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지도위원이 31일 오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의 85호 크레인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양지웅 기자
김진숙 지도위원이 31일 오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의 85호 크레인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양지웅 기자
[종합:31일 오후 2시 20분] “3차 희망버스 개인이 함께 모여 만들어낸 기적”
30일과 31일. 1박2일의 아름다운 여정이 부산경찰청 앞 행동전으로 끝났다.
전국 방방 곳곳에서 희망의 버스, 희망의 자전거, 희망의 기차, 희망의 봉고, 희망의 비행기를 타고온 8천여 시민은 그 어떤 충돌도 없이 평화롭게 영도로 진입했다. 90여 개 중대 7천여 명을 동원한 경찰은 영도조선소 일대를 2중차벽으로 에워싼 것도 모자라 태종로 일대를 전부 통제했지만,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향한 평화적 희망버스 행렬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8천여 시민은 또다시 4차 희망버스를 약속하며 각자의 터전으로 돌아갔다.
부산경찰청 둘러싼 희망버스 “너희는 고립됐다”.. 김진숙 “놀라운 기적 확인”
한진중공업 R&D센터에서 “부도덕한 자본의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희망버스 대열은 이날 11시 30분께 부산지방경찰청으로 다시 집결했다. 이곳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 든 알림판은 “너희는 고립되었다”였다. 경찰청을 일렬로 늘어서 에워싼 참가자들은 “조남호의 사병이 된 경찰들은 반성하라”라며 “희망버스는 계속될 것”이라고 파도타기와 퍼포먼스를 이어가며 평화행진을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희망의 종이 비행기를 날리기도 했다.
207여 일째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이 같은 희망버스 대열을 향해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자발적 연대가 만들어낸 힘에 대해 놀라움을 전했다.
부산경찰청 앞 마무리 집회에서 휴대전화 연결을 통해 김 지도위원은 “두 번째만큼 참담하진 않았다”며 “그립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한자리에 만날 날이 점점 가까워진다는 희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7일. 유서를 세 번 썼던 주익 씨와 유서조차 쓸 수 없었던 재규형의 마음을 다 알 것 같았던 시간들이었다”면서 “2003년에도 트위터가 있었다면 주익 씨를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는 “나약하고 소심한 개인들이 모여 어떻게 기적을 만들어 내는지 놀랍게 확인했다”면서 “그리고 그 희망을 짓밟는 야만과 광기에 대해서도 똑똑하게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김 지도위원은 “모든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고 먼 길 달려주신 분들과 다친 다리로 기꺼이 앞장서 주신 백기완 선생님까지 모두 감사하다”며 “앞으로 얼만가 될지 모를 크레인의 날들 건강히 견뎌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변함없는 마무리 인사는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이었다.
이번 3차 희망버스 1박 2일 기조는 ‘끝까지 평화적’으로 였다. 지난 2차와 달리 3차 희망버스 대열은 처음부터 끝까지 평화적 행사를 유지했다. 경찰의 대응은 이전보다 더 강경해졌지만, 희망버스 대열은 더 유연해졌다. 그들은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고 평화적 행사를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한 경찰에 무리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일부 참가자들은 개별로 택시와 버스를 타고 영도로 들어와 3시간 가까이 영도 골목을 누벼야 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산길을 헤치며 본 대열에 합류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경찰청 앞에서 인간띠 행사를 하며 경찰의 희망의 버스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외국인도 함께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경찰청 앞에서 인간띠 행사를 하며 경찰의 희망의 버스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경찰청 앞에서 인간띠 행사를 하며 경찰의 희망의 버스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끝까지 ‘평화기조’ 3차 희망버스 행사 VS 보수단체 난동엔 ‘침묵’한 경찰
반면, 경찰은 봉래교차로와 태종로 일대에 차벽을 겹겹이 세우고 출입을 원천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까지 통행을 통제당해 크고 작은 마찰이 끊임없이 벌어졌다. 30일 오후부터는 어버이연합과 지역 보수단체, 일부 영도주민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를 물리적으로 막아서면서 폭력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희망버스 대열에 동참한 인혜경(46) 씨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뵙지는 못했지만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연대를 나누고 왔다고 생각한다”며 “4차 희망버스가 오기 전에 김 지도위원이 제 발로 평화롭게 내려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심경을 전했다.
전라도에서 참가했다는 정진호(55) 씨는 “경찰의 봉쇄와 보수단체의 폭력에도 3차 희망버스가 평화적으로 치러졌다는 자체가 의미있다”라며 “이미 우리는 승리한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느냐”고 웃음을 지었다. 정 씨는 “이 땅에 정리해고가 없는 그날까지 4차 5차 희망버스는 계속될 것”이라며 “그때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오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희망버스 마무리 행사까지 함께한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은 “1박 2일 희망버스 행사 참가자들이 모두 고생하셨다”며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려면 갈등해결이 잘되어야 하는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이명박 정부를 향해 책임론을 던졌다. 김 전 장관은 “현 정부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모조리 불온시하기만 할 뿐 갈등해결에는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정부는 노동자 서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즉각 한진사태해결을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영도대교 앞 진입로에 있자 어버이연합과 대학생포럼 및 집회 반대 주민들이 82번 시내버스를 세우고 버스내로 들어가 한 시민을 목을 잡아 끌어내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영도대교 앞 진입로에 있자 어버이연합과 대학생포럼 및 집회 반대 주민들이 82번 시내버스를 세우고 버스내로 들어가 한 시민을 목을 잡아 끌어내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영도대교 앞 진입로에 있자 어버이연합과 대학생포럼 및 집회 반대 주민들이 지나려는 시민들을 막아서고 있다. ⓒ민중의소리
2차 희망버스는 헤어지던 11일 눈물바다를 이뤘지만, 3차 희망버스는 웃음꽃이 활짝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투쟁위원회 소속 조합원들과 한진중공업 가대위 회원들 등 60여 명이 두 줄로 통로를 만들어 부산경찰청 맞은편에서 희망버스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 작별의 인사를 보냈다. 이곳을 통과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다시 4차 희망버스에서 만나자”며 같이 박수를 치거나 희망 어린 밝은 표정을 지었다.
3차 희망버스 후폭풍 분다.. 4차 희망버스는 서울에서?
3차 희망버스 행사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3차 희망버스 행사에 대한 ‘불법행위 엄단’ 방침을 강력하게 밝혔지만, 정작 어버이연합과 일부 영도지역단체, 한나라당 구의원 등이 시내버스를 막고 난동을 피운 부분에 대해서는 제지 이외에 법적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일부 회원들은 시내버스를 억류한 채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고, 심지어 버스 밑으로 들어가 몸으로 차량을 막기도 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이와 같은 난동사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경찰의 불법시위 엄단 방침의 형평성을 둘러싸고 각계각층의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오전엔 살수차의 색소액을 진세조선 앞 도로에 무단방류하는 장면이 민주노총 부산본부 관계자의 카메라에 담겨 비난을 샀다. 현장의 경찰 관계자는 “실수로 염료 밸브가 움직여 일부 색소액이 흘러내릴 것일 뿐 버린 것이 아니”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2차 희망버스 당시에도 최루액으로 추정되는 색소액을 그대로 무단방류해 논란을 산 바 있다.
4차 희망버스 행사 장소와 일정도 관심사다. 민주노총은 희망버스 기획단에 “오는 8월 20일 서울에서 4차 행사를 열자”고 제안한 상황이다. 이에 희망버스 기획단은 구체적인 시기와 개최 장소를 조만간 논의해 일정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경찰청 앞에서 모든 행사를 마치고 버스를 탑승하러 가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경찰청 앞에서 모든 행사를 마친 가운데 아버지와 딸이 서로 마주 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경찰청 앞에서 모든 행사를 마치고 버스를 탑승하러 가자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환송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경찰청 앞에서 모든 행사를 마치고 버스를 탑승하러 가자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환송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7신:오전 10시 30분] “조남호를 처벌하고 정리해고자를 복직시켜라”
31일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문화제를 끝내고 돌아가면서 멀리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인사를 하자 김 지도위원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3차 희망버스가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문화제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들이 조선소 주변을 차벽을 막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한진자본의 부도덕한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3차 희망버스 참가자 5000여명은 31일 오전 10시15분께 부산 한진중공업 R&D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는 명분이 없다”며 “부도덕한 자본의 행태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밤사이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1km 앞에서 이틀간의 문화난장을 벌였던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9시께 부산대교 인근에 위치한 한진중공업 R&D센터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탑승한 시내버스를 경찰이 막아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50여분을 걸어서 이동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정리해고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드러내 보이는 심각한 사회적 쟁점”이라며 “한 조각이라도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짓밟는 악덕자본 한진중공업과 맞써 싸워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버스에 참가한 1만5천여명의 참가자들은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연대의 광장을 만들었다”며 “참가자들이 보여준 ‘내가 바로 소금꽃’이라는 태도는 이 시대의 진정한 단결과 연대를 일깨워줬다”고 밝혔다.
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우리의 뜨거운 연대는 더욱 거대한 파도가 되어 몰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이제 대통령이 대답해야할 차례”라며 “전국각지에서 1만5천여명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영도에 모이고 김진숙을 살리고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하는 목소리를 듣고 답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한진의 정리해고가 부당한지 아닌지, 탈세 의혹은 없는지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국회 청문회를 묵살하고 해외로 도피해 있는 조남호의 행방을 찾아 즉각 소환 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부산시청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2일차를 맞은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정리집회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2일차를 맞은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정리집회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수 기자
[6신:31일 오전 9시] 날이 밝았다. 다시 희망버스 ‘충전’ 완료
“주님의 눈은 의인들을 굽어보시고, 주님의 귀는 그들의 간구를 들으신다(중략) 그들의 위협을 무서워하지 말며, 흔들리지 마십시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모여 있는 이곳 영도에도 다시 아침이 밝았다. 오전 7시반께 참가자들은 기상을 알리는 풍물패의 신명나는 공연이 이어지자 모두들 언제 ‘그랬냐는듯’ 자리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 희망버스 이틀째 행사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참가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아침식사를 마쳤다.
희망버스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민주당 정동영, 이종걸 의원도 참가자들과 함께 밝아온 아침을 맞이했다.
중앙에 위치한 무대에서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기원하는 예배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이른 아침 이어진 예배에도 불구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해고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날 예배는 찬송가 대신 파업가로 ‘할렐루야’ 대신 ‘투쟁’을 외쳤다.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종교를 불문하고 최선을 다해 두손을 모았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피곤한 부쩍 수척해진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태블릿 PC를 이용해 트위터 삼매경에 빠져들어 ‘파워 트위터리안’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어 9시가 다가오자 희망버스 이틀째 행사의 계획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3차 희망버스 기획단은 지금 수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과 희망버스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아름다운 연대는 자본만을 위한 세상, 기업의 이익만을 위한 세상에서 사람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삶을 파괴하는 세상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향해서도 희망버스는 끊임없이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희망버스 입장에 대한 발표가 끝난 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시내버스를 이용해 전체 대오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기자단을 오전 9시40분께 영도대교 건너편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모여 이후 일정에 대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2일차를 맞은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2일차를 맞은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주최측이 준비한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2일차를 맞은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텐트를 정리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1일 오전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2일차를 맞은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텐트를 정리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영종도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태평로 동쪽에 집결 한진중공업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5신:31일 새벽 3시] 참가자들 김진숙과 전화통화에 참석자들 ‘투쟁’ 의지 다지다
어둠 속 85호 크레인이 희미해지고 있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투쟁’의 의지를 되살렸다. 이날 오전 1시30분께 참가자들은 ‘철의 여인’ 김진숙 지도위원과 전화통화가 진행됐다.
김 지도위원은 “무엇이 나를 내려오게 할 수 있는지 진심으로 생각해보라”라고 말하며 “절망은 희망을 이기지 못한다. 아무 사심없이 하나 된 우리를 저들은 결코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투쟁의 의지를 불살랐다. 또 “쫓겨난 우리 조합원들이 평생 일해 온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여러분들이 고맙고 또 고맙다”며 “머지않아 웃게 될 것이다. 얼싸안을 날이 다시 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진숙 지도위원의 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이곳저곳에서 “내가 김진숙의 ‘배후’다”를 외치며 최근 보수 매체들의 희망버스 폄하와 관련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영종도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태평로 동쪽에 집결 한진중공업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영종도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태평로 동쪽에 집결 한진중공업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모두가 김진숙의 ‘배후’가 된 가운데 야당 정치인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새벽까지 이어진 문화난장에는 민주당 정동영, 홍영표, 이종걸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김정길 전 장관, 백기완 소장, 창조한국당 공성경 대표, 유원일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김진숙 위원의 말처럼 사심없는 우리를 이길자 없다”며 “목숨을 걸었기에 그의 말은 곧 생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갈길이 비록 멀지만 모두함께 하자. 우리는 꼭 이길 것이라 믿는다”라고 밝혔다.
30일 저녁 부산 영도구 청학동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인근에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연 집회에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혜선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1차와 2차 희망버스 행사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떨어진 송경동 시인과도 전화연결이 시도됐다.
송경동 시인은 전화연결을 통해 "저는 여러분 곁에 있다. 시인에게는 국경도 없다"면서 "그어떤 벽을 뚫고서라도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시인은 "경찰은 수 천명을 배치했지만 내 소매 한자락도 건드릴 수 없다"며 "절망스러운 이 시대에 희망을 바라는 것이 죄여야 하느냐. 힘들더라도 깔깔깔 웃자고 하는 게 죄여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시인은 "1차 희망버스 때 양말을 전해주던 가대위의 눈물을 잊을 수 없고, 소외당하는 노동자의 아픔을 잊을 수 없다"며 "정리해고 없는 세상까지 나의 꿈은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향해 말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모여있는 세일중공업 인근 노상에는 김진숙의 ‘배후’들이 삼삼오오 모여 야식과 함께 연대의 따뜻함을 나누고 있다.
한편 부산대교와 롯데백화점 사이에 있던 참가자들과 봉래로터리에 있는 참가자들은 3~4명씩 나누어 본 대열로 합류하고 있다.
3차 희망버스 31일 새벽 1시 상황. 총 3곳에서 즉석문화제 문화난장이 펼쳐지고 있다. 빨간테두리의 공간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이며 세일중공업 앞 모여있는 사람들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크레인이 보인다. ⓒ구글지도
30일 저녁 부산 영도구 청학동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인근에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양지웅 기자
영도 상인들 "희망버스는 정말 ‘희망’..‘절망’은 경찰과 조남호"
31일 3차 희망버스 행사가 부산 영도구 산업로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인근 수퍼마켓에 참가자들이 줄을 서서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조한일 기자
한나라당 구의원이 시내버스 가로막고 "저 XX 내리게 해"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 입구에서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영도로 들어가려는 희망 버스 참가자들이 탄 버스를 막아서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경춘 구의원이 희망 버스 참가자를 가리키며 욕설을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나라당 소속 이경춘 구의원이 영도로 향하는 시내버스를 가로막은 뒤 버스 안의 시민들과 말싸움을 벌이다 만류하는 경찰들을 뚫고 버스로 뛰어들고 있다. ⓒ양지웅 기자
신분증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이경춘 구의원(맨 왼쪽)과 일행들. ⓒ양지웅 기자
이경춘 구의원 일행이 신분증을 달라고 하자 자신을 영도 주민이라고 밝힌 시민이 항의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이경춘 한나라당 구의원이 30일 저녁 부산 중구 중앙동 영도다리 인근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한진 희망의 버스 규탄 집회에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함께 인사를 다니고 있다. ⓒ양지웅 기자
김만중 기자
[4신:31일 자정] 희망버스 참가자들, 3곳에서 문화제 열어
경찰과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향하는 길을 막아섰지만 참가자들은 시내버스와 도보로 영도구로 진입했다. 참가자들은 3곳에서 대오를 형성해 문화제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영도조선소 인근 세일중공업 앞과 봉래로터리, 영도대교와 부산대교 입구에 사이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앞에 모였다.
3000여명의 시민들은 영도 조선소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세일중공업 앞 왕복 4차선 도로를 차지하고, 문화행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시민들과 100여m 떨어진 위치에 차벽을 친 상태로 대치했다.
경찰의 저지에 참가자들의 항의는 빗발치고 있다. 부산에서 온 참가자 김태현(45)씨는 “2차때는 한진중공업 1km 지점까지 진입했는데 오늘은 근처에도 못가고 있다”며 “경찰의 도발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라고 말했다.
신애진(41)씨는 “영도대교 앞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라며 “오늘 새벽에라도 수단과 방법가리지 않고 꼭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정을 넘어선 현재 경찰은 참가자들이 문화난장을 벌이고 있는 산업로에 차벽 2개와 살수차 2대를 동원해 85호 크레인으로 향하는 길을 막았다. 또 위쪽 태종로에는 차벽 4개를 이용해 2중 차벽을 설치했다. 또 차벽을 통과할 때마다 시민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영도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 주민은 “시위도 시위지만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라며 “전혀 시위대도 없는 이곳까지 도로를 모조리 막아서고 주민들도 신분증 검사를 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소주 한잔하고 집에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교통편을 이용해 갈 수가 없었다”며 “정말 한심한 정부와 공권력이다. 말도 못 알아듣더니, 눈도 멀었다. 여긴 시위대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택시기사 김모(56)씨는 “경찰이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내눈으로 보기에는 시위대는 하나도 없고 보수단체 노인네들과 경찰들이 부산 교통 다 마비시키는 것이다”라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부산시장과 경찰은 조남호의 하수인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마음 같아선 조남호 멱을 따고 싶은 심정이다. 해결은 하지 않고 도망만 다니는데 피해는 부산시민들이 다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영종도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태평로 동쪽에 집결 집회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부산역 앞 집회를 마치고 영도로 진입하던 2000여명의 시민들은 부산대교 앞 롯데백화점에서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경찰에 항의하며 집회를 열었다. 부산대교 인근 롯데백화점 앞에서도 문화난장이 이어졌다. 보수단체, 경찰들의 충돌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람을 살리기 위한 연대의 감동을 느끼고 있다.
문화난장은 짜여진 각본이 없는 상황에서도 자율적으로 참가 신청을 받으며 질서있는 모습으로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 참가자가 하모니카를 이용해 ‘우리의 소원’, ‘뜸북이’ 등을 연주하자 참가자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잠시 감상에 젖어들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열악한 음향 장비와 무대 설비에도 불구하고 신나는 연대의 장을 만끽하고 있다. 현장에서 의성한우협회 회장이 참가자들을 위해 한우버거 450개를 제공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편 봉래로터리에서는 참가자 1명이 폴리스 라인 훼손한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봉래로터리에서 차벽과 함께 도로를 막고 있던 병력들은 31일 12시 10분께 차벽 앞 100m까지 진출해 해산작전에 돌입했다.
해산 작전 당시 영도 내로 희망버스 본 대열로 합류하지 못한 참가자 1000여명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해산방송을 한 뒤 곧장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해 진압을 시작했다. 하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경찰에 대응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에서 내려온 어버이연합 노인들은 봉래동 교차로에 집결해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영도조선소 85 크레인과 가까운 산업로 에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봉래 교차로에 경찰들이 차벽과 살수차로 도로을 막자 시민들이 앉아 있다. ⓒ김철수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영종도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태평로 동쪽에 집결 집회를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차 희망버스가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곳(빨간색 화살표)까지 도착했다. 30일 오후 10시께 부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속속 부산 영도구 영도파출소 청학출장소 앞에 모여들었다. 이 곳은 한진중공업(왼쪽 위 노란테두리) 인근으로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농성중인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장소다. ⓒ구글지도
보수단체 회원 부산 시내버스 막고 돌던지며 희망버스 참가자 위협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영도대교 앞 진입로에 있자 어버이연합과 대학생포럼 및 집회 반대 주민들 중 한명이 목검을 휘두르며 시민들의 길을 막고 있다. ⓒ민중의소리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에서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영도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해 마찰을 빚고 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 입구에서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영도로 들어가려는 희망 버스 참가자들이 탄 버스를 막아서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경춘 구의원이 희망 버스 참가자를 위협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에서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영도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해 마찰을 빚고 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에서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영도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해 마찰을 빚고 있다. ⓒ양지웅 기자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폭행으로 폭행당한 한 여성이 멍든 부위를 보여주고 있다. ⓒ트위터@kunsul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에서 이경춘 한나라당 구의원과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영도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해 마찰을 빚고 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에서 이경춘 한나라당 구의원이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앞을 막아서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대교동 부산대교 입구에서 희망의 버스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영도로 들어가려는 희망 버스 참가자들이 탄 버스를 막아서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경춘 구의원이 희망 버스 참가자를 위협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영도다리 앞을 점거하고 있는 어버이연합 회원들. ⓒ한겨레 허재현 기자 트위터
[3신:밤 10시 20분] 희망버스 2천여명, 경찰 원천봉쇄 뚫고 영도 진입 성공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경찰의 이중차벽과 겹겹이 배치된 인해장막을 뚫고 영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참가자들은 대학생사람연대, 희망버스 인천참가단, 아고라,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의 깃발을 들고 집결해 있다.
2천여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영도 조선소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부산해양찰서 청학출장소 인근 영도 산업도로 대선조선 앞 왕복 4차선 도로를 차지하고, 본격적인 희망버스 행사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드디어 만날 수 있게 됐다"며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현장에 있는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는 "7시 30분부터 개별적으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진입했고, 자갈치 시장과 청학동 등 영도 곳곳에 있다가 10시에 이곳으로 모두 모였다"며 "우리는 85호크레인과 가장 가까운 이곳에서 평화롭게 난장을 펼치고,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편으로는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차선"이라며 "주택이 별로 없고, 차량이 다니지 않는 이곳이 행사를 치르기에 적당한 장소로 보인다"고 말했다.
30일 저녁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서 3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이 경찰에게 평화적인 집회 보장을 요구하며 노상 집회를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도 이곳에 10시께 무사히 도착했다. 백 소장은 영도로 진입하기 위해 3시간 가까이 영도 내 언덕과 산길을 통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소장은 "나는 일생동안 반독재 투쟁을 하면서 경찰과 부대껴왔는데, 이렇게 철저하고 잔인하게 사람 가는 길을 막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백 소장은 "이명박, 조남호가 그동안 야합한 것으로 봤는데, 오늘 보니 아에 동업을 하고 있다. 너무 화가 난다"고 심경을 전했다.
백 소장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경찰 봉쇄를 뚫고 진입을 성공한 데 대해 "다행이다"라면서도 "지금과 같은 3차 희망버스로는 김진숙을 살릴 수 없다. 10차, 100차 등 수명이 다할 때까지 희망버스가 지속돼야 김진숙도 살리고 해고노동자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8시 30분께부터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맞은편에서 미사를 진행했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등 100여명도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영도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동 중이다.
기획단에 따르면 부산역에 집결한 참가자들도 이곳으로 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3차희망버스 행사는 이곳에서 1박2일의 여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중 해고노동자들 위한 미사 열려 "희망이 솟고 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회'가 30일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맞은편 영도 신도브래뉴 아파트 옆에서 열렸다. ⓒ민중의소리
30일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회' 참석자 및 신부들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기도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기도회를 주관한 신부들이 85호 크레인 위에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민중의소리
30일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회'에서 참여연대 소속 노래패 '참좋다'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민중의소리
30일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회' 참석자 및 신부들이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기도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30일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회' 참석자 들이 밝은 표정으로 공연을 즐기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한수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태종로 동쪽 경찰들이 검문을 하며 차량을 돌려보내고 있다. ⓒ김철수 기자
[2신:밤 9시 00분] 경찰, 태종로 일대 차벽 설치...왕복 차선까지 통제
30일 3차 희망버스 행사와 관련, 태종로 봉래동 사거리와 태종로 302 구간 전체 교통이 통제돼 주민들은 물론 태종대에 놀러온 여행객들까지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밤 9시께 영도조선소 동문 쪽에 위치한 태종로 302 구간 왕복 4차선 쪽에는 경찰 차벽까지 설치됐다. 또 무장한 경찰병력 수백명이 겹겹으로 배치돼 오가는 시민들을 통제하고 불심검문을 하고 있다.
희망버스 참가자로 보이는 사람은 일단 진입을 통제해 되돌려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희망버스와 관련없는 주민들까지 출입이 통제돼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이 마구잡이식 원천봉쇄에 태종대 등 관광지에 놀러온 다른지역 여행객들까지 가야 할 목적지를 찾지 못하고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에서 온 박영호(50.남) 씨는 "태종대에 놀러왔다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가다보니 경찰이 저지했다"며 "몇번째 '뺑뺑이'를 도는 지 모르겠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너무한 것 아니냐"고 역정을 냈다.
태종로 인근에 살고 있는 박동호(45.남) 씨는 "영도에 이렇게 많은 경찰이 온 것은 처음 본다"며 "지난 희망버스 행사때보다 더 많은 경찰이 배치된 것 같다. 골목을 지나갈 때마다 검문을 받고 있어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변 노성진 변호사는 "경찰이 횡단보도부터 영도 곳곳의 진입로를 막고 있어 시민들이 지나갈 작은 틈조차 주지 않고 있다"며 "사람들은 이런 위압적인 상황을 뚫고서야 겨우 지나가거나 통과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이 같은 과잉대응을 중단해야 한다. 오히려 경찰이 경찰이 법을 무시하면서까지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태종로 동쪽 경찰들이 검문을 하며 차량을 돌려보내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태종로 동쪽 경찰들이 골목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저녁 3차 희망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태종로 동쪽 sk 주유소 앞 경찰 차벽으로 도로를 막고 있다. ⓒ김보성 기자
경찰은 부산대교 입구에서도 모든 버스의 진입을 통제하며,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영도 진입을 막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내버스까지도 회항조치시키면서 이 일대가 극심한 교통혼잡을 겪고 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30일 오후 9시경부터 2개 중대 140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부산대교 입구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한편 모든 버스의 영도 진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영도로 들어가는 마을버스와 시내버스까지 통제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를 취한데 대해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섞여 있을 수 있어서 모든 버스를 회차 조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12인승 이상의 차량에 대해 일일이 트렁크를 열어 보는 등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의 검문검색과 회차하는 버스로 인해 이 일대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고 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맞은편 영도 신도브래뉴 아파트 옆 개신교가 기도회를 갖고 있다. ⓒ김철수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집결하는 가운데 영도조선소 85 크레인 맞은편 영도 신도브래뉴 아파트 옆 개신교가 기도회를 갖고 있다. ⓒ김철수 기자
[1신:저녁 7시 50분] 취재진 막아선 용역 "한진중 사측이 매체 통제 지시했다"
취재진 막아선 한진중공업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 ⓒ민중의소리
30일 희망버스 행사가 부산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진중공업 사측이 직원들을 동원해 영도 신도브래뉴 아파트 앞 공간을 차지한 채 언론 보도 통제를 지시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날 저녁 7시 50분께 영도 신도브래뉴 앞 인도를 민중의소리 취재진이 지나가려고 하자 10여명의 용역들이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한 용역 직원은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하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야이 XXX야"라고 폭언을 하고, 사측이 매체 출입까지 통제하라고 지시했다며 통행을 보장하지 않았다.
결국 취재진은 경찰에 이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으나, 경찰은 사측을 비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취재진의 강력한 항의 끝에 결국 경찰은 중재를 시도했고, 사측 관계자를 불러 취재진의 통행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측 관계자는 "취재하는 공간에 노조원들이 들어와 행패를 벌일 수 있어 혹시 싸움이 날 수도 있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취재진은 용역 경비들에 의해 15분 정도 가로막힌 후에야 이 공간을 지나갈 수 있었다.
영도조선소 주변을 차벽으로 막아서고 병력을 곳곳에 배치한 상태에서 이곳을 지나려는 시민들과 경찰들의 실랑이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통행을 통제하며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은 '경찰이 주민들 출입까지 막아서고 있다. 너무한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에 살고 있는 김아무개(53.남) 씨는 "희망버스 행사 때문에 경찰이 투입되는 건 이해하지만, 무조건 주민이든 아니든 다 통제를 하면 그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들이 겪어야 할 문제"라며 "경찰이 과잉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