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수 4소설집 [소록도 낙원] 발간
1970년대에 소설과 동화를 창작하던 작가, 임승수 소설가의 4소설집 [소록도 낙원]이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되었습니다. 그는 2013년에 소설집 [석관], 2016년에 소설집 [사북탄광], 2017년에 쓴 소년소설집 [할머니의 꽃수레]에 이어 발간한 네 번째 소설집입니다.
소설가 임승수 선생은 공주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육자로 40여 년을 봉직한 후 정년퇴임한 교육자입니다. 재직시에 ‘새농민’에 농촌소설이 당선되었으며, 퇴직후에 ‘문학사랑’ 소설 부문 신인작품상에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좋은 작품을 창작하여 대전문학 작가상, 올해의 소설가상 등을 받았으며, 소설과 동화, 그리고 동시를 빚고 있습니다.
= 서평
임승수 작가의 4번째 소설집 [소록도 낙원]에는 단편소설 ‘인생 삼모작’ ‘압록강 철교’ ‘질바천의 밤 불꽃’ ‘소록도 낙원’ ‘설악산 대청봉의 운해’ ‘어사화의 눈물’ ‘사부곡’ ‘사북탄광’ ‘황주객’ ‘석도항 연안부두’ ‘똬리 인생’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현실에 바탕을 둔 제재와 작가의 창작의지가 융합하여 새롭게 태어난 작품들입니다.
그중 소설집의 제목이기도 한 ‘소록도 낙원’의 제재는 아래 글에서 보듯이 오스트리아에서 소록도에 와서 나병환자를 돌보며 봉사하고 있는 두 수녀의 사랑과 봉사로 집약됩니다.
<“오시길 잘 했어요. 사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을 거듭한다. 십여 년 전 유럽의 오스트리아에서 온 마리안느, 마가렛 두 간호사였다. 발음은 어눌했지만 한국말로 병력을 물어 왔다.
“소록도병원에 잘 생긴 귀공자님이 오셨군요.”
그들의 농담 한 마디에 문수 씨는 또 용기를 얻었다. 사실 문수 씨는 잘 생긴 기골이었다.
문수 씨는 너무나 감격하여 진찰실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일이다.
“하늘이 보내주신 천사님들이시여, 두 분은 인류의 구원자이십니다. 인류의 등불입니다.”
굉장한 용기였다. 감격한 나머지 두 여인을 찬송하는 말을 했다. 풍자소설 ‘세르반데스의 돈키호테’ 생각이 불현듯 났던 것이다. 두 간호사는 감개무량하여 문수 씨를 일으킨다. 집에 자식들도 옆에는 오지 않는데 이들은 거침없이 살을 만진다.>
또한 독자로 하여금 눈물과 함께 읽어 내려가게 한 ‘설악산 대청봉의 운해’의 제재는 지게에 어머니를 모시고 대청봉에 오른 효자의 신문 기사를 모티프로 창작한 소설입니다. 그 효심에 누구나 감탄하게 마련입니다.
<“어머님, 대청봉 구석구석을 자세히 보세요. 구름도 한 점 잡아 보세요.”
자리를 깔아 어머님을 편안히 앉아 살고 있는 오색 마을을 내려다보게 하였다. 대청봉 정상은 예나 제나 돌멩이 무덤이다. “대청봉 만세, 우리 어머님 만세!”를 가늘게 외쳤다.
‘대청봉아, 널 보려고 지게 목발에 어머님 걸머지고 예 왔구나. 반겨 다오.’
순간 시인이 된 범산 씨의 뜻 있는 마음속의 인사였다. 등산객들은 신기하다는 듯 지게 목발의 노모 옆으로 모여 들었다. 내외는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했다.
“대단하시네요? 저 밑에서 할머님 모시고 올라왔어요?”
등산객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괴이한 일이다. 하얀 구름 뭉치가 어머님의 둘레를 둘러 감싸안는 것이다. 영험한 일이다.
“에미야, 구름뭉치 뜯어다가 솜이불 덥고 싶다.”
어머님은 이 말씀을 하시고 금세 잠이 들었다.>
이렇게 임승수 작가의 소설들은 현실과 창작정신의 융합으로 단단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독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사실성을 확보한 것도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리헌석 문학평론가의 서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