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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12
S#1. 석기 방.
정호, 앉아서 석기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 석기는 앞에 앉아 깍지 낀 두 손 책상 위에 얹은 자세.
그렇게 한참 말이 없다가,
정호 : 넌 나한테 일부러 허점을 보이구, 니 윗선에서는 널 백프로 믿지 않아...그런데두 넌 나한테 패를 보여주면서,
도청장치를 역이용하래...너 그거 진짜 양다리면, 딱 걔들 손에 죽을 짓이야...
석기 : ....
정호 : 도대체 속셈이 뭐야...
석기 : ...송이령 변호사하구는 얘기 잘 되셨겠죠?...역정보의 내용이라든가...
정호 : 너, 내가 도청기에 대구, 윤석기 나랑 일부 공조하자구 했다, 그러면 어떡할래?
석기 : (조금 웃음)
정호 : 웃어?...
석기 : ...제가 간단히 죽을 놈은 아니라는 거 정도는 아실텐데요.
정호 : 간단하게든 복잡하게든, 사람 언젠가는 다 죽어. 그러니까 함부로 목숨 내걸지 마. 죽을 때를 왜 니가 정하니. 건방지게.
석기 : 선배님을 믿어 보는 거죠....
정호 : 니 맘대루?
석기 : 정정할게요. 선배님을 믿는 게 아니라, 제 생각을 믿는 겁니다. 전, 선배님께 많은 걸 들켰어요. 물론 그렇다구 해서
저를 다 아시는 건 아니겠지만, 제가 들킨 만큼만이라두 아신다면, 그거에 대해서 책임을 지실 거라는.
정호 : (새삼 본다) 너에 대해서 확실하게 아는 건 딱 하나야. 넌 절대 김주희를 버리지 않았다는 거.
니가 여전히 그 놈 사랑하구 있다는 거.
석기 : (흔들림없이) 저 역시 선배님에 대해서 자신있게 안다구 말 할 수 있는 거, 딱 한가집니다.
선배님이 주희를 얼마나 아끼시는지...
정호 : ..그거 믿구 개기는 거야?...아니면 그거 확인할려구?...
석기 : 제 얘기, 결국 인정하시는 거죠?...
정호 : (집요한 놈) 그래..나, 주희 그 놈 무지하게 아까워. 어느 날 보니까 공기 같애. 없으면 내 숨통이 막힐 것 같더라...됐냐?...
석기 : (먹먹한 표정으로 마른 침 삼키는....)
정호 : (아프다...)
두 남자의 침묵, 그 속에 깊이 가라앉는 슬픔...
한참 뒤,
정호 : 하던 얘기루 돌아가자...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석기 : ...홍인기...
정호 : (얼핏 돌아본다.???)
석기 : 제 대신, 홍인기를 쳐 주세요...
정호 : (뭐?....)
석기 : 단, 주희네 교통사고루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정호 : (긴장) 그건 무슨 뜻이야?
석기 : 그건 끝까지 덮어두세요. 주희를 위해섭니다. 제가 전에두 부탁했었죠. 그건 꼭 가려 달라구...
정호 : (본다...)
석기 : 선배님 능력, 선배님의 절친한 친구인 송이령 변호사, 박호식 검사...
그 정도면 굳이 그 사고 들추지 않구두 홍인기 파들어갈 수 있어요...
정호 : 생각 많이 했구나... 도청두 알뜰하게 했구...박검사까지 꿰구 있는 거 보면...
석기 : (개의치 않는다) 정우석 비자금 관련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정호 : 그거, 거의 끝난 게임이라구 봐..검찰에서 수사 불가 내려주면, 최소한 1심은 승소할 거 아냐.
예보 측은 당연히 항소 하겠지만.
석기 : 그럴 경우, 아예 끝까지 가서, 대법원 판례루 남기자는 게 저희 보스의 목표죠.
정호 : 그래서..
석기 : 어쨌든 전, 조용히 고대표 핸들링 해서, 정우석 비자금 소송 계속 진행 할 겁니다. 선배님 적당히 쳐가면서요...
정호 : 그러는 동안 나 역시 조용히 홍인기 뒤를 캐라?...김주희네 교통사고는 건드리지 말구?...
석기 : 아무리 생각해봐두, 그것밖에 없어요...주희두, 선배님두 안전한 길은...
정호 : 그럼 넌?...양다리 걸친 채루 얼마나 갈 거 같냐..
석기 : 제가 원하는 만큼은 시간 벌 수 있어요. 선배님만 도와주시면...
정호 : (쏘아본다) 너 , 주희네 사고 전까지는 홍인기 몰랐지?
석기 : (잠깐 눈빛 흔들)
정호 : 영안실에 홍인기 찾아갔을 떄두 몰랐지?
석기 : (무표정)
정호 : 근데 니 약혼녀 연주회 때, 꼭 니 후견인처럼 웃구 있었어...그거 어떻게 설명할래....
석기 : ..
정호 : 나, 5년전의 니 모습, 기억나... 사고 다음 날 아침에. 나 너 봤어.
석기 : (멈칫, 보는)
정호 : 내가 그날을 왜 기억하냐면, 부장한테 오방 깨지구, 술먹다 다시 기어들어가 정우석이 비자금 관련 자료 뒤지면서
밤새 아주 이를 갈았던 날이거든...
석기 : ???
정호 : 이른 아침에 집에 들어가다가 아파트 앞에서, 웬놈이 시끄럽게 구는 걸 봤는데, 얼마 전에 사고 기록 뒤지면서 보니까,
사고 현장은 내가 살던 아파트 앞이구, 그 씩씩한 청년은 너였어.
석기 : (멍....)
S#2. 회상. 1부 #27 중에서.
석기 : (권혁중에게)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승용차가 나오면서 트럭을 들이 받았다면 이 지점인데,
권혁중 : (침착) 나두 피해자예요.
석기 : 댁에 말만 믿을 수는 없죠.
경관1 : 서에 가서 다시 얘기 하시죠.
석기 : 현장 보존은 왜 안돼 있는 겁니까. 차체는 그렇다 치구, 위치조차 알 수가 없잖아요.
경관1 : 구청 청소과에서 연락을 잘못 받은 모양인데, 현장 도면은 작성이 돼 있으니까 그거 보면서 다시,
석기 : (버럭) 도면을 어떻게 믿어?!
경관1 : (엉?반말?)
경관2 : 거, 반말하지 마시고,
정호의 차가 단지 입구를 향해 천천히 우회전 하다가 선다.
정호, 의아한 표정으로 차창을 내리면 경비원 한명이 엉거주춤 다가오며 인사.
S#3. 현재. 송현 석기 방.
석기 : (여전히 멍...)
정호 : 그때까지만 해두 홍인기를 몰랐겠지?...그리구, 김주희를 대신해서 사실 규명을 할려구 했겠지?
근데 니가 밝혀내서는 안되는 일이 있었던 거다, 맞지?
석기 : 됐습니다, 그 얘긴.
정호 : 뭐가 돼...권혁중, 홍인기, 그리구 너...그 사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뭔가 있었다는 거, 바보 아니면 다 감 잡을 거야...
근데 그걸 덮어 두라구?...그러구 홍인기만 캐라니, 너 그거 말 된다구 생각하냐?...
석기 : 제 말대루 해주세요...
정호 : 어떻게... 홍인기, 표면상 직업은 자영업. 나이 57세, 전과 없음, 신용상태 정상. 재산 정도 일억미만...
모씨의 금고지기 노릇을 20년 넘게 하면서 그렇게 시치미 떼구 사는 인간을 뭘루 거냐 말야!!
석기 : 해주세요. 선배님 존재, 절대 드러내지 마시구, 홍인기가 결코 추측 할 수 없는 제3의 경로를 통해서요...
정호 : (미치겠구만...)
석기 : ...
정호 : (막막하고 답답하고 밉고 아프고...)
S#4. 주희 거실. 밤.
주희, 쪼그리고 앉아 있다.
S#5. 석기 호텔 방. 밤.
석기,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서 있는.
S#6. 이령 집 거실. 밤.
많이 취한 정호, 정호, 술잔을 든 채, 고개를 쳐박다시피 숙이고 앉은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듯 건들거리는...
넥타이 헤풀어진 차림새에, 취한 눈이 서글프게 젖어 있는...
이령과 호식, 술잔 든 채 침통.
정호 : (혀꼬인 소리로 웅얼) 주희, 어떡하지?...그 새끼가 아직두 무지하게 사랑한다는데...
이령 : (본다...)
호식 : (쩝) 참, 나...생각할 수록 웃기네...
이령 : (정호를 보던 시선 거둔다) 윤석기는 서정호라는 인간을 간파한 거야...지 말 들어 줄 수 밖에 없다는 거...
어쩌면 서정호를 떠는 걸수 있구...니까짓게 김주흴 사랑하면 얼마나 하겠냐, 그래봤자 니 주제가, 김주희 챙겨주는 동안
마누라 테러 당해서 미국으루 내빼게 만든, 그런 난처한 주제 아니냐, 그러면서...
호식 : 어으 복잡해. 그런거랑 얽히면 모든 얘기가 다 복잡해져.
이령 : 왜? 오히려 간단하지...기준이 오직 사랑이니까...
윤석기, 서정호, 지금 내기 하잖아. 누가 더 많이 사랑하냐, 누가 더 괴롭냐, 누가 더 아프냐,
호식 : 원...
정호 : (쿡쿡 웃음) 그런 거야?...
이령 : 아니면 해석이 안되잖아?
정호, 술 줄줄 쏟아가며 잔 비우고 술병 집으려 하는데 헛손질.
호식 : 그만 하지?
이령 : (술병 들어 탁자 아래 내려 놓는다) 이만 퇴장들 해라.
정호 : (선다, 휘청)
호식 : (일어서며 팔 잡는) 야...
정호 : (건들건들)
이령 : (올려다보는) 맛이 갔군.
정호 : (손 내저으며) 아냐, 니들을 위해 내가 멋있게 노래 한곡
호식, 이령 : (어이없다는 듯)
정호, 포크나 뭐 그런 거 집어들고 노래를 한다. 너무나 진지한.
이령 : (보다가 술잔 내려놓고 일어선다) 안되겠다. 얼른 델구 가. 쟤 저러다 잠들면 다시 못 일어나.
호식 : 자신없어. 저럴 떄 건드리면 패잖아.
이령 : 그럼 여기서 재우라구?!
호식 : 그럼 어떡하라구?
이령 : 델구 나가라니까?!
호식 : 그냥 재워 줘...아, 자다 깨서 덮칠까봐 그래?
이령 : 내가 덮칠까봐 그래 내가. (돌아선다)
호식 : 잘 됐네. 술김에 새 역사 창조해.
이령 : (다시 돌아본다) 쟤 만약에 저러다 쓰러지면 너도 같이 자.
호식 : (가슴팍에 손을 대며) 나까지 덮칠려구?
이령 : (답답) 나 정말 피곤하거든. 어제 열 네시간 일한 사람이야. 잠 좀 자게 해 줘.
호식 : (주눅) 알았어, 걱정하지 말고 올라가.
노래 웅얼거리던 정호, 푹 주저 앉아 모로 누워버리는.
이층으로 올라가던 이령, 잠깐 멈춰 섰다가 다시 올라간다.
호식 : 야야야, (팔 잡아 세우려) 야, 송이령 진짜 핏대 났어, 웬만하면 정신 차리구, 대충 나가자.
정호 : ...
호식 : 서정호...
정호 : (눈 감은 채 웅얼) 노래 한곡 더 해줄까?
호식 :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말구, (하다가 ???... 들여다보면)
정호의 감은 눈에서 눈물이 솟고 있다...
호식, 난감하게 외면하고,
정호, 몸을 더욱 오그리며 소리없이 울음을 삼키는....참다가 또 한번 삼키는...
S#7. 어느 저택 앞. 밤.
홍인기의 차가 서 있고, 기사가 안에서 전화 중.
기사 : (전화. 작게) 시끄럽게 굴지 마라...홍씨가 왕영감한테 꼰질르는 분위기야. 여자문제, 돈문제,
S#8. 어느 까페. 밤.
신지나가 전화기로 게임하고, 매니저 춘구 전화중.
춘구 : (전화, 작게) 뭐?...야, 그래두 안되지...정씨 겁 좀 한번 더 줘야 한다구...저번에 입 다물라구 던져 준 돈이 몇푼 안되짆아...
지나 : (본다, 작게) 뭔데?...
춘구 : (이따 말하께, 하는 표정 지어보이고 다시 전화) 노랭이가, 그래두 얘 놓치기 싫어하는 건 있으니까...
S#9. 저택 앞.
기사 : 까딱하단 너네 정씨한테 받아 챙긴 거 다 털려...야야야야 끊자. 나온다.
기사가 급히 전화를 끊고 내린다.
홍인기가 대문에서 나오고, 기사가 뒷문을 열어준다. 홍인기 탄다. 기사도 다시 운전석으로.
굳은 표정으로 전화하는 홍인기.
차 떠나고,
S#10. 까페.
춘구 : (전화.깍듯이) 예, 춘굽니다...아닙니다...지나가 저번 일루 서운해서 괜히 시위하는 겁니다. 걱정 안하셔두, (하다가) 예?...
(황당한 채로) 예...예...
지나 : (여전히 게임만)
춘구 : 저, 그건 아무래두 좀....알겠습니다....예... (끊으면)
지나 : 누구야?
춘구 : (정색) 저기, 너,
지나 : ?
시간 경과.
지나 : (번호 누르고 귀에 대는...) 여보세요?...기순 오빠?...지나야...아직 안잤지?...
S#11. 이령 집 거실. 다음 날 이른 아침.
까운 차림의 이령이 층계참 돌아 내려오다 멈칫.
아무도 없고 탁자 위도 깨끗하다.
의아한 표정으로 급히 내려온다.
S#12. 동 주방
셔츠 바람 호식이 유리컵들을 씻고 있다. 곁에는 어젯밤에 먹다만 과일이며 마른 안주 접시.
이령 : 어떻게 된 거야?
호식 : 어, 잘 잤냐?...
이령 : 서정호는.
호식 : 꺠보니까 없더라?
이령: 훌륭해...
호식 : 이거, 여기다 엎어놓는 거 맞어?
이령 : 영광이다, 야. 검사님이 설거지까지 해주구. (돌아선다)
냉장고 문을 열고 주스 따위 꺼내는 이령.
호식 : 나두 그냥 갈려구 했는데, 이거 그냥 두구 가기가 미안하더라.
이령 : 인간들 정말.
호식 : 샤워두 하구, 뭐두 챙겨먹구, 할 거 다하구 나간거 같애. 걱정하지마.
이령 : 애니? 걱정하게?
호식 : 화 내지마. 속보여.
이령 : 내가?
호식 : 8년 전에 버스 떠나 보냈으믄 그걸루 그만이지,
이령 : 됐어, 됐구, 홍인기 문제, 어떻게 생각해? 내가 보기엔 서정호가 윤석기한테 휘말리는 거 같은데.
호식 : 그럴 소지가 다분하지...김주희가 걸려 있으니까...
이령 : (쩝)
S#13. 송현 입구.
주희가 급히 와서 출입문 들어선다.
S#14. 동 일층.
주희가 들으서면, 음악 소리. 올려다 본다.
S#15. 동 비서실 데스크.
주희, 계단 급히 올라오다가 멈칫.
정호가 커피를 따르다가 본다. 넥타이도 매지 않은 좀 꺼출한 모습.
주희, 세상에.... 저런 모습이라니...
정호 : (웃지 않고) 어...일찍 나오래서 놀랬지..
주희 : (불안하게 살피는) 네...근데,
정호 : 아무두 없을 때 나오면 기분 좋잖아...커피 할거지?
주희 : (급히 다가오며) 제가 할게요.
정호 : (새 잔에 또 따르는) 왜, 맛 없으까봐?...
주희 : (뭔가 더 불안한) 방에 가 계세요. 제가 갖구 갈게요.
정호 : 아냐, 내 방 곤란해. 가서 오디오만 끄구 나와.
주희 : ???
정호 : (쟁반에 거피잔과 종이 봉지 올려놓으며) 로비루 와.
주희 : (본다...)
정호, 쟁반 들고 가고,
S#16. 정호 방.
주희, 오디오 파워 끄고는 문득 방안을 둘러보는...이 방이 왜 안된다는 거지?...
S#17. 로비.
2인용 소파와 탁자가 놓여 있는 곳.
정호가 소파는 비워 둔 채, 탁자 앞에 의자를 하나 놓고 앉아 종이봉지에서 빵과 자두 따위 꺼내 쟁반에 놓는다.
탁자 위에는 커피 두 잔.
주희가 온다.
정호 : 어...앉어.
주희, 소파에 앉는다.
정호 : (여전히 웃지 않는) 아침 못 먹었지?...이걸루 대신해. 어디 근사한데 왔다 생각하구.
주희 : (본다)
정호 : (빵을 뜯어 커피에 적셔 먹는다)
주희 : 괜찮으세요?...
정호 : 어..어젠 송변 집에서 마셨어...좀 취했지... 이것두 송변에서 갖구 나온거야.
주희 : (시선 떼지 않는다) 사모님, 잘 도착하셨어요?
정호 : 어...
주희 : (새삼 불안. 시선 떨구는...)
정호 : (먹다가) 왜 안 먹어?
주희 : (본다) 변호사님 방에 뭐 이상한 거 있나봐요.
정호 : 어.
주희 : (네?...) 뭔데요, 아니, 누가요?...
정호 : 설명하자면 길어. 근데 별거 아냐. (자두를 한 입 베어무는)
주희 : 벼, 별 거니까, 굳이 여기서 말씀하시는 거 아니예요?
정호 : 말 되네.
주희 : (더 불안...)
정호 : (우적우적 먹으며 자두 하나 집어 주희 앞에 놓는다)
주희 : ...저 왜 일찍 나오라구 하셨어요?
정호 : 보구 싶어서.
주희 : (흠칫 굳어지는)
정호 : (먹다말고 본다) 이상한 거야?
주희 : ...(시선 비끼며 애써 차분한) 댁에 아무일 없구 평안할 때, 그렇게 말해 주셨다면 너무나 좋았을 테지만,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니까요.
정호 : (먹다 만 자두를 든 채 물끄럼 보는...)
주희 : 크게 잘못하시는 것만 같아요... 변호사님, 앞뒤가 안맞는, 그런 분 아니시잖아요..
정호 : 그래서...숨두 쉬지 말라구?...
주희 : (고개 숙이는)
정호, 화난 듯이 자두와 빵과 커피를 마구 먹고, 주희, 고개 숙인 채 눈물 그렁.
주희, 결국 일어선다.
정호 : (올려다 보면)
주희 : 식사 중이시지만, 그냥 일어나야겠어요.
정호 : 사람이 아무리 앞뒤가 안맞구, 큰 잘못을 했어두 밥은 먹어야 할 거 아냐. 숨은 (선다) 쉬어야 하구.
주희 : 그럼 딱 그거만 하세요. 저 보구 싶어하지 마시구요.
정호 : (순간 너무 웃겨서 외면하며 픽 웃음)
주희 : (목례하고 돌아서는데)
정호 : 김주희...
주희 : (선다)
정호 : 너 지금 그 말 다시 한번 해볼래. 크게 잘못을 했건, 앞뒤가 안맞건, 너를 어떻게 안보구 싶어하지?...
주희 : (눈물 참는...) 제가 좋아서 웃구 있을 때, 가까운 사람한테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게 겁이 나서 그래요...
정호 : (어이없어 보다가, 커피 마시려 보면 없다)
주희 : (추스르듯) 새루 갖다 드릴게요.
정호 : 아냐 됐어. (주희 잔을 집어 마신다)
주희 : (정호를 보다가, 시선 떨구는)
정호는 서있고, 주희는 멍한 채 회상.
S#18. 로비 부근.
석기, 부근에서 다 들으며 서 있다...
S#19. 1부 #46. 병원 앞.
석기 : 주희야, 주희야, 제발 이러지 마.
주희 : (흔들리며 중얼거린다) 그, 그 날 밤에, 우리, 그러구 있을 때, 사고 난 거지?...
석기 : 알아! 미치겠어, 나두!
주희 : 나 어떻게 살어?...우리 왜 살아 있어?...
석기 : 정신 차리지 않으면 고스란히 뒤집어 써. 보험금두 못 받구, 있는 거 다 팔아 합의금으루 내줘야 할 판이야.
까딱하단 세희 치료비두 없어! 어쩌면 이번 사건은 위장 살인일 수도 있어 더럽구 걸렸다구.
주희 : (물끄럼 보다가 돌아서고)
석기 : (끌어안는다) 제발 주희야 나 힘들게 하지마.
S#20. 동 로비.
정호는 서있고, 주희는 멍한 채
정호 : 니 말 뭔지 알겠어...근데 조심해...그렇게 다 자기 탓으루 돌려 버릇하는 거...니가 니 재판관 노릇하는 거...
사람이, 그런것두 분수 이상이잖아?
주희 : ...알아요...
정호 : 알았으면 됐어.
주희 : ....
정호, 터덜터덜 방으로...주희, 가만히 서 있다.
정호 방문 닫히고 주희 쟁반과 잔을 정리한다. 석기가 온다.
석기 : (짐짓 웃음) 일찍 나왔네요.
주희 : (목례)
방안의 정호가 힐끗 보는 모습이 보이고,
석기 : 혼잔가요.
주희 : 서변호사님 나와 계세요.
석기 : 아, 네.
석기, 주희를 한번 보고는 정호 방으로 간다.
석기, 정호 방 문 노크하고, 들어간다.
S#21. 정호 방.
정호 : (내심 긴장) 무슨 일이야.
석기 : (차단용 만년필을 책상 위에 놓으며) 선물이에요....불편해하신 거 같아서.
정호 : (힐끗 보고는) 고마워.
석기 : 홍인기에 대해서, 몇 가지 정보를 드릴려구요.
정호 : 미안한데, 나 너, 한가지 빼구는 못 믿겠거든?
석기 : 판단과 선택은 선배님 재량이예요.
정호 : (본다...)
S#22. 송현 외경. 오전.
S#23. 안내 데스크.
신지나 케잌상자를 가지고 들어온다. 지나를 보고 밖에서 기웃거리는 사람들
은애 : 안녕하세요.
지나 : 안녕하세요, 어 장변호사님 좀 뵈러 왔는데요
은애 : 네, 알겠습니다. (전화기를 든다) 네 안녕하세요. 안내데스큰데요, 저기 혹시 장변호사님 계신가요? 아, 알겠습니다.
장변호사님 지금 안계시는데요. 사내 근처에 있는 거 같긴한데
지나 : 핸드폰을 안받아서 그런데 어딨는지 한번 알아봐 줘요.
S#24. 2층복도
복도를 지나가다 1층 안내데스크에 지나가 와 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는 기순. 들킬까 허리를 낮춰 비서실 데스크로 도망친다.
S#25. 비서실 데스크.
주희, 하영 업무를 보고 있다.
기순 : (허둥대며) 하영씨, 하영씨
하영 : (기순의 갑작스런 모습에 당황)
기순 : 지금 1층에 신지나가 왔있거든예, 나 좀 없다고 말해 달라고 하이소
하영 : 왜요?
기순 : 그건 내가 나중에 얘기해줄계예, 아무튼 그래 좀 말해주이소.
하영 : (궁금해하며) 예, 알았어요. (안내데스크에 전화를 한다) 어, 난데 거기 신지나 있니? 어, 장변 없다고 그래.
나중에 다시 오시라고,
기순 : 고맙습니다. (인사를 건낸후 황급히 방으로 들어간다)
기순의 모습에 의아한 주희, 하영
S#26. 안내데스크
은애 : 저기 장변호사님 잠시 외출하신것 같은데요. 다음번에 다시 방문해 주시면 안되겠어요
지나 : 아니요 오빠 올때까지 기다릴래요. 오빠방이 어디죠?
기순 방으로 향하는 지나, 당황해하는 은애, 민지
은애, 민지 : 저기요, 잠시만요.
S#27. 이령 방.
장기순이 문틈으로 내다보다가 황급히 문을 닫고, 이령과 정호가 지켜본다.
이령 : 만나라니까?
장기순 : (고개 절래절래) 아니요, 지는 못합니다. 지는예 이쁜 여자들한테 피해 의식이 있따 말아지요.
어제 밤에도 전화 해가 한시간, 살살 녹는 목소리로 속삭이는데, 마 고대로 미치는 줄 알았다 아닙니까.
정호 : 장기순.
기순 : 예?
정호 : 얼지 말구 얘기 좀 들어 봐...
기순 : ??
S#28. 재서들 방.
신지나가 얌전히 앉아 있고, 유리와 재서, 난처한.
S#29. 이령 방.
기순 : (놀란) 우, 우째 지한테 그런 중대 과업을 맡기십니까...
이령 : 신지나가 찍었으니까.
기순 : 하이고 지가 무슨 수사관도 아니고,
정호 : (양복 웃포켓에 만년필) 반 수사관 노릇 해야지...사건 들구 와서 저 좋을 소리만 잔뜩하면 그거 얼마나 골치 아픈 줄 알아?
이령 : 내가 첨부터 그랬지. 다른거 말구, 그 아빠라는 사람 신상만 정확히 파악하라구.
기순 : (후우...)
S#30. 복도.
기순이 이령 방에서 조심스레 나온다.
재서가 나온다.
재서 : (작게) 안에 있어.
기순 : (작게) 혼자?
재서 : 오유리.
기순 : (아찔)
S#31. 재서들 방.
유리 : 사람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장기순 변호사를 알아보셨다니,
지나 : 전 소박한 남자가 좋거든요.
유리 : 네...장선배님 정말 소박하죠.
지나 : (흐흐흥 웃어보이는)
S#32. 동 앞.
기순, 문을 열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아이고 몰라, 내빼는.
재서 : (도망치는 기순을 쫒고) 선배
기순 힘이 풀렸는지 복도의 의자에 앉는다.
재서 : 왜 그래 선배, 자신감을 갖어.
기순 : 우선 말이지, 자네가 뎃고 나갔으면 좋겠는데, 이 안에서 우째 말이되냐 말이야, 오유리가 보는데,
재서 : 아이 참.
기순 : 일단 뎃고 나가서 전화를 해줘. 그럼 내가 그쪽으로 갈게.
(일어서며 재서를 방으로 가라고 밀쳐 보낸다) 부탁한다. 부탁한다.
재서, 가고 기순 반대 방향으로 가려는데 문자 메시지. 황급히 열어보면,
'오빠 방에서 지나가 기다리구 있어' 기순, 눈을 감는.
S#33. 재서들 방.
재서 방으로 들어온다.
재서 : 제가 장선배 밖에서 만나기로 했거든요. 글루 같이 가시겠어요
지나 : (웃음) 오빠 곧 돌아올꺼에요. (케익 상자를 들며) 이따 오빠오면 이거 같이들 드세요.
재서, 유리 : (웃음)
재서 핸드폰에 전화가 오고
재서 : 어 크리스틴.
지나 : 어머 그 핸드폰 나도 살려고 했는데, 어때요?
재서 : (황당)
지나 : 그것 쫌 보여주세요.
재서 : (지나를 보고) 네 잠깐, 전화할게 오빠가...
핸프폰을 건네주는 재서, 받고 좋아하는 지나.
S#34. 석기 방.
석기, 서성인다.
S#35. 이령 방.
정호 : 홍인기는 정우석의 사생활이 공개되길 바라지 않아.
이령 : 그러면 지금 정우석을 협박하는 중인가?
정호 : 그렇다구 봐야지.
이령 : 이건 김뺴는 소리지만, 윤석기 말을 어떻게 믿지?
정호 : 나두 다 믿지는 않아. 이런 방식 자체두 맘에 안들구 골치 아퍼. 근데 우선 윤석기한테는 홍인기를 은밀히 궁지에 몰아
넣어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다구 봐. 그러니까 한번 가 보자는 거야. 이 참에 신지나의 애인이 정우석이라는 게 확인 되면,
곧바로 신지나 계좌추적 요청하는 거구.
이령 : (정호의 만년필 눈으로 가리키며) 그건 효과가 확실한 거야?
정호 : 없으면 어떡할 거야. 우린 도청 당하는 거 몰라야 하는거잖아.
S#36. 재서 방.
신지나, 재서의 전화기로 게임을 하고, 유리와 재서, 일하면서도 불편한데,
재서의 전화벨 울린다.
재서 : (엉거주춤 일어서며 받으려는데)
지나 : 어머, 기순 오빠네, (냉큼 받는) 오빠, 어디야?
S#37. 동 일각.
기순 : (전화기 귀에 댄 채 아이고...마음을 굳게 먹고) 저, 저, 나는 신지나씨 오빠가 아니지만요, 왔으니까, 이, 일단 만나지요.
저, 근데, 내가 지금 요 앞에 나와 있거든요. 죄송하지만 욜료 좀 와 주면 좋겠는데,
S#38. 동 비서실 데스크 앞.
지나가 전화 하면서 간다. 재서, 뒤따라 간다.
하영은 혼자 웃고, 주희는 관심없는.
지나 : (전화) 응, 오빠 지금 방에서 나왔어. 전화 끊지 말구 갈 때까지 통화해.
재서 : 그거 제꺼잖아요.
지나 : 오빠 거기 위치 모르는데 (재서를 보고) 여기 느끼한 아저씨 따라가도 돼? 몇분걸려?
재서 : (열받아서 전화기 뺏고) 장선배, 난데요 거기 고대루 있어요. 꼼짝하지 말구.
S#39. 동 일각.
기순 : 어이?... 왜...
S#40. 동 복도.
재서 : (탁 닫고는 지나에게) 일루 오세요.
지나 : 네?
재서 : (화내며) 일루 오라구요.
재서, 성큼성큼 가고, 지나, 따라간다
지나 : 오빠한테 가는 거 맞죠?
S#41. 동 일각.
재서와 지나가 나타나고 기순, 허걱 하는데,
지나, 달려와 팔짱을 낀다.
지나 : 오빠, 너무 해, 나 오늘 그냥 고백할려구 왔어...
기순 : (멍...)
지나 : 오빠두 어제 내가 한 얘기, 생각해 봤지?
기순 : 저, 저 이러지 말고, 앉아서, 차분하게,
지나 : 어우 이러지마...(뺨에 입을 맞춘다)
기순 : (엉?....)
지나 : (또 한번)
기순 : (아찔)
지나 : (이번에는 진짜 키스)
기순 : (이미 넋이 나갔음. 고대로 당하는)
재서 둘의 키스를 보고 분해하고, 하영 지나가다 당황해하다 재서와 눈이 마주친다.
S#42. 동 안내데스크.
기순과 지나가 팔짱끼고 나간다. 은애, 민지, 서서 살피고, 재서, 하영, 유리까지 고개 내민.
지나 : 오빠, 우리 뭐 먹으러 갈까?
기순 : (사람들의 시선에 쑥스럽다)
S#43. 동 입구.
기순과 지나가 나오자 마자 플래쉬 마구 터진다. 연예지 기자들이다.
기자들 : 두 분 어떻게 처음 만나셨죠? 결혼식 날짜는 잡으셨나요? 사귄지 얼마나 됐죠? 등등.
기순 : 이, 이게 뭡니까,
지나 : 어머 어떡해, 오빤 매스컴 타면 안되는데...
기순 : 찍지 마소.
기자들의 질문과 플래쉬 세례
S#44. 이령 방.
정호 : 뭐가 어째?
재서 : 일부러 부른 거 같던데요?
유리 : 그러지 않구서는 기자들이 왜 오겠어요?
이령 : 나, 참,
재서 : 신지나 홈피에 둘이 찍은 사진 올려놓은 거부터, 심상치가 않던데...
유리 : 너무 보여요. 계획적이야.
이령 : (정호를 본다)
정호 : (골치 아픈...)
S#45. 석기 방.
하영 : (까불거리는 분위기) 왜 흔히들 그러잖아. 큰 거 막을려구 작은 거 터뜨리는.
석기 : 큰 건 뭐구 작은 건 뭐지?
하영 : 큰 건 모르겠구 작은 건 결혼설...그렇게까지라도 해서 막아야만 하는 게 있나봐.
좀 더 자세한 걸 알구 싶으면 한 시간쯤 기다려요. 심층 보도가 있을 떄까지.
석기 : 됐구, (편지 봉투하나 주면서) 이거 좀 부쳐 줘. 등기루.
하영 : (받으며) 지원실에 부탁하면 직접두 갖다 주는데,
석기 : 그럴거까지는 없구...
하영 : (봉투 본다) 발신자 이름이...가명이예요?
석기 : 어, 난 이름이 한 열개쯤 돼.
하영 : (웃고는) 용무 끝?
석기 : (본다) 이재서랑 노닥거리는 거 보기 좋더라. 그냥 그렇게 살아. 근심 걱정이 없는 달콤한 인생.
하영 : 뭐 나쁘진 않지. 근데 가끔 쓴 맛이 생각나면 어떡하지?
석기 : 나가 봐.
하영 : (쯧. 돌아서는)
하영이 나가면, 석기, 전화를 한다.
석기 : 접니다...
S#46. 비서실 데스크.
하영이 전화기와 손지갑을 챙겨들고,
하영 : 나 우체국 좀 갔다 올게...뭔지 직접 부치래...
주희 : (하영이 들고 있는 봉투가 신경 쓰이는 채로) 어.
하영 : 정말 웃기지 않냐?... 어떻게 장변 같은 사람을 이용할 생각을 했을까?
주희 : (건성) 그러게 말이야.
하영, 간다.
정호가 온다. 주희, 보면,
정호 : 방에 있지?
주희 : 네...
정호 : 왜.
주희 : 요즘 자주 만나시는 거 같아서요.
정호 : 나쁜 일 아니야.
정호, 노크.
주희, 불안하지만 내색 않느라 쳐다보지 않는다.
S#47. 석기 방.
정호 : 좀 전에 코메디 벌어진 거 들었어?
석기 : 네, 대강...그 아가씨가 정우석의 애인인 게 밝혀지면 재밌겠더군요.
정호 : (본다) 물론 그렇겠지. 근데 우리 시간 좀 아끼자.
석기 : 무슨 말씀이세요?
정호 : 이런 식으루는 시간 너무 많이 걸려...
석기 : 말씀 충분히 드리지 않았나요?...시간을 끌 필요가 있다구...
정호: 내가 너라면 이러지 않아...홍인기두 너두, 그 아가씨가 정우석 애인인 거 이미 알잖아...
이왕 공조를 청했으면, 괜찮은 정보를 줘야지...일테면 홍인기가 살인이나 살인 교사를 했다거나.
석기 : (멈칫)
정호 : (놓치지 않는다)
석기 : (웃음) 그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정호 : (있기는 있군...)
석기 : 언짢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정호 : 도청 장비는 철거할게. 누가 설치했는지는 공개 안하겠지만.
석기 : 관대하시네요.
정호 : 내가 민망해서 그래. (만년필 빼내 책상 위에 얹는다) 아무래두 난 이런 게 안 맞나봐...
석기 : (낭패, 두려움)
정호 : (나가려다가) 미안하다. 믿어주구 속아주지 못해서. 근데 나두 약이 올라.
두가지루 해석할게. 홍인기한테 철저히 잡혀 있던가. 아니면 원래 그런 놈이던가.
정호. 나가려는데.
석기 : 선배님.
정호 : (선다)
석기 : 주희 데리구 멀리 가시면 안되나요?
정호 : (뭐?)
석기 :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저 모든걸 다 말할 수 있어요...시간 낭비 하지 않구...홍인기의 정체, 비리, 주희네 사고까지...
정호 : (혼란 감추려) 조건 달지 말구, 니가 먼저 털어놔. (나가려)
석기 : 비겁하시네요.
정호 : 그런 거 같애. (나간다)
S#48. 정호 방.
관리실 기술자들이 사다리 위에 올라서서 천장을 뜯고 전화선 컨센트 벗기고 어항 뒤지고...
정호와 이령이 한켠에 서서 보고 있다.
이령 : 처음부터 이러는게 아니었어...이런 게 있으면 즉각 신고를 해야지, 단순하게.
정호 : ..
이령 : 어떻게 사람이 헷갈려두 그렇게 헷갈려?
정호 : 그만 해.
이령 : (어이없는)
S#49. 복도.
정호 방 앞에 재서 서있고, 주희도 데스크 옆에 서서 불안하게 본다.
유리 : (재서에게 걸어오며) 무슨일이에요?
재서 : 글쎄
석기, 나온다. 주희, 석기를 본다.
복도의 사람들도 석기를 본다.
영중이 급히 계단을 올라온다.
영중 : 어, 외출이야?
석기 : 네.
영중 : 아니, 도청장치라니, 이게 무슨 말이지?
석기 : 그러게요. 그럼...
석기, 가고, 영중, 정호 방으로,
S#50. 영중 방.
영중이 들어온다. 정호는 말이 없고.
영중 : 이거 신고부터 해야지.
이령 : 신고는 무슨, 손님 쫓을 일 있어요?
영중 : 무슨 소리야,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두, 해야지
이령 : 제 방에서두 나왔어요.
영중 : (본다) 뭐, 송변방에서까지?
정호 : (천장을 볼 뿐)
영중 : 허, 참, 이런 일이 우리 안에서 벌어지다니, 있을 수두 없어...
S#51. 서강대교. 달리는 석기의 차.
석기, 있는대로 가속기를 밟는다...
정호 소리 : 윤석기...너 무지하게 두렵구, 외롭지...
S#52. 식당. 낮.
재서가 앉아 있다가 손을 든다.
하영 자신도 모르게 반갑게 손을 들고 당황.
하영 : 전화 아주 반가웠어요. 그러잖아두 점심을 혼자 먹구 들어갈까, 누굴 불러낼까 하던 참인데,
재서 : 무슨 일루 나갔댔어요?
하영 : 알렉스 심부름.
재서 : (짐짓) 아, 또 눈에 불 나네.
하영 : 이재서씨 심하게 귀여운 거 아니예요?
재서 : 거짓말 아니라니까요? 몇 번을 말해야돼요?
하영 : (웃음) 장기순씨 들어왔어요?
재서 : 신지나랑 밥먹는대요.
하영 : 설마 엮이는 건 아니겠죠?
재서 : 그거야 모르죠. 남녀문젠데...어, (메뉴를 펴주며) 뭐 할래요.
하영 : (웃어주고 들여다본다) 음...
재서 : (눈치. 뭔가 할 얘기가 있는) 난, 정했거든요?
하영 : 어, 이거 맛있겠네...
재서 : (종업원을 부른다)
조업원에게 메뉴판의 이것저것 가리키며 주문하는 재서, 하영은 물을 마시며 머릿속 궁리가 바쁘다.
하영 소리 : 이런 경우 어떡하지?...귀여운 남자와 쓸쓸한 남자...
종업원이 가면,
재서 : 저기, 하영씨, 이건 질투가 아니라 사실만 보도하는 건데요,
하영 : ?
재서 : 좀 전에 사무실에서 좀 유감스러운 일이 있었는데요,
하영 : 어머, 무슨?...
재서 : 도청,
하영 : 엄, 세상에, 말루만 듣던 일이 바로 코앞에서 일어났네. 범인이 누구예요? 잡았어요?
재서 : 그게, 좀,
하영 : 누가 집히는 사람이 있어요?
재서 : 이거, 어디까지나 하영씨를 위해서 하는 얘기니까 절대 오해는 말아요.
하영 : 네, 안해요. 빨리 말해 보세요.
재서 : 저, 다들 심정적으루 ...하, 참 곤란하네...
하영 : (보다가) 알렉스?
재서 : 그렇, (하다가 점잖게 두 손을 들어 보인다) 취소. 이거 치졸한거야. 남의 험담을 하다니
하영 : 아, 아니, 치졸하다구 안할테니까 말해보세요.
S#53. 정호 방.
주희 : 윤석기죠...
정호 : (똑바로 보며) 아니.
주희 : (본다...)
정호 : (마주 본다...) 아니야.
주희 : (목례하고 돌아선다)
정호 : (안본다)
주희, 나가려는데,
정호 : 힘들지.
주희 : 네.
정호 : 내가 니 변호사 노릇 참 후지게 하구 있어.
주희 : 어려운 일인줄 알아요. 제가 면목이 없죠...그런데, 윤석기까지 배려하시느라 더 힘드신 거 같아요.
정호 : (본다) 누가 그래. 내가 그 자식 배려한다구.
주희 : 제가 그냥 알아요.
정호 : 알긴 뭘 알아.
주희 : 윤석기 많이 생각하신다는 거.
정호 : 안해.
주희 : 왜 그러시는지 여쭤봐두 돼요?
정호 : 그런 거 없다니까?
주희 : (본다...)
정호 : (외면)
주희, 나간다.
정호, 후우...
S#54. 11부 중에서.
석기 : 선배님이 주희한테 어떤 감정을 갖구 계신지, 그거 저한텐 중요한 문젭니다. 분명해지면 말해 주세요.
그땐 모두 말할 수 있어요. 제가 해야하는 일과 주희, 그리구 선배님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대해서,
(외면. 목에 걸린 울음을 꿀꺽 삼키는)
석기 : 사랑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어떤 결정을 할 떄, 그 여자가 젤 먼저 생각나면, 그게 사랑이예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석기 : (눈물 콧물 마구 흘리며) 그래서 알아요... 선배님두 그 못지 않는다는 거...
단지 선배님은 그걸 도덕으루 감추구 있을 뿐이예요.
S#55. 정호 방.
전화 울리고
정호 : 어, 뭐? 어디야?
S#56. 비서실 데스크.
정호가 급히 나오고, 주희, 놀라는.
정호 : 나 송변 만나서 어디 좀 가.
계단 내려가는 정호.
S#57. 동 입구.
정호, 들어서는 하영, 재서와 지나친다.
재서 : 선배, 어디가요?
하영 : 아, 아, 안녕히가세요.
재서, 하영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S#58. 비서실 데스크.
주희, 뭐가 뭔지 모르겠는데, 하영 온다.
하영 : 서변, 어디 가는 거야?
주희 : 모르겠어요.
하영 : 알렉스는?
주희 : 아까 나갔어.
S#59. 어느 호텔 방.
속옷바람에 양말 신은 기순이 뒷목에 얼음 찜질을 하면서 문을 열어주고 정호와 이령이 들어온다.
기순 : (이령을 보자 놀라) 아이고,
정호, 이령 : (본다)
기순 : 이거 난처하네, 제가 이래가지고 일부러 서선배님한테 와주십사 한 긴데, 잠깐만요,
기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간다.
정호 : 야 그럼 옷을 가지구 오라하지...
이령 : 옷까지 뺏긴거야?...
기순,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나온다.
기순 : 쫌 맞았습니다. 남자들이 들이 닥치가지고, 옷도 벗기고, 때리고, 아이고, 참,
정호 : 수고했다, 얼굴은 안나갔네?
기순 : 몸을 공처럼 굴렸지요 뭐. (하며 침대 위의 신지나 핸드백을 집어 쏟는다) 이기 소득입니다.
이령 : 기득하다. 이떻게 된거야?
기순 : 그러니까 말입니다.
두 시간 전.
신지나와 기순, 마주 앉아,
기순 : 이기 말을 하자면 미인계, 그러니까 36계 중에서, 32계든가, 24계든가, 아이고 왜 생각이 안나지,
아무튼, 이 미인계라꼬 할 수가 있는데, 남자라 해서 다 거기 넘어가는 기 아니그든요.
지나 : (하하하) 어머, 이런 남자 첨 봐.
기순 : 신체적인 접촉은 금물입니다.
지나 : (기순의 옷을 벗기려 하고)
기순 : 신지나씨가 이래 개념없이 웃을때가 아니고예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스캔들을 도모했는지 모르지만,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기 전에예 아까 기자들 찍은 필름 다 내놓고, 사과하시고 고소에 대응하던가 그래 하이소.
지나 : (황당) 어머, 어머머
벨소리. 신지나 얼른 나간다.
기순, 지나의 핸드백을 재빨리 침대 밑으로
지나가 문을 열자 남자 두명이 뛰어든다,
기순 놀라서 침대 위로 뛰어 올라가고, 지나 웃으며 지켜본다.
S#60. 동 호텔 방. 현재
지나의 핸드백과 내용물들이 탁자위에 있고, 셋, 둘러 앉아. 기순은 수건을 걸친.
정호 : 매니저한테 바로 전화해, 기사나가면 죽음인줄 알라구.
이령 : 어떻게 알고 들이 닥쳤어?
기순 : (손끝으로 밤톨만한 물건을 집으며) 이기 실시간 생중계를 했다 아닙니까.
이령 : (어이없는) 어, 이런. 쥐나기는 다 도청이야 다...
기순 : 근데 왜 지같은 놈을 골랐을까예?
이령 : 우습게 보인거지, 너 신지나 처음 만났을때 침흘리던 관경이 눈에 선하다.
기순 : (주눅)
정호 : 야단치지마, 아주 잘했어, 내일 당장 민사 형사 두건 다 고소 들어간다.
(지나의 핸드폰 목록을 보며) 유인, 감금, 협박, 영업방해, 폭행.
S#61. 주희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
세희, 타미가 앉아
세희 : 먹을 때는 많이 잡수세요.
타미 : 많이 잡수세요.
세희 : 잘 때는 안녕히 주무세요.
타미 : 안녕히 주무세요.
세희 : 복습. 잘 잤니?
타미 : 잘 자셨니?
세희 : 야아...
타미 : 잘 자셨어요.
세희 : 이번에 틀리면 한 대 맞는다.
타미 : 잘 자셨, (얼른 손목 내민다)
세희 : 어으 바보, (세게 때린다)
타미 : (흐흐흐) 맞을라구 일부러 틀렸는데, 흐흐흐
주희가 온다.
타미 : (선다) 어, 언니.
세희 : 누나!
타미 : 누나.
주희 : (별로 웃어지지는 않는다) 고맙다.
타미 : 어, 나두 고맙습니다.
세희 : 언니 얘 저녁 줄까 말까.
주희 : 같이 가...
타미 : 고맙습니다.
타미가 휠체어 잠금장치 풀고 갈 준비를 한다.
타미 : 언니, 근데, 알렉스가, 세희랑 미국 같이 가구 싶지 않냐구 물어보던데?
주희 : (선다) 뭐?
세희 : 그럤대.
타미 : 세희는 미국에서 사는 게 더 편하다구, 한국 길 너무 나쁘다구...그건 맞는 말이야...언니 어떻게 생각해?
주희 : 그런 생각 한번두 해본 적 없어...
타미 : 그럼 생각해 봐...
주희 전화 벨.
주희 : (모르는 번호다. 갸웃 하며 받는다) 여보세요?... (굳어지는...) 어... 몰랐어...전화번호가 모르는 번호라서...잠깐만.
(저만치 세희들에게) 먼저 가...
타미 : 어...
주희 : (전화) 여보세요?...
S#62. 석기 호텔 바.
석기 : (전화) 타미 걔, 쓸모 있지? ...꽤 든든할 걸?...
S#63. 동 가게.
주희 : (담담한) 고맙게 여기구 있어...세희한테 너무나 잘하니까... 내 마음이 아주 편한 건 아니지만...
근데 그건 윤석기씨한테 달려 있는 거 같애...
S#64. 바.
석기 : 그렇기두 하구 아니기두 하지...(작게 한숨) 나 너 좀 안봤으면 좋겠는데..너두 그렇지?..근데 난 여기서 아직 할 일이 있어..
좀 더 있어야 돼...어떡하니?...점점 더 보기 싫은 일이 많아질텐데...여길 떠날 생각을 해 보는 건 어떠니?...미국은 어때?...
난 거기 좋던데...서정호가 같이 가면 젤 좋겠지만 그건 내 희망사항이구...내가 너무 바라는 거지?...
S#65. 동 가게.
주희 : (전화)...왜 점점 이해할 수 없어지지?...
S#66. 바.
석기 : 나 한 며칠 쉴 거야...그 동안 잘 생각 해 봐..(한참 가만히 있다가 전화 끊는다...)
S#67. 송현 건물 외경 아침.
S#68. 송현. 안내 데스크. 다음 날 아침.
기순, 은애와 민지에게 양 손 브이 자 그려보이며 들어간다.
S#69. 비서실 데스크.
주희가 커피를 준비하고, 기순이 온다.
주희 : 안녕하세요.
하영 : 신문에 안났던데요?
기순 : 지가 쫌 쎄게 나갔다 아닙니까.
하영 : 오오...
S#70. 송현 이령 방.
이령은 컴퓨터 앞에서 자료 검색.
유리 : 장선배 그 여자한테 녹아버린 줄 알았어요.
기순 : 그 사람을 우찌보고,
재서 : 그러엄, 불휘 깊은 남간 바라매 아니 뭘 썌,
유리 : 진국인 거야.
기순 : 진심이요?
유리 : 그럼요.
이령 : 서변 뭐해?
재서 : 전화 좀 하구 오신다구요,
S#71. 정호 방.
정호 : (전화) 기분 괜찮아?...나?...어젠 정신이 좀 없었어...아침 뭐, 매일 먹는대루 먹구 나오지...
노크 소리.
정호 : (전화) 잠깐만...(문을 향해) 네...
주희가 커피 들고 들어온다.
정호 : (다시 전화) 그 얘기 안했던가?...취해가지구 송이령 집에서 잤어...호식이랑...(주희를 힐끗) 김주희?
주희, 커피를 놓다가 멈칫.
정호 : 방금 들어왔는데, 바꿔 줄까?...
주희 : (본다)
정호 : 어, 알았어...전할께...
주희, 목례하고 나간다.
정호 : 모르겠어....어렵지 뭐...어...
S#72. 데스크.
주희, 앉는데 내선 벨 울린다.
정호 소리 : 들어와.
주희 : (전화) 네...
S#73. 정호 방.
주희, 정호.
정호 : 집사람이 안부 전하래.
주희 : 네...다음 번에 전화 하실 때, 감사하다구 전해 주세요...
정호 : 열흘후에 돌아온데, 그리구 미안하대.
주희 : ...제가 죄송한 게 더,
정호 : (자른다) 내탓이요, 그만하라구 했지.
주희 : ...저, 어제 밤에 윤석기씨가 전화해서, 한 며칠 쉬겠다구 하던데요..
정호 : ?...(본다) 다른 얘긴 없었구?
주희 : (시선 비끼는) 뭐, 그냥 넋두리처럼...
정호 : (석연찮은)
석기 소리 : 주희 데리구 멀리 가시면 안되나요?...
주희 : 무슨 일이 또 있어요?
정호 : 어, 아니, 그냥,
S#74. 시골 강변.
석기, 생각에 잠겨 걷는다
S#75. 비행기 착륙. 열흘 후.
S#76. 호텔 커피숍 낮.
혜수와 정호. 뭔가 할말을 감춘 사람들이 일부러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주고 받는.
정호 : 왜 미리 연락 안했니.
혜수 : 내가 너무 놀래켰나?
정호 : 깜짝 놀랬지.
혜수 : 전화해서 마중 나오라구 하기 싫더라.
정호 : 왜, 언제 내가 안나간 적 있나?
혜수 : 그러니까....꼭 나올 사람이다, 그게 걸리는 거지. 막 좋아서 나오는게 아니라, 자기 원칙에 따르느라 나온다는 게.
정호 : (웃음) 찔리네.
혜수 : (웃음) 알믄 됐어.
둘, 웃다가, 어색한 침묵...차를 한모금 마시거나 (혜수), 손마디를 꺾거나 (정호)
정호 : 집에 아무래두 들어가기 싫었나봐?
혜수 : 응.
정호 : 얼굴 좋아진 거 같애.
혜수 : 떨어져 있으니까 너무나 편하더라...잠두 잘 오구.
정호 : 그래?
혜수 : 생각해보니까, 잠을 깊이 잔 게, 근 십년 만이데?...
정호 : 십년이면 언제야...송이령 집에서 첨 만났을 땐가?...
혜수 : 그거 기억해?
정호 : 하지...이령이 동생이랑 나 술 멕였잖아...
혜수 : 그랬어...근데 암튼 그때부터 잠을 잘 못 잔 거 같애.
정호 : 그렇게 오래 됐단 말야? 결혼하구부터가 아니라?
혜수 : 당신 찍은 그날부터야. 늘 약오르구 화가 났거든?
그게 일종의 공주병 증상인데, '왜 나 혼자서만 좋아하는 거지', 그런 심리.
정호 : 재밌네. 계속 해봐.
혜수 : 뭘...불면증의 기원이 그렇게 뿌리 깊었다구...
정호 : 진짜 쓸데 없는 고생을 했구만.
혜수 : 당신두 같이 했지 뭐, 아침에 웃는 날이 거의 없었잖아?
정호 : 그런 날은 해가 서쪽에서 떴나? 그랬어.
혜수 : 내가 죄인이야. 화내는 여자랑 고대광실에서 사는 거보다 웃는 여자랑 움막에서 사는 게 행복하니라.
누가 그렇게 썼더라구.
정호 : 자아비판 시간이야?
혜수 : 해 봐.
정호 : 너무 많지.
혜수 : 근데 그것두 또 그래. 나는 내 죄를 안다, 그렇구 말믄 무슨 소용이야?
정호 : 그렇겠지?
또 느닷없이 덮치는 침묵.
정호, 주먹을 입에 대고 가볍게 헛기침. 혜수, 귀고리 만지작...그러다가,
둘 : (동시에) 주희가,
둘, 멈칫.
정호 : 먼저 해.
혜수 : 아냐 당신 먼저 해.
정호 : 주희가 당신한테 감사하다구 전해달래. 안부 물어 준 거. 저번에 통화할 떄.
혜수 : 그럤나?
정호 : 당신은 뭐였어?
혜수 : 주희가 나땜에 맘고생 많았겠다구...
정호 : (씁쓸)
혜수 : 주희 그거 아나?
정호 : 응?
혜수 : 나 일 당한 거?
정호 : 알지...
혜수 : 자책하겠네?
정호 : 어, 뭐, 아무래두,
혜수 : 그럴 거 없는데.
정호 : 자책이 되면 해야지 어떡하겠어. 말려두 소용없지.
혜수 : 그래...
또 침묵.
혜수 : 어, 참, (옆자리에 놓인 쇼핑백을 집어 올려놓는다) 이거 갖구 가. 당신꺼야.
정호 : 뭔데? (집어서 들여다 본다)
혜수 : 당신 작년에 집에 갔을 떄 두구 온 것들이야. 책이랑 여행용 자명종이랑 뭐 그런 거.
정호 : (혜수를 본다. 무슨 뜻이지?)
혜수 : (본다) 인제 친정에 당신 물건 있는 거, 이상해.
정호 : ???
혜수 : 나, 당신하구 헤어질 생각하구 왔어...
정호 : (혼란)
혜수 : 서로 풀어 주자.
정호 : (본다...)
혜수 : 그런 말은 있더라. 남자들은 혼자 됐을 떄 여자만큼 자유롭지 않다구.
정호 : 시간 좀 줘.
혜수 : 아니. 내가 결정한대루 따라 줘. 절차나 뭐든 다. 당분간 이 호텔에서 지내며서 정리 할래.
정호 : (본다) 원래 이거, 이렇게 느닷없이 하는 건가?...
혜수 : 말 했잖아...당신 안보니까 잠두 잘 오구 좋더라구...
정호 : (멍...)
혜수 : 얘기 더 안해두 되지?
정호 : 어...잘 모르곘어. 이게 뭔지...
혜수 : 서류 준비되면 전화 해 줘. (선다)
정호 : (멍한 채로 일어선다)
S#77. 송현. 데스크.
정호, 고개 좀 숙인 채 굳은 표정으로 올라온다.
주희가 차를 준비하다가 돌아본다.
주희 : 다녀오셨어요...
정호 : (지나가다가) 응?
주희 : ?
정호 : 뭐라 그랬지?
주희 : 아, 아니요, 다녀오셨냐구,
정호 : 어, (간다)
주희 : ???
S#78. 정호 방.
정호방을 보는 주희, 블라인드 사이로 주희를 보는 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