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유학생 돕는 취업 멘터링 프로그램 운영하는
차이나리딩클럽 오기석 대표에게 듣는다
한국에 온 중국유학생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준비와 정보 부족… 이런 부분 도와주면 취업자 더 늘어날 것”
“중국 유학생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취업 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또 한국에 있을지 중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는 유학생들도 많구요. 결국 중국으로 돌아가는데, 그 이유를 보면 비자가 만료되고, 취업비자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죠, 비자 연장도 쉽지 않고요.”
오기석 차이나리딩클럽 대표의 말이다. 한국으로 유학온 중국학생들이 8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중 조선족유학생은 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에 중국유학생들이 대거 몰려들지만 졸업후 취업은 보장되어 있지 않고, 취업문은 좁기만 하다. 다행히 조선족유학생들은 2008년부터 재외동포(F-4) 자격을 부여받아 다른 중국인유학생들과 비교할 때 우위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온 조선족유학생들의 취업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래도 취업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취업하는데 도움을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들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 오기석씨는 2009년 9월 차이나리딩클럽(ChinaLeadingClub, CLC)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중국 유학생들의 취업을 돕는데 팔을 걷었다.
- 이런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기는 오기석씨는 누구일까?
그는 왕청에서 태어나 연변대 한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북경에서 회사생활을 5년간 하다가 2008년 한국 건국대학교에 학부생으로 유학을 왔다. 현재는 건국대 국제경영학부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중국의 10대 제약회사인 TASLY(태슬리)제약그룹 한국사무소 대표로 일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연변대 대학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 “나는 왜 이렇게 힘들어야만 하는가?”하며 자신을 비관하고 있을 때, 99년도 연변대에 있는 자원봉사단에서 들어가 고아원에게 찾아가 글을 가르치는 활동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북경에서 생활할 때는 교회에 다니면서 컨설팅회사에 다니는 분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 특히 그 분이 “오기석씨는 차세대 리더로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자주 들려주었던 것이 인상깊었고 그 말이 삶의 용기를 북돋아주었다고 한다.
-차이나리딩클럽은 어떤 활동을 하는 모임인가?
네이버카페에 들어가면 모임의 취지를 알수 있다. 중국유학생 취업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재한 중국 유학생들을 위한 취업 성공 선배들이 직접 1:1 멘토가 되어 취업준비, 면접, 취직후 승진, 경력쌓기 등 성공적인 정보를 학습을 통해 공유하는 모임이다. 뜻깊은 것은 이 모든 것이 무료 봉사로 이루어지며, 그 대신 이 프로그램으로 도움을 받아 취업을 한 사람은 취업 후 최소 취업희망자 1명에게 멘토링을 해주는 방법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차이나리딩클럽은 2011년 1월부터는 정규적인 규모를 갖춰 강사를 배출해 △중국투자환경, 중국의 새로운 정책 안내, △중국시장조사기법과 중국사이트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 △중국에서 법인설립 방법, △중국의 회계와 세무업무 등 내용을 4주 교육과정을 실시했다. 현재까지 6기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70여명 정도가 참여했다. 그중 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나왔다.
중국 유학생들이 취업이 잘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오기석씨는 “취업을 하고자 하지만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또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유학생들은 중국의 돌아가는 사정에 대해서 밝아야 되는데 더 모르는 경우가 많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데에도 미흡함이 많은 것같다.” 고 말한다. 이런 부분을 도와주면 취업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오기석씨의 생각이다.
오씨는 차이나리딩클럽이 중국유학생의 취업을 도와주는 현실적인 일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말 그대로 중국관련 경제 사회 부문 전문 리더를 양성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차이나리딩클럽 의 '리더'란?
그가 갖고 있는 리더(지도자)의 개념에 대해서 물었다.
“행복의 가치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행복이란 가지 만족이 아니라 가장 가치 있는 일에 충실하느냐, 이것이 행복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연변대 자원봉사단 창립멤버로 활동을 했는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꼭 필요한 곳에 늘 가까이 있어주는 사람’‘지금 상태에서 도와주는 것이 최선의 삶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이 아닐까요.”
그의 대답은 명쾌했고 인상적이었다. 차이나리딩클럽에서는 모임을 가지면 회원들 이름 뒤에 ‘리더’를 붙혀 호칭해준다. 스스로를 리더라는 인식을 갖게끔 해주어 서로 좋아하고 교육효과도 높다고 오씨는 말한다.
행복의 가치를 알고 꼭 필요한 사람, 도움을 주는 사람, 이런 리더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사는 중국의 젊은 유학생 그룹이 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희망이 아닌가 싶다.
중국유학생들과 한국학생들간의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데 조선족유학생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사회적으로도 한국인과 중국인의 소통에 있어 조선족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런 역할을 잘 하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오기석씨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유학생 선배세대들은 초반에 비자, 체류, 이미지 문제에 있어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단계에 있어서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한 유학파 선배들이 서로 소통하고 한중간의 소통에 있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발전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김경록 기자>
@동포세계신문 제270호 2012년 6월 5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