘기하는 봉순.
주혁의 총을 가지고 화장실로 가버렸다는 봉순의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봉순에게 한번 더 되풀이하며 묻는 준호.
"그러니깐, 지금 아가씨가 차형사의 이... 총을 갖고 화장실로 가버렸다는 겁니까?"
"총? 그것이 총이여? 잉... 뭐, 긍께, 거시기 해브린거지."
"..... 아, 알겠습니다. 계속 해주시죠."
.................
봉순과 단란주점 사장에게서 모든 사실을 듣고선 단란주점 사장은 그대로 돌려보내주었고,
무엇 때문인진 모르겠으나 봉순을 데리고 다시 경찰서로 돌아와
의자를 가져다 앉혀놓고선 자신도 그 옆에 앉아 얘기를 꺼내는 준호.
"이름이 뭐죠?"
"이봉순이라고 하는디요."
"아.. 풋 - , 네, 이봉순씨. 권총에 대하여 알고 계시나요?"
"권.. 권 뭐시라고? 아~ 잉잉, 아까 그 총이라는거?
오매, 난 그거 보고 깜짝 놀랐당께. 그냥 이상한 거 당기기만 했더만
뭐가 슝 하고 날라가서 그... 김정수라는 놈의 허벅지로 거시기 해브릴 줄 누가 알았겄어.
히히, 그러면 내가 나쁜놈을 잡았다는거쟤?"
"...예... 뭐, 그렇긴 하다만, 정말 권총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시나요?
"몰러몰러~ 어제 처음 서울 올라와서 뭐가뭔지 하나도 모르겠구만, 왜 여기로 데려온거여.
아까 그 사장아저씨가 돈 벌게 해준다고 나 그 거시기로 데리고 갔단 말여.
나 가서 돈 좀 벌어야 되는디, 좀 가게 해줌 안딜까?"
의자에서 일어나 함박미소를 머금고는 "안됩니다" 라며 재수없게 말하는 김준호 형사님.
준호의 말투에 뾰루퉁해진 봉순은 똥 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염병'을 수도없이 읊조린다.
그 때 요란하게 울려지는 준호의 핸드폰 벨소리.
슬라이드 핸드폰인 준호는 뺨에 대고 핸드폰을 한 번 내리더니 통화를 한다.
"어, 주혁아. 몸은 어때, 괜찮은거야?"
"응, 방금 수술 끝내고 입원실로 옮겨졌어.
김정수도 조만간 치료가 모두 다 된다고 하니깐, 바로 체포해서 쳐 넣어야지.
그나저나, 아까 내 옆에 있던 그 아가씨는 어떻게 됐어?"
"아, 아까 그 아가씨? 지금 경찰서에 있어.
주혁아, 아무래도 그 아가씨, 네가 보호 좀 해줘야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