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일 저녁 5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김호길시인의 시선집 <<떠돌이의 혼>>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김호길시인은 경남 사천 사람이다. 일찍이 1963년 제14회 개천예술제 백일장 때 시와 시조부문이 분리되어 시행되는 제1회 일반부 백일장에서 <날개>라는 시제로 시조부문 장원(차상 서벌)을 했고, 사천초, 사천중,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상대 농학과를 나왔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金虎吉 시조시인을 잘 알지를 못하는데, 그 분의 독특한, 우리나라 아니 세계에서도 특별한 이력을 가진 시인이어서일 것이다.
김호길시인은 1943년생이신데, 1964년 군에 간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하여 1965년 소위 임관 후, 항공사교육을 받아 육군항공조종사로 베트남 전투에 참여를 하고, 대위로 예편후 대한항공에 입사해서 조종사로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사직을 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신문기자 생활을 하다가 해바라기 농장을 설립하고 바하마 사막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해서 오랜 고생 끝에 지금은 멕시코에서 성공한 국제농업유통전문가로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시조쓰기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분이시다.
나는 그분이 경상대학교의 전신인 진주농과대학 농학과에 들어와서는 허태학(삼성전자 고문), 윤석년, 제행명, 이재현, 정상기 선배와 리영성시인등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전원문학동인회'의 후배로서 1978년,1979년에 두어번 뵈었다가 35여년이 지난 올해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바쁜 일정 중에 용케도 시간이 난 최인호(언론인)시인과 서울로 가 우재욱시인을 사무실로 찾아가 만나서 김영주선배와 함께 외신기자클럽으로 갔더니 유자효시인이 사회를 보고, 문덕수시인, 조병무시인 등이 앞자리에 앉으셨고, 이우걸시인이 축사를 하고, 홍성란시인이 시낭송을 하고 있었다. 김호길시인의 시세계는 박진임교수(고인이 되신 운초 박재두 시인의 맏딸, 평택대 교수)가 맡아주었고, 책 뒷글은 이지엽교수(경기대 교수)가 맡았으며, 정수자시인을 비롯한 여러 명의 소위 요즘 잘나가는 후배 시조 시인들이 시를 낭송한 후, 뒤늦게 참석한 이근배시인의 마무리 축사로 행사는 7시쯤에 끝났다.
우리 일행은 구자운시인, 이강제 사장을 만나서 광화문 옆골목의 빈대떡집으로 가 저녁과 함께 술잔을 나누고, 나와 2차로 가서 생맥주 한 잔을 마신 후 나는 혼자 빠져나왔다. 10시 10분 원지로 가는 심야버스를 예약해두었기에 지하철로 이동을 하려면은 출발시간에 닿는 것이 빠듯해서였다.
김호길시인이 이번에 낸 시선집은 그 분이 작년까지 낸 네 권의 단행본시집에서 시를 고르고, 요즘에 다시 쓴 시를 모아서 함께 묶은 것인데, 하늘과 사막을 무대로 펼쳐지는 절대순수와 자유의지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조시단에서는 원로급인데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왕성한 창작을 하고 있으며, 사업으로 번 재산을 여기저기 쾌척하시는 것을 마다하지않으신다. 이어서 10월 중순 경에는 국립경상대학교 출신의 현역 문인들로 구성되는 문학회가 전국적으로 탄생하여 모교의 문학발전을 도모할 움직임을 김호길시인이 주축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