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자원을 이용하여 환경친화적 생물농약을 개발할 목적으로 여러 식물체 추출물에 대한 생물검정을 실시한 결과 양고추냉이 정유로부터 살충활성물질을 분리하였으며, 이 정유를 이용하여 저장물해충 퇴치를 위한 시제품을 제작하였다.
일찍이 식물체 유래 2차 대사산물들이 나타내는 다양한 생물활성으로 인해 농약개발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고, 그 결과 로테논을 비롯한 피레스로이드계 화합물들이 실용화 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식물체 추출물들과 정유들이 다양한 저장물해충들에 대해 살란·기피·살충활성을 나타낸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또한 식물체 유래 화합물들은 살충제 저항성해충들에 대해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살충활성을 보이는 대부분의 식물체 추출물들과 정유물들의 살충성분들은 주로 모노터피노이드 계열에 속하며, 이들 화합물들은 대부분 상당히 높은 휘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개는 훈증독 기능을 보인다. 말라치온과 같은 예방용 살충제들은 처리곡물의 표면에 장기간 잔류될 수 있는 잔류문제와 훈증제로 사용하는 메칠브로마이드와 클로로피크린과 같은 유기합성약제들 역시 높은 인축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식물체 유래 화합물들의 이러한 훈증작용은 저장물해충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기작으로 그 응용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저장물해충에 대한 방제현황
저장물해충에 대한 방제는 주로 액제나 훈증제의 지속적인 처리에 의존하고 있다. 비록 이들 약제들이 효과적이기는 할지라도 수십 년에 걸친 이들의 반복적인 처리가 천적생태계를 교란시켰다. 또한 해충들의 대발생을 야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살충제들에 대한 저항성 종들의 발달을 초래하였으며, 인간을 비롯한 환경과 비목적 생물들에 대한 역효과를 유발하였다. 특히, 메칠브로마이드와 포스핀과 같은 훈증제들이 저장물해충들로 인한 저장물 및 많은 농산물들의 예방과 방제를 위해 매우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을 지라도 몇몇 저장물해충들은 메칠브로마이드와 포스핀에 대해 저항성을 발달시켰다. 또한 EPA(1993년)는 이들 약제들이 오존층 파괴와 높은 인축독성을 야기하기 때문에 선진국의 경우는 2001년까지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은 2010년까지 이들의 사용을 금지하는 협약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 약제의 대체제 개발이 어렵고, 그 개발을 위한 기간 유예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서 조차도 그 사용 금지시기를 잠재적으로 2005년까지 유예시킨 상태이며 그 사용량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저장물해충 대체제 개발은 전세계적인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식물체에 근간한 생물활성물질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주로 농업해충 방제제 또는 그 예방제 개발을 위해 수행되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장물해충에 대해 방제제 및 그 예방제를 개발하고자 하는 연구는 아직도 기초적인 연구단계에 있다.
시험곤충
본 시험에 사용한 검정용 저장물해충들은 화랑곡나방(Plodia interpunctella (H ner)) 유충, 권연벌레(Lasioderma serricorne (Fabricius)) 성충, 쌀바구미(Sitophilus oryzae (L.)) 성충 및 팥바구미(Callosobruchus chinensis (L.)) 성충 그리고 애수시렁이(Attagenus japonicus Reitter) 유충 등 5종의 곤충들로, 감수성 계통들은 살충제에 대한 어떤 노출도 없는 실내사육충들만을 선택하여 본 시험에 이용하였다. 모든 충들의 사육조건은 온도 28±1℃, 상대습도 55±5% 그리고 광조건 16:8 시간(주:야)으로 하였다.
양고추냉이 정유의 살충활성 검정
식물체 및 그 유래성 정유를 이용한 스크리닝에서 중요한 요소는 초기 농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이다. 본 시험에서는 초기농도를 50 mg으로 설정하여 예비실험을 거친 후 100%의 살충활성이 관찰되면 이후 이 농도를 기준하여 5mg씩 줄여 농도별 검정을 실시하였다. 메탄올 100㎕에 양고추냉이 정유 각각의 농도로 녹여 여지(Whatman No. 2, 직경 5cm)에 마이크로피펫을 이용해 처리하였다. 처리 즉시 여지를 후드내로 옮겨 약 20초 가량 넣어두어 용매를 최대한 휘발시켰다. 대조구 역시 동일하게 처리하였다. 이 여지를 페트리디쉬(직경 5cm, 높이 3.5cm)에 넣어서 각 성충 20개체씩을 처리된 여지 위에 방사한 후 뚜껑을 닫고 그 살충활성을 관찰하였다. 살충활성은 처리 24시간 후에 미세한 붓을 이용해 각 대상충의 부속지 및 몸통을 자극하여 전혀 움직임이 없는 충은 사충으로 간주하였다. 살충 검정은 3반복으로 하였고, 그 살충율에 대한 평균간 비교는 Scheffe 검정을 이용하였다(S-AS Institute, 1996). 양고추냉이 정유의 각 검정충들에 대한 활성결과는 <표 1>에 나타내었는데, 각 충들에 대한 활성은 실험충 및 농도 의존적인 양상을 보였다. 본 정유는 15mg 이상 수준에서 화랑곡나방 유충·쌀바구미 성충·팥바구미 성충에 대해 100% 살충활성을 나타냈고, 권연벌레 성충 및 애수시렁이 유충에 대해서는 93.3%의 살충활성을 보였다. 10mg 수준에서는 화랑곡나방에 대해 93.3%, 쌀바구미에 대해서 100% 높은 살충활성을 보였다. 그러나 5mg 수준에서는 쌀바구미 성충에 대해서만 100%의 활성을 나타냈다. 각 충들의 농도 의존적인 반응은 정유 내 함유된 살충활성물질의 함유농도 및 그 휘발성에 기인한 적정한 포화수준이 낮은 농도수준에서는 도달되기 힘들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양고추냉이 정유의 살충활성 작용기작 구명
본 시험에서 스크리닝에 사용한 검정법으로는 관찰된 살충활성이 직접 접촉독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훈증독에 의한 것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5종 대상충 모두에 대해 24시간 후 100%의 높은 살충활성을 나타낸 양고추냉이 정유를 대상으로 쌀바구미와 권연벌레에 대해 그 작용기작을 Ahn 등(1998년)의 방법에 따라 조사하였다. 정유 5mg씩을 메탄올 100㎕에 녹여 스크리닝에서 사용한 동일한 크기의 여지에 마이크로피펫을 이용해 처리한 후 후드에서 20초동안 건조시켰다. 20개체의 쌀바구미 및 권연벌레 성충을 미리 다이어트컵(직경 3.6cm, 높이 4cm)에 방사하고, 그 입구는 60-메쉬 천으로 밴딩함으로써 공기의 자유로운 유출은 허락하면서도 그 천 위에 놓여질 여지(물질)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방지하였다. 이 컵을 더 큰 플라스틱 용기(직경 4.7cm, 높이 8.4cm)에 넣고 정유 성분이 처리된 각각의 여지를 그 안쪽의 다이어트컵 상단(천위)에 올려 놓고, 그 입구를 뚜껑으로 완전히 밀폐한 시험구 A와 그 입구를 60-메쉬 천으로 밴딩하여 외부 공기의 자유로운 출입을 가능케한 시험구 B로 구별하였다. 게다가 충이 여지에 처리된 물질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큰 플라스틱 용기(직경 4.7cm, 높이 8.4cm)에 20개체의 성충을 방사하고 여지를 넣어주어 그 뚜껑을 완전히 밀폐한 시험구 C와 천으로 밴딩하여 공기의 자유로운 출입을 가능케한 시험구 D로 구분하였다. 쌀바구미에 대한 검정은 3반복으로 하였고, 권연벌레에 대한 검정은 4반복으로 하였다. 또한 각 시험구에 대한 대조구 역시 메탄올만을 처리하여 각각 4개구로 구분하였다. 24시간 후에 미세한 붓을 이용해 스크리닝시와 동일한 방법으로 그 사충 유무를 판별하였으며, 통계처리 역시 동일하게 하였다. 처리 24시간 후 100%의 살충활성은 안쪽에 다이어트컵을 넣고 바깥의 플라스틱 용기 입구를 완전히 밀폐시킨 시험구 A와 내측 용기의 삽입없이 단지 큰 용기에 정유를 처리한 여지를 깔아놓고 그 입구를 완전히 밀폐한 시험구 C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반면에, 입구를 단지 천으로 밴딩하여 공기의 출입을 자유롭게 한 시험구 B와 D에서는 별다른 활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결과가 이들 충들의 살충활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정유 내 활성물질들의 휘발성에 기인한다는 것을 나타낸다(표 2 참고). 이상의 시험 예를 통해 설명한 바와 같이 양고추냉이 정유는 5종 저장물해충에 대해 매우 우수한 살충활성을 나타낸다. 또한 그 살충활성을 나타내는 주 작용기작이 접촉독보다는 훈증독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활성화합물이 상당히 휘발성이 높은 물질임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시험을 통해 기존의 저장물해충 방제제의 대체제 개발을 위해 양고추냉이 정유가 매우 유력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양고추냉이 정유를 근간으로 한 제형화 시험을 통해 그 자체로서 충분한 저장물해충 방제제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양고추냉이 정유의 제제화 및 시제품 제작
양고추냉이 추출 정유를 이용하여 환경바이오벤처기업인 (주)비아이지와 공동으로 3종 제형의 시제품을 제작하였다. 가정용 쌀벌레 퇴치용으로 개발한 ‘쌀벌레캡스’는 천연식물성 양고추냉이 정유를 전분으로 마이크로캡슐한 제제로서 그 성분이나 효과를 온전히 보전할 수 있도록 하여 퇴치효과와 지속효과를 높였다. 또한 마이크로캡슐화를 통해 휘발에 의한 약물 감소가 방지되고 냄새에 대한 마스킹 효과가 있도록 하였다. 농림산물, 문서 등의 보관창고 및 버섯재배사 소독용으로 개발한 ‘캡스탄’은 원터치 스프레이제로 액화석유가스를 충전하여 분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캔에 양고추냉이 정유와 분사제를 넣은 것으로 사용시 스위치를 눌러 고정시키면 2분 내에 양고추냉이 정유가 모두 분사되도록 제조하여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제한 것이다. ‘캡스탄 골드’는 캡스탄 분사시 빠른 포화 및 휘산으로 넓은 창고에 여러 개를 사용하지 못하고 포화상태가 오래가지 못해 약효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한 제제로서, 양고추냉이 정유에 안정제를 넣어 액체상태로 만들어 캔의 윗부분만 제거하도록 고안하여 목재소독이나 토양소독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임업연구원과 (주)비아이지는 원료 및 제형개발기술에 대해 이미 특허를 출원하여 기술보호를 해 놓았으며, 쌀벌레캡스의 경우 환경호르몬 걱정없는 용기를 만들기 위해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였다.
맺음말
오존층 파괴 훈증농약인 메틸브로마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강한 살충활성을 갖는 양고추냉이 정유를 이용하여 사용목적에 따라 간편하게 이용하도록 3종의 제형을 개발하였다. 특히 농림산물에 잔류하지 않으며, 쌀바구미·밤바구미·화랑곡나방 등의 저곡해충과 털두꺼비하늘소와 같은 산림해충의 발생을 억제시키는 방제제를 상품화 하였다. 이번 시제품의 출시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저장곡물 방충농약을 대체할 수 있어 외화 절감효과는 물론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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