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하면 당연 독일이지요. 그런데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 이후 어떻게 보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청되는 시대의
변곡점에 선 독일 (미국은 당근 맛이 갔고.. 다시 젼열을 가다듬겠지만)의 자동차 산업도 한국이나 일본에
곧 추월 당 할지 모른다는 글이 있어 재미 읽었읍니다. 공감하시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보는 시각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실상 경제적인 시각은 뗄 수 없지요.. 하여..퍼옴.
세계의 자동차 산업은 산업사상 중요한 분기점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세계 자동차 산업을 제패했던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붕괴되었고(정치적 압력으로 부활하리가 생각합니다)더 본질적으로는 세계가 더이상 가솔린,디젤엔진(등장한지 1세기가 넘은)등의 낡은 내연기관을 더이상 환경적 요인과 정치적으로 더이상 용인하기 어려운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이죠.
크게보면 자동차 자동차 주기관에 관한한 2개의 큰 조류가 있습니다.
유럽식- 친환경 엔진(기존 내연기관의 연비향상 극대화와 오염물질 제거기술)
비유럽- 하이브리드, 전기,수소등 새로운 엔진시스템
유럽의 입장에서는 기술적인 헤게모니를 가진 기존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게 리스크가 가장 적고 가장 앞선 내연기관기술을 가진 입장에서 구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이유가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휘발유 엔진에 필적하는 소음과 진동을 억제한 유럽 특유의 고연비 디젤엔진으로 대표되는)
나머지 국가의 경우 디젤엔진의 경우를 보더라도 일본조차도 유럽(독일) 보쉬의 디젤엔진 기술을 따라가기는 요원한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리스크를 안고 새로운 기술을 개척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본질적으로는 아무리 디젤엔진의 연비와 오염물질 저감장치를 단다고 해도 석유를 태워서 그 폭발력을 이용하는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환경문제를 떠나 유한한 자원인 석유를 사용하는 한 한계는 분명했습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게 전기자동차인데 재충전이 가능한 니켈수소나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기모터를 구동시켜 자동차를 움직이는 원리입니다.
기존의 내연기관 추진체계와는 완전히 다른 기술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경제성을 확보한다면 기존의 내연기관을 완전히 대체할만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물론 석유대신 전기를 사용한다고 반드시 친환경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전기 에너지 자체는 풍력이나 태양력, 멀리보면 핵융합 발전으로 경제성과 낮은 환경부하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뒷받침이 가능합니다.
특히나 요즘 주목 받고 있는 게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장착되는 전지) 전기 자동차용으로 기존에 일본에서 개발한 니켈 수소보다 여러모로 월등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일본에서도 자동차용 리튬이온 전지가 선호되고 있습니다. 약간 의외기는 합니다만 리튬이온 배터리에 관한한 한국산 리튬이온 배터리의 품질은 세계적입니다. 수년간 전세계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사건등으로 일본과 중국회사의 리튬전지 점유율은 줄고 한국 (삼성 SDI, LG화학)의 점유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중국산 리튬이온 전지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일본산 전지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한국산 전지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 제조비용 절감 과정에서 각종 안전 검사와 품질관리 과정을 대폭 삭제한 게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위 자료를 보면 아시겠지만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한,중,일 3개국이 전세계의 96%를 공급하며 사실상 독과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거의 생산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사고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작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폭발력으로 충분히 사람을 사상하게 할 위력을 지닙니다. 자동차의 경우 휴대전화나 노트북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용량의 전지가 장착되고 사고등의 충격을 고려하면 자동차 제조사로써는 배터리의 안정성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GM의 세계 최초의 전기자동차 볼트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치열한 경쟁끝에 LG화학이 선정되었고 현대자동차에도 공급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Embedded video from CNN Video CNN의 LG화학 리튬전지 관련 뉴스
디젤엔진에 주력한 유럽의 경우에는 독일의 보쉬과 삼성과 합작사를 세워 진출하였습니다. 보쉬입장에서는 2000년대 초반 독일 사진 필름회사인 Agfa가 카메라 시장이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장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파산한 전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다른 필름회사인 미국의 코닥이나 일본의 후지필름의 경우는 디지털 카메라 회사로 변신) 또한 유럽이나 독일내에 리튬이온 생산업체가 전무하므로(독일의 입장에서는 가정이지만 지멘스가 휴대전화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았다면 연관산업인 배터리 제조에도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겠죠. 사실 Bayer, BASF , Wacker같은 세계적인 화학 회사와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는 독일이 리튬전지 산업에 뛰어들지 않은점은 의문이기도 합니다.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독일식 경영관습상 한국식-독일인의 시각으로 무모하기까지한 -과감한 신규사업 진출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짐작만 할 뿐입니다.)
합작 파트너로 삼성을 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보쉬의 경우에는 이런 다급한 입장 때문에 삼성과의 합작 협상에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서 합작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분은 5:5이지만 본사와 공장 연구시설이 한국에 설립되었고 CEO도 삼성측에서 선임하였습니다.최근의 움직임으로 보쉬와 삼성 SDI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는 BMW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하기위해 LG화학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글링을 통해 정보를 찾아 보았지만 확실히 정보는 없네요.. 다만 보쉬와 독일 자동차 업체와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삼성측이 약간 유리한 것만은 사실같습니다.
합작 조인식
산업사를 보면 후발자가 선발자를 따라잡는 것은 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극적인 변화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삼성이 소니를 추월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헤게모니가 이동하는 전환과정에서 소니가 기존의 기술에 안주했기 때문이었습니다. TV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었듯 자동차도 이제 100년 동안 기술적 성숙의 끝에 다다른 내연기관이 한계에 다다른 듯 합니다. 물론 자동차는 훨신 더 복잡하며 수 만가지 부품이 조립되는 만큼 간단하게 비교 할 건 아닙니다만 분명한 것은 유럽의 경우 분명 기존의 성공에 안주한 면이 있습니다. 지금 그동안의 실패를 뒤로하고 전기차에 뛰어든 미국 자동차와 일본, 한국등의 반격에 유럽이 어떻게 대응할지 흥미진진하지 않습니까?
PS 독일과 한국
흥미롭게도 독일과 한국의 산업을 보면 이론으로만 존재할 것 같았던 '비교우위'가 실제로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수백년의 자본주의 역사와 축적된 기술력으로 모든면에서 우위를 보일 것 같았던 독일의 전자산업의 몰락(?)에 어느 정도는 한국이 기여한 점도 있습니다.
독일의 거대 전자회사엿던 아에게(AEG)- 스웨덴 전자회사 일렉트로룩스에 인수됨)의 경우 부분적으로는 한국의 삼성,LG,대우등의 신생전자업체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것이 몰락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고 비슷하게 몰락한 GRUNDIG社의 경우도 터키 전자회사에 인수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지멘스 모바일의 경우 노키아나 삼성,LG와의 경쟁에서 패배한게 직접적 몰락의 원인이 되었고(지멘스 모바일의 경우 대만 벤큐사에 매각) 얼마전에는 지멘스의 반도체 자회사로 유럽 유일의 디램 반도체회사 키몬다(지멘스 자회사인 인피니언에서 분사)가 삼성등과의 반도체 치킨런에서 밀려나 파산 선고를 받고 러시아 회사에 매각되었습니다.
지멘스의 경우는 따로 지면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방대한 산업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반도체는 삼성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통신장비의 경우에는 스웨덴 에릭슨과의 경쟁에서 패배해서 노키와와 합작-(사실상 매각) 노키아-지멘스 설립- 했으며 일본 후지쯔와의 서버, 컴퓨터 합작사였던 Fujitsu-Siemens의 경우 지분을 후지쯔사에 매각등으로 전자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하여 독일인이 전통적으로 <잘한다고> 생각되는 엔지니어링,발전,의료기기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실 독일 전자산업의 몰락의 전조는 이미 70년대 일본의 저가 카메라 회사였던 니콘,캐논,올림푸스등에 밀려 파산으로 치달은 롤라이, 콘탁스,라이카등의 카메라 명가들이 있었죠. 다만 이 전조를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정된 자원을 독일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 기계에 집중한 것인지 아니면 독일인의 기업문화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생명주기)이 극히 짧은 전자산업에 맞지 않았던 것인지 여러가지 흥미로운 가능성과 질문이 가능하겠죠?
자동차나 기계등의 전통산업들도 기술의 융복합화 추세에 전자산업과 점차 연관되어 가는 현시점에서(자동차의 경우 전자,소프트웨어의 비중이 5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함)특히나 중요한 문제인것 같습니다.
첫댓글 기존 내연기관의 연비향상과 오염물질 제거기술 극대화에도 불구하고 유한한 석유자원으로 인한 대체수단을 강구한 결과 나온 것이 전기, 수소, 리튬이온 전지 등인데 한국의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은 세계적 수준이었군요. 지구촌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기존의 지식이나 기술에 안주하지 않고 끝없는 수정과 보완을 통한 기술향상, 새로운 대체수단을 모색하는 길밖에 없는 듯합니다. 이것은 비단 국가간 교류에 있어서의 문제일 뿐 아니라 개인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언젠가 방송에서 LG화학에서 만든 리튬전지를 GM사에 공급하기로 햇다는 방송을 보며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장기적 안목으로 앞으로도 투자를 잘 해서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교두보를 확고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힘나는 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