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키 크는 신발 제작한 안광우 교수
'신발만 잘 골라 신어도 더 자랄 수 있다'
부산 출신의 안광우(41) 경남정보대학 신발패션학과 교수는 실천에 강한 현장 출신 과학자다. 1998년 이 대학에 부임하기 전까지 나이키 R&D연구소와 신발산업진흥센터 등에서 신제품 개발에 전념했던 연구원 출신. 한국전쟁 시절부터 대한민국 신발산업을 이끌던 도시 부산에서 20여 년간 이 세상의 거의 모든 신발을 직접 주무르면서 언젠가는 꼭 자신만의 명품 신발을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왔다.
부가가치 높은 명품 신발 만들고 싶었다
“인건비가 저렴했던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신발 공장이 세계에서 가장 번성했지만, 지금은 동남아 등지로 공장을 많이 내주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산업구조가 선진화됐고, 고가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유럽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오래전부터 그런 고민을 해왔고, 오랜 연구와 실험 끝에 ‘키 크는 신발’을 만들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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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신발이라…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신고만 있어도 키가 큰다는 건지, 신발을 신고 무엇을 해야 키가 큰다는 건지, 일단은 감이 오지 않는다. 세계에 유래 없는 신발이니 감이 오지 않을 법도 하다. 그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 운동화를 신고 움직이면 액추에이터에서 미세전류가 발생합니다. 그 미세전류는 신발 내의 특수 장치를 통해 성장판을 자극하고, 그로 인해 성장호르몬이 활성화되는 구조입니다. 성장호르몬이 더 많이 나온다는 것은 키 성장에 그만큼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요컨대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고, 그 전기를 이용해 성장을 촉진시킨다는 이야기다. 생체전류라고도 불리우는 미세전류(50~1000㎂)가 세포를 활성화시켜 건강에 도움을 준다(특히 몸에 난 상처를 아물게 한다거나, 아토피 치료에 유용하게 쓰인다)는 연구결과나 그와 관련된 뉴스는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은 이보다 몇 발자국은 더 발전된 개념이다.
아이디어가 탁월하다고 바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제품 구상부터 완성품 생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얼핏 보아서는 기존의 운동화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성장에 도움을 주는 기능들로 꽉 채워져 있다.
우선, 신발 깔창인 ‘인솔(insole)’ 뒤쪽 플라스틱판의 성형. 일반 운동화의 인솔은 발을 모아주는 기능이 전부이지만, 이 플라스틱 성형은 무게를 분산시켜서 발바닥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뒤꿈치 신발 밑에 전기가 발생하도록 한 압전소자(액추에이터)가 들어 있고, 발 양쪽에는 압전소자로부터 나온 미세전류가 경혈을 자극하는 장치가 숨어 있다. 디자인도 한국인의 발 모양에 맞게 신발의 고장, 부산의 최고 전문가들이 고안했다. 이 최첨단 기능성 신발은 9월초 ‘키짱’는 브랜드로 시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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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경혈 자극 장치 압전소자로부터 생긴 미세전류로 경혈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생긴 자극이 성장호르몬을 활성화시키게 된다. / ②압전소자(액추에이터) 키짱을 신고 움직일 때 생기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 ③특수 제작 인솔 플라스틱 재질로 특수 제작해 발에 몰리는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성장호르몬이 15~36% 더 많이 분비돼
키 크는 신발 ‘키짱’에 대한 소문이 언론과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일본 최고의 아동화 전문회사 아킬레스사로부터 생산계약 제안을 받았고,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독점계약 제안도 받았다.
국내의 유수의 회사들이 ‘키짱’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동서양 의학에 기초를 두었다는 점과, 배터리 없이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신선함과, 미세전류를 성장촉진에 접목시킨 미증유의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키 크는 신발’의 기술은 국내(제 2006-0075040호) 및 국제 (PCT/KR2007/003813) 특허출원까지 돼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고려대 스포츠과학연구소 문익수 교수팀과 함께 임상실험에 매진하고 있는데, 동일한 아이들이 ‘키짱’과 일반 신발을 신고 한 시간 정도 걸었을 때의 성장호르몬 분비를 조사한 결과, ‘키짱’을 신었을 때 성장호르몬 분비가 일반 신발보다 15~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짱은 일반 신발이기도 하지만, 줄넘기나 발마사지기처럼 아이들 성장에 도움을 주는 생활용품입니다.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시기(보통 7~19세)의 아이들이라면 아주 유용한 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출시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여러 곳에서 관심 가져주셔서 굉장히 기쁩니다. 연구를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고 더 심혈을 기울여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낼 생각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신발에 관한 한 모르는 게 없다는 안광우 교수가 왜 첫 번째 아이템으로 키 크는 신발을 선택했을까? 이 부분에는 말을 아꼈지만, 그가 은연중에 꺼낸 말, 아내가 157cm 아담한 편이라 슬그머니 2세가 걱정됐다는 농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닐까. 어쨌든 그의 두 아들은 아빠 발명품의 첫 임상실험 대상이 됐다.
“아이들이 1년째 신고 있는데 키가 많이 자랐습니다. 특히 둘째는 여름이면 아토피가 심했는데, 그것도 사라졌습니다. 이 신발의 효과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아토피가 세포 활동이 부진해서 생기는 거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안광우 교수는 자신이 만들어낸 ‘키짱’이 작은 키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키 작은 아이와 그 부모들이 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를 신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절절하게 체험했다. 그의 마지막 인사는 이랬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면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역량 이상으로 클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넘치는 운동에너지를 몸에 유익한 전기에너지로 환원시켜서 성장에 도움을 준다면 매우 이상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 신발 안에 그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아이를 생각하는 신발 고르기
신발 전문가 안광우 교수는 굳이 기능화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신발만 제대로 신어도 키 성장과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에게 들어보는 아이를 위한 신발 고르는 방법이다.
우선 깔창이 몸의 압력을 균일하게 분산할 수 있는 소재인지 살펴보라는 것. 땅과 직접 닿는 아웃솔은 잘 마모되지 않는 소재가 좋고, 신발의 가죽 몸체와 아웃솔을 연결하는 미드솔은 충격 흡수가 잘되는 소재여야 한다. 또 미드솔과 아웃솔이 연결돼 있는 일체형보다는 떨어져 있는 게 좋다.
두 번째로, 신발볼을 잘 살펴야 한다. 기본적으로 아이의 발볼보다 ‘약간 큰 것’이 좋다. 안광우 교수는 “볼이 작으면 신발이 커지고, 신발이 커지면 힘의 균형이 깨져 보행 습관과 뼈를 흐트러뜨리게 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보통 부모들이 하는 선택, 제 발보다 몇 치수 크게 신기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 발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은 명심해야 한다.
출처/ 여성조선
첫댓글 도움이 될까 싶어서 올려 봅니다 .^^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