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주일학교 반목회, 이렇게 하라
옛날교회는
부산서부교회 반사 준수사항
부산에 소재하고 있는 부산서부교회 주일학교. 지금은 교사들에게서도 사라져버린 교회, 50대 후반이나 60대의 열성교사들에게서나 희미하게 기억되는 교회이다. 하지만 한때는 전국적인 교회였다. 주일학교 학생들이 몇 천 명에서 몇 만 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세계최대 어린이주일학교라는 명예까지 얻었던 굉장했던 교회이다.
본지는 “주일학교 반목회”를 특집으로 다루면서 지난 세월의 주일학교는 어떻게 부흥했었나? 역사적인 기록들을 살펴본다. 본고는 본지에 게재되었던 서부교회주일학교에 관한 내용들 중에서 요약하며 다시 고쳐 썼다. 그러기에 현재의 서부교회 주일학교는 본고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자료들과 기록은 거의 10여 년 전의 내용들이다. 그래도 참고할만한 것들은 아직도 많다. 기독교교육방법이라는 것은 근본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백영희 목사의 어린이목회철학
서부교회에 시무하면서 주일학교교육에 획기적인 기록을 남겼던 백영희(1989년 소천) 목사는 어린이중심의 목회를 목표하였다. 그의 지론(至論)은 이렇다.
“아직 세속에 때 묻지 않은 순진무구한 어린이일 때부터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여 신앙심을 심어줌으로써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한다.”
백 목사는 너무 늦게 예수를 믿은 것을 늘 아쉽게 생각했다. 그는 25세에 결신했기에 주일학교 시절을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만약에 주일학교에서 차근차근 배워왔다면 유년시절에 더 많은 추억과 신앙적인 체험이 있었을 것이다.
교육학자들은 사람은 태어나서 두 살이 될 때까지는 거의 동물적인 감각에 의지해서 살아간다고 한다. 일곱 살에 이르기까지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깨닫는 과정을 거치게 되고, 초등교육을 마치는 14세가 되면 기본적인 사고의 틀은 거의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싶어 하고 또 무엇이든 나타내 보이려고 애쓴다. 읽기와 쓰기를 배우면서부터는 문자화된 모든 것을 통째로 믿어버리는가 하면 꼬치꼬치 이치를 따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유년기의 어린이들은 전도대상 1순위가 되어야 한다. 그들은 복음을 받아들이기 아주 쉬운 상태이며 옥토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게 나타날 적령기가 되기 때문이다.
백 목사는 공개적으로 이런 주장을 펴기도 했다.
“주일학생은 새 기계, 중․고등학생은 중고 기계, 장년은 고물 기계이다. 사기도 쉽고 잘 돌아가는 새 기계를 구입해야 성공하는 것처럼 주일학교의 부흥은 곧 교회의 부흥과 이어져야 한다.”
서부교회 주일학교의 운영은 철저히 하나님 중심이다.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은 성경에서 나온다. 그들은 특별한 교재가 없다. 담임목사의 설교가 곧 교재이다. 설교는 주경설교로 장로교 신조와 교리를 골자로 한 장년반과 동일한 설교를 학생들에게 전한다.
지난주일 설교한 담임목사의 설교를 담임교역자가 간단명료하게 간추린 것을 휴대할 수 있는 용지에 인쇄해서 수요 예배 시 전 교인 및 반사에게 배부한 후 이 공과를 가지고 말씀을 증거한다.
원래 어른들을 대상으로 증거 된 설교를 요약한데다가 교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어려운 단어와 표현들이 적지 않지만 학생들은 오래도록 들어 왔기에 익숙해 있다. 어린이들도 신앙 면에서는 어른들과 함께 할 수 있다. “피조물”, “단일 통치”, “인본주의와 신본주의”, “물질주의“라는 단어도 척척 이해한다.
어른들이 듣는 설교로 공과를 대신할 뿐만 아니라 찬송도 그렇다. 어린이용 찬송곡이나 찬송가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장년부용 찬송가를 같이 사용한다. “내가 매일 기쁘게” “인애하신 구세주여“등 어른들의 애창곡은 동시에 서부교회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찬송가이기도 하다.
반사는 주업 직장은 부업
서부교회 주일학교가 한창 부흥되던 시절, 조직은 이외로 단순했었다. 교장 1명(당회장 목사), 부장 4명(장로 3명, 집사 1명), 서기 2명(남 1명 여 1명), 임시 서기 10명, 교통 지도원 50여 명이다. 여기에 3백여 명의 원 반사와 다수의 보조 반사가 활동했다.
서부교회는 반사를 소중하게 여긴다. 반사는 곧 주일학교의 부흥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구원 운동은 목자를 통해서 한다는 게 서부교회의 신조이다. 그러기에 반사는 평생직이다. 한번 등용된 반사는 반사직을 천직으로 삼는다. 자기가 전도한 학생은 평생 책임을 지고 전도한 그 반사가 양육한다.
반사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다. “원반사”와 “보조반사”이다. “원반사”는 학생들을 전도해서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이다. 보조반사는 원반사를 도와서 학생들을 돌본다. 처음 등용된 이들은 누구나 보조반사가 되는 데 원반사와 함께 어린이들을 심방하고, 교회로 인도해 오고 예배에서의 지도를 동행하는 가운데서 교육받아 실력을 갖춘다. 보조반사는 중학교 1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보조반사로 활동하다가 원반사로서의 실력이나 자격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자기가 인도한 5명 이상의 학생으로 출발하게 한다. 보조로 일하던 반의 학생수가 너무 많을 때는 기회를 보아 보조반사에게 분반시켜 그 반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분반시켜준 모(母)반사가 잘 관리하여 성장시켜주는 일로 서로 상생(相生)한다.
이런 이유로 일반 교회가 연초에 반사를 임명하는 것과 달리 서부교회의 반사 임명은 연중무휴(年中無休)이다. 어느 때이고 가능했다. 보조반사가 어린이들을 전도해서 그 수가 5명에 이르면 자동적으로 원반사가 되기 때문이었다.
서부교회 반사가 되려면 신앙, 기도, 그리고 심방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고인(故人)이 되신 백 목사의 지론이기도 하다. 백 목사는 평소에도 “반사직은 우리의 천직이요 주업인 것으로 알고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해서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를 토대로 주일학교 운영안 “반사 준수 사항“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교사의 신앙>
*주일 대예배, 삼일, 오일, 새벽예배 시간을 빠짐없이 지킴으로 먼저 반사 자신이 진리를 바로 깨닫고 은혜를 받아 이대로 실행 실천하여 말씀대로의 자체와 행위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공과준비 철저(공과내용을 30회 이상 읽고 외워 완전히 자기 것을 삼아 가르치도록 한다).
*신앙에는 노쇠(老衰)가 없고 항상 승리의 전진뿐이니 선(善)을 행하다 낙심치 말라. 피곤하지 않아야 때가 이르면 거두리니 이런 사람은 하나님이 붙드시고 일하실 수 있다. 언제나 하나님으로 마음을 동이고 깨끗한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학생을 붙여 주실 수 있고 부모도 학생 맡기기를 원하고 학생도 따를 수 있는 자체가 되도록 힘쓴다.
*반사직은 우리의 천직이요 주업인 것을 알고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충성할 때에 하나님의 기적과 축복은 내 것이 된다.
*모발(毛髮)과 의복은 유행에 앞서지도 뒤떨어지지도 말고 중간에서 품행 단정하여 양심으로 인정받은 사람이 되도록 한다.
<기도생활>
*수첩에 학생 명단을 기록해서 1일 1회 이상 읽으면서 기도할 것.
*몇 해 동안 나오지 않아도 지우지 말고 항상 기도함으로 끝까지 권면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 것.
*사도 바울은 내가 떠난 것은 몸이요 마음이 아니라고 하심같이 몸은 나뉘어 있어도 항상 학생을 생각하고 기도함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붙드시고 일하실 때 맡기셨기 때문에 기도하면 큰 효력이 나타난다.
*다른 사람 구원을 위해 기도함이 곧 자기 구원이 되어짐을 알고 감사함으로 전 인격을 기울여 죽을 때까지 쓰러지지 않도록 기도해야 세운 영혼들이 떨어지지 않는다.
*반사도 주일학생들도 앞으로 환란에 대비해서 매일 30분씩 시간 정해 놓고 기도하는 것을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생략) 2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