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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 09
S#1. 진대인의 저택 외경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진대인의 대 저택의 위용-
S#2. 거실
고풍스런 분위기로 잘 꾸며진 거실-
한곳에 길다란 고풍의 소파가 놓여 있고 진대인이 앉아 있다.
집사가 넷을 진대인 앞에 세운다.
진대인 앉은 채 넷을 바라본다.
넷도 제각기 다른 표정들로 진대인을 바라본다.
진대인,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넷 앞으로 다가와 뒷짐을 진 채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다시 한사람씩을 바라본다.
싱글벙글한 표정의 춘복
해맑은 얼굴의 팅팅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유란
분노로 가득 차 있는 정현의 눈빛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정현도 진대인을 뚫어지게 본다.
이윽고-
진대인 : 가두어라!
하고 돌아서 나가버린다.
집사는 진대인의 뒤를 따르고
정현과 춘복들 순간 뻥- 찐 표정인데
순식간에 경호원들이 다가와 그들을 붙잡는다.
S#3. 밀실
경호원들에 끌려와 한곳에 밀쳐지는 정현들.
정현과 유란은 어이없다는 표정이고 팅팅은 겁먹은 표정인데
춘복은 펄펄뛰며 소리소리 지른다.
춘복 : 니먼 쩌쓰 깐선머? (이게 뭐하는 짓들이야?)
하는데 탕- 하고 닫히고 밖으로부터 문 닫고 돌아서는 사내들. 빗장을 걸어 잠그고.
계속 문을 두드려대며 소리치는 춘복
춘복 : 야! 문 열어! 문 열란 말이야! 야!
춘복, 울상이 되어 잔뜩 부어오른 입을 삐죽거리는데
정현은 낭패의 심정으로 고개 떨군다.
S#4. 밀실 (시간경과-밤)
정연과 유란은 암담한 심정으로 벽에 기대어 쪼그려 앉았고
춘복은 여전히 혼잣말을 궁시렁거리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친 듯 그 목소리에 힘이 빠져 있다.
춘복 : 이놈들이 아무래도 선수를 치는 거야. 우리들이 터무니없이 돈 많이 달랄까봐... 돈이고 염병이고
여기서 나가게나 될지 모르겠네 (눈을 깜박거리며) 왕창 엄청 대단히 큰 복이 호박이 덩굴 채 굴러들어 온다 싶었지.
(혀를 차며) 어쩐지 일이 너무 쉽게 잘되더라. 하여간 이 이춘복이가 설쳐서 잘되는 것이 없어요
정현 : ....
S#5. 밀실 (시간경과-깊은 밤)
저 혼자 중얼거리다가 지친 춘복은 나동그라져 있고
춘복의 솟아오른 배를 베게삼아 팅팅이 잠들어 있고
유란도 지쳐 벽에 기대어 앉은 채 눈을 감고 있는데
정현만이 쪼그려 앉은 채 앞을 보며 뭔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흘낏 유란을 보고 다가가 가볍게 어깨를 친다.
유란 살며시 눈을 뜨고 정현을 보면
정현이 귓가에 바싹대고 뭔가 속삭인다.
유란이 정현을 보고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살며시 일어나 문쪽으로 간다.
정현도 문 쪽으로 가서 문 옆에 몸을 붙인다.
유란이 문에 바싹 다가가 문을 두드리며 소리친다.
유란 : 불이야!! 불이야! 불이 났어요!
그 소리에 잠들어 있던 춘복이 벌떡 일어나 앉으며 입가에 질- 흘린 침을 닦아내며 눈이 휘둥그레져서
춘복 : ??
팅팅도 깨어나 눈을 부비며 일어나는데
밀실밖의 경호원 의자에서 졸고 있다가 무슨 소린가 실어 고개 돌려보면
문 밑으로 새어나오는 뿌연 연기. 위를 올려다 보면 작은 불씨가 아른거린다.
문이 활짝 열리며 경호원 하나가 총을 꺼내들고 뛰어 든다.
유란이 호들갑을 떨며 경호원의 시선을 흐트러뜨리는 사이
열린 문 뒤로 숨어있던 정현이 달려들어 경호원의 목을 꺾고 팔을 꺾어 권총을 뺏는다.
순식간에 권총을 뺏긴 경호원이 재빨리 정현을 뿌리치고 돌아서서 싸울 폼을 잡는데 정현이 권총을 겨눈다.
멈칫하는 경호원.
정현이 다시 경호원의 팔을 꺾고 권총을 뒷덜미에 갖다 댄다.
S#6. 밀실 밖 (N)
경호원의 팔을 꺾은 채 뒷덜미에 권총을 겨눈 정현이 경호원을 앞 세우고 나와 복도를 가로지른다.
정현 : 날? 나꺼 팡잰? (어디냐? 어느 방이야?)
경호원 : 모른다!
정현 : (더 목을 조이며) 어디냐니깐!
경호원 : (망설이다) 저쪽입니다.
그 시선 따라가면 진대인의 침소인 듯 보이는 방 안 쪽에서 흘러나오는 스탠드 불빛.
정현 경호원의 어깨를 내리찍으면 그 자리에 푹 꼬꾸라지는 경호원
그림자처럼 발걸음을 옮기는 정현.
S#7. 진대인의 침실 (N)
잠든 진대인을 향해 소리 죽이고 다가서는 정현.
침대에 가까이 이르자 재빨리 진대인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순간, 진대인이 눈을 뜬다.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겨눈 채 우뚝 서 있는 정현을 본다.
차갑게 내려다보는 정현.
진대인 아무런 동요도 없이 태연자약하게 일어난다.
그렇게 대치된 채 마주 쳐다보던 두 사람 사이에 숨죽일 듯한 긴장감 흘러가다가
한순간 권총을 든 손을 떨어뜨리고 털썩 무릎을 꿇는 정현.
보는 진대인. 진대인 정현을 지긋이 바라본다.
진대인을 바라보는 정현의 얼굴 위로-
S#8. 저택의 뜰 (새벽)
아직 새벽달빛이 미련을 남기고 기울어 있는데 DISS 되면
S#9. 진대인 집 정원 (아침)
정원의 호수에 해가 뜬다.
S#10. 회랑
고풍스런 회랑을 걸어오고 있는 진대인과 정현.
진대인 : 청조 말, 사대조부께서 전쟁터에서 큰 공을 세우셨네. 당시 청을 삼키고자 했던 서구 강호들과의 치열한 전투 속에서
당신께선 나라를 구하고 끝내는 전장에서 전사하셨다네. 그 후 황제께서 그 공을 치하해 이 집을 하사하셨다네.
정현 주위를 둘러보고
정현 : 워 이웨이 꿍땐너. (궁궐인줄만 알았습니다.)
진대인 : 나라를 위해서건 부모를 위해서건 제 아닌 누군가를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냐.
새삼 고맙게 생각하네. 다만 희생을 가장해 내 목숨을 구한 듯이 위장을 했을 가능성이 있어 자네들을 잠시
시험했던 것이니 너무 서운케 생각지 말아주게
정현 : 커이 리제. 꼬우꼬우 짜이쌍, 커부쓰마. (이해합니다. 워낙에 중하신 신분이시니 그럴 만도 하겠지요.)
두 사람 긴 회랑을 지나 별채에 이르면
S#11. 접견실 (아침)
산해진미의 요리들이 마련된 식탁을 두고 진대인이 중앙에 앉았고
깨끗해진 용모에 새 옷들을 갈아입은 정현과 유란, 춘복과 팅팅이 나란히 앉았다.
진대인이 두 손을 잡아 예를 갖추고
진대인 : 이 자리를 빌어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구해준 것에 감사를 드리오. 여러분에게 은혜를 입었으므로
나도 여러분에게 한가지씩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데 말씀들 해 주시면 고맙겠소.
귀가 번쩍 뜨이는 춘복, 정현에게 먼저 말하라는 시늉,
정현, 유란 그냥 웃고만 있는데
춘복 : 워 시왠숴. 워 즈씨왕 표우량더 로우퍼, 하이유 이뻬이즈 화뿌완더 찐챈. 즈요우 유챈 찌우넝 쪼우또 표오량더 로우퍼.
쒀이... 즈요우 따런 컨 게이워 이비챈더화...(저부터 말씀드립죠. 제가 이 세상에 바라는 게 있다면 그저 예쁜 색시와
평생 원 없이 쓸만한 돈이었는데 예쁜 색시는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해서... 전 그저 대인어르신께서 꼭 포상금이라고 말하긴 뭐합니다만 어쨌든 한 밑천 뚝 떼 내어주시면...)
팅팅 : 워예이양, 워즈요우 유챈 찌우싱. (저도 그래요. 예쁜 색시는 필요 없으니 돈만 많이 주세요)
춘복 : (팅팅을 보면)
팅팅 : (오히려 당당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진대인 : 좋소. 보상금은 충분히 드리겠소. 그리고 원한다면 내 집에 머물러도 좋소. 빈 방이 얼마든지 있으니까.
춘복 : (입이 쫙 찢어져서) 정말입니까?
팅팅 : 우와-!
춘복과 팅팅은 좋아죽겠는데
정현, 유란 말이 없다.
진대인 : 아마도 두 분과는 긴 얘기가 필요하겠구료.
정현 : ...
유란 : ...
S#12. 거리 (아침)
경호원들이 탄 차와 진대인의 차와 정현과 유란을 태운 차의 행렬이 달리고 있다.
S#13. 대륙공사 사옥 전경
웅장한 건물의 위용-진대인의 차가 도착한다. 진대인이 내리고 정현이 내린다.
영접하는 임직원들이 예를 취한다.
S#14. 회의실
진대인 중앙에 앉았고 회사의 중역들이 도열해 앉았다.
정현과 유란은 한곳에 앉아 있다.
중역1 : 회장님의 신상에 누를 끼친 일을 사전에 막지 못 한점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고 고개 꺾으면)
진대인 : (가볍게 손들어 보이고)
중역2 : 이번 회장님 납치사건 같은 일에서도 보았듯이, 저들은 사세확장을 위해서 라면 더한 비윤리적인 일까지도 서슴없이
저지를 것입니다.
중역3 : 그렇습니다. 마땅히 그런 불미스런 일을 저지를 것에 대해 응징하고 이번 기회에 저들을 상해에서 내쫓아야 합니다.
중역2 : 회장님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저들과의 일전을 벌여 반드시 저들을 뿌리 채 뽑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진대인 : ....
정현 : ...
진대인 : (근엄하게) 여러분의 심정은 충분히 헤아릴수 있소. 나도 사람인 까닭에 어찌 날 납치해서 죽이려고한 청도유통에 대하여
사사로운 감정이 없겠소? 허나 그들과의 사활을 건 일전을 벌이기 위해서는 내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회사의 존망과
회사를 바라보고 사는 가족들의 생사를 우선으로 해야 하는 일이므로 이 문제는 신중히 검토한 후에 다시 결정하겠소.
일동 모두 숙연한데
S#15. 진 대인의 저택 서재 (밤)
진대인이 책을 읽고 있는데 노크소리 들린다.
진대인 : 누구냐...?
문이 열리고 정현이 들어선다.
진대인, 흘낏 보는데
정현이 진대인 앞에 와서 예를 갖추고 서서
정현 : 제가 청도유통 왕대인을 만나보겠습니다.
진대인 : ...?
정현 : 허락해 주십시오.
진대인 : (잠시 보다가) 유통시장은 사활을 걸고 싸우는 전쟁터와 같다. 더욱이 저들은 폭력조직으로부터 생성된 신흥기업이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쉽게 끝내질 전쟁이었다면 나도 이렇게 피비린내 나는 전투를
계속하지 않았을거다.
정현 : 저를 믿으십니까?
진대인 : (보면) ...
정현 : 저를 믿으신다면 한번 맡겨주십시오. 다만, 한 가지 조건만 들어주시면 됩니다.
진대인 : 조건이라면?
정현 : 그건... 다녀온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진대인 : (지그시 본다.)
S#16. 왕대인 저택 (낮)
입구
웅장하고 삼엄한 분위기의 대 저택 앞으로 정현이 탄 차가 온다.
입구초소의 경호원들이 정지신호를 보내고 정현의 차 멈춘다.
정현이 차창을 열고 명함을 건네준다.
경호원, 명함을 보고 정현과 차안을 훑어보더니 무전기로 연락을 취한다.
잠시 기다리는 정현.
잠시 후 경호원이 들어가라는 손짓을 하고 정현의 차 안으로 들어간다.
또 한 번의 입구
정현의 차가 들어서자 다른 경호원들이 다시 제지 한다.
경호원들이 차에서 내리라고 손짓하고 정현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린다.
다른 경호원이 정현의 차를 주차장 쪽으로 유도하고
자동문이 열리고 경호원이 들어가라는 손짓을 해보이자 정현이 안으로 들어간다.
저택 현관 입구
정현이 저택의 뜰을 걸어서 현관 입구에 들어서자
현관 입구의 경호원들이 잠시 제지를 하고 정현의 무장여부를 확인하고 가방을 검색한다.
S#17. 거실
현관을 들어선 정현이 또 다른 경호원을 따라 커다란 유리벽 쪽으로 안내되어 온다.
왕대인이 소파에 앉아 있고 좌우에는 참모 두엇이 앉아있고
왕대인 바로 뒤편으로 경호원 둘이 버티고 서있다.
왕대인은 들어서는 정현을 거만스런 표정으로 바라본다.
정현이 왕대인 앞에 와서 정중하게 예를 취하고 인사를 한다.
정현 : 워 따이뵤 따루꿍스더 천훠이란 따런 라이더. (대륙공사의 진휘연 대인을 대신해서 왔습니다.)
왕대인이 여전히 거만스런 표정으로 앉으라는 손짓을 해 보인다.
정현, 가방을 탁자 밑에 내려놓고 앉는다.
왕대인 : 이렇게 사람을 보낸걸 보니..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하겠다는 뜻이거나 사생결단을 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겠구만
그래! 어느 쪽인가? 우리는 어느 쪽이든 좋아!
정현, 가방에서 약정서가 든 서류봉투를 꺼내 가만히 진대인 앞으로 밀어 놓는다.
왕대인, 움직이지 않고
왕대인 곁에 앉았던 참모 하나가 봉투를 집어들어 약정서를 꺼내 읽어보고 왕대인에게 고개 숙이며 눈짓을 해보인다.
왕대인 자리에서 일어나고
정현은 움직이지 않고-
S#18. 한 방
왕대인 중앙에 앉았고 참모들이 앉아있다.
참모1 : 우리가 상해에서 물러나주면 대륙공사는 그 대신 하북성, 산동성, 산서성으로의 진출을 양보하겠다는 게 주내용입니다.
왕대인 : 그래? (놀라운)
참모2 :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일천만 달러를 체인점을 세울 자금의 일부로 내어놓겠다는 약정서입니다.
우리로서도 손해 볼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왕대인 : 그건 그래... 헌데...
S#19. 거실
왕대인 와서 앉고 참모들도 곁에 앉는다.
왕대인 정현을 뚫어지게 본다.
정현도 지지 않고 본다.
왕대인 : 대륙공사가 우리를 상해에서 발을 빼게 한 후 엄청난 이익을 챙긴 후에.. 다시 우리에게 양보한 지역으로
진출을 꾀할 수도 있을텐데 이런 종이 한 장을 어찌 믿겠느냐?
정현 : 계약서 천장의 무게보다 사내대장부의 말 한마디가 더 중한 법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못 믿으시겠다면
왕대인 : ...?
정현 말없이 테이블 위에 손바닥을 올려놓는다.
정현이 펼쳐놓은 손 너머 카메라의 시선으로 경호원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번쩍이는 비수 보인다.
정현 : 베십시오. 제 팔 한 조각으로 약조를 대신하겠습니다.
정현을 뚫어지게 노려보는 왕대인.
지지 않고 바라보는 정현의 눈빛에서
S#20. 진대인의 거실 (해질무렵)
진대인 앉아있고 정현 서있다.
정현 : 비록 저들에게 하북성과 산동성, 산서성 세곳을 내주었다고 하나 대신 상해지역은 확실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서로 사생결단을 하려들면 이쪽도 그만큼의 출혈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면
그것이 최상책이지 않겠습니까?
진대인 : (정현 얼굴위로 진대인 E) 그래, 그 거래대로라면 우리에게 손실은 있지만 내 목숨 값이라 생각하겠네.
더구나 길게 보면 밑 질 것도 없고.
S#21. 진대인의 저택 뜰 (해질무렵)
진대인이 조용히 기우는 해를 바라보고 서 있고
정현이 예를 갖추고 그 곁에 서있다.
진대인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정현을 지그시 바라본다.
진대인의 머리 뒤로 기우는 해가 걸쳐 있다.
정현 : 쌘짜이 워썅쩌우. 칭닌 윈쉬. (이제 떠나고 싶습니다. 허락해주십시오)
진대인 : 옛 시에 이런 게 있네. “인간도처유청산”이라. 인간 가는 곳마다 청산이 있으니 어찌 꼭 고향 땅에 돌아가
묻히길 바라겠는가? 이보게. 뿌리내리고 살면 거기가 제 고향일세. 사람은 보다 드넓은 세계를 바라보며 살아야하네.
그렇게 생각지않나?
정현 : 워 밍바이 닌더 이쓰. 딴스, 워 유우이짼셜 메이빤. 쩌짼셜 썽꿔 워더 썽밍.
(그 뜻 잘 알겠습니다만은 제게는 그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제 온몸을 바쳐서라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요.)
진대인 : 알겠네. 자네 고집을 꺾을 수는 없지. 그러나 내 보기에 자네에겐 아직 때가 오지 않은 것 같군.
정현 : 부쓰 스허우? (때가 아니라시면?)
진대인 : 내 제안을 하나 하지. 내 밑에서 3년만 지내주게. 그 3년 뒤엔 자네 스스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느낄 걸세.
정현 : ......
그들의 모습에서 깊게 DISS 되면서
S#22. 사당 (새벽)
정현이 예를 갖춰 향을 피우고 절을 올린다.
S#23. 저택의 뜰 (새벽)
중원이 진대인에게 당랑권법을 전수받고 있다.
S#24. 몽타쥬
-대륙공사 사옥 전경
진대인의 차가 도착한다. 진대인이 내리고 중원이 내린다.
-회장실 비서실
진대인이 들어서고 중원이 뒤따른다. 진대인이 뭐라고 얘기하고 중원은 묵묵히 듣는다.
비서실로 발령을 받은 유란이 다른 비서실 직원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고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간다.
-회장실
진대인과 중원이 마주 앉는다.
진대인의 얘기 이어지고 중원은 여전히 듣고 대답한다.
유란이 차를 들고 들어와 두 사람 앞에 놓고 나간다.
-대륙공사 물류 창고 전경
와서 멈추는 진대인 행렬의 차들.
창고장과 중역들이 영접을 하고 진대인과 중원, 유란, 창고장의 안내를 받으며 창고 안으로 들어간다.
뒤편으로는, 연신 트럭들에 물건을 옮겨 싣거나 트럭들에서 물건들을 꺼내는 모습들이 보여진다.
-창고 안
제각기 다른 종류의 물류들이 산더미처럼 싸여 있다.
연신 물건들을 들여오고 나가고 하는 모습들이 보여지고
중역이 지도를 펼쳐놓고 브리핑을 하고 진대인 일행과 다른 창고장이 듣고 있다.
진대인이 뭐라고 물으면 중역은 지도상의 위치를 가리켜 보이고 손끝으로 멀리 쌓여있는 물류들을 가리켜 보인다.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 진대인.
-창고 앞
창고장과 중역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진대인일행의 차
-대륙공사 00 금융
금융사 사장의 브리핑을 들으며 진대인이 객장을 시찰 하고 있다.
바로 곁에 중원이 따르고 그 뒤를 다른 중역들이 따른다.
객장의 직원들이 예를 갖추어 인사를 한다.
-대륙공사 00 항공
대형 유리벽 너머로 항공기들의 모습 보이고 중국 대륙의 모형지도 위에 각종 표기의 깃발들이 꽂혀있고
항공사 사장이 진대인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바로 곁에 중원이 서있고 중역들 서있다.
-저택의 뜰 (새벽)
중원이 진대인에게 당랑권법을 전수받고 있다.
무예 기량이 상당히 늘었다.
-항구
중원이 수입 되어오는 물류들의 수송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어느 회의실
중원과 어느 회사대표가 서로 약정서를 교환하며 악수를 나누고있다.
진대인을 비롯한 대륙공사의 중역들과 상대회사의 중역들이 만족한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서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잡은 손을 흔든다.
진대인은 흡족한 표정이고
위의 장면들이 수채화처럼 펼쳐졌다 사라질 때마다
진대인의 ‘인간’ 과 ‘경영’, ‘기업’과 ‘전략’에 대한 문구들이 진대인의 목소리와 함께 쓰여졌다 사라진다.
S#25. 대륙공사 전경
자막 3년 후 -
S#26. 중원의 집무실
신기술 프로젝트 개발에 성공한 제일전자가 대륙공사와 체인망 협약을 맺는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신문기사에서
카메라 뒤로 밀려나면 신문을 읽고 있는 중원.
3년의 세월은...분노로 이글거리기만 하던 이정현의 눈빛을 부드럽고 여유로운 장중원의 눈빛으로 만들어 냈다.
중원, 신문을 탁자에 가만히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나 창밖으로 펼쳐있는 상해시가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S#27. 회장실
진대인 차를 마시고 있는데 중원 들어와 앞에 앉는다.
진대인 : (지그시 본다.)
중원 : ....
몽타쥬 INSERT
사랑하고-
음모에 빠지고-
투옥되고-
탈출하고-
투신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용의자들을 쫒고-
밀항하고-
중국으로 와 고생하고-
진대인의 살해음모를 알게 되고-
진대인을 구출해내고-....하는 장면들이 짧게짧게 보여진다.
정현 : ......
진대인 : 그런일이 있었군. 자네를 보내는 내 마음이 서운하지만 더 이상 잡아 둘 수만은 없겠군.
정현 : (진대인을 바라보는)
진대인 : (정현을 그윽하게 바라보는)
중원의 부드러운 눈빛-그러나 그 눈빛 속에....
S#28. 진대인의 서재 (밤)
진대인이 종이를 펼쳐놓고 악필로 힘차게 ‘장 중 원’ 이라고 쓴다.
정현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진대인 : (소리) 너는 이제부터 새로 태어나는 거다. 이 이름이 앞으로 네가 살아가야 할 이름이다. 장 중 원...
사람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하여 중, 그러나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사람이 으뜸이고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의 원,
활에 화살을 대어 쏜다는 뜻을 가진 장은 베푼다는 뜻이다. 넌 이제부터 장중원이다.
정현 : ...
그 얼굴에 비행기 소리 선행되고.
S#29. 인서트 - 하늘을 나는 비행기.
S#30. SR전자 사옥 앞 (D)
현관에 속속 도착하는 럭셔리한 승용차들 신문방송사 차량들
S#31. SR전자, 컨퍼런스 홀 (3부 씬6, 그 장소)
‘SR전자 협력업체의 날 (Suppliers' Day 2005)' 대형 플랜카드 걸려있고
SR전자 협력업체 사장단들과 임직원들, 수많은 기자들과 카메라들이 포진하고 있는 가운데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게 연회장 안으로 들어서는 현태, 뒤따라 들어오는 수아
현태, 단상위에 올라가면 맨 앞줄에 앉는 수아
직원 : (E) 여러분, SR전자 신현태사장이십니다.
현태 : (인사를 하는)
장내,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지고
현태 : 이 자리는 그동안 우리 SR전자가 국내 최고의 전자회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 협력사 사장님들이 함께 하신
뜻 깊은 자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SR전자의 오늘이 있는 것입니다!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쳐대는 사장단들
현태 :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앞으로 우리 SR전자는 협력사들과 상생경영을 더욱 강화해서,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주력 상품 000등을 필두로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 시장 석권을 위해
더 힘찬 도약을 해나갈 것입니다!
또다시 장내를 뒤흔들고도 남을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지고
자리에 일어선 채 환하게 웃으면서 열심히 박수를 쳐대는 수아
그녀를 바라보며 활짝 웃는 현태에게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쏟아지면서
S#32. 인천공항 입국장 (D)
《熱烈歡迎 對韓投資 ? BUSINESS 使節團》《熱烈歡迎 大陸公社 代表團》
등등의 플랜카드를 들고 중원일행을 기다리는 중국 대사관측
사람들과 대륙공사 서울지사 사람들. 그 외 한국 경제인들, 신문방송 기자들의 분주한 모습이 보여지면서
S#33. SR전자 대회의실 (D)
프리젠테이션 화면에 대륙공사의 면면,
-50여층의 우람한 사옥
-대형 물류센타
-운동장만한 창고
-대륙전자
-대륙해운
-대륙건설
-대륙지주금융
그 외 계열사 등 어마어마한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쳐지면서
김상무 : (E) 이번 사절단 중, 우리 SR전자가 주목해야할 기업은 체인망 협약이 진행 중인 대륙공사입니다.
노트북을 켜놓고 단상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상무
중앙에 앉아있는 현태와 그의 옆에 앉아있는 수아와 임원들
김상무 : 금번 대륙 공사 측의 한국방문은 유통, 건설, 전자와 전기 부분의 아시아내 합작회사 파트너를 찾기 위해 선데요,
벌써부터 일본, 홍콩, 대만등지의 기업들이 대륙공사 측의 방문과 함께 속속 서울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프리젠테이션 화면에 세계 지도가 그려지고
한국의 SR전자에서부터 전세계의 도시로 화살표가 죽죽 그어지면서
김상무 : 우리 SR전자가 전자 사업 분야의 서플라이어(supplier)로 선정되고 유통업체의 파트너로 조인된다면,
전 세계 전자시장과 IT 업계, 반도체 사업을 석권하려는 그룹의 장기전략이 최소한 5년이상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일동 : (웅성웅성대며 꼭 이뤄내야한다는)
현태 : 대륙공사 측 한국방문 책임자는 누굽니까?
김상무 : 장중원 대륙유통 사장입니다
현태 : 장중원?
S#34. 입국장 (D)
이제 막 입국장 게이트를 나서는 중원
그 옆으로 몹시 들뜬 춘복과 대륙공사 사장단3명
중화인민공화국 상무부장 (50대)과 중앙당간부 두어 명, 타오렌(중원의 중국인 보디가드) 들과 게이트를 나선다.
50대의 상무부장(재경부장관)에게 중국대사관 사람들 일제히 몰리면
우루루 그쪽으로 몰리는 한국경제인들
그 틈에, 춘복과 여유있게 공항을 빠져나가는 중원
그 뒤로 썬글라스를 쓴 유란, 중원 일행을 스쳐 공항을 빠져나가고
현태 : (E) 장중원 사장은 어떤 사람입니까?
S#35. SR전자 대회의실 (D)
프리젠테이션 화면에 검은 실루엣의 사람의 모습 위에 “?”가 떠있다. 그 장면에서 화면 빠지면서
김상무 : (E) 중국 청도 출신, 북경대 경제학과 졸업
김상무 : 영어, 일어, 한국어에 능통한 아시아통으로 알려져 있을 뿐 철저히 베일에 싸인 인물입니다.
수아 : (보는) ...
현태 : 그 이외에 알려진 정보가 없단 말입니까?
김상무 : 대륙공사 진회장과는 혈연관계거나 그룹내에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는 소문은 무성합니다.
하지만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미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태 : (혼잣말처럼) 적장을 알지도 못하면서 싸움을 하게 생겼군. 송상무님, 대륙공사 쪽 기업설명회가 언젭니까?
송상무 : 내일 오후 5시입니다.
현태 : 그때까지 좀더 정확한 정보를 알았으면 좋겠는데 ...
송상무 : 백방으로 알아봤습니다만. 이번 협상의 전권을 쥐고 있다는 사실 이외엔 어떠한 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현태 : (곰곰이 생각하는) ...
S#36. 공항로 (D)
호화로운 차량 행렬
럭셔리한 승용차의 행렬을 호위하는 라이트를 켠 경찰 오토바이
그 행렬의 가운데쯤을 달리는 중원의 리무진
S#37. 리무진 안 (D)
흥분상태인 춘복
그와 나란히 앉아서 차창문 밖만을 쳐다보는 중원, 만 3년 만에 밟아보는 서울 땅이다!
살인범으로, 탈주범으로, 쫓겨서 떠난 고국에 막강한 파워를 지닌 인물로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 절치부심, 얼마나 기다려온 오늘인가?
분노도 복수도 보이지 않는 고요하기만한 표정의 중원, 깊은 눈길로 창밖만을 응시하는 그의 얼굴에서
S#38. 대회의실 복도 (D)
빠르게 걸어 나오는 현태와 수아, 임원진들
현태 : (송상무를 보고) SR 전자, 전기, 건설 계열사별로 IR 철저히 만들어서 보고하라고 하세요.
송상무 : 알겠습니다
현태 : (김상무를 보고) 빠른 시일 안으로 대륙공사와 접촉하셔서 우리 측과 만날 기회를 만드세요
김상무 : 일차 확답은 받아놓은 상탭니다
전쟁 전야처럼 긴박감이 흐르는 얼굴로 빠르게 복도를 걸어 나가는 현태와 수아, 임원진, 비서들
S#39. 한강도로 (D)
한강이 보이는 도로 위를 달리는 리무진의 행렬
S#40. 리무진 안 (D)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한강을 쳐다보는 중원
중원의 심정이 짐작이 가는 춘복, 나름대로 중원을 위로한답시고
춘복 : 88올림픽 때 떠났으니까 (속으로 셈을 해보다가) 야-- 17년 만이네
중원 : (창밖만)
춘복 : 짐 풀자마자 상계동부터 가봐야겠다. 그때 올림픽 한답시고 달동네들 다 철거당했거든. 달랑 있던 집 한 채 뽀사지고
에라이 홧김에 이 눔의 나라 안산다 중국 땅으로 튀었는데, 오늘날 이 춘복이 이렇게 금의환향할지 누가 알았겠어?
중원 : ...
춘복 : 보여줘야돼. 찌그러지게 살고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봐라,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내가 산증인이다!
봬 줘야돼!
중원 : ....
춘복 : (신이 나서) 우리 동네 만화방, 그 여자 이름이 뭐였더라? 연, 연, 연 뭐였는데, 아, 맞다, 연정이 고거 참 이뻤었는데
애 엄마 다됐겠지?
춘복의 말은 전혀 들리지 않는 듯 창밖만을 응시하는 중원의 깊고 깊은 눈동자에서
S#41. 모범택시 안 (D)
선글라스를 쓰고 뒷자리에 앉아 있는 유란
문득 차 앞 유리 너머 SR전자 대형광고판이 보이면 비식 입꼬리를 올려 희미하게 웃는다.
칼날같이 번득이는 그 차가운 미소에서
S#42. 호텔 현관 앞 (D)
속속 와서 멎는 럭셔리한 리무진들
차에서 내리는 중원 뒤따라 내리는 춘복,
이내 뒤따라 멎은 차에서 내리는 대륙공사 서울지사장과 직원1
지사장 : (중국어) 모든 준비를 차질없이 해놓겠습니다
중원 : (중국어) 수고하세요
지사장 : (중국어) 그럼, 만찬장에서 뵙겠습니다!
직원1과 함께 중원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면 끄덕여주고 돌아서는 중원의 모습에서
S#43. 유란의 오피스텔 복도 + 오피스텔 앞 (D)
여행용가방을 끌고 긴 복도를 걸어와 자신의 오피스텔 704호 앞에 서는 유란
천천히 비밀번호를 누르고, 손잡이를 왈칵 움켜잡은 뒤, 힘껏 문을 열어젖힌다.
‘누가 감히, 내 집으로, 내가 돌아오는 것을 막아?’ 그 심정으로
S#44. 오피스텔 안 (D)
성큼 들어서는 유란
버티칼이 쳐진 어둑신한 실내에 불을 켜자마자 확연히 드러나는 퀘퀘한 내부, (말라 비틀어져 죽어버린 화분이 놓인)
신발을 신은채 걸어 들어오는 유란. 걸음을 뗄 때마다 바닥에 수북이 쌓인 먼지로 발자국이 선명해지고
심지어 집안 여기저기에 거미줄까지 쳐져있다
하도 급하게 가는 바람에, 개지도 못한 이불자락이 놓인 침대에 눈길이 가자마자 욱-- 다시금 치받치는 유란
천천히 실내로 걸어 들어와 냉장고 문을 연다
거기 썩어 문드러지고 말라비틀어진 채소와 음식들 보이면 꽝-- 소리나게 냉장고 문을 닫는다.
도심 속의 폐가가 되어버린 자신의 오피스텔의 모습이 마치 자기 자신을 보는 듯 하다.
입술 악물고 오독오독 씹어 먹을듯한 눈빛으로 한쪽을 노려보는 유란의 얼굴에서
S#45. 쥬얼리샵 (D)
사파이어, 루비, 까메오, 다이아몬드 등등의 화려한 보석들이 디스플레이 된 진열장 안을 카메라 죽 -- 훑다가 빠지면,
무엇을 고를까 진심으로 고민 중인 현태
세련된 차림의 여직원, 현태 앞에 화려한 디자인의 다이아반지를 꺼내서 보여주면,
그 반지를 엷은 미소를 머금고 찬찬히 쳐다보는 현태의 모습에서
S#46. 펜트하우스 건물 앞 (D)
조용히 와서 멎는 모범택시
기내용 가방을 들고, 썬글라스를 쓴 채 내리는 유란, 선글라스를 헤어밴드처럼 머리위로 치켜 올리고
만 3년 만에 돌아온 펜트 하우스를 천천히 올려다본다
S#47. 펜트하우스 앞 (D)
땡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에서 내리는 유란, 낯익은 펜트 하우스 현관문을 노려본다
현태가 그동안 이사를 갔을까? 아니면, 적어도 비밀번호라고 바꿨을까?
천천히 현관문 쪽으로 다가가는 유란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번호를 하나하나 아주 천천히 꾹꾹 누른다
마침내 스르르 열리는 문, 역시 바꾸지 않았다.
현태는 유란이 돌아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은 것이다, ‘날 이렇게 우습게 봤다 이거지?’
입술을 물고, 독버섯처럼 피어오르는 분노를 지그시 누르며 안으로 들어가는 유란
S#48. 펜트하우스 안 (D)
깔끔하고 빈틈없는 현태의 성격답게 먼지하나 없이 깨끗한 실내
방금 보고 온 자신의 오피스텔과는 천양지판이다.
날 폐허로 만들어놓고 너는 이렇게 살았단 말이지? 아무 일 없는 듯, 평온하고 행복하게 ... 그렇게 살았단 말이지?
현관에 가방을 놓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오는 유란, 바로 어제 본 듯 익숙한 실내를 둘러본다
드문드문 수아의 사진(SR전자 제품을 광고했던)이 눈에 띈다.
수아의 사진이 놓여있어? 당혹감에 빠진 채, 펜트하우스 이 곳 저 곳을 돌아보는 유란.
마침내 침대 머리맡에 놓인 수아의 해맑은 사진이 눈에 띄면
유란 : (마음의 소리) 침대 머리맡에까지 수아의 사진을 놔?
플래시백 7부
상해,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수아와 나란히 서서 사람들을 향해 인사하고 수아와 마주보며 웃던 현태의 모습
점점 맹렬해지는 분노와 질투심으로
유란 : 이봐! 신현태씨!....당신 혹시 오수아를 사랑하는거니? 나를 버리고, 나를 짓밟고 오수아를?
그래, 두고봐!...이제 곧 당신 손에 쥔 모든 것을 뺏고 말테니깐! 모든것을!...니 손목을 잘라서라도 모든걸 빼앗아 버릴꺼야!
한 호흡 참았다가, 마침내 수아의 액자를 돌려세워놓는
S#49. 기획상무실 (N)
자신의 책상 앞 의자에 앉았다가 팽그르르 몸을 돌려 일어나는 수아
"(株) SR전자 기획 상무 오수아“라는 명패를 지나 대여섯 명의 직원들이 앉아있는 둥근 회의 테이블로 와서 앉으면서
수아 : 이번 IR은 기존에 하던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대륙공사측에 우리 SR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SR의 색깔과 냄새를
전달 할 수 있어야해요, 각자 좀더 좋은 아이디어를 연구해보세요
일동 : 알겠습니다
수아 : 다들 수고했어요!
일동 : 수고하셨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며 일어나는 직원들, 아웃되면
책상위의 짐을 정리하는 수아, 문득 똑똑 노크소리 나면 고개를 드는 수아
문지방에 서서 수아를 보고 ‘애써’ 미소를 짓는 현태
현태 : 핸드폰도 꺼놓고... 오늘 약속 잊었어요?
수아 : (그제야 생각나) 어머, 미안해요, IR 전략을 짜다가 그만 ...
현태 : 일하느라 깜박한거니까 용서하는 겁니다, 이번만!
수아 : (미소로)
S#50. 중원의 하우스 정원 (N) (혹은 중원의 집무실)
눈앞에 펼쳐진 한강과 서울의 야경을 쳐다보고 있는 중원, 3년 전까지만 해도, 저 너머 어느 불빛 아래서
어머니와 사랑하는 여자와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었다...
밀물처럼, 아니 해일처럼 밀려드는 회한을 지그시 누르는데
춘복 : (E) 가셔야할 땝니다
중원 : (자세 그대로) ....
춘복 : (파티복차림으로) 대사관 주최 만찬이 있으십니다
중원 : (돌아보지 않은 채) 대신 다녀오세요
춘복 : (얼른 무게잡은 거 흐트러지면서) 아우 안되지이. 장사장 때문에 열리는 만찬인데 당사자가 빠져봐
장사장이 가야 나도 폼나지이
중원 : 앞으로 사교적인 모임은 이이사가 참석하세요. 난 ... 꼭 가야할 자리만 갑니다.
춘복 : (그 이유를 알겠다) ... 알았어 ... (중원을 쳐다보고 아웃되면)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중원, 아름다운 별 하나 카메라에 잡히는 순간,
S#51. 스카이라운지 (N) (또는 아이스링크 내 카페)
영롱하게 반짝이는 꼬마램프에서 화면 빠지면,
무수한 램프로 장식된 아름다운 스카이라운지 손님이라고는 창가에 마주앉은 수아와 현태뿐이다.
은발에 나비넥타이를 맨 지배인, 품격있는 미소와 함께 붉은 와인을 따라주고 아웃되면
현태 : 수아씨가 먼저 마음을 열 때까지 ... 지난 3년을 기다렸어요
수아 : 감사하고 있어요, 현태씨가 아니었음 ... 아마도 저 못견뎠을거예요
현태 : 어쨌든 이제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겁니다
수아 : (보면) ?
현태 : 내가 먼저 문을 두드릴거예요. 열 때 까지 .... 미안해서라도 열 때까지....아니, 시끄러워서라도 열 때까지 ....
수아 : (미더워지는) ....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를 꺼내 수아에게 내미는 현태
현태, 케이스 열면 그 안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다이아반지 CU
현태 : 지금 당장 열지 않아도 좋아요. 하지만 이제부터 당신의 문 앞엔 이 세상 그 누구도 아닌 나, 신현태가 서있을 겁니다.
수아 : (보는) ....
현태 : 믿어봐요,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서도 웃게 만들고 시베리아 벌판에서도 뜨겁게 만들 자신있으니까
수아 : (잔잔한 미소가 번지면) ....
현태 : 내 프로포즈 ... 받아 줄 거죠?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현태를 쳐다보는 수아의 모습에서
S#52. 특실 앞 복도 (N)
나란히 걸어오고 있는 수아와 소라(단정하고 편안한 스타일)
소라 : 예스예스예스! 대답했어야지 이 바보야!
수아 : (장난스런 미소로) 왜?
소라 : (기막혀) 왜에? 몰라서 묻니? 몰라서 물어?
수아 : (짐짓 장난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예스예스예스? 그 자리에서?
소라 : 오수아, 뜸도 적당히 들이는 거야! 너, 자그마치 3년을 뜸들였다, 에지간한 남자같으면 벌써 다 탔어!
탄내 풀풀 풍기면서 어마 뜨거라, 다 도망갔다구!
수아 : 내 걱정말고 언니나 결혼해
소라 : (곱게 눈 흘기며) 어쭈? 너 왜 말꼬릴 돌려?
수아 : (특실 앞에 와서 우뚝 멈추며) 왜는! 그 나이 잡숫도록 연애 한번 못한 언니가 걱정돼서 그러지 (병실 안으로 들어가면)
소라 : 요게, 야, 오수아! (따라 들어가려는데)
수아 : (얼른 문 열고 고개 내밀며) 아빠랑 단 둘이 .. 십분만, 응?
소라 : (수아를 째려보면서) 너, 내 얘기 아직 안끝났어!
수아 : (O.L/웃으며) 알았어 (문 닫는)
S#53. 특실 (N)
안쪽으로 돌아서는 수아, 창문이 활짝 열려있다.
그 창문에 매달린 하얀 레이스커튼이 바람에 흩날리고 그새 오회장의 침대 방향이 바뀌었다.
창문을 마주보고 있는 침대의 시트가 비스듬히 올라있어 오회장이 마치 앉아있는 듯 하다.
천천히 그리로 다가오는 수아
그녀의 시각을 따라 서서히 오회장으로 카메라 다가가다 마침내 오회장을 비추고 나면, 여전히 의식없다.
(산소호흡기는 뗀 채) 두 눈을 감고 있는 오회장
수아 : 봄바람이 참 좋죠?
오회장 : ...
수아 : (오회장의 볼을 만져보곤) 어머, 볼이 차요 아빠! (얼른 창문을 닫으면서) 아직은 밤공기가 차네요,
그래도 낮에는 완연한 봄이예요, 아빠가 좋아하시는 목련꽃도 피었는데 ...향기 느껴지세요?
오회장 : ...
수아 : (도로 오회장의 옆에 와서 앉으며) 아빠 ... 현태씨가 결혼하재요 ...더는 미룰 수가 없네요 ...
지난 3년간, 그 사람 무던히도 절 기다려줬잖아요..미안하기도 하구요...(작은 미소로) 결국 아빠가 원하시는 데로 다 됐죠?
오회장 : ...
수아 : 어느 땐요, 아빠! 아빠가 일부러 누워 계신 건 아닌 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 스스로 아빠 뜻에 따르라고 ...
(밝은 미소로) 맞죠?
오회장 : ...
사랑이 가득 담긴 얼굴로 오회장의 흩어진 머리칼을 쓸어주는 수아의 모습에서
S#54. 방화대교 (N)
천천히 방화대교 위를 걷는 중원
5~6미터 쯤 뒤에서 조용히 그의 뒤를 따르는 리무진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걷는 중원의 모습 위로
4부, 검경에 쫓기고 쫓기는 정현의 모습이 스치고 (자동차 추격씬)
다시, 다리 위를 뚜벅뚜벅 걷는 중원이 보이고
4부, 마침내 벼랑 끝에 몰려 교각 위에 올라서는 정현이 스치고
바로 그 자리에 와서 우뚝 서는 중원이 보이면서
중원 : (검은 강물 위를 쳐다보는) ....
S#55. 비젼
교각 위에 올라가 푸른 강물을 내려다보는 정현,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고
정현 : (마음의 소리) 나도 행복할 수 있었어, 어머니, 수아야 ...우리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었어 ... 그렇지?
풍덩-- 떨어지는 정현의 모습에서
S#56. 비젼
정현의 대학졸업식장, 명숙과 함께 찍은 사진위로
명숙 : 정현아, 널 낳았을 때 그 마음으로 사랑한다.
다시 가라앉는 정현
산장에서 수아를 업고 해돋이하는 정현
수아 : 이, 정, 현. 이제 내 가슴에 이정현이라는 이름이 새겨졌습니다. 한번 새겨지면 영원히 지울수도 없고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정현 : 오, 수, 아. 이제 내 가슴엔 오수아라는 이름이 새겨졌습니다. 한번 새겨지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바닷가에서 입맞춤하는 정현과 수아
수아 : 이제 오빠의 가슴엔 내가 내 가슴엔 오빠가 새겨져있어, 사랑해 오빠
정현 : 사랑한다 수아야
물속으로 한없이 가라앉는 정현의 모습에서 화면 블랙이 되면서
S#57. 방화대교(현재) (N)
여전히 검은 강물을 쳐다보고 있는 중원
생애, 가장 두려웠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복수를 다짐하고 수아를 되찾고 말겠노라고 다짐하는 그 모습에서
수아 : (E) 어머, 현태씨!
S#58. 특실 (N)
오회장의 침상 옆에 놓인 간이 책상
그 위에 노트북 놓고 앉아 ‘SR전자 2004년 4/4분기 실적분석’ 등의 자료를 검토하면서 핸드폰을 들고 있는 수아
수아 : 다시 회사로 들어간 거예요?
S#59. SR 전자 대회의실 (N)
책상위에 널려있는 자료들, 켜진 채 놓여진 프리젠테이션 화면 (SR전자 비젼과 전략)
몇몇 직원들은 해외지사와 연결된 노트북으로 속속 자료를 전송 받거나, 정보를 묻고 있고 ....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 한쪽에서 통화중인 현태 (와이셔츠 차림)
현태 : 회사가 집인걸요, 방금 자료 보냈는데, 봤어요? 어때요? 승산있죠?
S#60. 특실 (N)
수아 : 그럼요, 세계 최초로 개발한 7GB MP3기술력에 차세대 단말기와 멀티미디어 기술까지 합치면... 단연 우리가 최고일 걸요?
때마침 소담스런 쟁반에 씻은 딸기를 잔뜩 담아 들어오는 소라
S#61. 대회의실 (N)
현태 : 아직 낙관은 일러요. 일본의 토야마, 후쿠이, 대만의 TCMC, 마퉁(Matung)까지 다들 만만찮은 기업들인데 ...
조건을 우리보다 훨씬 낮출거란 정보예요.
수아 : (F) 그럴수록 흔들리면 안되는 거 아시죠?
현태 : 물론이죠! 수아씨가 말한 대로 우리 기술력은 세계 수준이예요. 우리와 조인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죠.
S#62. 특실 (N)
수아 : (미소로) 잘될 거예요, 지난번 PJ와의 기술협약에서도 성과가 아주 좋았잖아요
S#63. 대회의실 (N)
현태 : Anyway! ... 나 아직 수아씨 대답 못들었어요.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은 했지만, 그거 ... 폼인거 아시죠?
S#64. 특실 (N)
수아 : (푸-- 상큼하게 웃고) 이번 일부터 잘 끝내시구요
S#65. 대회의실 (N)
현태 : 성공하지 못하면 프로포즈 거절인가요?
S#66. 특실 (N)
수아 : (미소)... 해내실 거예요, 믿어요, 저
S#67. 대회의실 (N)
현태 : 그래요, 꼭 해내고 말거예요, .... 잘자요 ...
핸드폰을 끄고 잠시 생각하는 현태의 모습에서
S#68. 특실 (N)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끄는 수아
소라 : (수아 쪽으로 쪼르르 달려와) 나 좀 바꿔주지, 나좀
수아 : 왜?
소라 : 날부터 잡아야할 거 아냐, 날짜부터! 얘, 이왕이면 다음달에 해라. 5월의 신부가 최고루 이쁘대잖니
수아 : (미소로) ...
소라 : 가만있어봐, 사주단자도 보내야하고 예물도 준비해야하고, 살림도 장만해야하고
어머머머 내가 왜 이렇게 갑자기 바빠지니?
수아 : 언니가 내 엄마야?
소라 : 젖만 안먹였지, 내가 키웠어 너
푸 - 웃는 수아의 모습에서
푸하하하 춘복의 웃음소리 겹쳐지고
S#69. 호텔 입구 (N)
이제 막 대기되어지는 리무진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입구로 호기롭게 나오는 춘복
어떻게 하면 춘복과 눈도장이라도 한 번 더 찍을 까 전전긍긍인 사람들을 거만한 눈으로 쳐다본다. 정말이지 황제 부럽잖다.
남자1 : (리무진의 문을 열어주고 허리를 90도로 꺾으면서/영어로) 오사카 벤큐 전기회사 마케팅 상무 오다기리입니다, 장사장님!
남자2 : (얼른 남자1을 밀치며) 이번 업체 선정 기준이 ....
춘복 : (다소 취한) 페어플레이, 페어플레이, 오케이?
‘잠시 시간을 내주시면’ 등등의 에드립을 하며 춘복에게 매달리는 비즈니스 맨1, 2.
아주 호기롭게 그들의 팔을 뿌리치고 차에 올라타는 춘복
한쪽에서 남몰래 그런 춘복을 지켜보는 김상무의 모습에서
S#70. 중원의 호텔, 앞 (밤)
조용히 와서 멎는 중원의 리무진
조수석에서 내려서 뒷 차문을 열어주는 타오렌(보디가드)
천천히 내려서 안으로 들어가는 중원의 모습에서
S#71. 거실
소파에 앉아서 생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춘복
거실로 들어오는 중원
외투를 벗으면, 외투를 받아드는 타오렌
춘복 : 만찬장도 마다하고 어딜 갔다 오는데?
중원 :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 창가에 가서 서는) ...
춘복 : 권력이 좋긴 좋다아 (그대로 소파에 누우며) 다들 내가 장중원인줄 알고 설설기는데 ... 냅뒀어 그냥!
사기 치면서 통쾌해보긴 난생 첨이네!
중원 : ....
딩동 초인종 소리 들린다
밖으로 나가는 타오렌
중원 : (창밖만을 쳐다보는) ...
춘복 : (E) 누구세요?
중원 : (춘복의 그 말에 고개를 돌리면)
요란한 가발에 선글라스까지 쓴 요상한 여자가 서있다
춘복 : 누구시더라?
유란 : (가발과 선글라스를 벗으며) 나예요
춘복 : 뭐야? 일부러 변장한거야? 하여튼 우리 유란씨 치밀한 건 알아줘야 돼
유란 : (털썩 소파에 앉으면서) 귀국 첫날 밤인데 축배라도 들어야지?
S#72. 현태의 펜트하우스 (N)
이제 막 와인 잔에 따라지는 붉은 와인에서 화면 빠지면 현태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듯 나이트가운 차림으로 와인잔을 들고 침대로 간다.
시트를 걷어내려다 문득, 돌려세워진 수아의 액자를 본다. 자신이 한 기억이 전혀 없다. 자신이 했을 리가 만무하다.
와인잔을 탁자위에 내려놓고, 우뚝 서서 펜트하우스 이쪽 끝에서 저쪽 끝을 매서운 눈으로 고개만 움직여서 훑어보는 현태,
누구하나 틈입한 흔적은 없다.
갸웃, 마침내 수아의 액자를 도로 돌려세우는 현태의 모습에서
S#73. 중원의 하우스, BAR (N)
경쾌하지 않게, 무겁게, 부딪치는 세 개의 술잔에서 화면빠지면
마주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중원과 유란과 춘복
유란 : (중원에게 / 뼈마디가 시리도록 깊은 통한을 담고) 명심해! 신현태한테 복수할 기회는 내가 먼저 갖는 거야!
중원 : (그런 유란의 심정이 읽혀져, 아프게 보는) ...
춘복 : (꽤나 취해서) 현탠지 나발인지 그 자식에 대한 복수보다 장사장 누명을 벗기는 게 먼저지이
유란 : (중원을 쳐다보며) 당신이 누명을 벗는데 나도 사력을 다할거야! 하지만, 나한테 먼저 기회를 줘!
사랑을 능멸한 신현태를 용서할 수가 없어.
중원 : (안타깝게 보는) ...
유란 : 서서히 신현태의 심장을 조일거야! 콩알만하게, 좁쌀 만하게, 흔적도 없이 ...
중원 : 당신만 다치지 않는다면, 난 상관없어
유란 : (그런 중원의 마음이 고마워 깊게 보는) ...
춘복 : 오케바리! 자, 사랑과 복수를 위해 건배!!
서로 마주보면서 잔을 부딪치는 중원과 유란의 모습에서
S#74. SR 전자 전경 (D)
S#75. 사장실 (D)
“(주) SR전자 대표이사 사장 신현태”라는 명패가 놓인 책상에 앉아 김상무의 보고를 받고 있는 현태
김상무 : 방금 대륙공사측 이춘복 이사와 통화됐습니다.
오늘 대륙공사측 리서치가 끝난 후 장중원 사장과의 미팅을 마련해보겠다고 합니다.
현태 : 단독으로 말입니까?
김상무 : 네, 사장님
현태 : (웃으며) 그래요?
김상무 : 그때 사장님께서 직접 대륙공사 대표단을 우리 SR전자로 초청을 하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현태 : 오케이, 알겠습니다 (벌떡 일어나며) 가시죠!
S#76. 사장실 밖 비서실 (D)
책상에 앉아있는 여비서 앞에 서서 수다를 떨고 있는 박실장
박실장 :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중국어나 배울걸!
미스송 : (웃으며) 의사소통은 가능하시다면서요?
박실장 : 당근, 일상회화야 기본이지이 (코믹하게) 찐따이 장화 마른 따이 운동화
푹 웃는 여비서
순간, 현태와 김상무 사장실로 연결된 문에서 나오면
벌떡 일어나는 여비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면
두 사람을 스쳐, 현태와 김상무가 지나가고 나면
얼른 뒤따라 나가는 박실장
미스송 : (전화기 버튼 누르고) 사장님 나가십니다, 김경태상무님도요!
S#77. 중원의 침실, 드레스 룸 (D)
전장에 나가는 장수처럼, 마치 그 장수를 보필하는 신하처럼
중원의 눈부시게 흰 와이셔츠와 넥타이, 양복을 들고 대기중인 춘복
전신 거울 앞에 서는 중원,
마치 갑옷을 입듯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DISS
칼을 차듯 넥타이를 매고 DISS
전의를 불태우듯 검은 양복을 걸쳐 입고 DISS
거울속의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중원 : (마음의 소리) 이정현 ... 너는 장중원이다!
S#78. SR전자 사옥 앞 (D)
회전문을 밀치고 나와 대기중인 차에 올라타는 현태
조수석에 올라타는 박실장
현태의 차, 뒤에 대기중인 차에 올라타는 김상무
S#79. 중원의 호텔 현관 앞 (D)
대기중인 럭셔리한 리무진에 올라타는 중원과 춘복
S#80. 컨퍼런스 홀 (D)
거대한 프리젠테이션 화면에 세계 초일류 디지털 기업<대륙공사> 브랜드 광고가 뜨고 있고
하나둘 그랜드볼룸으로 들어서는 사장들
둥근 원탁에 〈JAPAN, Toyama company〉〈 JAPAN, Hukui Electronics〉
〈TAIWAN, Fonyu company〉〈HONGKONG, Union Electronics〉
김상무와 박실장을 대동하고 SR전자의 자리를 찾고 있는 현태
무대로부터 맨 뒤, 제일 구석진 자리에 놓여진<KOREA, SR Electronics> 라는 지정석을 보고 표정이 굳어지는 현태
S#81. 연회장 (저녁)
아름다운 실내악단의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세계 정상의 비즈니스맨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나눈다.
영어, 중국어, 일어, 필리핀어까지 다양하게 들리는 말속에서
출입문 근처에 서서 연회장 안으로 들어오는 사장단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있는 중원과 춘복과 대륙공사 사장단 일행 3명
김상무와 함께 서서 저 앞, 춘복과 중원쪽을 힐끔 보는 현태
현태 : 누가 장중원입니까?
김상무 : 뚱뚱한 쪽입니다.
현태 : (끄덕이며 춘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S#82. 동 일각
사장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있는 중원
그 옆에 서서 명단을 보면서 누구인지를 작은 소리로 중원에게 말해주고 있는 춘복,
춘복 : 일본 YTT 사의 스즈키 사장입니다.
중원 : (사장과 악수를 하면서) 하지메마시데 (처음 뵙겠습니다)
스즈키 : (두 손으로 잡고) 하이, 도오죠 오로시끄 (잘부탁드립니다)
스즈키사장, 중원의 옆에 서있는 사장쪽으로 이동하면
이제 막 춘복의 앞에 서는 현태
현태 : (춘복과 악수를 하면서) SR전자 신현탭니다
춘복 : (긴장해서 그 손을 잡으며/현태에게) 이춘복 마케팅 이사요
현태 : (뜨악해서 김상무를 쳐다보고는 중원의 앞에서면)
중원 : (현태에게 태연히 손을 내밀며) 장중원입니다.
현태 : (중원의 손을 잡고) 신현탭니다.
가볍게 목례를 했다가 고개를 드는 현태
그를 부드러운 미소로 쳐다보는 중원
일순 움찔하는 현태의 표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