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편지] 꼬붕과 오야붕의 유래(36)

[박호영(설파, 서부5기)]

얼마 전에 정치권에 난데없는 꼬봉 설전이 벌어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야당의 장제원 의원은 지난 4.20일 자신을 ‘홍준표 꼬붕’으로 칭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노태우 꼬붕’이 할 말은 아닌 듯하다”고 받아쳤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꼬붕’이 아니라 참으로 다행”이라며 말했다. 그는 “비판자의 말 모두 정치적 의도와 배경이 있다고 생각하는 저렴한 인식이 역시 정치 거간꾼답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조폭들이 많이 쓴다고 하는 꼬붕(봉)이나 오야붕(봉)을 들어본 적이 있다. 꼬붕은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부하라고 할 수 있는데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하는 말이다. 특히 조폭들 세계에서는 아랫사람을 경멸스럽게 낮춰 부르는 ‘똘마니’ ‘따까리’라고 불리는 저급한 말이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의 입에서 동네 양아치들이나 깡패 조폭들이나 쓰는 저급한 막말을 쓰는 것이다. 언어는 한사람의 생각이나 사고를 표현하는 방식이고 그 사람의 품격이다.

정치권에서 핵심 참모를 복심(腹心)이라 부른다. 사전적 의미로 ‘마음속에 품은 말이나 심정’ 혹은 ‘마음 놓고 부리거나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제갈공명 병법서』에 따르면, 장수에게 꼭 필요한 부하는 ‘복심(腹心)·이목(耳目)·조아(爪牙)’ 등 세 부류라고 한다. 마음 놓고 부리는 사람(복심)과 눈과 귀가 돼주는 사람(이목), 손톱과 어금니처럼 쓸모있는 사람(조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심이 꽤 점잖은 표현이라면 속어로는 일본말에서 유래한 꼬붕이란 말이 있다. 본래는 ‘부하’나 ‘수양아들’을 뜻하는 말이다. 세계 3대 조직폭력단으로 꼽히는 ‘마피아·삼합회’와 더불어 일본의 ‘야쿠자’들 사이에서 자주 쓰는 말로 더 유명하다. 두목인 오야붕(親分) 밑에 있는 조직원들을 꼬붕(子分)이라고 한다. 꼬붕은 오야붕의 지시를 목숨을 걸고 수행하지만 대신 오야붕은 꼬붕을 먹여 살리며 지켜준다.

과거 야쿠자의 ‘보스와 부하’를 서로 ‘부모-자식 관계’와 같다고 본 것으로부터 전해진 것이다. 親分(おやぶん)은 일본에서의 부모를 뜻하는 ‘親’에 위치, 책임 등을 뜻하는 ‘分’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이다. 즉 ‘부모의 구실을 하는 사람’이 된다. 반대말인 子分(こぶん)은 자식을 뜻하는 ‘子’에 역시 위치, 책임 등을 뜻하는 ‘分’이 합쳐진 단어이다. 역시 ‘자식의 역할을 하는 사람’의 의미를 가진다.

또 다른 꼬붕의 재미있는 유래는 일본 씨름이라고 하는 스모 선수들에게 나왔다고 한다. 그 선수들의 배가 부르고 엄청난 덩치들로서 그 선수들은 자신의 신발끈 조차 묶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면 닦지도 못하는데, 꼬붕이 바로 스모선수들의 뒤(똥)를 닦아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스모선수가 돈을 제일 많이 벌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꼬봉’, ‘오야지’, ‘오야’, ‘오야봉’ 라고도 많이 불린다. 어느 나라의 말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데 사실 일본어 こぶん(子分)이다. 즉 고참(古參, こさん)과 같은 일본어의 잔재지만 꼬붕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종종 건설 공사현장에서 쓰인다는 얘기도 있으나 공식 현장 용어로 쓰이진 않는다. 또한 꼬붕과 비슷한 말로서는 ‘일하는 사람 옆에서 그 일을 거들어 주는 사람’이라고 하는 ‘시다바리(したばり)’라는 말도 있다.

우리 사회에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일본어 잔재가 정말 많다. 그 중 지금까지 가장 질기게 남아 있는 말 가운데 하나는 ‘오야붕’과 ‘꼬붕’일 것이다. 이 두 단어는 일본의 조직폭력단인 ‘야꾸자’들 사이의 관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마도 이 말은 우리 사회도 조폭이 사라지지 않는 한 좀처럼 없어지지 않을 일본의 잔재이다.

[허성희(서부5기)]

아니 무슨... 아직도 이런 말을 쓰는 사람들이?? 정치권이 시대를 못따라가는 듯.....

[박호영(설파, 서부5기)]

아직 남자들 속에서 종종 쓰는 말이지요ㅎ

[정진영(MM)중부4기]

대부분이 사람 속을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열길 물속은 알아도)

원래부터
양아치나 조폭이에요.

[박호영(설파, 서부5기)]

맞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