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TIP, 특수협박죄 성립기준과 피의자 처벌 수위, 경찰조사 대응은
단순히 화가 나서 한 말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
형사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협박과 관련해서 “실제로 해칠 생각은 없었다”, “화가 나서 순간적으로 한 말이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물론 실제로 위해를 가할 의사가 있었는지는 사건을 판단할 때 살펴볼 사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특수협박 사건을 단순히 ‘진심이었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수협박죄에서 중요한 것은 당시의 말과 행동, 사용하거나 소지한 물건, 상대방과의 관계, 범행 전후 상황 등을 종합했을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했다고 볼 수 있는지입니다.
특히 위험한 물건이 개입되면 일반 협박과는 법적 평가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특수협박 사건을 검토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협박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보다는, 당시 상황을 법률상 구성요건에 맞춰 하나씩 분리해서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1|특수협박죄 성립기준, ‘위험한 물건’만 있다고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284조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협박한 경우 특수협박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먼저 확인할 것은 ‘협박’입니다.
협박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상황이 형법상 협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의 구체적인 내용뿐 아니라 당시 분위기, 당사자의 관계, 행동의 정도, 전후 상황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특수협박에서는 여기에 한 가지가 더해집니다. 바로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였는지 또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는지입니다.
특히 실무에서 문제가 많이 되는 부분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라는 요건입니다.
대법원 역시 최근 판결에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다는 의미를 단순히 그 물건이 주변에 있었다는 정도로 판단하지 않고, 범행 현장에서 사용할 의도 아래 해당 물건을 소지하거나 사실상 지배하고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칼과 같이 그 자체로 위험성이 큰 물건뿐 아니라 사건 당시 사용방법에 따라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줄 수 있는 물건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위험한 물건이 사건에 등장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특수협박이 자동으로 성립한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을 가지고 있었는가’와 ‘그 물건을 협박 과정에서 어떻게 지배·사용했는가’는 구별해서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수협박 혐의를 받고 있다면 이 차이를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2|특수협박죄 처벌 수위, 합의만 하면 끝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수협박죄의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일반 협박죄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지는 것과 비교하면 법정형 자체가 상당히 높아집니다.
여기서 피의자 입장에서 반드시 알아둘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 협박죄는 형법 제283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그러나 특수협박죄에는 일반 협박죄와 같은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해서 사건이 당연히 종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합의가 의미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피해 회복 여부와 처벌불원 의사 등은 실제 처분과 양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특수협박 사건의 처벌 수위는 합의 여부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협박의 내용과 정도, 위험한 물건의 종류와 사용 방식, 범행 경위, 피해 정도, 범행 이후의 태도, 피해 회복 여부, 동종 전력 등 여러 사정이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수협박 사건에서 좋지 않은 대응이라고 보는 것이 무조건 “합의부터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형사사건에서 합의와 법리적 대응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구성요건 자체를 다툴 사건이라면 먼저 혐의가 법적으로 성립하는지 검토해야 하고, 혐의 인정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면 그때는 피해 회복과 양형자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사건의 방향을 먼저 정하고 그 방향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3|경찰조사 대응, 첫 진술을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시 상황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경찰조사에서 피의자가 흔히 하는 실수는 기억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답변하는 것입니다.
특히 억울하다는 생각이 강하면 조사 과정에서 설명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설명이 길어진다고 반드시 유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앞뒤 진술에 차이가 생기면 진술의 신빙성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 전에는 무슨 말을 했는지, 상대방과 어느 정도 거리에 있었는지, 위험한 물건으로 지목된 물건은 어디에 있었는지, 누가 이를 소지하거나 지배하고 있었는지, 실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사건 전후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객관적인 자료도 중요합니다.
CCTV,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통화내역 등 사건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진술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찰조사에서 피해야 할 것은 기억나지 않는 부분까지 억지로 단정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확실히 기억하는 사실과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을 구분해서 진술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합니다.
또한 무조건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좋은 대응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특수협박 사건은 객관적 증거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는지에 따라 대응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CCTV나 녹취 등으로 주요 행동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객관적 사실까지 전부 부인하면 이후 진술의 신뢰성이나 반성 여부를 평가받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반대로 특수협박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이 명확하다면 처음부터 그 쟁점을 정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경찰조사의 핵심은 무조건 인정하거나 무조건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인정할 사실과 다툴 법적 쟁점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특수협박 사건은 ‘행위의 맥락’을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특수협박죄는 단순히 상대방과 다투었다거나 위험한 물건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 놓고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협박에 해당하는 해악의 고지가 있었는지, 위험한 물건을 범행 현장에서 사용할 의도 아래 소지하거나 사실상 지배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당시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될 수 있었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대법원 판단을 보면 위험한 물건이 사건에 사용되었다는 사정과 형법상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라는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별도로 세밀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경찰조사를 단순히 “가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면 되는 절차”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수사 초기 진술은 이후 검찰 처분이나 재판 과정에서도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특수협박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대응 원칙은 명확합니다.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강조하기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정리한 뒤, 특수협박죄의 구성요건에 맞춰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분명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사건이라면 피해 회복과 정상관계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구성요건 자체가 문제 되는 사건이라면 초기 조사 단계부터 법리적으로 정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특수협박 사건은 말 한마디나 물건 하나만 떼어놓고 판단하기보다 사건 당시의 전체적인 맥락을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광고책임변호사 : 김범식 변호사