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아 들른 부산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고속버스(일반) 요금은 23,000원, 도착지는 부산 지하철 1호선의 종착역인 노포역이다. 노포역에서 가까운 곳에 금정산 범어사가 있다. 하늘에서 금빛 물고기가 내려와 놀았다는 곳이다.
예전 지하철 공사 때문에 가끔 부산을 찾으면 해운대 갈비, 청사포 생선회, 금정산 염소 불고기를 회사 부담으로 들었었는데 오늘은 알뜰 식사를 해야 한다.
(점심 먹으러 우선 들른 곳은 범일동 할매국밥집이다. 이십여 년전쯤 김경중과 밀양에서 돼지국밥을 처음 먹어본 후 가격 대비 양도 푸짐하고 역한 냄새가 나지 않는 맛이 괜찮다 생각하여 대구 서문시장 등에서 진한 육수 맛의 국밥을 여러 번 먹어보다가 오늘 맑은 국물의 국밥을 처음 먹는다. 국물이 맑다고 맛이 맹탕이 아니라 은근히 진하고 구수하니 묘한 일이다.
국밥을 마는 것은 토렴식이다. 뚝배기에 밥을 얇게 펴서 깔고 뜨거운 국밥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 빼서 밥을 데우고 잘게 썬 돼지 고기를 듬뿍 넣어 손님 상에 내 놓는다. 다대기를 듬뿍 넣어 약간 맵게 먹으며 벽에 붙은 글자를 바라본다. 피난민과 노동자의 피와 살이 된 돼지국밥! 나는 정신적 피난민인가. 국물은 똑같은데 국밥 5천원, 따로 국밥 6천원, 수육 백반(맛이 순한 수육을 접시에 따로 담아 준다) 7천원.
(태종대를 일주하는 트램, 태종대는 신라 태종 무열왕이 활을 쏘던 곳)
(태종대에서 거제도와 대마도가 보인다. 오른쪽으로 거제도는 크게 보이는데 왼쪽으로 대마도는 밥톨 크기로 섬이 솟아나 있다)
(오륙도)
(매일 영도 다리가 열리는 시간은 오후 14시부터 15분간이다. 아쉽게도 시간을 놓쳤네)
(자갈치 시장의 어느 식당에서 부산말로 백밥회, 보통 회정식이라 불리는 밥상을 받는다. 동기 조모와 10여 년 전 부부 동반으로 처음 들러 술판을 벌인 곳인데 당시 느낌은 회는 맛있는데 양이 너무 적어 아쉬웠다는 것이었다.
도미, 광어회가 2~3일 숙성되어 찰지고 부드러워져 입에 착착 감긴다. 도미도 큰 놈을 잡았고 광어는 12kg 짜리라는데 턱뼈 서덜로 끓인 맑은 지리국이 고소하고 부드러워 국물을 계속 리필을 시킨다. 생선뼈에 붙은 서덜 고기가 육고기처럼 맛 있어 영어 속담이 생각난다. Nearer the bone, Sweeter the meat, 뼈에 붙은 고기가 맛있다는 것. 시중 드는 아줌마에게 잘 보여 소주 안주로 도르르 말린 생선 껍질을 여러 번 얻어 먹는 것도 요령. 최장군 대만족이라 나도 흡족, 33,000원/인)
첫댓글 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