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치광이였다
글/김위현
세월은 잠시도 쉬어 갈 줄 모르는 영원한 여행객이고,
오고 가는 해 또한 나그네이다.
어느새 2015 年이 저물어 간다.
한 해를 정리하면서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해 본다.
누군가가 내 人生에 대해서 묻는다면
모든 것에 대해 사랑할 줄 모르는
"잔인한 미치광이" 였다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현실과 환상을 분별하지 못했다.
그리고 돈에 대한 혐오증이 있는 나는
무소유로 삶을 이어갔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존재였던 나를 제2고향에서
여러 사람들이 헌신적인 사랑으로 보호해 주었다.
나는 아직도 소중한 그분들의 은혜를 갚지 못한
슬픈 기억에 한숨이 흘러나온다.
나는 나를 옭아맨 비현실적인 모든 생각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실상처럼 보이는 거짓 현상이었다.
끝내 알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잔인한 미치광이 내 영혼은
인생의 황금기를 허비했다.
三 寸
지금은 대도시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작은 신도시였다.
그곳이 나의 제2고향이다.
내가 태어난 곳보다 더 정이 깊은 제2고향에서
아기부터 어른들까지 모두 다 나를
"삼촌" 이라고 불렀다.
그때부터 내 이름은 영원한 "삼촌"이었다.
모든 이들이 진심 어린 애정으로 나를 감싸 안아 주었다.
바람 앞에 놓인 등불 같은 내 존재를
모든 분들이 하나같이 헌신적인 사랑으로 보호해 주었다.
나는 그분들께 너무도 많은 은혜를 입었다.
은혜는 미래에 갚아야 하는 빚이다.
은혜를 받은 사람은 언젠가 다시 되돌려줘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진 빚이 청산 될 수 있는 것이다.
은혜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중한 그분들의 은혜를 갚지 못한 기억이
나를 슬프게 한다.
1 保證手票
여러 술집 주인들과 nightclub waiter 들이
지어 준 나의 별명이었다.
그 이유는 약속한 날짜를 단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술 외상값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2 호구
아무나 함께 술을 마시면서
술값은 꼭 내가 지불했기 때문에
얻게 된 나의 별명이었다.
3 멍
내가 이십 대 중반에 막 접어들었을 때였다.
생일 파티가 끝나고 집 방향이 같은 L 양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이미 통금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래서 할 수 없이 L과 나는 여인숙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여인숙 문 앞에서 L이 내게 말했다.
우리 아무 일 없기다.
내가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나는 약속은 꼭 지키니까 믿어도 돼.
그리고 여인숙으로 들어갔다.
하루 종일 빈속에 술만 마신 나는 새벽이 되자
몹시 배가 고팠다.
그래서 나는 새벽에 여인숙에서 먼저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었다.
당연히 L과 함께 나왔어야 했다.
여성 혼자만 두고 매정하게 먼저 나왔다는 사실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지금도 그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면 L한테 무척이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
그런데 그날 오후에 이미 그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
L 이 그 사실을 말했기 때문이다.
형님들이 그 소문을 듣고 하는 말씀이 세상에 너처럼
멍청한 놈은 처음 봤다.
그것도 약속이라고 지킨 놈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느냐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그 형님들의 말씀이 동기가 되어
나는 "멍(멍청이)" 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4 Ethiopia 사람
나는 어느 날 갑자기 체중이 39kg 으로 뚝 떨어졌다.
그때부터 가는 곳마다.
나를 Ethiopia 사람"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의 가난
시/김위현
꽃 피고 져도
매나니 라면
돈
시/김위현
혐오하였다
걸개 된 뒤
겨우
깨달았다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5 幸 三
내 삶에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면
아무런 대가 없이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주었을 때이다.
나는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분들께
"이름" 과 "호" 를 지어 주었다.
내가 지어 준 "이름" 또는 "호" 를 받은 분들이
행복에 취해서 활짝 웃는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그 후에 그분들은 나를 "행삼" 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행삼" 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그분들이 대답했다.
"행삼" 은(행운을 주는 삼촌)이라는 뜻의 약어라고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이유는 내가 지어 준 이름과 호를 사용한 후부터
상상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큰 행운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일이 이름의 내용대로 소원이 이루어지더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직접 통계를 내보았다.
그랬더니 내가 지어 준 이름을 사용한 사람들 중
소원을 이룬 사람들의 숫자가 놀랍게도 90%에 육박했다.
나는 전혀 알지 못한 사실을 그분들로 인하여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참으로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그렇다면 행운은 나를 통해 타인에게 전달되었다.
어쩌면 정말로 나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운을 얻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내가 萬 一
시/Emily Elizabeth Dickinson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또는 한 괴로움을 달래주거나
또는 할딱거리는 로빈 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되돌려줄 수만 있다면
내 삶은 정녕 헛되지 않으리.
感 謝
시/노천명
저 푸른 하늘과
태양을 볼 수 있고
대기를 마시며
내가 자유롭게 산보를 할 수 있는 한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이것만으로 나는 신에게 감사할 수 있다
인디언의 祈禱
만물의 갈증을 풀어주는 강과 호수에,
사람의 심신을 맑게 치유해주는 산과 계곡, 야생초에,
매일 아침 즐거운 노래로 태양을 깨워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새들에게,
생물이 호흡하는 생명의 바람을 일게 하는 나무에,
비를 내리게 하는 천둥에,
그리고 모든 자연에 축복과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Haiku
시/김위현
봄
내 오막 가서
함께 지내자꾸나 !
어미 잃은 새
봄
아기 나비가
꽃 든 소녀를 따라가네
해가 긴 봄날
봄
시냇물 타는
山꽃 이파리 하나
저무는 봄
봄
아기 나비
빈 山 헤매고 돈다
꽃 진 다음
여름
내 오막 앞
시냇물 넘실넘실
장맛비 갠 뒤
여름
빨간 자두야 !
나같이 예쁘구나
山동네 소녀
여름
배롱꽃 아래
재잘대는 두 소녀
비 갠 사이
가을
어딘지 모른
네 창에도 떴겠지
한가위 달님
가을
창가에 앉아
달님과 예쁨 다투네
山동네 소녀
가을
연지 찍고
서로 예쁨 다투네
가을 단풍
겨울
어딘지 모른
네 창가에도 내리겠지
하얀 눈송이
겨울
참회의 아픔
나의 울음소리는
겨울 찬바람
겨울
아, 잔혹하다 !
해를 잇는 냉방
나의 겨울
迷惑의 歲月
봄 가을 없이 찾아 헤매도 핵심은 접근하지 못한 채
주변만 맴돌았다.
눈 뜬 장님으로 삶을 이어간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현실을 외면하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하여 아지랑이를 쫓는 것처럼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못 잡고 헤매 다녔다.
미혹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죽음의 세계나 다를바 없었다.
이 땅을 버리고 싶은 환상에 사로잡혀 매일 술을 마시며
몸과 마음을 파괴하였다.
바람 앞에 놓인 촛불처럼 삶이 위태롭기만 하였다.
그때 아기부터 어른들까지
가족 이상의 가족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어
내게 깊은 감동을 주고
어떤 상황에서든 자애로운 미소로
나를 보호해준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 모두가 하나같이 내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 당시에는 그분들께 감사하기는커녕
그분들 위에 군림하여 폭군 노릇만 하였다.
사교성이 부족하고 말주변도 없는 나는
그들에게 언제나 다정다감하게 대해 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아기 天使
이십 대 초반
고정미!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아주 크나큰 행운이었다.
정미는 언제나 올바르게 살아가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아이였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잘 알아서 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간섭할 필요가 전혀 없는 아이였다.
그 당시 나는 술만 취하면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미치광이였다.
그런 내가 술이 취해서 잔소리를 늘어놓아도
정미는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고 웃기만 하였다.
그러나 나는 정미를 다정하게 대해 준 적이 없었다.
그래도 정미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동네 분들이 모여서 노는 장소에서 어느 분이
미소를 지으며 정미에게 물었다 ?
정미야 ! 삼촌은 너를 좋아하지 않는데
왜 넌 삼촌을 좋아하니 ?
정미가 대답했다.
"그래도 난 삼촌없으면 못 살아" !
네 살배기 어린아이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허리가 끊어지도록 웃어댔다.
이 에피소드 한 토막이
나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그후 정미가 9세 되던 해,
10월 어느 날 나의 생명을 구해 주었다.
그때 정미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다리가 불편한 상태였다.
정미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나쁜 나
시/김위현
아기 봉선화
꽃잎의 미소
바람에 흔들려도
사랑할 줄 모른다
아마도
나쁜 마음이겠지 ?
그럴 거야
그럼
참
나쁜 나구나 !
나쁜 나 !
고정미에게 이 시 한 편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