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혼의 聖藥 **
총고해(1)
총고해(總告解)란 어떤 것일까?
총고해라 함은 일평생, 또는 일생 중 어떤 긴 부분의 모든 죄를 고해하여 사함을 받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 총고해가 필요한 것인가?
1. 어떤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2. 어떤 사람에게는 필요 없어도 유익하다.
3. 어떤 사람에게는 해롭다.
총고해가 꼭 필요한 사람은 앞에서 고해한 것이 모고해 또는 무효한 고해였을 경우다.
고해하지 않으면 안될 것을 뻔히 알고도 무슨 죄를 숨겼을 때, 또는 필요한 통회나 정개가 없었다면 그 고해는 모고해가 될 것이다. 또는 고해자가 모르고 필요한 통회와 정개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그 고해가 무효한 고해가 된다. 그러므로 악으로나 부끄러워서 고해할 때 어떤 죄를 숨긴 사람이나 그 죄의 종류를 바로 대지 않고 또는 죄의 사정을 말하지 않은 사람이나, 잘 알고 있는 대죄의 수를 똑똑히 말하지 않은 사람이나 고해 사제에게 죄를 잘 알도록 고해하지 않고 둘러서 말하거나 핑계 비슷하게 말하거나 횡설수설한 사람이나 고해 사제가 무엇을 물어보는 것을 바르게 대답하지 않고 대죄가 될 만큼 거짓말을 한 사람, 이런 모든 종류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총고해가 절대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어떤 사람이 첫번 고해 때 부끄러워서 어떤 대죄를 숨겼다고 하자. 다음 고해부터는 그 후에 범한 죄만을 잘 고해했다. 그러면 첫번 고해는 모고해지만 두 번째 고해는 잘된 고해일까? 그렇지 않다. 첫번 모고해가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데 다음 고해는 언제든지 모고해가 되지 않을까? 이런 경우에 총고해로 그동안 거듭된 모고해를 전부 새로 고하여 근본적으로 고쳐야 할 것이다.
또는 어떤 사람이 행동으로 범한 죄를 고해할 때마다 생각으로 범했다고 고해했으면 그 고해도 전부 잘못된
고해이니 그런 사람에게도 총고해가 절대로 필요하다. 또는 어떤 사람이 주마다 또는 달마다 너댓 번 같은 죄를 범하는 습관이 있는데 고해할 때 두 번이나 세 번 범했다고 그 수를 속였으면 그 고해도 바른 고해가 아니 니, 그런 사람에게도 총고해가 필요하다.
그뿐 아니라 필요한 통회와 정개를 하지 않고 고해하거나 고해 사제한테 받은 명령을 충실히 지키지 않은 사람에게도 총고해가 절대 필요하다. 비유하건대 고해 사제가 죄의 기회를 멀리 하라고 그 나쁜 관계를 끊으라고 또는 그런 친구를 가까이 하지 말라고 또는 악한 책이나 그림을 버리든지 태우라고 명령했는데 그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을 경우에 바른 고해가 되기 위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으니 그런 사람도 총고해를 하여 그 영혼의 무거운 빚을 다 갚아야 한다.
이상 말한 것과 같은 종류의 고해자가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열심하고 훌륭한 신자 중에
그런 사람이 많이 있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몬테 브르지아노의 성 아녜스 전기 속에 이러한 이야기가 있다. 아녜스 성녀와, 그 수녀원의 유력한 후원자로서 모든 사람 앞에 훌륭한 신자로 존경을 받는 부자가 있었다. 그는 성녀를 위해 엄청나게 큰 원조를 했다. 그래서 성녀도 그 사람을 위해 많이 기도해주던 어느 날 성녀는 몰아(沒我) 경지로 들어가 지옥을 보게 되었다. 지옥 한복판에 불길이 솟는 큰 건물이 있는데 어떤 소리가 들리기를 “아녜스야! 이 건물은 너의 후원자의 것이다. 오래지 않아 그가 이 집에 살려고 오게 될 것이다”라 했다. 성녀는 제 정신으로 돌아오자 너무나 무서워 견디지 못하다가 즉시 그 후원자를 수녀원으로 초청하여자기가 본 것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그 사람은 이야기를 듣고는 벌벌 떨면서 얼굴이 창백해져 거의 실신상태에 이르더니 솔직하게 자기는 죄의 기회를 끊지 못해 30년 동안 바른 고해를 하지 않았던 점을 고백한다. 성녀는 그에게 권하여 총고해를 하도록 했다. 그래서 그 부자는 성녀의 권면대로 총고해를 했다.
그날 성녀는 기도 중에 또 계시를 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그 건물이 천국에 있고 또 들리는 소리가 “오래지 않아 너의 후원자는 여기에 살려고 올 것이니라”고 한다. 보라!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가? 자기의 건물, 자기가 살 곳이 바르지 못한 고해 때문에 지옥불 속에 있을 것을 천국으로 옮기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길게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앞에서 고해할 때 모르고 또는 잊어버리고 어떤 죄를 고하지 못했다가 그 후에 그 죄를 생각해냈을 경우에나, 또는 고해할 때는 죄가 되는 줄 모르다가 뒤에 죄 되는 것을 깨달았을 경우에도 총고해가 필요한 것인가? 여기에는 총고해까지는 필요 없다. 다만 다음 고해할 때 생각해낸 죄나 깨닫게 된 죄만을 고하면 충분하다. 총고해는 일부러 바른 고해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말할 것은 총고해가 필요한지 펼요하지 않은지 의심이 있을 경우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그럴 때에는 고해 사제에게 말해서 그의 지도대로 하면 된다.
다음 세 가지 경우에는 총고해가 매우 유익하다.
1) 과거의 고해에 대하여 의심이 나서 마음이 괴로울 때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는 경우.
2) 한 번도 총고해를 하지 않았을 경우. 즉 이런 경우에 왜 총고해가 유익한가 하면 총고해는 죄에 대한 통회를 발하게 하고, 죄를 피하는 데 단단한 결심을 하기에 매우 쉬운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3) 자기의 장래의 직업과 방침을 결정할 시기에 당면했을 경우. 왜냐하면 총고해로써 천주의 대리자인 고해사제로부터 자기 장래를 결정하는 데 바르게 또한 유익하게 결정하기 위한 광명과 필요한 권면과 지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유하건대, 결혼을 할 사람, 수도자가 될 사람, 성품성사를 받을 사람, 견진성사나 병자성사를 받을 사람들에게 총고해가 유익한 까닭은 그 사람의 일생이 새로운 방면으로 향하게 되니, 이 새 생활에 필요한 광명과 지도를 고해 사제로부터 총고해를 통해 받기 때문이다. 즉 사람과 사람이 일생을 같이 하기 위해 맺는 혼인성사를 잘 받기 위해, 그리고 부부의 본분을 똑똑히 알고, 그것을 잘 실행하는데 필요한 지도와가르침을 받기 위해 총고해가 매우 유익 한 것이다.
혼인은 큰 성사이므로 그것을 잘못 받은 사람은 매우 불행하다. 천주께서 죄 있는 혼인을 결코 축복해 주지 않으실 테니까. 혼인성사에 대한 문제가 나왔으니 좀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혼인에 죄가 들기 쉬운 경우가 세 가지 있을 수 있다. 즉,
1) 약혼 시기가 너무 오래 계속되었을 때
2) 너무 무감해져서 말씨와 몸가짐을 주의하지 않았을 때
3) 대죄가 있으면서도 그것을 혼인 전에 고해하지 않거나, 또는 바른 고해를 하지 않았을 때 혼인성사를
받기 위해 고해성사를 보는 데는 혼배할 뜻을 고해 사제에게 똑똑히 말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해 사제가 거기에 적합한 훈계나 권면을 해주지 않을는지도 모르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